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프레드릭 제임슨의 대표작(<정치적 무의식>과 함께) <포스트모더니즘,혹은 후기자본주의의 문화논리>가 상당히 늦게 번역돼 나왔다. 1992년 저작이니 30년만에 나온 셈. 1982년 저작인 <정치적 무의식>이 (90년대 내내 소문만 있다가) 지난 2015년에 번역된 것(33년만에!)과 비교하면 좀 나은 듯도싶지만 지각은 지각이다.

가장 중요한 포스트모더니즘론으로 회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90년대에 번역본이 나오지 않은 것은 기이한 일이었다. 늦게라도 나와서 다행이지만(예상밖으로 창비가 아닌 문지에서 나왔다. 아무리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라 해도 포스트모더니즘론은 창비와 안 맞아서일까?).

세계문학 강의에서 근대/근대성과 근대문학, 모더니즘을 해명하는 것을 주된 과제로 삼고 있는 터라 제임슨의 관점은 언제나 좋은 이론적 참고가 된다. 분량은 좀 얇은 <단일한 근대성>은 강의에서 다뤄볼까 하는 생각도 가졌다(다른 두 주저는 다루기 어렵다). 마르크스주의 문학론(나는 세계문학을 주로 반영론적 관점에서 다룬다)의 갱신을 위해서라도 참고대상이다(루카치부터 시작해, 골드만과 페터 지마, 프랑코 모레티 등이 이론적 검토대상이다).

에너지가 회복되는 대로(가능한가?) 이론적 전투에 나서보려 한다. 나대로의 전략은 짜두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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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무굴제국과 오스만제국

6년 전 페이퍼다. 인도문학 강의차 인도사를 포함 인도 관련서를 상당히 구입했다. 현대문학을 다루기에 ‘타지마할과 무굴제국 이야기‘까지 관심이 거슬러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참고거리는 되기에 다시 불러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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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가 ‘존재‘의 철학자이며 존재사유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정도의 상식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제목에 반응할 수 있다. 하피터의 <하이데거의 사회존재론>. 역자가 따로 없는 것으로 보아 저자는 한국인이다(미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벨기에 루뱅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된다). 책소개는 이렇다.

˝하이데거 존재사유를 ‘사회존재론’에 비추어 해석함으로써, 기초존재론에 대한 온전한 상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그동안 하이데거의 존재사유를 이해하기 위한 실존주의, 해체주의, 현상학, 해석학 그리고 불교 철학까지 많은 방법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분명했던 기초존재론의 핵심 개념들을 일관성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제목이 연상시켜주는 건 부르디외의 <하이데거의 정치적 존재론>이다. 하이데거를 읽은 지 오래되었지만 그간의 다른 공부로, 사회존재론이나 정치적 존재론에 대해 나대로 윤곽을 그려볼 수 있고, 하이데거 입장에 대해 평도 해볼 수 있겠다 싶다. 실존주의 작가와 철학자를 강의에서 언급할 일이 잦아진 것도 다시금 하이데거의 책에 관심을 두게 한다. 두 종의 존재론부터 시작해 볼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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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

엊그제 서점에서 보고, 까맣고 잊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그런 책이 한둘이랴). 인류세를 넓게 정의하는 이들은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까지도 포함하고자 하는데 길게 보면 결국 ‘한 바닥‘이라는 것. 지혜와 어리석음과의 오랜 경주에서 인류는 결국 패배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기후변화의 도전에 대응할 만한 지혜와 정치력을 누가 갖고 있는지만 보아도). 불과 10년 전과 비교하더라도 성인 독서량이 절반으로 떨어진 나라에 희망이 있는지는 무신들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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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산 2022-03-14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십니까?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과문해서 그런지 ‘무신들만이 알 것이다.‘가 이해가 안됩니다.
그럼 항상 강건하십시오.

로쟈 2022-03-14 13:42   좋아요 0 | URL
巫神들로 적은 거에요.
 

사전투표를 마쳤다. 투표소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해서) 5분 거리인 가까운 장소였는데, 유권자들이 줄을 잇고 있었지만 대기할 정도는 아니어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빠져나오기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유권자 1인으로서의 권리 행사는 마쳤고 이제 수요일의 결과를 기다릴 따름이다(1919년 만세운동 이후 한 세기, 도약의 다음 세기로 넘어갈 것인가 다시금 30년 뒤로 퇴행할 것인가, 중대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에 손이 닿은 책은 지지 파파차리시의 <민주주의 그 너머>(뜰북)다. 생소한 출판사에서 나왔고 책의 장정도 어수룩하지만(대학가의 제본도서 같은 인상이다) '이상한' 책은 아니다. 처음 소개되지만 저자는 일리노이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이고 원저는 예일대출판부에서 나왔다(원서를 구하는 김에 저자의 다른 책 <네트워크화된 자아, 그리고 탄생과 삶, 죽음>도 같이 구했다). '우리의 정치 미래를 상상하라'가 부제.


"민주주의는 국가를 지배하는 가장 이상적인 체제로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더 이상 그게 아니라면? 민주주의는 최종목표가 아니라 무언가 더 나은 것을 향한 과도기적 단계일 수 있다. 저자는 30개 이상 나라의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주의가 무엇이고 시민들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의미는 무엇인지, 나라의 운영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정부가 시민들을 더 잘 보살피고,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탐구한다. 동시에 일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애쓴다. 자본주의, 미디어, 교육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생각과 그것을 몸소 경험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미래 국정 운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예측해 본다."


 















최근 강의에서 다룬 사이토 고헤이의 <지속불가능 자본주의> 덕분에(혹은 탓으로) 탈성장에 관한 책들도 몇 권 구했는데(사이토 자신은 라투슈 같은 구세대 탈성장론자들의 입장을 비판한다. '탈성장 자본주의'는 불가능하며 궁극적으로는 '탈성장 코뮤니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사이토의 주장이다) 파파차리시의 책과 같이 읽어보려 한다. 
















말이 나온 김에, 사이토 고헤이의 책들. 화제작 <마르크스의 생태주의>(2018)에서 <지속불가능 자본주의"('탈성장 코뮤니즘'이란 제목이어도 무방했다)로의 급속하고 급진적인 이행이 인상적이다. 두달 동안 강의에서 읽은 <공산주의라는 이념>도 더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궁굴리게 된다. 


 














사이토 고헤이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혹은 인류세) 시대의 마르크스와 사회주의(로도 부족하다는 의미에서 코뮤니즘이라고 적어야 하지만)에 대해 고민하는 책들도 여럿 나와있다. 같이 모아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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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22-03-05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정말 다음 세기로 넘어가길 간절히 바랍니다ㅠ
30년전이라하면 6월민주화운동 전 시대를 말씀하시는거죠? 생각만으로 암담합니다

로쟈 2022-03-06 10:31   좋아요 1 | URL
공든탑이 무너지면 안되죠.~

육포 2022-04-08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bokov 가 두 분의 댓글을 볼 수 있다면 뭐라고 할까?
Fraud(Freud)! Toilet(Elio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