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books (Paperback)
J. A. White / Katherine Tegen Books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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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전에 꼭 필요한 스포일러 : 고양이 안 죽음! 


헨젤과 그레텔과 아라비안 나이트의 멋진 현대판 동화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흥미진진한데,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넷플릭스에 영화도 있지만, 책 속의 주인공들이 훨씬 멋지다. 책부터 읽을 것! 책에서는 르노아 (고양이) 치즈 뚱냥이인데, 영화에서는 괴물고양이처럼 나옴. 그래도 좋지만. 


알렉스는 호러매니아다. 호러를 너무 좋아해서 소설, 영화를 섭렵하고 굿즈를 모으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트북스라고 이름 지어준 노트에 호러 소설을 직접 쓴다. 그러나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나이트북스를 다 버리고, 평범한 아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지하로 내려가야하는 엘리베이터는 4층에서 멈추고, 평소보다 어두운 복도로 나간 알렉스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좀비 영화가 들리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쫓아 모르는 집에 들어가기까지 한다. 그리고, 문은 없어지고, 마녀 나타샤 등장! 


이전에 잡혀 있던 야스민은 마녀가 만드는 마법 약물을 위한 정원을 관리한다. 알렉스는 집을 달래기 위해 매일밤 무서운 이야기를 써서 들려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책 안의 책으로 알렉스가 나이트북에 써 두었던 이야기들을 읽게 되는데, 정말 으시시하고 재미있다. 환상특급 같은 이야기들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Top Bunk가 가장 무서웠다. 


마녀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유혹해서 잡는데, 나라면 뭐에 끌릴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알렉스가 라이터스 블럭을 만나 글쓰기 고민하는 부분도 재미있었고, 등장인물들 모두 단순한 캐릭터 없이 복잡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것도 좋았다. 영어 레벨 4-5학년 수준. 오디오북 나레이터는 남자인데, 나타샤 성질 부리는 걸 너무 잘 연기해서 웃겼다. 


2권 Gravebooks 도 나와 있어서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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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Cat in Space Ate Pizza (Hardcover)
맥 바넷 / Katherine Tegen 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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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가 북펀딩한다고 해서 보니, 마침 읽고 있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있었는데, 재미있어서 구매 완료.

쥐 왕(rat king)이 달을 침략해서 달을 뜯어 먹자 달로 인해 지구가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비밀리에 연구되던 고양이가 달로 파견된다. 우주선에는 지구의 모든 음식이 튜브 형태로 들어있고, 고양이가 ‘피자’ 튜브를 먹으려는 순간 위험 신호가 울린다. 그 이후로도 고양이가 피자를 먹으려고 할 때마다 ..

고양이는 몰래 우주선에 탄 발톱깎기 로봇과 달에 착륙해 달의 여왕과 함께 쥐 왕을 물리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달에 있는 여러 나라들과 종족들을 만나게 된다. 어린왕자가 행성들을 오가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2권은 예약판매중.

그림이 몹시 귀엽고, 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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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아리 폴먼 각색 / 흐름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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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에 대해 뜨문뜨문 읽고, 안네의 일기도 어린이 버전으로 읽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더라도, 열 세살 소녀가 쓴 책이 이 정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힘들어하는 10대, 20대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읽는 동안 했다. 비록 일기를 쓴 이는 열 세살에서 열 네살이 되고, 열 다섯살은 맞이하지 못하지만. 


음모론이든, 시절이 암울해서든, 요 며칠 중국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고, 매일 뉴스 보면 나라가 후퇴한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안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큰 부자였다. 전쟁 앞에서 모두 평등하게 힘들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모두 살기 위해 애써야했다. 안가에 숨어 지내며 성격이 제각각인 여덟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그 시간들을 그렇게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면서 죽지 않는 것을 버틴다고 할 수 있다면, 버텨나가는 것이 생생해서 지금 여기를 생각하게 된다. 이년이 안 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망가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고, 결국 그들 여덟 명 중 살아 남은 사람은 안네의 아버지인 오토 프랑크가 유일하다. 마지막을 알고 읽는 안네의 읽기 마지막 장은 씁쓸했다. 이 예민하고, 영민한 소녀가 어른으로 자라지 못하다니. 







그래픽노블이 굉장히 잘 뽑혔고,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봤지만, 구매할 예정이다. 안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서 전자책으로는 사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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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기 안내서 - 더 멀리 나아가려는 당신을 위한 지도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반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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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 잃는 사람, 하지만,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것이 나다. 

솔닛은 <길 잃기 안내서>에서 길을 잘 잃는 사람, 길을 잃지 않거나, 길을 잃지 못하는 사람, 길을 잃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길을 잃는 방법과 왜 길을 잃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솔닛의 안내를 따라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길 잃기를 쫓아가다보면, 세상이 점점 커진다. 지나가는 모든 발자국들이 떠난 자리가 아니라 '떠난 자리가 있는 공간' 으로 채워진다. 그렇게 과거가 채워지고, 앞으로 가야 할 곳, 길을 잃어야 할 곳만큼이 푸르게 넓어진다. 솔닛은 먼 곳을 표현하기 위해 푸름을 가져왔다. 책은 모래밖에 없어서 삭막하다고 생각했던 사막을 생명들로 채우고, 길을 잃기 위해 떠나야 할 곳을 푸름으로 채운다. 모르는 것을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채우고, 길을 잃는 것을 미지의 곳으로 한 발짝 내딛는 용기로 채운다. 


