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로 구워삶는 기술 - 세상에서 가장 짧고 쉬운 20가지 심리 법칙
로버트 치알디니.노아 골드스타인.스티브 마틴 지음, 박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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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소한 것에 즉 다시 말해서 아주 간단한 것에 흔들리도록 설계된 존재라고 볼 수 있다.

그 말인 즉슨, 한마디 말로도 내 마음에 꼭 맞게 상대의 행동을 유도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차한 행동을 하지 않고 너무 애쓸 필요도 없이

기분 좋게 상대방의 예스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가족관의 관계, 매일 퇴사를 생각하게 되는 직장생활, 그리고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죽어라 싸워대는 연애나 결혼생활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감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짧고 쉬운 20가지 심리 법칙을 소개하는 이 책은 상대방이 기분 좋게 내가 말한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달하는 방법을 사례를 통해서 제시해 준다.

인간은 작은 것에 흔들리도록 설계되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사려 깊고 배려 있는 선물을 주고 싶다면 

 (그러면서도 은밀히 돈도 아끼고 싶다면)

가격대가 낮은 제품군 중에서 고가의 선물(65,000원짜리 스카프처럼)

을 구매하는 것이 가격대가 높은 제품군에서 저렴한 제품을 사는 것보다 낫다.

일단 선물을 받은 사람이 더 고마워한다.

( ...)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저렴한선물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위험을 없앨 수 있다. (p. 34)

 

과도하게 노력하지 않고도 약간의 센스만 있다면 누군가의 마음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차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해 반드시 운전석에 앉아야 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특정 전문분야에 관해 훌륭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사람임을 알리려면

설득 전에 다른 사람을 통해 내가 적임자임을 알리는 것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p.72)

 

좋은 대학이나 대학원 그리고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서 교수님이나 전 직장의 상사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굳이 힘들게 설득하기 보다는 추천서 한장이 더 큰 효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누군가의 부탁에 선뜻 긍정적인 대답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특정 지점에 초점을 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부탁을 하는 사람은 부탁받는 사람이 부탁을 수락했을 경우

 들여야 할 시간 등의 경제적 비용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와 반대로 잠재적으로 부탁을 들어줄 이들은 부탁을 거절할 경우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더욱 염두에 두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단순한 진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예상보다 누군가의 부탁을 수락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p.85)

그러니,, 부탁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지어다.

한 연구에서는 누군가 나에 관해 칭찬을 한 직후 부탁을 하면

 그 부탁에 더욱 호의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부탁을 하는 사람이 평소 내가 얼마나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인지와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줄 확률이 높아졌다.

부탁을 하는 사람은 그 대상에게서 좋은 점을 찾아 칭찬이라고 하는 수단으로

그것을 보여줌으로써 설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었다.”(p. 116)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니까...

실례합니다만, 제가 다섯 장만 복사하면 되는데요, 먼저 복사기를 사용해도 될까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굉장히 급한 상황이라서요.”

이렇게 말했을 때는 94퍼센트의 사람들이 양보를 했다.

이 실험을 토대로 보면 부탁을 할 때 이유를 설명하면

 예스라는 답을 들을 확률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듯하다.“(p. 130)

Why? 시리즈로 아이들을 위한 책도 만들어졌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이 책은 설득에 관한 이론을 압축하여

설득 대상을 어떻게 설득 시킬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족관의 관계, 직장인, 취업준비생, 연인과의 관계 등 그 대상에 따라서

 독자들이 상대방의 예스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좋은 책인 것 같다.

   힘든 상황을 만날 때 마다 한번씩 꺼내어보고 다시 읽어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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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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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인간은 원하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 합리화할 수 있다는 거예요."

 

 

어쩌면 인간들은 이렇게 나약할 수 있을까? 상황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악마와 손을 잡으면 안 될 일이다.. 그런데 욕심과 이익에 한번 눈이 멀어버린 이 저주받은 도시에선 온갖 불법과 불의가 자행되고 있었으니..... 그러나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었다. 물고기 하나가 죽어나가면 연쇄적인 죽음이 이어진다는 것... 결국 남는 건 죽음이 남기는 역겨운 냄새밖엔 없다.

