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카의 화제작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청림출판) 개정판이 나왔다.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부제가 책의 문제의식을 요약하고 있다. 인터넷이 책의 시대를 대신할 수 있을 수 있을까란 질문에 대해 답하는 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유튜브로 정보를 편식하는 이들이 필독해야겠지만, 이미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이자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의 베스트셀러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출간 1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논쟁거리의 토대가 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 책은, 인류가 인터넷이 주는 풍요로움을 즐기는 동안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인터넷이 인간의 뇌에 미친 영향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결과와 우리를 프로그램화하는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폭로가 담겨 있다.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함께 10년 전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 이 책은 인류의 사고 능력이 퇴화하는 현실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
















같이 떠올리게 되는 건 매리언 울프의 책들이다. 특히 <다시, 책으로>(어크로스)로는 인터넷의 과도한 의존이 독서력을 떨어뜨린다고 경고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편익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울프의 제안대로 '양손잡이 독서', 균형이 필요하다. 다시,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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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7 0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종이달 2021-08-27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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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카테고리를 어떻게 잡을까 머뭇거렸다. 문학과 과학 사이에서. 그러다 '오래된 새책'으로. 프랑스의 과학철학자, 그리고 물질적 상상력의 탐구자 바슐라르의 책들이 다시 나오고 있다. 상당수의 책들이 이미 번역된 터라, 책이 나온다면 재간본일 수밖에 없다(간혼 재번역본). 이번 여름에는 <물과 꿈>에 이어서 <공기와 꿈>이 다시 나왔다(<물과 꿈>은 40년만에 나온 새 번역본이고, <공기와 꿈>은 20년만에 나온 재간본이다). '신화 종교 상징 총서'의 하나로. 연도는 고려하지 않고 주요 저작의 번역 현황을 짚어본다. 


<공기와 꿈>

















<물과 꿈>
















<불의 정신분석>

(<불의 시학의 단편들>과 같은 책은 아니다)
















<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
















<공간의 시학>
















<몽상의 시학>















<꿈꿀 권리>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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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따로 페이퍼를 적는다. 연휴라고는 하지만 어제오늘 책이사를 준비하느라(책을 솎아내서 싸는 게 1단계이고, 서고로 날라서 꽂는 게 2단계인데, 어제오늘 한 건 1단계 작업이다) 시간을 보내서 사실 여유롭진 않다. 그나마 시간을 낸 건 코로나 상황의 악화로 일부 이번주 강의를 휴강해서다. 일년에 한두 차례씩 책이사를 하다 보면 '너무 많은 책'에 매번 놀라게 되고(물린다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아직 '구멍들'이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그렇지만 이젠 읽을 시간이 (읽을 책에 비하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게 된다. 장마가 지난 뒤 폭염도 겹쳐서 어제오늘은 무덥고 무거운 마음이다. 
















당장 강의에서 다룰 계획이 없거나 수년 내 읽을 일이(혹은 다시 읽을 일이) 없어 보이는 책들을 솎아내는 중에도 다시 나온 책들에 눈길이 가서 간단히 언급해놓는다. 실제로 다시 구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몇 권은 다시 구입했지만). 분류하자면 책이 다시 나온 사정도 몇 종류로 나뉠 수 있는데, 내용을 업데이트한 개정판이거나 단순한 표지갈이 외 요즘은 재정가(책값 다시 붙이기)도 재간의 중유한 이유가 되는 듯싶다. 김용규의 <생각의 시대>(김영사)는 출판사가 바뀌면서 가격이 인상되었다. 분량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출판사가 바뀐 게 재간 이유로 보인다. 스테디셀러라는 뜻도 되겠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스테디셀러 <광기의 우연의 역사>(휴머니스트)는 같은 출판사에서 2004년에 나왔고(그 이전에는 90년대에 나온 자작나무판) 이번에 표지갈이해서 다시 나왔다. 14년만이니 다시 나올 만한 간격이고, 책값도 많이 올랐다. 
















