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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베르토씨의 비밀노트 1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김현철 옮김 / 새물결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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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더위, 엿보기, 남자, 여자, 남자와 여자, 젊고 탱탱한 하녀, 여자와 여자, 소년과 새엄마, 그리고 에곤 쉴레...

보험쟁이가 직업이라고 하는 이 남자, 리고베르토의 비밀노트에 있는 것은?
그는 수집가이다. 그림을 수집하고, 장서를 수집한다. 그 외에도 경배하는 아내 루크레시아의 관계이야기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그의 노트에 문구들을 수집한다. 현실과 몽상을 오가는 와중의 그의 구원줄은 '비밀노트'이다. 혼란스러울때 노트를 넘기며 그를 구원해줄 문구들을 찾는다.


루크레시아.
명화속의 여인과 같은 완벽하고 우아한 모습이다.
그녀가 실재하는 인물인지 리고베르토의 상상 속의 인물인지 알 수 없다.

폰치토.
부드러운 곱슬머리, 파란 눈, 이제 막 사춘기가 되어가는 아름다운 몸의 소년.
자신을 에곤쉴레와 동일시한다.

소설이란건 지어낸 이야기. 그런데, 지어낸 것 속에 지어낸 얘기가 나오면, 지금 내가 있는 곳과 책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책 안에서 지어내는 일들과 모든 것이 헷갈려져 버린다.

덥고 습기찬 날씨다. 중남미의 작가들은 정말 독특하다. 더운 날씨의 작가들이다. 의.식.주.성性 의 나라다. 환상과 현실과 자연과 인간이 우리가 보는 세계와 조금은 다른 조합으로 믹스되어 있는 나라다.

그 중에서도 요사의 이 소설은 기가막히게 절묘하다.

리고베르토의 수집품에 대한 집착과 자신을 에곤쉴레와 동일시하는 폰치토의 이야기는 어느새 나를 에곤쉴레의 그림에 빠지게 만든다.

그림과 이야기가 밀접하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에곤쉴레의 그림인지 요사의 글인지 때때로 구분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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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7-3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사 책이 계속 나오려나 보네요^^

moonnight 2005-07-30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읽고 싶네요. 쉴레의 그림도 좋아하는데.. ;;

하이드 2005-07-3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이 책 만만치가 않습니다. 원래 리뷰 제목이 '미치겠다. 야하다' 였어요. 흐흐흐 더운 여름날 허벅지 꼬집으며 읽었어요. 쿨럭.

2005-08-23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to cats
snowcat(권윤주) 글 그림 / 바다출판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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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lover의 이야기.
아마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종은 개를 사랑하는 사람종과는 조금 다른 종일 것이다.
나는 털달린건 무조건 좋아하지만,  고양이는 한번도 키워본 적 없고, 개는 내 기억 속에 언제나 있었다. 현비였다가 슬비였다가 루시였다가 미셸이었다가.. 그러고보면 참 작명센스도 꽝이다.

to cat 의 주인공인 cat의 이름또한 그 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겠다. 나옹이라니...

레오. 우리집 두살박이 시츄. 이름은 밀림의 왕자지만, 부를때는 온갖 사랑을 담아 ( 한껏 코맹맹이 혀짧은 목소리로) 꼬맹아, 레오둥이, 내새끼, 우리아가, 등등등. 나의 레오 사랑을 이야기하자면 책한권이다.

근데, 이 작가 정말 나옹사랑을 책 한권으로 만들어 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개의 맹목적인 사랑을 경배한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고양이의 위엄에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더라.

필설로 표현하기 힘든 사랑. 에피소드들이 있는 만화컷들.
그리고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긴 사진에 가득 나타나 있다.

연애편지 엿본 기분이지만,
맹목적으로 사랑받고 사랑할 존재가 있다는건 정말 행복한 기분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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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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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영국의 어느 작고 아담한  서점에서였다.
유럽 여행기를 찾다가 우연히 그의 여행기를 사게 되었다.

 neither here nor there . 유럽 여행기.
그 책을 읽다가 튜브에서 굴러떨어질뻔한 나는 몇 권 더 샀는데, 친구집에 놔두고 와서 더 많이 읽지는 못했다. 그리고 여기 서울. 동작구. 도서관에서 어느 더운 여름  곰새끼가  삐쭈름히 얼굴 내밀고 있는 빌 브라이슨의 ' 나를 부르는 숲'을 만났다.




지은이는 어느날 문득 에팔래치아 트레일을 종주하기로 마음먹는다.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이 ' 니더 히어 노어 데어' 에서 비둘기똥 에피소드로 이스탄불 어느 후진 호텔에서 날 굴러떨어지게 만들었던 카츠와 함께 에팔래치아 트레일을 종주하는 이야기이다.