 

스릴러가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준 작품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탄탄한 스토리, 연속적으로 터지는 사건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의 날카로운 추리력과 그를 위협하는 온갖 세력들의 공격에 한시도 책을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는  빨리빨리 넘어갔다.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친 사건들과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책에 계속 몰입하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 배런빌은 존 배런 1세가 품었던 부를 향한 꿈의 하나로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꿈은 악몽이 되고 말았다. 모두에게 "

한때는 제지, 탄광, 제분 산업 등으로 풍족한 삶을 누렸던 배런빌. 그러나 산업을 이끌면서 마을을 쥐락펴락하던 배런가가 망하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한순간에 해고당하고 거리에 나앉아야만 했다. 나락으로 치달은 삶에 대한 절망감과 우울감을 마약으로 잠재우려 한 사람들. 배런빌 사람들의 약물 중독은 심각한 수준이다. 몰락한 도시를 보고 있자니 실제로 산업이 쇠퇴하면서 유령도시, 범죄 도시로 몰락한 미국의 여러 도시들이 떠올랐다. 저자는 범죄와 마약에 노출된 채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실제 사람들의 생활상을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전 세계 80개국에 출간되었고, 1억 3천만 부가 판매된 시리즈인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 중 <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 < 괴물이라 불린 남자>, < 죽음을 선택한 남자 >에 이어 4번째 시리즈인 <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로 에이머스 데커가 돌아왔다. 한때는 프로 미식축구 선수였던 에이머스 데커, 그러나 사고를 당한 뒤 성격도 변하고 과잉기억 증후군이라는 질병을 앓게 된다.   그 덕분에   많은 사건들을 해결했던 그는 이번 시리즈에선 동료 FBI 요원인 알렉스 재미슨을 따라 그녀의 언니 집으로 휴가를 오게 된다. 하지만 사건 사고가 따라다니는 데커는 휴가지에서도 연쇄 살인사건과 마주치게 되는데...

" 누가 당신을 죽였는가? 또는, 누가 당신을 살해했는가 ?"


맥주를 손에 들고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던 데커는 뒷집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와 번쩍이는 불빛을 보고 그 집으로 달려간다. 그는 그곳에서 수상쩍은 죽음을 맞이한 두 구의 시신을 발견한다. 목매어 죽은 남자 주위에 피가 낭자하고 죽은 지 꽤 시간이 지나 보이는 사체의 체내에 파리가 거의 침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법의학적 지식이 풍부했던 데커의 눈에는 과학적, 논리적 설명을 벗어난 시체들이었다.

수상쩍은 낌새를 느낀 데커는 그동안 배런 빌에서 일어난 다른 살인 사건도 추적하려 하지만 곧 그를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서 다각도의 공격을 받게 된다. 연쇄 살인의 조사차 들어간 트레일러에 갇혀서 죽을 뻔했다가 살아남지만, 곧이어 재미슨의 언니인 앰버의 남편 프랭크가 일하던 물류센터에서 사고사를 당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과연 사고일까? 아니면 그들에 대한 또 다른 위협일까?

" 손바닥만 한 도시에서 이렇게 많은 빌어먹을 일들이 제각기 벌어지고 있을 줄이야.

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

주인공 데커가 처한 상황과 그의 남다른 재능이 재미를 더해준 작품이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는 자신이 본 거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천재적인 남자이다. 그 덕분에 사건 해결을 위한 아주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그의 엄청난 기억력과 사건 분석력   덕분에 조금씩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 데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엔 작은 구멍처럼 보였던 살인 사건은 데커가 파들어가는 순간 그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움과 어마어마한 깊이를 드러내는데........

 

죽음의 도시로 전락해버린 배런빌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저자의 놀라운 필력과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고 치밀하게, 논리와 과학에 의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데커의 활약에 엄청난 스릴과 통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죽어나간 작은 도시 배런빌.... 그들을 죽게 만든 게 과연 무엇이었을까? 충격적이면서도 우울한 결말을 지켜보면서 이런 이야기가 현실적으로도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 즐거웠던 독서시간.... 여름휴가 때 꼭 읽어야 할 스릴러 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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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속 지옥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6
유메노 큐사쿠 지음, 이현희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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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추리소설의 극한을 실험한 아웃사이더, 인간 내면의 어두움을 탐구하다 "



이 책을 과연 추리소설이라 부를 수 있을까? 오히려 기담집이나 심리 스릴러라 부르는게 더욱 적절히자 않을까 싶다. 사건이 발생하고 단서를 찾아 범인을 추적하는 일반적인 장르가 추리라면 이 책은 그런 영역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해설에 나오는 것처럼, 저자 유메노 규사쿠는 인간의 내면세계에 관해 끊임없이 탐구한 작가인 듯 싶다. 기계 문명에 길들어진 인간의 잔혹성과 이상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꿈.. 그것도 지독한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내밀한 자기 고백같은 소설이다. 제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을만큼 잔인한 주위 환경과 사악한 힘이 사람들을 조종한다. 그들은 광기에 젖어들어 이성으로는 도저히 제어할 수 없는 행동을 자행한다. 저자는 고백체 서술을 이용하여 주인공의 이상심리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상심리를 표현하면서 괴이한 미소나 광기어린 웃음을 짓는 사람들... 혹시 저자는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지켜보지 않았을까?



