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그러니까 지난해에 주문했지만 해를 넘겨서 받게 되는(배송중이다) 책은 사이먼 재럿의 <백치라 불린 사람들>이다. ‘백치‘란 말은 자동적으로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를 떠올리게 하는데 책은 문학보다는 역사를 다룬다(문학작품도 자연스레 언급되겠지만). ‘지능과 관념 · 법 · 문화 · 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가 부제.

제목 때문에 같이 떠올리는 건 아비탈 로넬의 <어리석음>이다. 지적 장애의 역사에 철학적 성찰을 보탤 수 있겠다.

˝얼핏 보기엔 어리석음을 논한 서양의 다양한 저작을 새롭게 읽는 형식이지만 어떤 연대기적 순서를 따르거나 일정한 주제에 따라 묶여 있지는 않다. 여기에 핀천, 도스토옙스키, 워즈워스의 작품들에 대한 비판적 읽기가 더해지고, 칸트, 키르케고르, 워즈워스에 대한 명상은 위성이라는 명칭 아래 별도의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읽어서 핀천의 책은 무얼 다뤘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느리게 배우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 미국문학강의를 진행하면 다시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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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우 입문서 얘기를 꺼낸 김에, 푸코와 지젝에 대해서도 적는다. 역시나 입문서격의 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먼저, 푸코의 입문서로는 프레데릭 그로의 <미셸 푸코>. 푸코 전공자인 역자가 강추하고 있는 책이다. 















그로는 프랑스의 푸코 전문가로 앞서 <푸코와 광기>,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등의 책으로 소개된 바 있다. 이번의 <미셸 푸코>는 푸코 철학 전반에 대한 개요이자 안내서. 분량이 번역본으로 200쪽이 되지 않는다. 무겁고 두꺼운 주저들을 읽기 전에 필히 훑어보면 좋을 책이다. 















지젝 입문서로 나온 책은 재독 철학자 김현강의 <슬라보예 지젝>으로 독어판을 저자 자신이 공역했다. 저자는 앞서 <슬라보예 지젝>(2009)을 따로 펴내기도 했었다. 지젝 가이드북으로는 몇년 전에 <한권으로 읽는 지젝>이 나왔었는데, 입문서라고 하기엔 좀 두꺼웠다. 이번의 <슬라보예 지젝>은 80쪽 남짓 분량으로 부담 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


얇은 책이 능사는 아니지만, 각각 견본 정도라고 이해해볼 수 있겠다. 본격적인 독서를 시도해볼 만한지 가늠하는 용도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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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의 신간이 나왔다. <철학을 위한 두번째 선언>. 당연히 먼저 나온 책이 있는데 두 차례 번역된 <철학을 위한 선언>이 그것이다 소개를 보니 그 간격이 20년이었다.

˝혁신과 실천, 제한 없는 낙관과 끝없는 가능성의 철학자이자 진리와 주체의 철학자인 알랭 바디우(Alain Badiou, 1937~)는 지난 세기의 1989년에 <철학을 위한 선언>을 공표한 바 있다. 그 책은 ‘철학의 종말’이라는 당시의 철학적 정세에 대한 개입이었다. ‘철학의 종말’이라는 지배적인 테마에 맞서 철학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것이다. 그 선언으로부터 20년이 지나고 세기가 바뀐 2009년, 바디우는 다시 한 번 철학을 위한 선언, 즉 두 번째 선언을 내놓았다.˝

2009년에 나온 책의 번역본이므로 한발 늦은 감은 있는데, 그래도 적당한 분량의 책이어서 바디우 철학 입문용으로 삼아도 좋겠다. 바디우의 책도 꽤 밀려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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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타계한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이 출간되었다. <에코의 위대한 강연>. 원제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2017)인데, 강연을 모은 것이다. 에코의 독자들에겐 올해의 선물이 될 만한 책. 
















"<에코의 위대한 강연>은 움베르토 에코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적인 문화 축제 라 밀라네지아에 참여해 대가의 강연형식으로 쓴 글을 엮은 책으로, 2001년부터 2015년까지의 글 열두 편이 담겨 있으며 원제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Sulle Spalle Dei Giganti이다." 


확인해보니 지난해에는 특별판 박스세트도 나왔고 히트작 에세이들도 재출간되었다.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전25권)이 십수년 전에 나왔지만 상당수가 절판된 상태이고, 그사이에 에코도 세상을 떠난지라 에코 전집도 재구성될 필요가 있겠다. 저서와 편저, 그리고 에세이와 소설, 기호학책과 중세책을 나눠서 요령껏 갈무리해야겠지만. 















나의 에코 컬렉션의 마지막은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였는데(아직 손에 들지는 못하고 있다), <위대한 강연>을 저지선으로 삼아서 이제는 반격을 시도해봐야겠다. 움베르토 에코라는 지적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보려는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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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저자 사카모토 다쓰야의 <사회사상의 역사> 때문에, '사회사상사와 정치사상사'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상당수의 사상가가 양쪽에 모두 출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정치사상사에 비하면 사회사상사를 제목이나 주제로 건 책은 드물다는 것. 
















사회사상사 분야에서 그간에 고전은 루이스 코저의 <사회사상사>였다. 한국어판으론 1990년 이후 네 번이나 출간되었으니 30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사카모토 다쓰야의 책이 바톤을 이어받을지 궁금하다. 


"게이오기주쿠대학의 명예교수인 사카모토 다쓰야의 사회사상 통사. 25년에 걸쳐 ‘사회사상’, ‘사회사상사’, ‘경제사상의 역사’라는 주제로 강의를 준비하고 실제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논의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한 권으로 썼다."


사회사상사보다는 단연 많이 나와있지만 정치사상사도 입문서만 치면 몇 종 되지 않는다.
















가벼운 책으로는 우노 시게키의 <서양 정치사상사 산책>과 김만권의 <그림으로 이해하는 정치사상>, 무거운 책으로는 앨런 라이언의 <정치사상사>를 꼽을 수 있다. 세분하여, 고대정치사상, 근대정치사상, 중국정치사상 등으로 내려가면 그래도 다수의 책과 만날 수 있다. 















책을 고르다 보니, 또 갖게 되는 의문. 정치사상과 정치철학은 어떻게 다른가? 이 역시도 상당수 저자가 겹치기 출연을 하기 때문에 갖게 되는 의문이다. 예상할 수 있지만, '정치철학' 분야의 책은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많다. 반면에 또 '사회철학' 분야의 책은 현저하게 적다. 어림해보자면 '사회철학<사회사상<정치사상< 정치철학'일 것 같다.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었지만, 짐작컨대 이 모든 범주에 속하는 사상가도 드물지 않다. 어떻게 개념정리를 해야 할지, <사회사상의 역사>를 읽으며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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