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좋아하는 공부 사전 - 심리학과 뇌과학에서 찾아낸 공부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
홋타 슈고 지음, 오승민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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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안 될 때 이 책을 읽는 것은 미루기의 한 방식일까. 아니면 슬럼프를 벗어나는 방법일까.


목차가 가장 빛을 발하는 류의 책이다. 공부법은 수험생의 공부도 있겠지만, 평소의 집중력을 올리기 위한 방법들이기도 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누가 봐도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실험들에서 얻어낸 결과들을 쉽게 풀어놓았다. 한 주제 가지고 책 한 권도 나올 정도의 이야기들도 있어서 목차를 좀 더 깊이 이야기한 정도로 봐도 좋겠다. 사실 공부법을 공부하고 싶은 것이 아닌 이상 이정도면 될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책으로는 <학습과학 77>을 추천한다. 


이 책에 나온 공부법들이 연구에 의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개인차가 있고, 실험과 결과는 계속 업데이트 되고 바뀌니 감안하고 읽으면 된다. 나에게 도움 되었던 것들, 이미 알고 있었던 것들이라도 정리해 보면, 


기억을 25퍼센트 높혀주는 습관, 산책이다. 이 주제만 가지고도 여러 권의 책이 있다. <운동화 신은 뇌>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운동이 도움된다는 연구지만, 이 책에는 산책으로 나와있고, 공부하기 전에 산책을 하면 "뇌의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고 결과적으로 뇌가 활성화되는 것" 


나를 위한 말 : "체력이 약하거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가볍게 걷기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도 진짜 귀찮은데, 오래오래 책 읽고 공부하고 싶다면 걸어야지요. 걸어라! 


얼마전 영상 찍으면서 책 읽으면 읽을 수록 잘 읽게 된다는 당연한 말을 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머리가 좋아진다" 것이 이미 증명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쓴 글에서 유독 알파파, 세타파를 많이 보는 것 같은데, 세타파는 집중할 때 발생하는 뇌파이고, 소파에 편히 앉아 있거나 목욕 하는 등 몸이 이완되었을 때도 발생하기 때문에 욕조에서 목욕할 때.. 네? 

욕조에서도 공부하는 사람이면 될 사람 아닌지.. 


종이책 읽기와 전자책 읽기 중 종이책에 손 들어주는 결과는 보이는대로 모아둡니다. 이건 처음 보는 것. 


" 스크롤을 내리며 글을 읽는 방식은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이 전체의 어디에 해당하는지 공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그것이 이해를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고 합니다." 


종이책을 읽을 때 더 많은 감각기관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 잘 기억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전자책 읽을 때 얼마나 남았는지, 어디쯤인지 (아래쪽에 퍼센테이지 숫자와 바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감각할 수 없는 것 답답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전체의 어디에 해당하는지 공간적 파악이 어려운 것이 이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배우는 사람의 질문으로 배우고, 가르치면서 동시에 머릿속이 정리되며 스스로 이해가 깊어지기도 하는 것도 학습과 공부의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학습만화에 대한 내용도 메모해두었다. 요즘 읽는 책의 저자가 학습만화 읽지 말라고 단정적으로 말해둔 것 봐서. 보통 읽어도 좋지만, 학습만화만 보면 안된다. 다른 책들도 같이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림이 있을 때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 성적을 유의미하게 높여준다는 것. 하지만, 시험 문제는 줄글로 출제되니깐, 글만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힘, 상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 아닌데, "똑같은 활동을 계속하지 않는 것" 

공부의 경우에는 여러 과목 분산 공부,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되겠지만, 책 읽을 때도, 운동 할 때도, 집중과 분산 전략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소리 내어 읽기는 단기기억에 적합하고 속으로 읽기는 논문이나 문장의 독해, 장기기억에 적합하다.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려면 일단 단기 기억으로 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리 내어 읽기 중요. 기본적으로 더 많은 감각을 사용할수록 더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한다. 


