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공사다망한 한 해라는 말은 상투적으로 쓰는 말이지만 올해는 치렛말로 생각되지 않는다.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이런저런 조명과 평가가 나왔는데 마무리에 해당하는 책이 해를넘기지 않고 나와 다행스럽다. <백년의 변혁>(창비). 부제가 ‘3.1에서 촛불까지‘다. 책의 문제의식은 이렇다.

˝2019년 올 한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주체의 기념활동이 잇따랐으며, 관련 출판물의 성과도 풍성했다. 그러나 3·1에서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긴 시간대를 꿰뚫는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안목을 제시하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그런 노력은 책 한권으로 충당되지는 않겠지만 말문을 떼는 역할은 해줄 것이다. 내년의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과제는 이월된다고 할까. 그렇지만 무엇이 과제인가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보다.

올해의 의미와 관련하여, 앞으로의 과제를 가늠하기 위해서 필독할 만한 책으로는 국문학자 권보드래 교수의 <3월 1일의 밤>(돌베개)도 빼놓을 수 없다. 3.1운동을 문화사적 시각에서 폭넓게 조명하고 있는 책으로 올해 한국출판문화상 학술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다. 그에 더하여 국사학자 박찬승 교수의 <1919: 대한민국의 첫번째봄>(다신초당)은 1919년 일년간을 상세히 재구성하면서 3.1운동(3.1혁명이라는 말까지도 나왔다)이 갖는 역사의 의의에 대해서 다시 짚고 있는 책이다.

2019년을 보내기 위해서 넘어야하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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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

10년 전에 쓴 글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책들에 대해 적었는데 그 사이에 에코는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봄 밀라노에 있는 그의 자택 건물 앞에 갔던 일이 떠오른다. 이미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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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웨스터마크와 인류혼인사

6년전 글이다. 웨스터마크의 <인류혼인사>는 이후에 구입해서 소장도서다. 위치도 가늠하고 있어서 언제든 꺼내볼 참이지만 쉽지 않은 게 ‘언제든‘이다. 연애와 결혼이 문학의 주된 소재이기도 해서 한번은 정리해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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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법에 관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이례적일 턴데(전례가 없지 않나?) <라틴어 수업>(흐름출판)의 저자 한동일 교수가 해냈다. <로마법 수업>(문학동네). 지금 보니 출판사가 바뀌었으니 책의 출발이 저자의 의향인지 출판사의 제안인지 모르겠다. 아무려나 <반일 종족주의> 같은 책을 순위에서 끌어내리는 데 일조하면 좋겠다.

영국에도 로마지배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스에 있는 로만 바스였다(로마식 대중목욕탕). 잘 발굴되었고 또 전시시설도 훌륭했다(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로마의 콜로세움을 연상시켰다. 로마문명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 로마의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보통 유럽 전역으로 뻗어간 로마의 도로와 로마법을 드는데,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에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로마법전의 재발견과 해석이었다(이를 12세기 르네상스라고도 부른다). 어째서 그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로마법 수업>이 요긴한 참고가 되겠다.

관련하여 읽을 수 있는 신간이 피터 존스의 <메멘토 모리>(교유서가)다. 공교럽게도 저자의 베스트셀러가 <라틴어 수업>이라고. <메멘토 모리>의 부제는 ‘나이듦과 죽음에 관햐 로마인의 지혜‘다. <라틴어 수업>이 ‘천년의 학교‘라면 <메멘토 모리>는 ‘천년의 지혜‘라고 할까.

로마시대에 대해 새삼스레 관심을 갖는 건 공화주의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필립 페팃으로 대표되는 신공화주의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이어진다). 로마공화정의 바탕이 되는 시민과 시민의식(시민의 덕)은 바로 지금도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발견할 수 있다. 로마 공화정이 어떻게 무너지고 제정으로 넘어가는지도 따라서 현재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로마 공화정 몰락의 서막‘을 다룬 마이크 덩컨의 <폭풍 전의 폭풍>(교유서가)도 그런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읽을 수 있는 책. 로마에 관한 책을 적잖게 나와있다. 어떤 관심에서 읽느냐에 따라서 로마의 교훈, 로마의 지혜는 각기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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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우산속, 이 아니라 버스 안이다. 지방강의차 아침 일찍 내려가는 중. 통상 피곤한 상태로 졸면서 가는데 날씨탓인지 오늘은 말짱하다. 하는 수 없이 페이퍼라도 적는다.

문학이론 강의에서 어제는 해석학(가다머와 허시)과 수용이론(이저)을 다루었다. 이글턴의 <문학이론입문>을 한 대학원 강의에서 읽은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해석학의 주제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강의준비차 이글턴의 책도 다시 구입해(서너 차례 구입한 듯) 읽었다. 올해까지도 쇄를 찍은 걸로 보아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와 마찬가지로 정말 스테디셀러다. 차이점은 하우저의 책과는 달리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 여전히 80년대에 나온 초판 스타일 그대로다(읽기에 불편하다). 손대지 않아도 잘 팔린다는 뜻이겠지.

해석학을 다루는 김에 생각이 나서 리차드 팔머의 <해석학이란 무엇인가>(문예출판사)를 다시 구입했다. 오래 전에 나온 영어권의 대표적 입문서로 나도 자연히 오래 전에 읽었다. 이번에 보니 최소한 표지갈이는 했다.

해석학과 관련한 신간은 가다머 평전(아직 번역되지 않았다)의 저자이기도 한 장 그롱댕의 책들이다. 그롱댕은 가다머 전공자로 현재 몬트리올대학의 철학과 교수. 문학해석학으로 가려면 초점을 이동시켜야 하지만 철학적 해석학 입문서로는 팔머의 책과 겨룸직하다. 어떤 변화나 발전이 있는지 확인해봐도 좋겠다(영어판까지 갖고 있지만 고질적인 문제는 어디서 찾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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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2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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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0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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