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도서관에 희망도서 도착했다. 도서관마다 다른걸로 알고 있는데, 몇 권까지 신청할 수 있는지, 얼마나 자주 신청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 되는데, 안 물어보고 버티길 열달.. 올해 들어 두번째로 받았다. 리브로피아에서 신착도서 검색해서 보곤 하는데, 뭔가 에러나서 그제부터 신착도서가 2021권씩 뜨고 있다. (백권대로 뜨는 것이 정상) 어젯밤에는 이천권 다 보고 읽고 싶은 책들 메모해두었다. 이쯤이야. 훗.

 

희망도서 도착하고, 읽고 싶은 책들이 늘어가고, 책을 읽어야 하는데, 못 읽는 시름이 더 깊어졌다.

바빠져서 생각이 없어지고, 동시에 생각이 많아졌다. 너무 바쁠 때는 눈깜짝 하면 점심시간이고, 눈깜짝 하면 저녁시간이라 생각이 없어지고, 한가할 때 소중히 돌보던 일상에 균열이 가서 생각이 많아진다. 소중히 돌보던 일상이래봤자, 이제 겨우 1년차 모종이라서,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이 없으면, 금새 약해진다고. 다행인건, 채소와 과일을 꾸준히 먹고, 하루 걸러 도서관에 가는 일상은 아무리 바빠도 유지되고 있다는 것. 책은 전자책 이벤트때나 한 번씩 적립금 모아서 사고, 종이책 사는 것은 초신중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책에 대한 가장 열렬한 사랑의 표현은 무엇인가.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 신청한다. 빌려서 읽는다. 전자책을 산다. 종이책을 산다. 읽고 또 읽는다.

 

사실 읽고 또 읽지는 못하고, 빌리고 또 빌리고 있다. 그러다 전자책 사고, 또 종이책 빌리다가, 종이책 사고.

여기서 중요한건 '읽지는 못하고' 있고.

 

알바도 여름이 시즌, 알고보니, 이 동네도 여름 시즌 벌어서 일년 먹고 사는 그런 관광지. 몰랐던건 아니지만, 새삼. 1년 겪어 보니 몸으로 느껴진다. 정원도 봄 여름이 시즌. 정원의 시즌이 먼저 오고, 알바 시즌이 그 다음이다.(둘 다 5월부터 엄청 바빠지긴 했고) 두번째 해이니,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보인다. 애매한 규모에 일하는 인원도 정해져있는데, (아빠, 엄마, 나) 모두 다 투잡이야. 겨울의 한가함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여름에 절실히 느끼고 있고, 나는 안그래도 좋아했던 겨울을 더 좋아하게 생겼다.

 

바쁜 것과 책 읽는건 또 크게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책 읽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빠본 적은 한번도 없다. 지금이야 오전 알바 하고, 오후 정원일 하고 한가해 보이겠지만, 엄청엄청 바쁜 일도 많이 많이 해봤고, 그 때도 책은 꾸준히 많이 읽었지.  

 

책 읽는 것만큼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일이 어디있다고.

 

나한테 딱 맞는 좋은 책을 잘 고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을 궁리중이다. 잘 골라서 잘 읽는 습관까지도.

습관맹신자.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지속이다. 재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거듭한 끝에 만들어진다. '노력'은 '습관'이 생기면 지속할 수 있다. "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이 물리적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인정하지 않는다. 책 잘 고르니깐, 좋은 책들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읽어야할 책들이 쌓인다. 머리를 쥐뜯는다. 그리고 또 읽을 책들을 계속 모은다. 그나마 다행인건, 물리적으로 눈에 보이게 쌓이는건 아니고, 전자책으로, 도서관 대출목록으로 쌓이고 있다는 것.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적이 없는데, 이제 드디어 정말 읽을 좋은 책들을 고르고, 읽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까. 쳐낼 것이 많을 것 같다. 왜 나는 해럴드 블룸처럼 자기 전에 하루에 서너권씩 못 읽어... 이 것도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누가 말해주길, 나이 들어서 집중력 떨어져서.. 아! 그렇군, 답을 찾은 기쁨과 새로 깨닫게 된 노화 증거 인지. 그리고, <책읽는 뇌> 매리언 울프의 신간 <다시 책으로>에서 보면 디지털 정보에 익숙해져서 책읽는 뇌가 쇠퇴함? 그것도 한 이유인 것 같고.