이 외에 얼마전에 본 글과도 관련 있는데, 손글씨와 타이핑. 손글씨로 쓰는 경우 속도가 늦어지므로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작업이 일어난다고 한다. "뇌 안에서 요약하기 위한 부하가 발생하여 기억 정착으로 쉽게 연결된다"  글씨 쓸 때 촉각, 시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이 활성화되어 이런 감각적 경험이 뇌의 다양한 영역과 접점을 만들어내면서 뇌가 학습하기 좋은 상태가 되도록 유도한다고도 하고. 


운동 중에는 이완 운동이 공부에 좋은데, 가장 좋은 운동은 '요가' 평소 요가를 실천하면 주의력과 집중력이 몸에 습득되어 요가를 하지 않을 때도 이 능력들이 발휘된다고. 요가를 계속하면 뇌가 효율적으로 정보를 정리할 수 있게 바뀌고, 그 결과 주의력과 집중력, 기억력도 개선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가요? 


또 하나 중요한 것. "몸이 먼저, 뇌는 나중" 시작의 중요성. 일단 시작하면 (몸이 움직이면) 하게 됨. 공부든 뭐든. 

집 나간 의욕 기다리지 말고. "의욕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억지로라도, 내키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의욕은 저절로 뒤따라온다." 


이건 진짜 공부 하기 싫을 때 해볼만한 건데, 안 웃겨도 웃는 흉내 내면 기분 좋아진다. 그러니 의욕 안 생기면 억지로라도 웃으라고. 웃는 표정만 지으면 되니깐, "나무젓가락을 입에 물고" 공부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입꼬리가 올라가니깐. 올려봐. 입꼬리. 즐거워진다. 공부하 하고 싶어진다진다진다.... 


공부할 것이 많으면 좋아하는 것부터 일단 시작해서 공부할 마음이 돌아오면 그 때 싫어하는 것을 하는 방법도 있다. 보통은 싫은 것 먼저하라고 하는데, 쉬운 것부터 해서 공부할 마음 생기게 하고 점점 어려운 것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듯. 그 때 그 때 되는 것 활용해보면 되겠다. 


내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의 니토노 연구팀이 제시한 방법이다. 공부를 하고 익숙해지면, 지루해지고, 머리에 안 들어올 때. 이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귀여운 사진을 보는 것" 이다. 책에는 귀여운 사물이 찍힌 사진을 1분간 보는 것이라고 적혀있지만, 나는 "귀여운 동물 영상"을 보겠다. 바꿔도 되..겠지. 머리를 상쾌하게 리프레시하고 집중력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미라클모닝 광신도인 내가 ( 요즘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아침 폰, 밤 폰이라 미라클 슬립, 미라클 모닝 노래만 부르고 있다. )  고개를 끄덕인 것. "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공부나 확실하게 외워야 할 내용 등은 아침에, 간단한 암기 내용은 밤에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 근데, 미라클 모닝의 시작은 미라클 슬립이라서 잠을 잘 자는 것이 우선. 


영한 사전과 영영 사전의 차이점도 유용했다. 영영사전의 경우 찾으려는 단어의 뜻을 바로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주변 정보를 더 찾아보려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장기기억으로 정착되는 심화 학습에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시험 보기 전에 긴장 될 때는 스쿼트 하라고.. 그럴듯하다. 


이 책에서 처음 본 이야기인데, 주판 두뇌. 주판 미숙련자는 숫자 정보를 일단 언어 정보로 치환한 후에 계산하는 언어적 전략을 쓰는데, 숙련자는 이미지로 보는 시공간적 전략을 사용한다고 한다. 숫자 정보를 처리할 때 언어기능과 관련된 아래이마이랑(하전두회)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뭔가 공감각처럼 초능력의 영역으로 느껴지는데, 주판 학원이 있었던 시절의 끝무렵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공부를 주로 하는 지금 젊은 사람들은 주판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시험 외에 다른 떨리는 일에도 써먹을만한 팁으로는 '불안하다' 대신 '설렌다' 고 세뇌시키는 것. 불안할 때, '아, 설렌다' 고 말해서 뇌를 속이는 것. 그리고, 이프 - 덴 플래닝 (if -then planning) 미국 뉴욕대학교 심리학자 골위처가 주장하는 방법. 불안할 때 '만약' 뭐뭐하면 '그 때는' 뭐뭐 한다. 고 결정해 두는 것. 


