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읽어주는 여자 - 외국문학 5
레몽 장 지음, 김화영 옮김 / 세계사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짧고, 자극적이고, 즐거운 독서였다.
마리 콩스탕스는 '책 읽어주는 여자' 이다.
그녀의 목소리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는 친구덕에 신문에 광고를 내게 된다.
' 젊은 여성, 가정방문하여 책을 읽어드립니다. 문학 서적, 문헌, 기타 서적'
'책 읽어주는 일'은 오래도록 나의 로망이었다. 어느 저녁 서점에서 무심코 집어든 레몽장의 '책읽어주는 여자'는 그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이 나는 책이었다. 현대프랑스 문학 번역에 유려하고 아름다운 김화영 선생의 번역이라는 점도 이 책을 집어드는데 한점 망설임조차 지워줬다.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나의 로망에 몇가지 소스를 얹어주었다.
마리 콩스타스가 만나는 고객들은 다양하다.
몸은 휠체어에 묶여져 있으나 똑똑하고 굉장히 예민, 섬세한 에릭은 그녀의 첫고객이다.
열네살의 소년의 표정은 어른의 그것과 같으나, 가끔 웃을때, 열에 들떠 얼굴이 발개질때 천사의 모습이다.
에릭을 만나면서, 점점점점 더해가는 '그것' 에 대해서는 책에서 확인.
또 다른 고객으로 사회주의자 백작부인이 있다.
백작부인과 그녀의 여시종. 둘 다 평범하지 않다. 노동절의 에피소드는 희극적이고, 초현실적이지만, 왠지 굉장히 타당해보인다.
광산의 사장. 콩스탕스를 열렬히 사랑한다고 믿고 있다.
교양을 얻기 위해 그녀를 고용한다.
콩스탕스의 카운셀러인 노교수 레몽이 있고, 콩스탕스의 리버럴한 남편 필립이 있다.
콩스탕스가 읽어주는 책들은 레몽의 추천을 많이 받는다. 첫고객 에릭에게 읽어준 모파상의 괴기단편소설부터 에밀졸라의 '작품'까지.( '작품'의 한 부분이 이용되는데, 레몽장의 책중, '세잔, 졸라를 만나다'라는 책이 있다. 에밀졸라의 '작품'도 , 레몽장이 쓴 졸라에 관한 책도 어서 읽어봐야겠다)
이들 인물들과 사건들을 읽어내리는 것은 스토리가 탄탄한 잘 만들어진 연극 한 편을 보는 기분이다.
레몽장과의 첫만남이 좋았기에, 번역되어 있는 그의 나머지 책들도 기대가 된다.
콩스탕스의 목소리는 무언가 특별하다.
그녀가 책을 읽는 목소리는 더욱더 특별하다.
그녀는 '소리가 잘 울리는' 푸른 벽지로 도배된 방에서 책을 소리내어 읽는다.
무슨 책, 읽어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