 

요즘의 책읽기는 나의 확장같은 기분이 든다. 책 읽는만큼 뇌세포가 막 새로운 배선 깔고 열일하는 느낌이다. 그렇게 또 책을 찾아 읽고 또 읽고. 10대때 읽는 족족 스폰지같이 빨아들이던 감수성과는 다르겠지만, 읽는 것들이 굉장히 와닿고, 막 얘기하고 싶고, 그렇게 하루에 책 5페이지 읽는 것이 목표인 비혼이웃은 내 덕분에 수십년 읽을 책 리스트 쌓아가고 있다고 한다.

 

꾸준히 뭔가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작심삼일이라면, 삼일에 한 번씩 시작하지 뭐!라고 큰소리 치지만, 비겁한 변명입니다.

오늘 읽은 책에서 배민 사장이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누군가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할 수 있냐고 묻자, 매일 달력의 날짜에 엑스표를 백일동안 해보십시오. 라고 했다고. 그걸 해내는 사람도 많지 않다고 한다. 나만 어려운게 아니겠지.

매일 글을 써보겠어. 라고 얘기는 못했지만 (내가 나를 못 믿음) 진짜 딱 3일 썼었네. 뭐, 또 시작해보지요. 오늘부터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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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서관은 ㄷ도서관이었다. Y와 도서관에서 데이트를 하곤 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좋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희미해졌지만, 도서관만은 생생하다. 

 

도서관은 '책'이 있는 '장소'다. 도서관의 기억들은 책을 찾고, 책을 빌리고, 책을 읽는 기억에 한정되지 않고, 도서관에서의 봄, 도서관에서의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의 기억을 포함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서관은 지금 나의 작은 도서관이다. 가장 좋아하는 도서관이 두개면 안되나? ㄷ 도서관에는 데이트할 때나 갔었다면, (아니면, 그 멀리까지 갈 일이 없었음) 지금 나의 작은 도서관은 집에서 걸어 십분이 안 걸리는 곳에 있다. 집, 알바, 도서관, 정원 거의 매일 가는 곳들이 다 걸어 십분 이내에 있다.

 

이전 이십년에 비하면 지금은 책을 거의 사지 않는다. 예전의 내가 책을 사는 행위는 뭐랄까, 정말 뭐랄까, 읽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책과 나는 가족과 나만큼이나 깊고 여러겹의 감정들이 쌓여 있어서, 지금 뭐라고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힘들지만, 생각할수록 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세상 누구도 한 생에 그렇게 많은 책을 읽을 수는 없거든. 지금이라고 딱히 나아진건 아니다. 책은 거의 사지 않지만, 도서관을 정말 부지런히 이용한다. 그리고, 다 못 읽는다. 아이고.

 

시골로 이사간 책 좋아하는 사람이 베스트셀러만 있던 시골 도서관에 독립서점에 나올법한 책들을 계속 신청해서, 독립서점같은 힙한 책리스트가 꽉 찬 도서관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 있다. 육지의 큰 도서관에서는 좀 있기 힘든일일거라고 생각하는데, 시골에서는 가능하지. 내 작은 도서관은 여성학 도서관이 되고 있다.

 

희망도서 신청이 계속 된다. 책이 들어오는건 두 달에 한 번인지, 석달에 한 번인지. 여튼, 읽고 싶은 책들이 있을때마다 도서관 검색을 먼저 해본다. 신간 말고도 좋다는 책들을 부지런히 빌리고 있다. 책검색해서 도서관에 있을 때마다 (보통 도시 도서관에서 검색하면 다 있는데, 여기는 있으면 반가운 수준이고, 그 수준도 내가 읽을 수 있는 양보다는 훨씬 많다) 굉장히 기쁘다.