그의 여러 작품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들은



1. 기괴한 북 : 오토마루 가에 내려오는 요물스런 북 이야기. 북 안에 깃든 사악한 영이 여러 가문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이야기이다. 북을 두드리는 것만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게 만든다면 믿을 수 있을까? 북은 사람으로 하여금 죽이게 만들고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만든다. 인간의 힘으로 해결해보려했으나 뛰어넘지 못한 사물에 깃든 무시무시한 힘 이야기.



" 구노가 자신의 마음만을 담아 만들었다고 하는 이 북에서 나오는 죽음을 부르는 음색.... 그 힘... 그 음기의 바닥에는 영겁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원망의 울림이 남아 있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지우기 힘든 슬픈 집념이 담겨 있었다 "





2. 유리병 속 지옥 : 외딴 섬에 좌초된 남매 이야기이다. 그들은 3개의 병에 쪽지를 담아서 물길에 실어 보낸다. 언젠가는 그들이 구조가 될 수 있도록... 그러나 편지 내용은 점점 이상하게 흘러간다. 나이가 듦에 따라서 단순히 오빠, 여동생 관계 였던 그들은 서로에 대한 끌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것이 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래서는 안되는 줄 알면서도 여동생에 대한 불순한 마음을 품게된 오빠의 절절한 마음이 실려있는 유리병 속 지옥. 아름다운 섬이지만 그들에게는 지옥이다.. 되도록 빨리 벗어나야 하는.



" 연필이 닳아서 이젠 길게 쓸 수 없습니다. 이러한 가혹한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도 여전히 하느님의 벌을 두려워하고 있는 저희의 진심을 이 병에 담아 바다에 던지려고 합니다. 내일이라도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기 전에.... 적어도 두 사람의 육체만이라도 더럽혀지기 전에 "



3. 기괴한 꿈 : 저자가 꾼 여러 이상한 꿈을 기록한 듯 하다. 보통 꿈을 꿔본 사람은 알겠지만 논리성은 떨어져도 이미지는 생생하다. 특히 그것이 악몽이라면. 기계에 의해서 사람들의 몸이 잘려나가고 영혼이 없는 인형들이 차를 운전하는 꿈.. 유리로 만든 세상에서 쫓겨나거나 자기 자신이 자신을 정신병원에 가둔다는 독특한 꿈이야기가 실려있다..



" 그래서 이 공장에는 몸의 일부분, 혹은 생명 그 자체를 빼앗은 경험이 없는 기계는 없다. 검은색 벽이나 천장 구석까지 피의 절규나 냉소가 배어 있었다. 그 정도로 이 공장의 직공들은 열심이었다. 그 정도로 이 공장의 기계들은 진심이었다 "



유메노 규사쿠의 작품 세계의 특징은 추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탐정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의 서술방식은 편지글 형식이나 자백하는 형식을 결합해서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이상한 경험을 한 인물이 1인칭 화자로 등장하여 본인이 겪은 사건이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내면세계, 즉 인간의 극단적인 이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문학적인 미를 추구하고자 했다. 하나의 독특한 자기만의 추리소설의 장르를 세운듯한 유메노 규사쿠의 작품 [ 유리병 속 지옥 ]. 기괴하고 섬뜩하며 뭔가 잔인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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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마스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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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의 마지막에 게임을 벌인 한 남자와 탈주의 막다른 골목에서 게임을 벌인 다른 한 남자 이야기. 그러나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게임을 벌인 한 남자에 비해 다른 남자는 우연에 의해 게임판을 벌이게 된다. 자신 혹은 누군가의 죽음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 무시무시한 그들의 게임 속으로 들어가 보자.

" 먼저 당신 마음속에 죄책감이 들기 시작할 거야. 슬그머니. 

 그리고 그 감정이 당신 속을 갉아먹기 시작할 거야. 서서히.

