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원서 읽기 90분은 계속 되고 있다. 졸고, 서서 읽고, 잠들고, 읽고 자고, 뭐 어떻든 계속 읽고 있고, 

읽은 책들 중에 Ann Braden 의 Opinions and Opossums 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미들그레이드 책들 중에 글쓰기와 책읽기로 아이들의 세상이 넓어지는 이야기를 정말 정말 좋아한다. 

미아 탕에게 글쓰기, 그리고 이 책의 아그네스에게 마야 안젤루가 그렇다. 


책 읽으면서 마야 안젤루에게 과몰입하게 되서 책 사고, 마야 안젤루 찾아보고, 영상 보고 큰 충격 받았다. 

아그네스가 마야 안젤루에게 받게 된 빙하를 깨는듯한 도끼는 나에게는 나만의 빙하를 깨는 도끼로 다가왔겠지만, 

마야 안젤루, 흑인 여자 시인, 새장에 같인 새가 자전적 이야기, 이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영상 보고 놀라 찾아보니, 시인이었고, 댄서였고, 배우였고, 오프라 윈프리의 멘토였다. 폭탄 같은 여자였구나! 


1월에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그 중에 커피 끊기가 있다. 그러니깐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12월에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디카페 마실 때는 참을만 했는데, 어제 디카페 마시는데 머리 깨질 것 같고 몸 쑤시고 목감기도 겹치고 힘들었다. 다음 디카페 마시는 날이 겁날 정도. 알고보니 12월까지는 에쏘 캡슐 45ml 하나씩 먹다가 연말에 행사 하는거 사는 바람에 230ml 캡슐 메일 하나씩 마시다보니 금단증상도 그만큼 쎄게 왔던 것 같다. 

230ml 커피 매일 마시던거 2-3일로 나누어서 마셔보려 한다. 그렇게 조금씩 줄여봐야지. 한번에 확 줄이는건 못하겠어. 

금단현상에 유산소운동이 좋다고 하니 머리 아프기 전에 계단이라도 탈까 싶다. 

내일부터 230ml 2-3일에 마시기, 디카페 마시는 날 계단 오르기 해봐야지. 


Opinions and Opossums 읽으면서 너무 좋았고, 기발했고, 진짜 잘 썼네 싶었고, 가슴 벅차기도 했어서 책 이야기도 풀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우선 마야 안젤루 영상 찾아본 중 가장 좋았던 영상 두 개를 올려본다. 


Still I rise 라이브랑 

인터뷰에서 82세는 핫해요. 완전 짱이에요. 나는 60대가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70대가 되니깐 왓? 왓? 아이 러브 70대! 

80대는 좀 느려질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니었어요!










요즘 계속 미들그레이드 책들만 읽다가 존 스칼지 스타터 빌런 읽고 있는데, 

아, 어른책 이런 느낌이었지. 꿈과 희망도 없는 퉤퉤 



아, 물론 이 책은 진짜 배꼽 빠지게 웃기고, 존 스칼지 고양이 집사라 맘먹고 쓴건지 고양이 이야기가 스토리와 별 상관없이 끊임없이 나와서 넘 좋다. 








이게 원서 읽기 인증 사진인지, 고양이 인증 사진인지 참 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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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4-01-19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pinions and opossums 의 작가가 the benefits of being an octopus의 작가군요.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하이드 2024-01-19 15:50   좋아요 0 | URL
puffin 책만 알고 있었는데, 작가가 동물에 관심이 많군요! 동물과 스토리 어떻게 풀었는지 다른 책들도 궁금해요. 주머니쥐 책은 작년에 ‘올해의 책‘으로 많이 언급되어 샀는데, 짧으면서 임팩트 강한, 역시 올해의 책으로 사람들이 많이 얘기할만하다 싶었습니다. 주머니쥐는 미국 책에 많이 나오는 낯선 동물인데, 이번에 정말 좋아졌어요.

독서괭 2024-01-19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읽기 90분 대단하세요!! 82세 짱이예요, 너무 멋지네요!!
스타터 빌런? 표지가 ㅋㅋㅋㅋㅋㅋㅋ

하이드 2024-01-19 18:10   좋아요 1 | URL
다른 계획 아무것도 못 지키고 저거만 꾸역꾸역 하고 있어요. ㅎㅎ
마야 안젤루 너무 멋지죠! 하루에 하나씩 시도 읽고 싶은데, 미루고 있고요.
 

1월 챌린지로 하고 있는 것은 아침 원서 90분 읽기이다. 