 

미니멀책들에 나올법한 이야기, 마트를 내 팬트리처럼 이용할 것, 도서관을 내 서재처럼 이용할 것. 둘 다 가능.

 

도서관 가는 길에 풀과 나무들 구경하며, 계절을 느끼는 것도 좋고, 도서관 안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을 느끼는 것도 좋다.

책과 책을 읽는 공간과 그 공간을 둘러싼 시간이 있는 곳. 그러고보면, 책을 늘 사서 읽고, 도서관은 가지 않던 내가 이렇게 도서관에 익숙하게 된 계기가 된 구애인에게 고마워. 도서관, 정말 나랑 찰떡이고, 사람은 사라져도 도서관과 나는 굳건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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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배신하지 않는 애인을 원하시나요?

런데이를 사귀세요. 꾸준한 달리기는 절대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오야오야. 힘들어 다리 질질 끌면서 웃었네.

런데이를 다시 시작한지 이주차, 이제 한 번만 더 하면 3주차로 들어간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풀을 뽑기 시작했다. 풀은 작년 제주 온 이후로 계속 뽑았지만, 계속 뽑아야 하고, 계속 답 없고, 계속 절대 끝나지 않는 시시포스의 형벌이었는데, 어느 순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13개월만에! 그리고, 제주 내려와 처음으로 깨끗한 밭, 잡초프리밭을 목도하고,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시작하고, 강기사가 대부분 하고, 내가 마무리했다. 그나마 할만한 밭이긴 했는데, 성취감 중요. 핑계대지 않기 중요. 그냥 하기 중요.

 

루리루리님이 주4-5회 마감 치르며 힘들 때 울며 옮겨 적었다는 글, 메모해두었던 거 찾아봤다

- 일처리가 빠른 사람이 완성도도 높다.

- 비즈니스에서는 모든 일에 100점을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시작 전 목표 점수 파악. 업무에 요구되는 점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실력)

- 마감이 곧 나의 평판이다.

- 일의 프로세스

작업순서와 소요시간부터 파악

(1)최종 목표 확인

(2)작업 세분화

(3)작업시간 예상

(4)가장 오래 걸리는 작업을 중심으로 플래닝

(5)각 작업의 의존관계 판단

(6)작업 순서 정하기

 

 

  위의 인용은 <일이 빠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할까> 이고, 도서관에 있고, 대출중이어서 예약 걸어두었다.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 이북 있는 것 들으면서 풀을 뽑았다.

 

풀을 뽑는 일을 하기 위해 고른 책들이 굉장히 비즈니스 서적이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모든 답은 책에 있다고 믿고, 모든 충고와 조언은 어떻게하면 풀을 잘 뽑을까.에 있었던 나는 맘속으로 무릎을 치며 책을 들었다. I listen the book (이상한 말이군)

 

그 전에는 밭의 크기를 발걸음으로 재어서 메모했다. 13개월만에..

도저히 끝낼 수 없었던 것 같은 일이 끝낼 수 있는 일이 되었다.

 

 

그 전에 알바하는 곳 과수원부자 언니와의 이야기도 도움되었다. 풀뽑는 일, 제주에서는 검질맨다고 하지요, 의 고충에 대해 토로하며 맥모골 마시며 나와 아침을 시작하는 언니다. 몸에 안 좋아서 맥모골 조금만 마셔야 해서 두 잔 타서 나 1.5 주고, 언니는 0.5 먹음. 이 언니가 타주는 맥모골이 진짜 최고로 맛있다. 아니, 그러니깐, 맥모골이 아니라, 검질. 풀뽑기. 내 자근 밭과는 비교도 안되는 큰 땅에서 과수원을 하는 언니는 남편이랑 둘이서 열흘 꼬박 매서 완전 씨를 말렸고, 그 이후로는 그만치 시간 안걸린다고. 둘이서 하루 최소 여덟시간은 했겠지? 그럼, 160시간이다. 하루에 두시간 이상 풀뽑기 힘든 형편이라 풀 뽑다 가을되고 겨울될 판이지만, 해야할 양과 시간이 구체적으로 눈에 들어오니,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강기사가 대부분 뽑아놓은 밭이라 2시간 정도 해서 끝낼 수 있었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고,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왔고, 바람이 불었고, 해가 나서 풀 뽑는데 엉덩이가 뜨거웠고! 진짜 제주 날씨, 하나만 해라, 하나만. 잉? 싶었지만, 눈 앞에 커다란 무지개가 있었으니, 뭐 어때 하는 마음 되어 열심히 풀 뽑았다. 밭 작은거 하나 오늘 또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진 날씨에 비, 땀, 흙 범벅되었고, 다리 후들거렸지만, 달리기 하는 날이라 달리기 했다. 런데이랑 사귀는데, 힘 좀 들다고, 비 좀 온다고, 바람 좀 분다고 데이트를 빼먹을 수는 없지. 바닷가 가기도 전에 러닝머신각이라 (달려도 앞으로 안 나감. 바람 때문에. 과장 1도 안 보탬. 강남대로 스타벅스 문짝 정도의 문짝은 바람에 뿌서져서 바람 불면 사용불가 된다니께. 자주.