가격 인상만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마르쿠제의 <이성과 혁명>(중원문화)는 2008년부터 38,000원이라는 턱없는 가격이 매겨져 있었는데, 이번에 22,000원으로 대폭 인하된 가격으로 다시 나온다. 사실 가격인하라기보다는 '정상화'로 여겨질 만큼 이전 책값은 '비이성적'이었다. 나는 90년대에 읽은 터라(마르쿠제의 책으론 <에로스와 문명>과 함께 완독) 소장용의 의미가 있었지만 그동안은 구입하지 않았었다. 가격이 조정되었으니 고려해볼 수는 있겠다. 




 












폴 리쾨르의 초기 주저로 <해석에 대하여>(인간사랑)도 다시 나왔다. 2013년에 나왔었으니 7년만이다. 역자도 분량도 가격도 동일하고 표지만 바뀌었으니 표지갈이판이라고 해야겠다. 물론 책이 다시 나오면 재주목 효과는 있을 터이다. 나부터도 이런 페이퍼를 적고 있으니.




 












그에 비하면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평전 <쇼펜하우어>(이화북스)는 특이한 케이스다. 2년만에 출판사가 바뀌어 다시 나왔기 때문이다. 번역 판권이란 게 있을 터인데, 어떻게 하여 출판사가 바뀌게 된 것인지. 게다가 이전 출판사(꿈결)에서 나온 <니체>는 그대로 남아 있기에.
















같은 저자의 철학자 평전이지만, <하이데거>까지 포함하면 한국어판은 삼인삼색이 돼 버렸다. 
















가장 납득할 만한 재간본은 미국철학자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사월의책)다. 민음사판이 1996년에 나왔으니 24년만이고, 제목도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에서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로 바뀌었으니 그만큼 다시 손을 보았다는 뜻일 터이다. 로티는 90년대 말에 가장 집중해서 읽은 철학자 중 한 명이어서 개인적인 감회도 갖는다. 20여 년만에 다시 읽어보려 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어와 상징권력>(나남출판)도 다시 나왔다. 2014년에 나왔으니 6년만의 '개정 번역판'이다(책값은 그대로다). 역자는 <사람, 장소, 환대>(문학과지성사)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 김현경 박사다. 이전판을 갖고 있는데, '개정 번역판'이라고 하여 머뭇거리게 된다. 이런 책들은 어떤 변화(개정)가 있는 것인지 누가 리포트해주면 좋겠다.
















끝으로, 독일 출신의 경제학자 앨버트 허쉬먼의 <정념과 이해관계>(후마니타스). 재간본이라는 걸 알아보기 어려운데, 역자가 바뀌었으니 재번역판이라고 하는 게 맞다. 제목도 <열정과 이해관계>(나남, 1994)에서 바뀌었고. 초역본은 26년 전에 나왔고, 알라딘에서는 흔적도 없다. 그 사이에 영어판은 1977년에 나온 원저의 20주년 기념판이 나왔고 이번 번역본은 그 기념판을 옮긴 것이다. 이 역시 옛날과는 다른 관심으로 다시금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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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가장 눈에 띄는(물론 내게 그렇다는) 재간본은 게리 솔 모슨과 캐릴 에머슨의 <바흐친의 산문학>(앨피)이다. 공저자는 모두 미국의 저명한 러시아문학자이면서 바흐친 연구가들이고, 1990년에 나온 원저는 1990년대(바흐친 르네상스 초기) 영어권에서 나온 가장 빼어난 연구서 가운데 하나다(홀퀴스트의 <대화주의>와 함께 기본서에 해당하는 책이었다). 