작심한달 가보자고~ 


12월 말부터 시동 걸어서 1월 1일부터 잘 하고 있다. 12월 말부터 책장/책상 이사 하고, 어제는 보일러 교체한다고 베란다를 다 뒤집느라 피곤함의 끝을 달렸지만, 큰 건 이제 얼추 끝나고, 자잔한? 짐정리, 책정리 하면 된다. 자잔한 정리 모여 태산이라고, 태산이긴 하지만, 사부작 사부작 하다보면 되겠지. 여튼 그런 컨디션에 지난달과 이번 달 오전에 일하고, 새벽에 네다섯시 일어나서 책 읽다보니, 정착하느라 수면이 와장창이다. 일어나는건 새벽에 일어나지만, 자는 시간이 막 8시반에 잠 들었다가 2시에 일어나고, 책보다 자다 하다가 4시에 일어나는 식. 차차 자리잡혀 가겠지. 


여튼, 아침에 일어나서 책 읽으니 90분이 아주 빨리 간다. 스마트폰 중독을 좀 고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고, 가장 좋은 해독제는 종이책 읽기가 아닌가 싶다. 


오늘부터는 좀 늘어지더라도 다시 일상으로 하나씩 돌아가려고 투두 리스트에 있던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을 완료했다. 

짝수달 무소비- 홀수달 계획소비를 올해 계획으로 세우고, 작년 12월부터 리허설겸 시작해봤다. 

매달 사는 것들은 얼마나 사야 하는지 감이 좀 잡혔다. 소비를 필수품/생필품, 원하는 것(취미), 있으면 좋은 것(투자) 이렇게 나누어 보려고 한다. 취미는 챌린지 리워드로만 살거고, 있으면 좋은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 

지금 사고 싶은 것 중에서 모니터 받침대와 엘리베이터 독서대. 내 목과 어깨 건강을 위한 투자가 아닐까. 


지난 달에 책 안 사지는 못하고, 덜 샀는데, 보카 관련 책들 살 일 있어서 사는김에? Thesaurus 사전 구매한 것이 

오늘 도착했다. 미아 탕이 샀던 유의어 사전, 나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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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01-0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소러스도 예쁘고 뒤에 책장도 넘 예뻐요😍 영어 공부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시는 하이드님 늘 제게 좋은 자극이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이드 2024-01-04 15:48   좋아요 0 | URL
아마존 중고 주문했는데, 사전이 너무 예뻐버린 ㅎㅎ 영어는 공부이고, 취미이고, 일이고, 쉬는거라서 안 할 수가 없어요. 망고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책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독서괭 2024-01-04 0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의어 사전이 영어공부에 좋다던데! 저도 하나 담아둔지 좀 됐는데 아직 안 샀네요 ㅎㅎ
아침 원서 90분 읽기 화이팅입니다~

하이드 2024-01-04 15:49   좋아요 1 | URL
아침 원서 90분 통으로 읽으니깐, 드디어 진도 나가네요. 요즘 책을 하도 찔끔찔끔 읽었어서요..
유의어 사전 너무 재미있습니다. 영어공부 끝판왕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 내일은 연말 휴가다. 주7일 일하는 사람이라 이틀 쉬는게 대단. 1월 1일도 쉴까 말까 하다가 2시간 정도 일 하는건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도 좋을 것 같아서 일하기로 했다. 다음 주는 매일 두세시간 일할 것 같기도 하고. 


올해는 책을 많이 못 읽었다. 원서와 어린이책을 다른 해보다 많이 읽기 시작했다. 

















그레타 툰베리가 엮은 <기후책>은 내년에 원서로 읽고, 번역본도 다시 읽으면서 글도 많이 써 볼 생각이다. 


필리프 데트머 <면역> 읽을 때는 막 면역 세포 천재 된 것 같았고, 원서는 한 번씩 들춰보는데, 계속 빠르게 까먹고 있어서 ㅎㅎ 관련 책들 읽고, 면역도 다시 읽어볼까 싶다. 


TJR 캐리 소토 읽으면서 와, 글 잘 쓴다, 와, 진짜 잘 쓴다. 와, 와, 하면서 읽었다. 책 다 읽고, 오디오 들었는데, 오디오도 좋았다. 하지만, 울컥 했던 건 책 읽으면서. 


존 클라센의 책들은 그간 그냥저냥 읽었는데, 스컬이 진짜 너무 좋아서, 맘에 콱 박혀서 여러번 읽었다. 크리스마스 신간도 사고, 빠져 있던 책들도 채웠다. 



