 

여튼, 그런 이유로 해변에 안 나가고, 벚꽃길 달렸다. 30분 채울 수 있을까? 달리면서는 과연 집에 걸어갈 수 있을까? 싶었지만, 내 몸을 너무 과소평가했고, 집에 와서 김치전 부쳐먹고 잘 잤다.

 

본격 밭일하는 시즌 되면, 잠도 잘 자고, 어제 11시에 자서 4시반까지 푹 잤다. 오늘 쉬는 날이라 내가 좋아하는 시간 여유롭게 책도 읽고, 아침루틴 (냥장실, 환기, 세수, 양치, 커피) 도 하고, 이렇게 글도 쓸 수 있네.

 

아침은 면발의 신 카라이 탄탄멘이다. 행사해서 990원 주고 샀는데, 맛있어. 국물하고 면이 맛있고, 건더기는 별로라 민찌 볶고 대파 썰고, 고사리 따온거 넣어서 먹을거다.

 

아, 잡초 뽑으면서 먹을 수 있는 잡초? 달래도 잔뜩 뽑았다. 마트에서 파는거만치 예쁘지는 않지만, 달래 철에도 비싼데, 달래장도 만들고, 된장국도 끓이고, 비빔밥에도 넣어먹어야지.  

 

 

 와.. 방금 사진 넣으려다가 위에 글 다 날아가서 모든 의욕 다 던져버리고, 심한욕 나올뻔 했으나, 임시저장 되어 있었다.

 

 

 

 

 

 

 

 

 

이거 열배 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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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4-24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개 진짜 멋진데 딱 그만큼 달래가 이쁘네요. 이렇게 예쁘고 초록초록한 것이 맛있기까지 하다니... ㅎㅎㅎㅎㅎㅎㅎ
하이드님 풀뽑기 엄청 응원합니다!!
무척 고된 일일텐데 하이드님 문장에서는 파이팅이 느껴져요!
오늘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하이드 2019-05-10 07:52   좋아요 0 | URL
이 무지개 보고 다다음날인가 대박 사고 나고 그 때부터 쭉 아파서.진짜 지금 보니 꿈같네요. 풀도 계속 못 뽑고 엉엉

오늘부터 또 열심히 풀을 뽑겠습니다. 힘!

로제트50 2019-04-24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즈니스 메모는 제게도 도움되네요.
앞으로도 관련 메모 공유해요~~^^*
오늘은 편하게 줄겁게 보내세요!

하이드 2019-05-10 07:51   좋아요 1 | URL
메모해두었는데, 필요할 때가 오지요. 저게 필요할 때가 막 좋은 때는 아닌것 같지만요. 편안한 주말 되세요!

비연 2019-04-24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글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이 상쾌하네요~

하이드 2019-05-10 07:48   좋아요 0 | URL
앞으로 매일 하루 시작 상쾌하게!

2019-04-24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10 0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9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9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코리 2019-05-1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메일 드렸습니다. 메일이 늦어서 죄송 합니다. ^^;;
 

맨날 생각만하다 하자. 하고 오늘은 드디어 페이퍼를 쓴다.