우리는 모두 길을 잃어야 한다는 말은 우리는 모두 미지로 발을 디뎌야 한다는 말이고, 그 과정에서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솔닛이 이렇게까지 거침없이 걷고, 새로운 곳으로 늘 발을 디디고, 앞으로 나아가며 세계를 넓히는 사람인줄 몰랐다. 작가라고 하면, 머릿속에서, 마음 속에서 한계 없이 사고가 뻗어나갈 것 같은데, 솔닛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인 존재의 움직임으로 외부의 세계 또한 넓혀 나간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못하고,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것 치고는 흘러가는 것에는 거부감 없어서, 흘러가지는대로 흘러와서 늘 길을 잃으며 여기까지 왔고, 혹은 길을 무시하며 내키는대로만 내 세계를 넓혀왔던 것 같다. 그렇게 지금은 솔닛이 머물렀던 사막의 오두막처럼, 이 곳 섬의 숲 끄트머리와 맞닿은 집에서 이곳이 영원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솔닛은 사람도 사막도 오두막도 결국 떠났지만, 나는 또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 


솔닛은 떠나고 잃은 빈 자리마저 '빈 자리' 로 채웠지만, 나는 지나온 길에 아무것도 남기고 싶지 않다. 현재와 현재 내가 짊어지고 있는 사랑하는 것들과 더 이상 길 잃지 않고, 풍경이 되고 싶다. 풍경이 되어 적극적으로 길 잃는 이들을 응원하는 것은 괜찮을 것 같다. 나아가서 더 이상 길 잃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잠시의 사막의 오두막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요즘 종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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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헤리치의 말 - 삶이라는 축제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마르타 아르헤리치.올리비에 벨라미 지음, 이세진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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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시리즈는 인물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편이지만, 불호도 좋아한다. 아니, 불호를 좋아한다는 말은 이상하지만, 좋지 않아도 그 좋지 않은 이유조차도 좋게 만드는 그런 솔직함 혹은 하찮음 (이런거 하나도 안 궁금한데, 이런것까지 내가 알아야 해? 싶은) 도 다른 곳에서 읽기 힘든 것들이라 좋아한다. 워낙에 인물이 궁금하거나 좋아서 읽게 되는거니깐, 사소한 점을 읽는 것도 싫지 않은 것. 작품에서 알게 되거나 그 외 미디어에서 알게 되어 상상했던 모습과 다른 의외의 모습들을 알게 된다. 잘 아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도 새로운 모습들을 볼 수 있으니, 이 시리즈의 호도 불호도 나에게는 다 남는 것이 있다. 


아르헤리치의 인터뷰와 그가 직접 쓴 단상들 (단상들 덕분에 더 알찬 책이었다) 

그처럼 재능 있고, 어릴적부터 영재로 인정 받고, 커리어를 노년까지 이어간 역사에 남을 예술가의 말들은 의외여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 나는 나에게 정말로 관심이 없어요. 나 자신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남들의 일에 열광하고, 그게 행복해요. 평생 연주를 많이도 했는데 즐거웠던 적은 없어요. 이제 내가 관심 두는 일을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고 독주는 내가 우선시하는 일이 아니죠. 난 이제 젊지 않아요. 나 좋은 대로 하고 살 권리가 있다고요. 사람들은 내가 괜히 그러는 거다. 애를 태우려고 그런다, 하지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27) " 


중간에 피아노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그래도 외국어를 여러 개 하니깐, 취업은 할 수 있겠지. 라는 글을 봤을 때 눈을 의심했다. 미국에 더 있고 싶었는데, 비자가 나오지 않아서 유럽으로 돌아갔다는 부분도. 


그가 싫어하거나 관심 없는 것들도 그가 좋아하는 것들과 바라는 것들도 의외였다. 


" 내 방식은 원래 늘 그래요. 그래서 과거의 업적으로 찬사를 듣거나 상을 받는 건 별로예요.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어떠어떠하다는 얘기도 별로고. 그건 다 지난 일이고 난 삶의 의미가 발견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 더는 ..... 삶이 남지 않은 그 순간까지, 항상. (58) " 


그가 음악가와 음악에 빠져 있는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피아노 연주는 잘 모르지만, 이런 글들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이란건 정말 대단하구나 읽는 내내 생각했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가는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 시대정신을 표현하려고 하는 사람, 자기 시대를 좀 앞서가려고 하는 사람이다.예술적 수단으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사람. 


그가 이야기했던 자신의 모습과는 좀 다르지만, 그가 높게 평가하는 예술가들 (레너드 번스타인과 같은) 의 시대정신과 시대를 앞서 가고, 봉사 하고, 어린이들과 대중에 음악을 알리는 모습을 높게 사고 있다. 


자서전을 쓰기도 했다는 올리비에 벨라미라는 기자, 작가, 인터뷰어의 감정이 드러나는 글은 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여서 아르헤리치에게 이런 말을 끌어냈다고 생각한다면, 넘어갈만 하다. 자서전도 번역되어 나와 있어서 빌리려다 그 옆에 있는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들을 빌려왔다. (전자책으로 이미 있지만) 


아르헤리치의 말을 읽는 비오는 오전 내내 아르헤리치의 슈만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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