그러다 벌을 받는 순간이 찾아올 거야. 내가 내리는 벌.... "

모르간이라는 한 여배우는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자신의 팬이 유산을 남겼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집을 방문한다. 그녀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오벵 메닐이라는 남자는 모르간에게 자신의 주택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함께 남겼다.

" 맞아, 모르간. 당신은 내 삶을 바꿔놓은 당사자야. 

 당신은 당신이 내 삶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상상도 못 할 거야 "

그러나 이 감동적인 장면에 찬물을 꺼얹은 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모르간의 남편 마르코이다. 모르간의 온몸 구석구석 멍이 안 든 곳이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심한 신체적 학대를 가하는 남편 마르코. 그는 모르간이 한적한 곳에 있는 오벵 메닐의 주택에 가보려 하자 굳이 동행하려한다. 그의 속셈은 무엇일까? 그곳엔 경호원도 없고 그녀가 무슨 일을 당하든 목격해서 신고해줄 사람도 없다. 마치 먹잇감을 바라보는 포식자의 눈빛을 한 채 그녀를 바라보는 마르코. 과연 모르간은 괜찮을까?

1편을 읽고 난 뒤 느낀 점은... 결코 죽음도 그들을 갈라놓을 수 없었다는 것? 모르간에게 지나치게 집착한 집착남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모르간이 당연히 받아 마땅한 것을 선사한 합리적인 남자라고 해야 할까? 모르간과 그녀의 남편 마르코에게 주택 외에도 예상치 못한 선물을 남긴 오벵 메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결론에 소름이 돋았다. 저승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오벵이 떠오른다고 해야 하나...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그 미소.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정신병원을 탈출한 막심 에노라는 연쇄 살인범이 등장한다. 간호사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을 죽이고는 일반인을 가장한 채 거리를 활보한다.

한편 장애 아동들을 데리고 한적한 지역으로 소풍을 가는 인솔 교사 소니아. 그녀는 2명의 남자를 기다린다. 버스 기사와 레크리에이션 강사. 두 명의 남자가 연속으로 도착하고 버스는 출발하지만 분위기는 불안하기 그지없다. 버스기사는 2번이나 시동을 꺼뜨리고 레크리에이션 강사는 자신이 들고 있는 짐을 마치 남의 것인 양 바라보는데.....

" 기분이 희한할 만도 하지. 호랑이가 어린 양하고 같은 무리에 섞여 있으니.... 

 그저 송곳니를 감추고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만이야 "

" 내가 바로 공포라는 존재란다 "

" 어둠과 침묵 앞에서는 모든 게 명확해지거든. 

 그리고 모든 게 무자비해지는 거야.

밤은 우리에게 죽음을 준비해 주고 있어.

아주 조금씩. 매일 밤. 아주 조금씩"

6년간 정신 병동에 갇혀있던 막심 에노는 피에 굶주려있는 상태였다. 그는 자신 아닌 그 누군가로 ( 버스 기사 혹은 레크리에이션 강사 )로 위장한 채 양 떼처럼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 사이에 섞여있다. 마침내 그의 소재가 경찰에게 파악되고 그를 정신병원에 처넣었던 얀 뒤몽티에 반장이 달려오지만 아이들을 살릴 수 있을 시간이 과연 있을까?

하루 사이에 발생한 짧은 이야기를 시시각각으로 묘사하여 급박하고 긴장된 상황이 잘 표현된 두 번째 이야기 < 사랑스러운 공포 >. 마치 곧 잡아먹힐 양 떼들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늑대의 중얼거림과 혼잣말 때문에 극적 긴장감은 더해진다. 특히 그가 이미 아이까지 죽여본 잔인한 살인범이라는 사실은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기도를 하게끔 만든다. 제발 아무도 다치지 말기를....

카린 지아벨의 2편의 짧은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 < 게임 마스터 >. 그녀는 < 유의미한 살인 >이라는 소설로 많은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답게 짧지만 탄탄한 구성과 놀라운 반전이 담긴 이야기로 독자들을 놀라게 만든다. 심리 스릴러 작가답게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심리 변화를 자세하게 묘사한 점도 돋보인다. 그들의 심리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꽤 쫄깃한 재미를 준다. 이 여름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게 만드는 좋은 단편집을 한 권 읽은 것 같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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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기억하는 - 어른이 추억 명작선
한지은 지음 / 보통의나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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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많을 것 같아서 솔깃하네요.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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