 

"시작하지 않으면 의욕이 나지 않는다. 뇌의 측좌핵 nucleus accumbens이 활동하면 의욕이 생기는데, 측좌핵은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으면 활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무언가를 하기 시작하면 의욕이 생긴다. 이 프로세스를 '작동흥분이론work excitement theory' 이라고 한다. 헬스장에 가는 일은 어렵지만, 일단 가서 시작하면 뇌는 의욕을 만들어내 운동하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다.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中

 

 

 

 

 

 

 

 

 

서재에 무슨 글을 쓸까.를 매일 생각했다. 3월에 많은 일이 있었고, 그러고보니, 작년 3월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제주 내려온 첫 달이었던 3월, 영등할망이 다녀가느라 강풍과 비로 제주의 땅과 바다와 그 안의 생명들을 씻고 흔드는 3월. 이런 바람이 이렇게 자주 있나. 제주에 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3월.

 

3월은 나의 다른 모든 3월들과 마찬가지로 지나갔고, 4월도 어느새 벌써 반이 훌쩍 지나갔다. 처음으로 목돈을 모아 연세라는 것을 내보기도 했고, 코비가 아파서 하루 휴무 바꿔 당일치기로 육지에 다녀오기도 했고, 십여년만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암 양성이라는 전화를 받아 얼떨떨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한 달이 되기도 했다. 밥솥을 샀고, 식물들을 샀다. 4월이 되고, 당근에서 밥솥을 팔았고, 식물들에는 물을 주고 있다. 3월을 수습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를 쓰려고 했더라, 책 한권을 찾고 싶어서 과거의 리뷰들을 훑어보았다.

'노래는 추억을 실은 마차~ ' 라는 글귀를 본 적 있다. 노래만이 아니라, 책도 그렇구나. 그 책을 읽었을 시절의 내가 적나라하게 거기 있어서 좀 웃고, 좀 부끄럽고, 그러다가 쓰려던 이야기가 몽땅 흩어져버리고 말았다. 십년 후의 나를 웃기기 위해서라도 리뷰 열심히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 무슨 이야기 쓸지 몰라서 요즘 내가 즐겨 쓰는 앱들 추천하려고 했었지.

 

3월에 무너졌던 나를 일으켜 세워준 앱들이다!

 

1. 포레스트 (시간관리, 집중 )

나무 심는 동안 핸드폰 보면 나무 죽음. 보통 10분에서 25분 정도로 맞춰두고, 나무 심는다.

도서관 부지런히 다니는데, 왜 이렇게 책 진도가 안 나갈까, 책 더 읽고 싶다. 생각하다가 포레스트 다시 시작했는데,

내가 그 동안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었다는 것을 아주 자알 알겠고, 책 진도 팍팍 나감.

 

2. 하비티카 (to do list, 습관 만들기, 실행)

요즘 가장 유념하고 있는 것은 '습관' 이다.

 

모든 것은 습관에서 시작. 습관 책 추천

 

 

 

 

 

 

 

 

3. 런데이, NRC (달리기)

얼마전에 오래 매달리기 이야기가 나와서 어제 오랜만에 철봉에 매달려봤는데, 손바닥에 불이 나서 10초 겨우 버텼다.

다 살쪄도 손목만 살 안쪄! (분노) 이 연약한 팔로 (팔뚝은 안 연약함) 이 육중한 몸을 버티려니, 매달릴 수가 없다!

농담이고, 아니, 사실이고, 요령이 필요할 것 같은데, 손바닥으로만 지탱하려니 안 되는듯. 요령 찾을 때까지 나는 철봉에 대롱대롱. 첫번째 목표는 1분이다. 한 삼십년 전에 했다고. 1분 매달리기. 달리기는 런데이로 2주 정도 했었는데, 다시 시작.

 

10키로에서 시작해서 하프, 풀코스까지 연습할거다. 달릴맛 나는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가끔(아니 자주) 바람이 세서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거 같은 (정확히 바로 그 느낌) 달려도 앞으로 안 나가지는, 그런 동네이기도 하지만.