 
















번역본은 2006년에 나왔다가 절판되었는데, 이번에 출판사를 옮겨서 나왔다. 개역판 서문을 보니 새롭게 오역을 바로잡고 읽히지 않는 문장을 손질했다고 하니, 흠, 다시 구입해야 하나 망설이게 된다(안 그래도 도스토예프스키 전작 읽기 강의를 하면서 서가에서 다시 빼놓은 책들 가운데 하나였다). 오래 전에 한 대학원 강의에서도 몇 개 장들을 읽은 기억이 있고, 일부 번역에 불만을 갖기도 했는데,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책의 의의는 이중적이다. 일단은 바흐친 연구서로서, 바흐친 문학론의 기본 사항들과 함께 그 의의를 짚어준다. 그리고 두번째는 번역본 제목으로 들어가 있는 '산문학'의 이해에 도움을 준다. 사실 '산문학'은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바흐친의 개념이 아니다. '산문학의 창조'라는 건 따라서 바흐친과 함께 두 공저자가 공을 나눠갖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산문학(영어로는 Prosaics)는 두 저자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널리 쓰이는 개념이 아니다. 나로선 특이하게 여겨지는 일이다. 


산문학은 무엇보다도 시학(Poetics)과 대조되는 개념이다. '시학'은 비록 비극 장르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구한 개념이다. 반면 산문학은 그 대상이 되는 산문의 출현이 더 늦고, 대표 산문장르라고 할 소설(근대소설)은 근대 이행기 혹은 17세기에나 와서야(<돈키호테>), 혹은 18세기부터야(영국의 경우) 핵심 장르로 부상하기에 그 이론적 정립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우리말로도 '산문학'이 생소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그렇지만, 시와 소설이 문학장르를 양분한다면, 그와 같은 이치로 시학과 산문학은 문학이론을 양분하게 된다. 두 저자(특히 게리 솔 모슨)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산문학'이 널리 쓰이지도, 이해되지도 않은 상황이 그래서 특이하게 여겨진다는 것이다. 
















문학이론서를 많이 읽고, 그에 대한 강의도 해온 터이지만, 특별히 나만의 문학이론서를 쓸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았는데, 산문학의 경우는, 지금과 같은 부진한 수용이 계속된다면, 따로 해야 할 몫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문학이론의 시학 편중성에 균형을 잡기 위해서라도. 따져보면 산문 내지 산문소설을 이론적으로 해부하면서 '시학'이라는 용어와 방법론을 갖다쓰는 것은 뭔가 특이하지 않은지. 그게 특이하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책이 내게는 <바흐친의 산문학>이었다. 책을 한번 읽은 이상, 예전처럼 시학이란 용어를 남용해서 쓸 수는 없다. (근대)소설이라는 새 술에는 산문학이라는 새 부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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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zone 2020-08-02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의 책을 모두 소장하고 있고(애도와 우울증까지도) 강의도 여러 차례 쫓아다녔던 열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로쟈님의 문학이론서 출간을 강력히 희망합니다. 그 일은 로쟈님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회와 시대가 부여하는 로쟈님의 소명입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그 몫을 다하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로쟈 2020-08-02 00:23   좋아요 0 | URL
아이고, 대놓고 등을 떠미시네요.^^;
 

시인이기도 한 허연 기자의 <고전 여행자의 책>(마음산책)이 나왔다. 앞서나왔던 <고전 탐닉> 두 권을 합본한 것이다.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일이 고전에 대한 강의이기에 이런 류의 책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30년 차 전문 출판 기자이자 신작 시집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를 출간한 허연 시인. 그가 섬세한 감수성으로 고전을 해석해 많은 호응을 얻었던 <고전 탐닉>(2010), <고전 탐닉 2>(2012)의 합본 개정판 <고전 여행자의 책>은 동서양의 고전 116편을 소개한다. 저자가 꼽은 작품들은 문학에서 철학, 사회, 과학, 경제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해 지성사의 흐름을 개관할 수 있게 했다.˝

개인적으로 그의 기사를 강의자료로 종종 활용하기도 했었기에 친숙하다. 개정판은 합본된 형태라 소장도 용이하겠다. 내가 본 건 주로 문학 분야의 글이어서 다른 분야의 글들은 이번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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