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크레용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8
조 신타 글 그림, 정근 옮김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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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 처음 그림그리기 시작할 때쯤 보여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자꾸만 하고싶은 크레파스로 그림그리기를 코끼리도 하고 있으니 동지를 만난 기분인 듯 합니다. 그것도 아주 잘 된 모양있는 그림이 아니라 쓱쓱 문지른 듯한 그림이라서 더욱 친근한가 봅니다.

거기다가 그림을 해석(?)해줘야 알아보는 엄마보다 먼저 알고 뛰어들며 반응하는 동물친구들이 더욱 좋은지도 모르겠지요. 사물에 색을 사실 그대로 대입하며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만 친숙한 크레파스 터치로 색깔인지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데나 그리다가 한번쯤은 야단맞은 경험이 있을 아이들이라 코끼리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지요. 코끼리는 남은 크레용을 들고 도망가서도 그림 그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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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킁킁" 비룡소의 그림동화 39
루스 크라우스 글, 마크 사이먼트 그림, 고진하 옮김 / 비룡소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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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의 모습이 하얀 눈이불에 포근하게 감쌓여 있기라도 하듯 배경을 흑백으로만 표현해 고요한 하얀 눈밭을 더욱 실감나게 합니다. 자고있던 동물들이 하나 둘 부스스 눈을 뜨기 시작하고 코를 킁킁 거리더니 모두모두 봄을 찾아 뛰어갑니다. 어떤 냄새 때문인지 아이는 몹시 궁금한가봅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한 곳을 향해 달려가는데 그 곳에 놀랍게도 작지만 선명한 노란꽃이 피어있습니다.

추운겨울동안 바깥놀이를 잘 하지 못하다가 온몸이 근질근질 봄을 빨리 찾고싶은 저와 아이의 마음 같습니다. 봄이 오는 문턱에서 읽어주면 좋겠지요... 첫눈에 반하는 아름답고 화려한 그림책도 좋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더 잘 보는 가끔은 신선함을 주는 책이라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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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사토 와키코 글.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199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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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도깨비에 관심을 가질 때라 어떤 도깨비얘긴지 궁금하더군요. 그런데 도깨비보다 엄마모습에서 더 생각이 많아졌답니다. 표지그림에 팔 걷어붙이고 수돗가에서 땀을 흘리며 빨래를 하고 있는 모습에서 친정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물론이고 나중에 세탁기가 있는데도 그렇게 손빨래 하기를 좋아하셨더랬습니다.

그땐 그런 줄 알았습니다. 표지를 넘기면 첫 페이지에 '빨래하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엄마가 있었습니다'라고 씌어있는것처럼 생각했었나봅니다. 그 많은 일을 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당연히 그래야 하나보다라고 여겼으니까요. 지금은 편찮으셔서 누워 계시는 엄마모습이 이 책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버랩 됩니다.

아린 마음으로 읽어주다보면 아이는 어느새 키득거리고 있고, 지치지 않는 씩씩한 엄마와 거미줄처럼 얽힌 빨래줄 또 빨래줄을 가득 채운 상상을 초월하는 빨래들로부터 압도당하게 됩니다.

어떤 게 널려있는지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도깨비방망이도 가지고 있지 않은 도깨비가 온갖것 다 널려있는 빨래줄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도깨비방망이를 찾으러 왔다가 빨래줄에 걸렸습니다. 엄마는 그 더러운 도깨비를 주저 없이 빨래통으로 집어넣고 너무나도 깨끗이 빨아버립니다. 눈, 코, 입이 없어질 정도로... 무섭거나 괴팍한 도깨비가 아니라 주변의 친구같은 도깨비라서 친근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씩씩하고 힘찬 엄마를 보며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힘이 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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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1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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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처음그림책으로 샀던 목록중에 있는 책입니다. 손도 빨고 장난감도 입으로 가져가며 탐색을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제목부터 무언가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호기심을 주더군요. 역시 아이는 문이 나올 때마다 똑!똑! 두드리며 문을 열 듯 페이지를 넘기고, 방안도 구경하고 또 원숭이처럼 자꾸 던지기도 했지요. 각 방에는 아이와의 일상를 보듯이 하루동안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말을 조금씩 할 수있게 되면 아이에게 문을 열고 누가 무엇을 하는지 말해 보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좀 아쉬운 건 빨간 문과 노란 문의 색상이 나중에는 아이가 갸우뚱할 정도로 뚜렷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아이는 문 두드려보는 재미로 한동안 잘 보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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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곰 코듀로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17
돈 프리먼 지음,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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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주는 사람이나 듣는 아이나 차분해지며 조용히 읽게되는 책이 있는데 코듀로이가 그렇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장난감과는 얘기도 하고 먹을 때도 입에 대어주며 먹어보라고도 하는데 그런 심리를 잔잔히 그리고 있다. 심지어 기차를 좋아해 기차놀이를 하면서도 토마스라고 부르며 마치 친구랑 놀고 있는 것처럼 기차들끼리 대화를 나누게 한다. 어떨 땐 엄마도 끌어들이는데 물론 대사를 정해주기도 한다. 왜냐하면 귀엽기도 하고 장난기도 발동해 아이를 중심으로 얘기를 하니까 기차가 주인공인걸 깜박하는 엄마의 대사가 마음에 들지 않나보다...^^

불을 끄면 정말 장난감들이 움직이는 건 아닌지 몹시 궁금한 눈치다. '엄마, 우리가 불을 끄고 자면 장난감들이 막 움직여?'하는 걸 보면.. 불이 꺼진 백화점안에서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이리저리 둘러보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코듀로이.코듀로이의 생각들이 참 재미있다. 메트리스에 붙은 단추를 자기 단추로 착각하고 떼어 내려 잡아당기다 뒤로 넘어지는 장면에서 아이는 웃음을 터트린다.

어른의 눈으로 판단해서 결정을 하는 게 보통인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해야 할 숙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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