 

4. 밥타임

니가 요리를 해? 니가 요리를 하다니! 네, 제가 요리를 합니다. 안 하니깐 못하죠. 한식은 잘 안 하는게, 밑반찬 잘 안 먹고, 밥 잘 안 먹고, 국, 찌개 한 번 하면 족히 3일은 내내 먹어야 해서 그냥 한끼 식사 정도지만, 하루에 한 끼 정도 집에서 먹지만, 재료를 사서 뭔가를 잘 만들어 먹고 있고, '밥타임'은 냉장고 관리, 식단 관리, 장보기 관리에 무척 좋고 편하고, 세상 좋아졌다 싶은 앱입니다.

 

하비티카에 '뭔가를 쓰거나, 일본어 공부' 항목이 있는데, 이거 맨날 빼먹어서 피 깎임. 오늘은 체크할 수 있겠다.

뭐라도 썼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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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9-04-17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 양성... 이건 별탈 없다는 얘기죠? 하이드님. 건강한 4월 되시길..
저도 밥타임이라는 앱 보고 가끔 요리(?)를 하는데 꽤나 도움이 되는 앱 맞는 것 같습니다~

하이드 2019-04-21 19:40   좋아요 0 | URL
네, 괜찮습니다. 건강이 최고지요. 약국도 잘 안 가는데, 올해는 1월부터 내내 병원 투어에요. 고양이도 사람도.
제가 요리를 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는게 신기하고,, 좋아요.

2019-04-17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21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9-04-17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무탈하시지요?
저는 올해 운전배우기가 목록에 있는데 ‘무섭고 막 여자 무시하는 운전학원‘ 괴담을 너무 들었더니 겁먹고 못가고 있어요.
이 글 읽으니 저도 오늘 오후엔 동네에 나가 좀 달려야겠네요.

하이드 2019-04-21 19:52   좋아요 0 | URL
저는 트럭 운전하는 제주 여자들 너무 멋져서 저도 1톤 트럭 운전하고 고사리 따러 가는 .. 그런 바람이 있지만 ㅎ 올해는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기약해봅니다. 차 사는 것이 계획에서 빠져서 그닥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었어요.

무탈합니다! 알바하고, 정원 가서 일하고, 달리기 하고, 일본어 공부하고,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어요.

로제트50 2019-04-17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하이드님 여러 일들이 있었군요~ 침착하게 씩씩하게 견디신 거죠? 저도 나이탓인지 늘
피로에 찌들어 있어요. 일어는 문자
암기가 안돼 거의 포기, 영어읽기와
독일어 공부시작했어요^^;;
이쪽도 어렵네요. 얼마전부터 장미
키우기 시작했어요.
봉오리가 늦게 열리고 꽃은 오래 가더군요. 수국은 작년에 개화한 거
베란다에 방치했더니 허옇게 변해서
꽃뭉치 싹둑 잘랐고 옆에 검은 알갱이가 씨가 아닐까해서 물은 주고 있어요. 실패죠?^^ 다른 꽃대가 있는 건 (얜 같은 베란다인데 바람을 안 맞는 자리여서 그런지 파릇해요^^*)
넘 길게 자라서 가지치기 할까 하다가 그냥 냅두고 있어요.
인테넷 몰이 없어졌나요? 안보여서요...암튼 5월을 기대해보자구요♡~~

하이드 2019-04-21 19:55   좋아요 0 | URL
저는 늘 씩씩하지요. 겨울동안 쌓인 피로 없었는데, 여름 되어가니, 슬슬 쌓이네요.
독어..도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 합니다. 올해는 일본어 공부 하는데까지 해볼거에요.

수국이 진짜 죽었나 싶어도 또 싹 나고 그러던데, 지금까지 싹 안 나면, 초록별로 간게 아닐까요. 푸릇한 녀석 잘 키워서 두 분도 만들고, 세 분도 만들면 좋겠어요.

인터넷 몰은 심폴에서 제주수국정원 검색하시면 됩니다. ^^

2019-04-21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21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24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임승수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읽었다.