오! 여기 좋은 것이 있었다. '공부 중에 스마트폰이 보고 싶으면 주먹을 다섯 번 쥐었다 폈다 한다' 나는 잼잼이가 될 것인가. 


마지막으로 내가 나에게도 남에게도 늘 말하는 것. 불안하거나 걱정되면 글로 적어보는 것. 


많이 적은 것 같지만, 이 책 자체가 아주 다양한 공부법과 공부 상식, 공부 연구들을 늘어 놓고 있고, 그 중 나에게 도움 되는 것들만 추려 본 것이다. 각자에게 도움 되는 것은 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나 일에 집중이 안 될 때 펴볼만 한 책이다. 읽고, 쓰고, 까먹는데, 다른 일하다가 퍼뜩퍼뜩 생각나면 적용할 수 있다. 일단 내가 지금 글 쓰면서 눈에 들어온 건 '폰이 보고 싶으면 주먹을 다섯 번 쥐었다 펴기' 


일찍 자는 건 오늘도 늦었다. 잠을 잘 자야 공부를 잘하는데. 이건 수면의 과학에도 질리게 나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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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5 0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5 0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샵
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지음, 정회성 옮김 / 북포레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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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표지도, 분위기 있는 미망인인 여자 주인공이 서점을 연다는 이야기도 왠지 말랑말랑할 것 같고, 책 이야기 많이 나올 것 같고, 그렇게 읽기 시작한 것은 실수였다. 큰 실수. 책을 덮고 화가 날만한 실수. 스산한 날씨, 습하고, 바람불고, 으스스한 날씨에 500년 된 올드하우스라는 건물에 야심차게 서점을 열기로 한 플로렌스는 씩씩하고 용감했다. 하지만, 날씨도 사람도 그녀에게 불친절했다. 책을 덮고, 어떤 해피엔딩도, 카타르시스도 느끼지 못한 황당함에 화가 났지만, 돌아보니, 인정하고 싶지 않고, 얄밉지만, 현실이 그런거겠지. 이 세상이라는 혼돈 속에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이야기 속에 특출난 악당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있긴하지만, 특출나지 않다. 유일하게 그녀의 편인 명문가의 후계인 브런디시씨가 특이하게 그녀의 편에 있었고, 마지막까지 그녀를 도우려고 했지만, 그 결말이 비극이다.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그녀가 서점을 열고, 거주도 하는 올드하우스를 마을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가맛 부인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이라 인맥과 돈으로 플로렌스를 괴롭힌다. 그녀외에도 플로렌스에게 적의를 가지는 마을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알겠어. 근데, 플로렌스와 함께 일하거나, 일을 도와주거나 하는 사람들마저 플로렌스에게 쌀쌀맞고 못되게 군다.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플로렌스는 할 수 있는 일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다 해봤으니 후련할까. 종종 보는 외지 여자 혼자 시골 살면 격는 더러운 에피소드를 문학적인 글로 읽은 것 같다. 조오오오오옿은 경험 했다치고 시골 마을에 치 떠는 사람 되었을 것 같다. 


제목인지 배경인지에 홀려서 읽기 시작했지만, 읽고 보니 중년 여자 혼자 외지인으로 힘들게 꾸려 나가는 자영업 이야기, 현실 엔딩 읽은 것 같아 다 읽고 기분이 좋지 않다. 


"플로렌스는 인간 세상은 절멸시키는 자(exterminator)와 절멸당하는 자(exterminatee)로 나뉘어 있고, 언제나 절멸시키는 자가 우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사실을 부인함으로써 자신을 위로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안 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었다. 