말 시리즈는 거의 읽었고, 올해 읽은 말 시리즈 중에서는 <보부아르의 말>이 좋았다.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책이 좋지 않고, 외려 싫어지기도 하더라고. 보부아르는 더 좋아졌다. 


<안네의 일기> 그래픽 노블도 강렬했다. 우울증에 걸린 섬세하고 예민하며 지적인 10대 초반 안네의 심리 묘사가 각별했다. 

올해 그래픽 노블들 좀 보려고 노력한 편인데, 그러니깐, 노력해야 좀 눈에 들어오는 지경이라 아직 잘 못 읽지만, <안네의 일기>는 좋았다. 내가 그래픽 노블을 이제 조금 읽을 수 있게 된건지. 내년 독서 계획에 그래픽 노블 읽기 있다. 


<듄>은 1권만 읽었다. 940페이지던가! 많은지 모르고 술술 읽었다. 어떻게 이런걸 만들어내지! 프랭크 허버트는 신이다. 이러면서 읽음. 


박희정이 웹툰 작가들 인터뷰한 <그리고, 터지다> 웹툰 작가들에 대한 호오는 차치하고, 박희정이라는 글쓴이를 아주 좋아한다. 늘 마음을 흔드는 글을 쓴다. 그가 인터뷰한 작가들의 이야기들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번역본도 읽고, 원서도 .. 낭독 모임에서 번역하면서 읽다가 아주 너무 많이 힘들었는데, ㅎㅎ 정말 좋은 책이었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고, 내용 자체가 힘든 이야기이고, 내년 계획중에 '기후 문해력 높이기' 있는데, 이 책도 다시 읽으면서 참고할 예정이다. 


원서도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은데, 번역하면서 읽기가 힘들었어.. 









 작년에도 Red, White, and the Whole 을 올해의 책으로 꼽았는데, 올해도 벌스 노블 하나 들어갔다. 캐서린 애플게이트의 Odder 마지막에 진짜 엉엉 울고, 이 책 읽고 해달 사랑 폭발해서 인스타에 맨날 해달 영상 뜬다... 


오더 나레이터도 진짜 너무 좋다. 진짜 너무 좋은 나레이터들이 몇 명 있는데 ㅎㅎ 오더 나레이터, 진짜 넘 차분하면서도 귀에 쫘악 쫘악 달라붙고, 오더 목소리 너무 귀여워. 







매년 하는 다짐이지만, 내년에는 책 더 사랑하며 더 열심히 읽어야지. 


내년 목표는 

1. 짝수달 무소비 - 홀수달 계획소비 

2. 나쓰메 소세키 전집 완독

3. 100일 챌린지 - 픽처북, 그래픽 노블, 얼리 챕터북

4. 원서 우리말 책처럼 읽기 - 매일 90분 원서 읽기 

5. 기후 문해력 올리기 - 나와 주변 온 오프 

6. 역사, 과학 분야 개념 잡기 

7. 먼슬리 챌린지 

8. 효율적 공간 완성 - 짐정리


이 외에도 적어둔건 많은데, 일단 위의 여덟 가지를 주로 해나갈 생각이다. 먼슬리 챌린지에는 건강 관련도 많음. 





매일 아침 90분 원서 읽기는 1월의 챌린지 목표고, 원서 우리말처럼 읽게 될 때까지 계속 될 챌린지이다. 

1월부터 시작할거고, 오늘은 밀린... 100일 챌린지 사이언스 리더스를 90여분 읽어봤다. 



42권 남았군. 다 못하면, 1월에 100일 100권 챌린지 두 개 하지 뭐. 


오늘 트위터 보다가, 집에 있는 책 리스트 뽑아서 읽기 도전 하는 분 보고, 아, 나도 집에 있는 책 정리.. 

작년 초에 계획 세우고 405권까지 앱에 적다 말았다. 올해는 더 적어보고 싶고, 노트에 적어보고 싶다. 

해야지. 


쉬는 동안 책장 정리 해야 하는데, ... 해야지. 

책상과 책장이 아주 많아졌다. 하하 의자도. 동생이 다 버리고 갈 기세라서 아니 왜. 나 줘. 하고 다 옮겼어. 

