갑자기 러시아어에서
오친이 사랑스럽다는 생각
오친 사랑스럽다
오친은 매우라는 뜻
매우는 사랑스럽지 않지만
오친은 사랑스럽다
그럴 땐 무척이라고 옮겨야겠다
보고 싶었어? 라고 물을 때
무척
그런 뜻으로
오친
어떨 땐 많이라고 할까
나를 사랑해? 라고 물을 때
많이
그런 뜻으로
오친
베리 굿의 베리라지만
(오친 하라쇼)
베리는 안 갖고 있는 뜻
그렇게 쓰지도 않지
오친은 독자적이지
오친은 군말을 필요로 하지 않아
오친은 다정하고 단호하지
언제 처음 들었을까
러시아어책 바깥에서는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보고 싶었소?
라고 묻는 장면이 있던가
오친
그럼 포옹을 하게 되지
눈물을 보이게 되지
그게 오친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는
오친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렇게 오친
그래 오친이지
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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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5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갑자기 우리말에서
그냥
사전을 찾아 보아도 뜻이 그냥
그냥 일거 같은 말
왜 울어? 그냥
내가 왜 좋아? 그냥
그냥 잠이 안오고
그냥 눈물이 나고
그냥 좋아 죽겠고
그냥 밉고
그냥 슬픈 거
(이런 흐리멍텅한 인간 같으니라구)

로쟈 2018-05-25 18:00   좋아요 0 | URL
쭉 써보시길~
 

부버의 나와 너를 다시 샀네
언젠가 바흐친을 읽으며 읽은 책
바흐친과 부버를 다룬 글도 있었지
나와 너의 철학 타자의 철학
그런 게 한때 유행이었지
나와 너의 관계가 있고
나와 그것의 관계가 있다고
마르틴 부버는 말하지
나와 너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하지만 말하지 않은 게 있지
나와 그들의 관계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다수이고 군중이고 대중이지
다중이고 민중이지 피플이지
세상 사람들이지
나와 너를 뺀
어중이떠중이지
골칫덩어리지
그들의 철학이 있던가
그들의 문학이 있던가
그게 요즘 관심사
그래서 부버를 다시 읽지
부버가 말하지 않은 걸 읽으려고
부버의 여백을 읽으려고
나와 너의 바깥을 읽으려고
너의 바깥을 읽으려고
그들을 읽으려고
내가 그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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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밤중에 홍두깨보다 느닷없는
한밤의 도람프
화염과 분노를 자극하는 도람프
드럼통 같다 싶었지만
드럼통은 양반이지
드럼통은 듬직하지
삼겹살 맛집에서도 쓰는 드럼통
믿을 구석이 없는 도람프
자기만 믿는 도람프
주인공 아니면 걷어차는 도람프
이니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없어
있을 수 없어 분노하는 도람프
시비거는 도람프
애 말리는 도람프
쥐어박고 싶어도
도람프는 머리도 크고 단추도 크지
큰 단추가 문제지
누르지 않게 기도한다네
누르지 않는 주인공 한다네
도람프라는 위험한 사례를
만만히 봤었네
도람프의 정신건강을 과대평가했네
병적인 나르시시즘이라잖은가
신뢰부족이 문제라지 않은가
악하거나 미쳤거나 둘다거나
그런데 단추는 왜 그의 손에 있나
왜 우리의 운명이 그의 변덕에 달렸나
도람프의 갑질은 누가 말리나
알고 보면 예측가능한 도람프
모르면 홍두깨
홍두깨보다 더한 도람프
때문에 새벽부터 이런 걸 쓰다니
도람프 망할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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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밤부터 사방에서 트럼프~
오늘도 신새벽부터 또 트럼프~
옆집 아저씨 이름도 모르는데
잊을수 없는 이름이 된 트럼프~
도람프아저씨는 오래 사시겠어요
욕을 하도 많이 드셔서~

로쟈 2018-05-25 18:02   좋아요 0 | URL
트럼프 리스크가 조마조마한게 있어서요.^^;

모맘 2018-05-2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쌤에게서 잘 볼수없었던 흥분?!ㅋㅋ
 

필립 로스의 부고를 들었네
저녁 식사중에 기사를 확인했네
한 시대가 저물었네
울분과 미국의 목가를 강의했었지
아직 많은 작품이 남았는데
미리 가버리다니
유령 퇴장하듯 굿바이 인사도 없이
아는 사이 아니어도 아는 듯한 사이
애브리맨을 처음 추천 받았던가
아버지의 유산까지 구입해두었는데
밥 딜런 대신
노벨상을 받았으면 했는데
이젠 가버렸네
진작 절필했었지
절필한 작가는 죽어가는 짐승이지
부고를 전할 사람이 있었지
유령 퇴장하듯 떠난 사람
전할 수 없어서 다행이네
많이 슬퍼했을 테니까
많이 슬퍼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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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4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강의를 통해 알게된 로스.
제겐 날것의 느낌으로 남아있는~

로쟈 2018-05-24 23:29   좋아요 0 | URL
하반기에 몇 작품 더 강의해보려고 해요.

로제트50 2018-05-24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 들어 본 이름이어서
찾아보니,
도서 구입 예정 목록에
미국의 목가가 기록되어 있네요.
누구에겐 아쉬운,
누군가에겐 사랑받는,
그런 분.

로쟈 2018-05-24 23:29   좋아요 0 | URL
네 미국 3부작이 대표작.

소나기 2018-05-27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에브리맨...
정말 한 자 한 자 눌러 읽었던 책이네요.
이분 가셨구나...
 

퍼스트 위 테이크 맨해튼
레너드 코헨의 노래를 즐겨 들었네
먼저 맨해튼을 찍고
그 다음엔?
이건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지
덴 위 테이크 베를린
그 다음엔 베를린을 찍고
가사는 오늘 찾아보았네
테러리스트의 노래?
처음엔 맨해튼을 치고
이어서 베를린을 치고?
테이크는 접수하다도 되나?
맨해튼을 접수하고 베를린을 접수하고
이게 복수계획인가
맨해튼 다음이 왜 베를린인가
(가사가 안 들린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맨해튼에 우리가
처음 발을 디뎠을 때로 들었지
맨해튼에 처음 가보았지
맨해튼으로 가고 있었네
맨해튼에 갔었지
맨해튼
가본 적도 없고 갈 생각도 없지
그래서 노래를 듣네
처음에 맨해튼이어야 한다고
시도 그렇지
맨해튼이어야 하지
가지 않을 테니까
당신은 맨해튼에 있지
시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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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하튼의 코헨아저씨는
제가 알던 코헨아저씨와는 다른 느낌이네요.
제가 아는(좋아하는) 코헨은 말랑말랑한~
섹시한 저음의 발라드 코헨.

로쟈 2018-05-24 23:30   좋아요 0 | URL
맨해튼은 박력이 있어요.~

로제트50 2018-05-2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팝 DJ 가 되버린 듯한
로쟈 아쟈씨 *^^*

로쟈 2018-05-24 23:30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