에팔래치아 트레일은 에팔라치아 산맥을 따라 3440km 정도의 산길을 걷는 것이다. 참 먼길. 넘어야할 가장 높은 봉우리는 2010m 조금 못미치는 테네시 주의 클링먼스 돔으로 대단히 가공할만한 높이인건 아니지만, , 대체적으로 산들이 높은 편이고 끊임없이 펼쳐진다. 1,500m 가 넘는 봉우리를 350개 넘어야 하고, 적어도 5개월여를 열심히 걷기만 해야 하고, 최소 500만번의 걸음을 내 딛어야 한다. 필요한 모든 짐을 지고. 대략 18kg 가량의.

문득 든 충동으로 이 대단한 여정에 나서는 빌 브라이슨.
이 책은 한마디로 ' 빌 브라이슨의 에팔래치아 트레일기' 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안에는 지질학, 환경학, 삼림학, 유머학( 그런게 있다면),곰학( 역시 그런게 있다면) , 원예학, 동물학, 조류학, 미국 역사 등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역시 자기계발, 멘토링, 우정, 삶, 자연과 인간, 등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은이의 식견을 엿볼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에 나는 환장한다.
게다가. 빌 브라이슨은 정말이지 죽이게 웃긴다.

더운 여름 나는 소파에 드러누워 이 책을 읽다가 몇번이나 눈물을 훔쳐야 했는지 모른다.
만사 무기력한 우라지게 더운 여름. 난 이 책을 읽으며 배를 쥐고 웃느라 허리를 꺾는 대단한 노동을 해야 했다.

이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유익하고 웃기고 가식적이지 않은( 이 부분이 특히 중요. 난 가식적이거나 독자에게 가치관을 강요하는 책들을 혐오한다) 지은이의 경험이 짙게 녹아난 이 책에 완전 반해버렸다.

사실 몇달전에 오디오북으로 다운 받아놨었는데, 이 책을 읽다말고 꺼내어 들어보니 i'm bill bryson 으로 시작한다. 흐음. 생긴것관 달리 상당히 느끼한 목소리이다.



* 사진은 애팔래치아의 대피소들. 대략. 푸르다.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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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7-26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눌렸어요.

책속에 책 2005-07-2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이드님도 이 책 보셨군요...저도 이 책 읽다가 그 입담에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어요^.^ 완전히 반해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도 읽어보려고 했는데, 어쩐지 그 책은 영 안 읽혀져서 포기했지만요..;;;;
위에 쓰신 유럽여행기를 한번 봐야겠네요^^

야클 2005-07-2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봐요, 재밌죠? ^^

panda78 2005-07-2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더 히어 노어 데어에도 카츠가 나와요? @ㅂ@ 꼭 읽어야겠다! ㅋㅋㅋ

하이드 2005-07-27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네. 이 책 보면 거기 나왔던 맘에 안들었던 친구, 나중엔 완전 웬수로 헤어졌던 친구 카츠 얘기가 나와요. ㅋㅋ
야클님. 진짜요! 리뷰도 진짜 많이 달렸던데, 왜 난 이제 안거죠! 우어어어어!
데이드리머님, 흐흐흐 그러게요! 근데,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재미 없나요? 그것이 너무 두꺼워서, 그것이 ;;;
하루님. 헤- 일부러 그랬어요. 저 중 하나는 제 바탕화면이요.

로드무비 2005-07-27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록과 연두, 눈이 시원하네요.
땡스투 누르고 당장 사볼랍니다.
우라지게 더운 여름에......ㅎㅎㅎ

로드무비 2005-07-27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 이야기>에 이 책이 나온다면서요?
김영하 마누란지 이우일 마누란지 하이드님처럼
이 책 읽으며 배를 잡고 웃었답니다.^^

비로그인 2005-07-2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씨 와이프가 그거 읽느라고 남편 말엔 콧방귀를 뀌더군요. 저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거의 모든 것의 역사>도 재밌어요. 심하게 두껍고 내용이 많아서 뒤로 가면 좀 지치긴 하지만요^^ 어려운 부분은 좀 건너뛰고 브라이슨이랑 놀면 되죠,뭐.

바람돌이 2005-07-27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책이 그렇게 재밌단 말이죠.. 일단 쌓아놓은 책 좀 처리하고 조만간 사서봐야지~~ 하이드님이 열심히 추천한 감각의 박물학도 사놓고 아직 못보고 있다는...^^

moonnight 2005-07-2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쓴 그 사람인가보군요. 그렇게 재미있다니 한 번 읽어봐야겟네요. 기대기대.. +_+;;

하이드 2005-07-2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고 유익해요. ^^ 이 여름에 읽기도 좋습니다.