방 4면 중 2면이 책상. (중간에 캣타워 끼워져 있지만) 을 두 방에 얼추 실현. 2면을 꽉 채우지는 못했고, 한 면과 반 면 정도를 직각으로. 완전 좋아. 래봤자 책이나 쌓여 있겠지만, 그게 좋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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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닷 2024-01-01 0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평소의 정원은 리본이 달린 작은 꾸러미에 포장되어 어딘가로 배달되기를 기다리는 어여쁜 선물 같았고, 부영은 그런 연약한 룸메이트에게 '언니스러운'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자기는 제멋대로이면서 정원이 제멋대로 굴다 상처받는 것은 견디지 못했다. 감싸면서 단련시키려 했고 아끼면서 통제했다. 정원이 저거 너무 순진해서, 정원이 쟨 너무 고지식해. 라는 말을 자주 했지만 그러면서도 정원의 순진함과 고지식함을 교정하기보다는 보존하려 했다. 정원만의 스타일을 허물어뜨리지 않으려 했다. 누가 봐도, 있는 그대로 지켜준다, 그런 느낌이었다. (12-13) 


어디로 들어와, 물으면 어디로든 들어와, 대답하는 사슴벌레의 말 속에는, 들어오면 들어오는 거지, 어디로든 들어왔다, 어쩔래? 하는 식의 무서운 강요와 칼같은 차단이 숨어 잇었다. 어떤 필연이든, 아무리 가슴 아픈 필연이라 할지라도 가차없이 직면하고 수용하게 만드는 잔인한 간명이 '든'이라는 한 글자 속에 쐐기처럼 박혀 있었다. (29)




등장인물들의 사정은 같은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 새내기, 아기오리 시절 같은 하숙집에 있었다는 이야기 외에는 간간히 나올 뿐이다. 왜 지금의 파국인지에 대해서는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속시원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 사정이 중요한 건 아닌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현재도 과거도 각각의 안에서 미화되고, 기억되고, 삭제되기 때문에. 다만 그로 인해 남은 찌꺼기, 혹은 추억, 혹은 기억, 혹은 잔상만이 중요하다. 아니, 존재한다. 그리고 그 존재는 때때로 변한다. 사슴벌레식 문답이 뭐뭐하'든' 의 문답이 해석을 달리해간다. 


그나저나 권여선 소설집 첫단편부터 어휴 술냄새.. 


권여선의 또 다른 소설집 '레몬' 을 이전에 살던 동네 맥도날드에서 맥모닝 먹으며 읽다가 펑펑 운 적 있다. 그 안에 '봄 밤'이라는 단편. 왜 눈물이 나는지도 모르게 엉엉 울었는데, 엊그제 트위터에서 누가 그 안에 또 다른 단편 볼 때마다 운다는 이야기를 봤다. 


당시에는 나도 술을 마셨지만, 지금은 술 안 마셔서 다시 읽어도 이유 없는 눈물이 날까? 궁금하긴 하다. 

그 이후로 읽은 술 단편집인지 안주 단편집인지는 노가리 안주던가 굿즈로 왔던 기억 나고, 심상하게 읽었고, 


올 해 소설가들의 소설 1위 한 <각각의 계절>을 읽는 중이다. 근데, 소설가들의 소설 1위는 나하고 늘 안 맞긴 했지. 


이전 소설집 <레몬>은 아마도 팔았고, <레몬>의 영어 번역본을 사두었다. 다른 언어로 읽으면 역시 그 때의 기분은 안 나겠지. 그리 오래전 같지 않은데, 뭐가 많이 변했기도 하고. 


변하지 않은 건 나, 고양이 세 마리. 

변하든 않든, 나, 고양이 세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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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까지 책이사 해야 해서 스트레스 점점 자라고 있는 관계로 잠 앞 뒤의 시간에 비몽사몽 독서다. 

어젯밤인지 오늘 새벽인지 이런 글을 읽었다. '성북구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 서비스 사업' 사업단을 이끈 단장 김진구와의 인터뷰였다. 페미니즘, 노년, 인권, 장애, 소수자 등에 대해 꾸준히 좋은 글을 써주시는 김영옥님의 글이다. 


"대략 5,6회 정도는 방문해야 마무리되는 개조 작업에서 관계 형성의 '과정'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주요 요소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시큰둥하던 노인들은 몸으로 직접 편리함과 안전을 체험할 때 도움의 실질성을 느끼고 놀라워하며 기뻐한다. 이제까지 인지하지 못하던 다른 불편한 것들을 찾아내 고쳐달라고 적극적으로 연락하기도 한다. 김진구는 이것을 교육의 과정이라고 부른다. 무엇이 불편한지, 편한 게 어떤 건지 '모르던' 노인들이 차츰 불편한 것과 편한 것 사이의 차이를 확실히 구별하게 되고, 그 '앎'을 토대로 더 편하고 더 안전한 것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포기하지 않는' 태도, 앉고 눕고 씻고 조리하고 먹는 공간을 계속 '관리'하는 습習과 연관된다." (50) 


김영옥님 글 진짜 좋지? 


