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는데 가장 인상적인 건 아주 오래 전에 읽은 롤랑 바르트의 <카메라 루시다>(열화당). 바르트의 마지막 책이면서 사진에 관한 유일한 저서이기도 하다. 한국어판은 두 종이 더 나왔고 지금은 <밝은 방>(동문선)만 남았다.

롤랑 바르트의 사진론만 다룬 책이 얼마 전에 나왔다(벌써 두달이 더 되었군). 낸시 쇼크로스의 <롤랑 바르트의 사진>(글항아리). 존 버거의 책들과 함께 묵혀 두고 있는 책인데 문득 눈에 띄기에 적는다.

˝바르트는 사진을 혐오했지만 점차 매혹되었고, 종내에는 모든 환원적 체계에 저항하며 사진을 통해 ‘의미가 면제된 유토피아’를 본다. 이 책은 정통한 문학 비평의 방식으로 바르트의 사유의 변화를 짚어낸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영문학 및 비교문학 교수인 저자 낸시 쇼크로스는 바르트의 텍스트를 풍부하게 인용해 바르트의 문학적 연대기와 사진론을 새로 구축한다.˝

애초에 원서도 같이 구하려 했지만 너무 비싸서 새로 나온 바르트 평전만 구입했었다. 이 또한 두달 전 일이다. 그러고서 잊어버리다니. 아무튼 바르트와 존 버거의 책을 읽을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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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가 연이어 나왔다. 미국의 사진작가에 대한 평전으로 퍼트리샤 모리스로의 <메이플소프>(을유문화사)와 재즈 아티스트에 대한 평전, 피터 페팅거의 <빌 에반스>. 들어본 이름들이지만 나는 메이플소프의 사진과 빌 에반스의 연주를 다른 사진/연주와 식별할 수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메이플소프에 대해서는 그의 연인이자 동지였던 패티 스미스의 <저스트 키즈>를 읽지 않았기 때문(읽는다면 두 권을 같이 읽어야겠다). 재즈에 대해서도 문외한인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두 권 모두 좋은 평전임에는 틀림없다. <메이플소프>에 대해선 철학자이자 미술비평가 아서 단토가 ˝정말로 감탄스러운 전기, 용감한 책이다. 저자가 그려 낸 초상의 선명함과 솔직함은 그 집필 대상만큼이나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빌 에반스>에 대해선 “이 책은 에반스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동반자다.”(보스턴글로브)라는 평을 참고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 재즈에세이에 나오는 것 같은데 빌 에반스에 대한 하루키의 평은 이렇다. “빌 에반스의 연주는 너무나 훌륭하다. 우리는 상당한 문제를 껴안고 있는 자아가 재능이라는 여과 장치를 통과하면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보석이 되어 땅으로 톡톡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재즈카페 운영자였던 하루키의 견해라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예술가 평전 시리즈도 반갑지만 사실 나로선 작가들의 평전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데(이번주에 구입한 건 빅토르 위고와 숄로호프 평전이다. 로버트 스티븐슨은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책세상의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가 차츰 절판되는 과정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작가 평전은 눈에 띄지 않는다. 도스토옙스키나 조이스 평전조차도 시중에는 남아있지 않은 게 독서현실이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이런 자리를 빌려 투덜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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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9-08-3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랠프 엘리슨에 대해 읽는중인데
빌 에반스는 누군지 모르겠으나 재즈라는 단어에 꽃혀~
엘리슨의 이해에, 재즈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나 싶어서요.

로쟈 2019-08-31 19:44   좋아요 0 | URL
그건 선택이죠.~
 

말복을 지나면서 한풀 꺾인 폭염이 그대로 사라지진 않고 다시 기승을 부릴 거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빗나간 예보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살짝 흩뿌려진 비 덕분인지 선선한 기운이 완연하다. 확인해보니 주말아침 바깥 기온이 24도이고 실내 온도는 27도다. 한창때보다 2-3도 떨어졌고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정도면 책읽기에도 나쁘지 않다.

아침을 먹기 전에 다케다 히로나리의 <푸코의 미학>(현실문화)을 손에 들었다. ‘삶과 예술 사이에서‘가 부제. 목차만 봐도 내용은 어림할 수 있는 책이다. 재커리 심슨의 <예술로서의 삶>(갈무리)과 같이 묶을 수 있는 책인데, 심슨의 책은 원저가 신통찮은지 번역의 문제인지(원서를 구하지 않아서 비교해보지 못했다) 별로 와닿지 않았다. 지난번 책이사 때 서가에서 바로 치워버렸다. <푸코의 미학>으로 빈 자리를 채우려 한다.

‘컨템포러리 총서‘ 시리즈는 랑시에르의 <이미지의 운명>으로 시작했는데(‘랑시에르의 미학 강의‘가 부제다), 날씨도 선선해져서 이제는 철학서나 이론서도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눈에 띄는 대로 보이는 곳에 꽂아두어야겠다. 먼저 아침을 먹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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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나온 당혹스러운 책은 제럴드 레빈슨이 엮은 <미학의 모든 것>(북코리아)이다. ‘옥스포드 미학사전‘을 옮긴 것인데 이 분야의 유익한 교양서(라기보다는 전문서에 더 가깝겠지만)가 출간된 사실이 당혹스러울 건 없다. 오히려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5년전에 책의 일부가 <미학의 모든 것1>로 출간됐었다는 점.

나처럼 책을 구입하고 오랫동안(물론 어느 사이에 잊고 있었지만) 2권을 기다려온 독자에게는 2권 대신 등장한 완역본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건 뮌가. 1권은 내다버리라는 얘긴가? 간혹 1권만 나오고 그 이후는 함흥차사가 된 책들이 없진 않다. 하지만 이렇게 같은 춘판사에서 책을 내면서 1권은 마치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이 완역본을 내는 경우는 처음 본다. 5년전에는 무슨 생각이었던 것일까.

완역본이 980쪽이고 1권이 462쪽 분량이니 대락 절반이다. 이 경우에는 520쪽 정도 분량의 2권을 내고, 나중에 합본판을 내거나 하는 게 온당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책값이 두권 값보다는 싸다는 것. 2권짜리 분권 형태였다면 5만원 정도는 했을 텐데 완역본은 3만7천원이다. 하지만 이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는지는 좀더 계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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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권짜리로 나왔던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를 보완하는 책이 나왔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인상주의 편>(휴머니스트). 부제가 ‘미학의 눈으로 보는 현대미술의 태동‘이다. 흔히 현대미술의 출발점으로 간주되기에 인상주의에 관한 책은 나름 적지 않게 나왔지만 진중권표 서양미술사가 이번에도 가장 확실한(인상적인?) 가이드 노릇을 할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지만 굉장히 많은 도판을 수록하고 있어서 인상파 화집으로도 읽을 수 있다. 유럽의 미술관을 결코 많이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몇 차례 방문하다 보니 인상파 그림도 친숙하게 마주치곤 했는데 어떤 그림을 본 것이고 그 미술사적 의의는 어떠한지 다시 되짚어볼 수 있어서 좋다. 아직 실제로 보지 못한 그림들에 대해서도 사전 숙지용으로 읽어둠 직하다.

인상주의에 대해서 내가 갖고 있는 책도 여러 권이다. 리월드의 <인상주의의 역사>(까치)를 표준으로 생각해왔는데 아직 읽지 않았다. 좀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기본으로 하고 <인상주의의 역사>는 부교재로 삼아야겠다. 이런 정도야 허용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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