플로렌스는 울적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나 플로렌스는 더 이상 무너져내릴 수 없었다. 3월말 화요일 아침, 그녀는 마침내 바닥에 주저않은 의지력을 다시금 일으켜 세웠다." 


플로렌스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아무 도움도 없었다. 아무 도움도 없는 것이 현실적인거라고 믿고 싶지도 않다. 절멸시키는 자와 절멸당하는 자. 세상의 무엇을 절멸시키는 걸까. 한 사람이 전자이기도 하고, 후자이기도 할 것이다. 둘 다라도 종국에는 극소수를 뺀 모두가 후자가 될 것만 같아서 가장 인상적이라는 저 절멸 문장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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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1-2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에 대해서라면 영화가 더 나은 드문 경우였어요.

하이드 2022-11-28 16:57   좋아요 0 | URL
영화는 좀 나은가요? 스토리가 변하는건 아니지요? 카타르시스라고는 없는 겨울 맨바닥에 얼굴 가는 느낌의 책이었어요.

다락방 2022-11-28 16:58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도 기대에 못미쳤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어두워요. 좀 스산한 분위기. 책의 줄거리와 크게 다르진 않은데 책을 가지고 그 할아버지랑 교감하는 장면이 좋았거든요. 그렇다면 책에는 뭔가 더 깊은게 있겠지, 하고 책을 봤는데 책이 별로더라고요.. ㅎㅎ

하이드 2022-11-28 17:01   좋아요 0 | URL
크으으 ㅎㅎ 북샵이라는 제목에 홀려서. ㅎㅎ
 
유리탑의 살인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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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넨 미키토의 '유리탑의 살인' 을 읽었다. 신본격 추리소설 작가들과 팬들의 평이 아주 좋았던 책이다. 55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근데, 재미만 있었다. 미스터리 장르 오타쿠, 아니, 마니아들이 모인 유리탑에서 벌어지는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이다.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읽기는 했지만, 딱히 그 장르의 마니아가 아니라서 그런지, 소설을 읽을 때는 캐릭터의 감정이나 스토리의 의외성, 등등 뭐라도 의미를 찾고 싶은데, 등장인물들은 감정이라고는 없는 게임 캐릭터같이 사건과 사건에 휘둘리고 사건을 좇는 무개성으로 느껴졌다. 장르 클리셰가 극으로 표현된 그런 인물들. 분위기나 개성을 찾을 수 없었다. 

 

사건을 해결하는 명탐정 캐릭터의 비인간성을 작품의 일부로 봐야할까, 여기서 비인간성이란 인간이 어떻게 그래? 할 때 비인간이 아니라, 미연시 게임 캐릭터 같은 그런 비인간성이다. 인물의 '드라마틱한' 과거와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 같은 것들의 개연성이 단순하고 와닿지 않는다. 


그러니깐, 이 책은 그런걸 보라고 쓴 글이 아니라, 사건과 해결과 반전과 장르 클리셰인 인물들을 보고 즐기라는 책이다. 이전에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 책소개가 있는 책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것도 의사가 쓴 책이었다.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표방했지만, 전문분야를 살려서 의료 관련 사회파 소설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치넨 미키토도 의사이고, 주인공도 의사지만, 전문분야를 잘 살렸다는 느낌은 안든다. 미스터리 마니아였다면 (당연히 마니아겠지만) 그건 잘 살렸다. 


요즘은 예전같이 다 잡아서 읽는 것이 아니라, 좋다는 책들만 읽어보는데, 누가 좋다는 책이냐면, 미스터리 마니아 독자들이 좋다는 책들이다. 올해의 1위 같은거. 지난 번에 영매탐정 책 읽었다가 라노벨스러움에 대실망했고, 이번 책도 대실망까지는 아니라도 많은 생각이 든다. 내 취향이 변했나, 미스터리 커뮤니티가 변했나, 추천도서들을 보니, 남초 추천이라는 느낌이 팍 든다. 전혀 읽고 싶지 않은 카테고리, 남초 추천 1위. 그게 뭐든. 