제목만 수억번 듣던 '자본론' 에 이제라도 발끝이라도 담을 수 있었다. 경제학 하면 머라에 쥐가 날랑말랑한데, 다행히 원숭이보다는 나았는지, 쉽게 읽혔다. 그럼그럼.

 

요 근래 책이 안 읽혀 자괴감 드는 시기가 있었다.

나는 시간도 많고, 일하는 시간은 남들만치이지만, 출퇴근 시간이 제로에 수렴. (걸어 십분 이내)

사교약속 제로에 수렴. 술도 안 마시고. 시간도 많고, 여유도 있는데, 왜 책을 팍팍 못 읽는걸까.

 

이십대 회사 다닐 때 주5일 술 마시던 때에도 한 달에 이삼십권 읽었는데 왜 지금은 시간도 많고, 놀지도 않고, 생활도 단순해서 책읽기 최적인데, 막 해럴드 블룸처럼 하루에 두 세권씩 팍팍. 이 안되냐고. 내가 너무 게으른가. 내가 너무 시간활용을 못하나. 등등 고민했더니, 옆에서 말해주더라. '저도 그래요. 집중력과 지구력이 떨어져서'

 

아! 집중력과 지구력! 나이 들어서! 그렇구나!

책 읽는 것도 책근육 필요하다고 말하곤 했는데, 나이 들면 당연히 이십대만큼 집중도 힘들고,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지구력도 떨어지지.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이라고 한 것은 나이 들어도 늘 수 있는건 '지구력'이라고 들었어서.

 

그래서 나는 책 더 부지런히 읽으려고. 그리고, 이 바로 전에 읽었던 '삶은 계속된다' 같은 책은 정말 며칠이나 걸려 읽었는데, 그럴만 했고,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은 후딱 읽었다.

 

좀 더 읽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든 정도로 만족하고, 자본론 관련 입문서들을 몇 권 더 담아두고, 개념들을 정리해 두었다.

자본론, 마르크스 관련 도서 추천 받습니다! 입문과 곁다리 위주로요.

 

이 책은 강의 형식으로 떠먹여 주는 책인데,  쏙쏙 들어와서 역시 제목만 닳도록 들은 공산당 선언도 읽어볼 예정이고,

내가 정말 좋아했던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도 지금 여기서 다시 읽으면 다른 느낌일 것 같아 재독이 기대된다. 이 책은 내일이라도 당장 빌릴 것.

 

여성학책 읽으며, 다양한 글쓰기들을 접하고, 뇌에 다양한 글쓰기 읽는 법 길 내고 새기기 위해 열심열심인데,

이 책은 교과서 같은 글쓰기이다. 목차가 다 말하고 있는 책.

 

1강 자본론 왜 공부해야 하죠?

자본론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다룬 책이 아닙니다 '자본주의'라는 사회시스템을 분석한 책이죠.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들을 보며 그 원인을 찾아보자. 자본주의 사회는 노예제 사회, 봉건제 사회와 같은 착취 사회임을 다음 강의에서 증명!

 

2강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든다.

'상품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있다. 사용가치는 상품이 쓸모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교환가치는 상품이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의 교환비율은 해당 상품을 만드는 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 '상품의 가치는 노동이 창출한다'

 

 

이 부분에서 얼마전에 좋다고 추천 받은 EBS 다큐가 생각났다.  

 

"가장 발달한 복지국가는 북유럽이죠. 북유럽국가들의 별명이 탈 상품 사회입니다. 교육, 대학까지 무료죠. 의료, 보육, 이런 것이 공짜입니다. 공짜니까 탈 상품이죠. 상품에서 벗어난 그런 사회죠. 탈 상품사회니까 목돈이 별로 필요가 없고, 그래서 재테크할 필요도 별로 느끼지 않을 겁니다. 한국은 불안한 사회니까 목돈이 언제 어디서 필요할지 모르거든요"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lvLEsfdTLaJzeSD-O_JNHXmFH2wBawJF

 

이건 지금 안 보면 마냥 미루다 영원히 안 볼 것 같아서 하나씩 보기 시작해야겠다. 오늘 본 어떤 글에서는 미래학자들이 말하길 10년 후에는 인류 대부분이 쓸모없는 .. 잉여인력이 된다고. 근로 시간이 줄고, 돈 없고, 시간 남아도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한다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을 '자본론'이 이어준다. 백오십여년전에 쓰여진 책인데.