1인 가구 여성의 노년에 관해 흉흉한 이야기가 많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돈과 건강이 꼽힌다. 

통계에 따른 합리적인 불안이기도 하고, 수십 년 후에 뭔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비합리적인 불안이기도 하다. 

인간은 십 년 이상의 미래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기도 하고. 


평소 생각하던 것과 겹치는 점들이 있다. 

노년 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은 '나' 인 것 같다. 나의 '습習' 

포기하지 않고 공간을 계속 '관리'하는 습관. 


한계를 둘 때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 위의 가난한 독거 여성 노인들의 예가 거기에 맞는다. 


이 글에서 내가 배운 것은 타인에 의한 교육의 과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공간을 관리 하는 것이다. 

둘 다 내가 못하고 있고,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다. 


사는 내내 기꺼이 스스로 하는 교육, 독학 뿐 아니라 내가 아는 것을 사회에 내보내는 교육과 타인으로부터 받는 교육 또한 적극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는 나 자신의 관리에 더 포커스를 맞춰 왔었다. 이 글을 읽고 '앉고, 눕고, 씻고, 조리하고, 먹는' 공간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내가 있는 공간을 관리하는 것 역시 나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고, 나 자신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머무르는 공간, 내 주변인 집 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내 주변 또한 집과 내가 있는 공간의 주변으로서 관리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생각을 당분간 굴려보려 한다. 


혼자 있는게 좋고, 혼자서 해결하는게 좋아서 외부에 신경 쓰는 것은 말그대로 신경 쓰이는 일이긴 하지만, 

내 주변 공간부터 '관리' 하는 습관을 만들어 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년 가장 큰 목표와도 이어져 있다. 


여성 독거 노인과 남성 독거 노인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 독거노인이라지만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생활 공간의 상태나 집 고쳐주는 청년들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다르다. 할머니들은 독거하고 있지만 집 밖 활동이 많아서 고립이나 외로움에 덜 고통받는다. 몸이 웬만한 할머니들은 복지관과 공원 나들이가 잦고 친구들과 만나 노니는 일도 빈번하다. 몸이 매우 불편한 할머니들은 대문 앞 의자에 앉아 동네 할머니들과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런 분들은 호기심도 마르지 않아 '그게 뭔데? 고치면 어떻게 되는데?' 하고 질문도 많다." 


조금씩 형성된 관계가 일정한 과정을 거쳐 할머니에게 적극성을 부여하게 된다. 


반면에 남성 독거노인들은. 


김진구 단장이 청년들을 이끌고 집을 개조해준 독거노인 대부분은 할머니들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김진구가 경험한 독거 할아버지들은 "나이 든 한국 남성이 열악한 경제 환경에서 어떤 모습이 되기 쉬운가를 다소 극단적인 양태로 보여준다. 이들의 집안 풍경은 '자기 돌봄' 능력이 전무한 사람의 생활 공간이 얼마나 황폐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전시 같다. 그러나 남성 독거노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건 '이 집을 꼭 고쳐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집이 최악의 상태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거주 공간을 개조하는 과정에서 그들과의 소통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건 그들이 개조 자체를 바라보는 태도와 일상을 사는 방식이다. (...) 관계 형성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남성 독거노인들을 가까이 관찰하면서 김진구는 미래의 자기 모습을 앞당겨 보게 되었다. " (59) 


"누구에게든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것이 노인의 일상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집의 내부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고치는 것은 집 밖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집 밖 활동은 사람과의 만남이고 관계다. 혼자 사는 집 안도 그런 의미에서는 이미 '사회적 공간'이다. 경제 조건은 제 맘대로 바꿀 수 없더라도 자기 자신을 돌보고 집을 돌봄으로써 자신과의 관계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말라 비틀어지지 않게 지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62)


"자기 이해에서 출발해 자기와 타인을 돌보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역량이 몸에 밴 습관이 되도록 날마다 실천하고 수행하는 훈련이다. 사회가 신자유주의 체제에 완전히 먹힐 정도로 사회적인 것, 즉 신뢰와 협업, 연대의 연결망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해도 몸에 밴 돌봄 습관이 있으면 버티고 지킬 수 있다."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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