클리오 2005-07-2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이 이렇게 격찬하시니, 또 보고 싶어집니다. 흐흐... (안되는데... ^^;)

하이드 2005-07-28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세요 보세요. 왠지 클리오님도 디게 좋아할것 같아요. 뭔가 웃기면서도 학술적인 이야기들이 마구 나와버리는

Beetles 2005-08-28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브라이슨 낯익은 이름이다 했더니..거의 모든것 의 역사..그렇군요..전~~혀 진도가 안나가네요..우째...-.- 음 근데 하이드님이 추천하신 이책은 왠지 마구마구 끄리네요..제가 요즘 모스경감을 사랑해주고 있는데...이책도 또 올려놔야겠네요
 
가짜 경감 듀 동서 미스터리 북스 80
피터 러브제이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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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러브지. 왠지 이름부터 무지 재밌을것 같은 작가이다.

동서미스터리북의 표지가 쌩뚱맞다고 생각될때가 간혹( 좀 많이 ) 있는데, 이 작품도 그렇다. 사전지식 없이 제목과 이 표지를 보는 것과 이 책을 읽은 다음의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
반면 원서의 표지는 너무 멋지다.
선상에서 일어나는 살인. 미스테리. 사기, 폭풍, 침몰, 가짜 경감 듀에 관한 느낌이 팍팍 온다.

나오는 사람들은 꽃집 아가씨 알머. 그녀의 치과의사 월터. 월터의 부인인 연극배우 리디아, 재벌가의 아들 폴과 그의 대학친구 바바라. 그리고 바바라의 엄마(대부호)와 아빠, 사기꾼 도박사 잭과 캐서린. 소매치기 포프. 그리고 찰리 채플린.

어수선하기 그지 없는 등장인물들이다.
3분의 1정도까지 읽을때까지, '도대체 무슨 얘기야' 하면서 읽은걸 보면 너무 재미있어서 사람을 마구 빨아들이는 책은 아니다. 사실은 좀 지루하기까지 하다.

다만 중간중간 나오는 썰렁한 유머들.

' 저, 경감님, 왜 살해되었는지 아시겠습니까?'
'아직입니다'
'용의자는 떠올랐습니까?'
'용의자요?' 월터는 되물었다.
팔을 뻗어 잔을 집어 위스키 한 모금을 마셨다. '아직입니다'
'그렇군요, 사건은 그리 쉽게 해결되는게 아니군요.'
월터는 곰곰이 생각했다. '아뇨,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경감님을 만나 뵙자고 한 것은 살인사건에 대해 생각하시는 게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만, 지금 여기서 나눈 이야기는 사실뿐이군요.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요?'
'잘겁니다' 월터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쓰러졌다.  가짜경감 듀 행세하는 월터의 성격이 이렇다.
그러니깐 내가 경감시리즈 하면 넘어가지만, 작품도 괜찮고, 그런대로 재미도 있지만, 어떤 카리스마도 없이 지루하고 진지하다.
좀 과장스럽고 오버스럽거나 성격이 안 좋거나 우울하기 그지 없거나 알콜중독자이거나 무지하게 똑똑하거나 여자를 밝히거나 쫌팽이거나 열라 잘난체하거나. 뭐 그런 탐정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닥 맘에 드는 탐정은 아니였다.

이 작품의 미덕은 플롯이다. 지루하더라도 첫장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는 독자는 마지막장을 덮으며 기쁨 만끽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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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7-20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런 책 별로 안 좋아하는데요 그래도 맨 마지막 사진은 우아하고 고혹적이군요. 가짜 경감 듀와 저 여인은 무슨 관계에 놓인 건지 궁금한 걸요?

하이드 2005-07-20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여배우 리디아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열정의 습관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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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요일 에어컨이 없는 집. 초복도 지난 푹찌는 여름. 예전에 사 두었던 전경린의 '열정의 습관'을 꺼내 들었다. 두번이나 샤워를 해도 끈적끈적 찝찝한 기분에 꺼내들은 책.

어떤 책일까.

미홍, 가현, 인교 세 친구의 섹스이야기가 바톤넘기듯이 각 장마다 이어진다. 섹스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더 깊은 사랑을 만들어내는 몸에 관해 그리고 죽음까지 파고드는 삶에 관해 나는 말하고 싶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하고 살아 있음을 그리워하며 살아 있기를 꿈꾼다. 그리고 우리는 삶 속에서 죽음까지 이르는 첨예한 경험을 갈망한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심오한 열정이며, 삶의 적나라한 숭고함이 아닐까.

라는 이유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항상 어떤 이유로 왜 글을 쓰는지 먼저 밝히고 그제야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작가.

가끔은 엿보는 느낌으로, 가끔은 허를 찔린듯 읽어나간다.

술술 읽어버리고 나니, 허무하지만,
'방울 소리를 따라 올라가기.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 올라갈수록 커지는 방울 소리를 느끼고 점점 더 커지고, 마침내 방울이 깨어질 것같이 느껴질 때 벼랑끝에 이르기'. 혹은 '마치 파문이 번지는 10톤의 따뜻한 물 같은 느낌' 같은 표현들을 만난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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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7-1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다시봐도 좋다. 파문이 번지는 10톤의 따뜻한 물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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