 

십년전에 읽었으면 어땠을지 모르겠다. 그 때도 지금과 같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을까? 이 한 권의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얻고, 사상을 뻗어나갔는데, 아마, 십년 전에는 내가 지금과는 완전 다르게 이해했을 것 같다.

 

3강 돈이 지본으로 바뀌었어요

C(상품)- M(돈)- C(상품)

M(화폐)- C(상품)- M'(화폐)

 

M-C-M'-C'-M''-C''-M'''-C'''-M''''.....

 

돈으로 상품을 사고 팔아 이윤을 얻고, 더 많은 상품을 사고 더 많은 이윤을 얻고 더 더 많은 상품을 사고..

'돈이 자신의 크기를 불리는 과정에 들어가 운동하게 됐을 때, 우리는 비로소 돈이 '자본'이 됐다고 한다.'

  

마르크스는 상품의 교환가치는 해당 상품을 만드는 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 이라고 정의.

4강 이윤은 노동자의 빼앗긴 시간에서 나와요

 

M-C(LP,MP)- P- C'- M'

 

C 자본금 (LP노동력, MP생산수단 )

 

노동자의 8시간 노동은 3시간 임금에 대한 노동시간과 5시간 자본가에게 빼앗긴 시간, 온전히 자본가의 이윤을 위해 일한 시간으로 이루어져있고 이것을 잉여노동이라고 부르며, 잉여노동을 통해 창출된 교환가치를 잉여가치라고 부른다.

 

상품의 가치는 불변자본(생산수단), 가변자본(노동자), 잉여가치로 구성됨.

 

5강 왜 회사는 늦게 퇴근하는 것을 좋아할까요?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연장해서 잉여가치의 절대량을 늘리는 행위를 절대적 잉여가치의 창출이라고 함.

자본가는 이윤의 원천인 잉여가치를 더 많이 뽑아내기 위해, 시장에서 다른 자본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동자에게 장시간의 노동을 강요한다.

 

6강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착취당한다고요?

산업혁명 초기 수준의 극심한 노동 착취가 노동법 등으로 규제되자 절대적 잉여가치 창출은 벽에 부딪힘.

그래서.. 상대적 잉여가치를 창출함.

노동시간을 더 늘일 수 없으니, 필요노동시간을 줄임. 3시간의 필요노동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면, 잉여노동이 5시간에서 6시간이 됨.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력이 증가하면 필요노동시간이 줄고 잉여노동시간이 늘어난다.

필요노동시간이 감소하면 노동자의 몫이 줄고 자본가의 몫이 늘어나므로 빈부 격차가 더 극심해짐.

 

기술은 활용하기에 따라 인류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으나 이윤 추구가 궁극적 목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가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음.

 

7강 자발적으로 착취를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고요?

성과급제!

노동강도 강화하고 노동시간 연장되어 이윤율은 같지만 같은 시간과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성과급제를 도입함으로써 자발적 착취를 강화시킴.

 

이런 식으로 14강까지 쭉쭉 읽고 나면 빨갱이가 ㄷ...

아니고, 새로운 시야가 열리는데, 왜 이제야 읽었지. 같은 생각은 안 하려고.

 

 

 

 

 

 

 

 

 

 

 

 

 

 

 

 

 

 

 

 

 

 

 

 

 

 

 

 

  페미니즘 자본축적론이라아 실라 맥그리거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과 성차별, 성폭력'은  읽어봐야겠다. 마르크스 좀 더 읽어볼까. 일단 신발장에 있는 책들.. 신발장이 내려앉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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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2-2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원숭이만도 못한가봐요.예전에 자본론을 읽었는데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ㅜ.ㅜ

하이드 2019-02-22 06:45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ㅎㅎ 이 책이 쉬웠어요. 자본론은 아직 엄두도 안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