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의 새책이 번역돼 나왔다.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 확인해보니 <민주주의의 불만>(1996)의 개정판이다. <자유주의의 한계>와 함께 샌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책이다(<자유주의의 한계>도 2판을 내면서 샌델이 새 서문을추가한 바 있다).

˝정교한 논리와 지적 대화로 전 세계 독자들을 단숨에 매료시키며 ‘정의’, ‘공정’ 열풍을 일으켰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공정하다는 착각> 이후 3년 만에 신간을 들고 찾아왔다. 이번에 꺼내든 화두는 다름 아닌 ‘위기의 민주주의’다. 그는 또다시 생생하고 치열한 토론의 한복판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며 삶의 질서에 관한 불편한 의문을 제기한다.˝

대표작이라는 말이 민망하게도 <민주주의의 불만>은 <자유주의의 한계>와 함께 국내에서는 가장 덜 읽힌 책이었다. <정의란 무엇인가>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보다는 난이도가 높아서일 듯한데, <공정하다는 착각>(<능력주의의 폭정>)을 읽은 독자라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더불어 미국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의 위기 내지 붕괴가 화두가 된 시점에서는 더 와닿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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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wind 2023-04-0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아주 예전에 소개해주신 미국 정치에 관한 책이 기억에 가물가물한데요.
미국 공화당의 전략 중 하나로 지지층 끌어모아서 재정 고갈시킨 다음 고갈된 재정을 그대로 민주당에 물려준다는 식의 분석이 담겼던 걸로 기억납니다.
그때 그래도 그나마 모두의 대통령을 지향하긴 했던 전두환과는 달리 이명박은 지지층을 완전히 반대편과 분리시키는 방향을 잡았다는 말을 덧붙이셨던 게 생각나는데…
그 포스트나 책이 무엇이었는지 혹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워낙 오래 전이라 확실치 않을 수 있지만… 만약 생각나신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전출처 : 로쟈 >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7년 전에 나온 책이다. 무도한 검찰독재시절에 다시금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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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culp 2023-02-28 10:2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검찰독재가 아니라 민주당이 부패로 무너진거죠. 돈으로 대법관도 매수하고 특정지역 검찰 경찰 매수해서 조사원천 봉쇄한 상태가 10년째인데. 박영수 권순일 이해찬 곽상도 이런 사람들 인연이 30년이 넘은 스토리가 이어지고 그게 이재명을 정점으로 부패화가 되어가는 상태가 제지 없이 이어진거 보면 한국 지식 학계쪽은 그냥 망한걸로 봐야죠. 현실파악이 안되는데 뭔 의미가 있을까요
눈앞의 사기꾼 하나도 파악 못하면.

로쟈 2023-02-28 10:45   좋아요 4 | URL
지금이 민주당 정권이고, 굥이 바지사장이고 검찰과 경찰을 이재명이 매수했나요? 정신차리시길. 이런 댓글 남기지 마시고.

ozzy2012 2023-03-01 21:22   좋아요 1 | URL
현실파악을 못하는 양반이 이런 논리/근거없는 글을 여기에까지...
나이먹으면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유아기때로 돌아가는게 맞나보네요...
 
 전출처 : 로쟈 > 세계는 왜 존재할까

10년 전 페이퍼다. 책은 곧바로 <세계는 왜 존재하는가>라고 번역돼 나왔다. 원서도 같이 구해놓고 10년째 독서를 미뤄둔 책. 일단 생사부터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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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악에서 벗어나기>가 들어왔나 싶어서 동네서점에 갔다('지역서점'이란 말이 더 정확할 듯싶지만, 편의상 동네서점이라고 부른다). 다시 확인해보니 예판도서. 루틴대로 인문/과학 코너를 둘러보다가(동네서점의 장점은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분야 신간으로 나온 책들에 눈길이 갔다. 이주의 픽은 세 권의 세계사다. 동네서점 픽이라고 해도 되겠다(연휴기간에는 배송이 안되기에 동네서점을 이용함직하다). 
















먼저, 이번에 처음 소개되는 페트라스 남매의 <몸으로 읽는 세계사>. '사소한 몸에 숨겨진 독특하고 거대한 문명의 역사'가 우리말 부제다. 눈, 귀, 코 등을 담은 표지가 보여주는 대로 우리 몸 각 부분과 관련한 역사적 기억과 사례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이 책의 저자인 페트라스 남매는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낮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수학자 파스칼의 의문에 답을 구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몸’을 통해 바라본 역사 속에서 과거의 이념이나 사상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얻어냈다."

















두번째 책의 저자도 이번에 처음 소개된다(그렇지만 영국에서는 '시간여행자의 가아드' 시리즈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저자다). 이언 모티머의 <변화의 세기>. 제목에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데, 11세가부터 20세기까지 천년의 역사를 훑는 책다. 그래서 부제가 '서양 천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이다.  


"<변화의 세기>는 지난 천 년간의 서구 사회를 ‘변화’라는 키워드로 해석하는 독특한 역사책이다. 11세기부터 20세기까지 각 세기별 가장 중요한 변화들을 제시하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 인물들을 꼽는다. 지난 천 년간, 서양을 뒤흔든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세계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보교재가 되겠다. 

















세번째 책도 영국의 대중 역사가라는 그레그 제너의 <경이로운 역사 콘서트>. '역사가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50'이란 부제대로 일반 대중의 질문 50가지 답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제너의 책은 앞서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가 번역됐지만 절판됐다). 


"<경이로운 역사 콘서트>의 저자 그레그 제너는 역사와 관련된 영화, 다큐멘터리, TV 시리즈 제작에 참여한 대중 역사가로 사람들에게 직접 받은 50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누구나 궁금해 할 법한 질문부터 대놓고 물어보기 민망했던 질문까지, 저자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흥미진진하고 노골적인 이야기를 풍부한 지식과 유머러스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고르고 보니 이 역시도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책이다. 부담 없이 아무 장이나 펼쳐서 읽을 수 있으므로. 성인 독자는 두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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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작가 어니스트 베커(1924-1974)의 책이 한권 더 나왔다. <악에서 벗어나기>(1975). 대표작 <죽음의 부정>(1973)과 나란히 놓을 만하다. 확인해보니 10권의 저작을 남겼는데, <죽음의 부정>과 <악에서 벗어나기>가 마지막 두 권이다.

˝1974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인 <죽음의 부정>의 후속편에서, 문화인류학자 어니스트 베커는 죽음을 초월한 불멸에 대한 추구, 완전한 세계에 대한 열망 속에서 만들어지는 삶의 의미나 영웅주의 같은 자기초월의 문화적 상징 장치들이 인간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문화는 영웅적 죽음 부정의 양식이며, 각 사회는 악과 죽음에 대한 승리를 약속하는 영웅 시스템이다. 불멸을 가져다줄 영웅의 모습은 제사장과 왕, 정치지도자를 거쳐 국가와 자본, 이데올로기에 이르기까지 형태를 바꿔가며 가지를 뻗어나간다. 죽음에 대항한 승리의 가능성에 관한 ‘거짓말’인 문화적 기제로서의 영웅 시스템을 만든 대가는 폭정과 전쟁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타자의 생명을 희생으로 삼아 결국 인간 자신뿐 아니라 자연과 지구에도 크나큰 해악을 불러온다.˝

매우 공감할 만한 탁견이다(존 그레이의 <불멸화 위원회>를 떠올리게 한다). 악의 기원에 관한 탐구로서 필독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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