".... 기뻐 보이는군. 이런 현장을 보고 웃다니, 정신줄이 몇 가닥 끊어진 거 아니야?"

카가미가 내뱉듯이 말하자 츠키요는 공손하게 머리를 숙였다. 

"칭찬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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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의 재검토 - 최상을 꿈꾸던 일은 어떻게 최악이 되었는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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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의 책은 재미있고, 앞으로도 계속 읽을테지만, 이번 책은 잘 안 읽혔다. 

말콤 글래드웰이 전쟁 이야기 좋아하고 (싫어라..) 거기서 뭐 좋은 점을 찾고, 꾸며서 이야기해봤자 좋아하기 힘들지. 

광기 또라이 집단이었다는 공군내의 전설 같은 두 명의 파일럿을 통해 '어떤 선택의 재검토' 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모든 전쟁은 부조리하다. 인간은 수천 년 동안 서로를 없앰으로써 불화를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해왔다. 서로를 제거하지 '않을' 때에는 '다음' 기회에 확실히 서로를 제거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과심을 투자한다." 


비행기가 전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믿음, 비행기로 전략요충지만 폭격하면 민간인은 덜 죽을 수 있다는 신념에 대한 이야기가 주인데, 군인은 죽어도 되나? 군인들이 전쟁 일으켰나? 


르메이와 헤이우드로 나뉘는 인간 부류에 대한 이야기는 볼만했다. 실용적 인간과 돈키호테적 인간. 그런 인간들이 전쟁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을 해서 어떤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일들, 군대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일들, 전쟁!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들. 뭐를 위해서 죽으라고 사람들을 출동시키는건지. 이기기 위해서,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는 대의가 우스워 보일만큼 말도 안 되는 죽을자리로 군인들을 보낸다. 


현재진행형중인 러시아 전쟁에서 네이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에 네이팜의 발견과 그것을 어떻게 썼는지 나온다. 

꺼지지 않는 불꽃. 일본의 서민들 (민간인)이 모여 사는 곳은 목조주택과 다다미로 화재에 취약했다. B-29에서 네이팜 폭탄이 무더기로 떨어졌다. 도시가 불탔다. 네이팜으로 도시들을 파괴하며, 원자폭탄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역사에 만약 그랬다면이라는건 소용 없는 가정이다. 어떤 좋은 의도라도 인간을 거치면 파괴적인 결말로 가는 것이 역사에 반복되고 있지만, 뭘 배우겠어. 또 반복이나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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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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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라는 제목과 표지의 풍선 유니콘이라니. 반칙이다. 너무 기발하고 멋지잖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어떨지 모르겠다만. 이 책에 나온 신조어들처럼 말이다. 


금정연의 이번 책은 재미있었다. 주제를 잘 잡고, 그에 따른 리서치도 잘 되어 있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재미 없는 경우도 많지만, 이번에는 재미있었다. 24개 신조어와 그 신조어가 나타내는 한국 사회의 트렌드와 병폐를 잘 풀었다. 


존버, 금수저, 흙수저, 플렉스, 취준생, 홧김비용, 가성비, 비혼, 국룰, 뇌피셜, 맘충, 틀딱, 노키즈존, 등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남. 


개인적으로 맨날 궁금했지만, 굳이 찾아보지 않았던 '스불재' 의 뜻을 알았다.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이라고 한다. 


홧김비용에서 저자가 아는 어느 훌륭한 소설가가 일이 바쁘면 바쁠수록 옷을 더 많이 사는 바람에, 한 번도 못 입고 나간 옷이 옷장에 그득하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뒤에  으이고, 지돈아.. 하는거 보니 ㅇ지돈인가봐) 신조어, 유행어가 사람들을 '밈'에 갇히게 하는 걸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홧김비용' 이란 말이 특히 그렇다. (정화한 말이고, ㅅㅂ 비용이 라고 하지 보통. 요즘은 금융 치료라고 하기도 하고) ㅇ지돈 작가님, 요즘 때가 어느 때인데 입지도 않는 옷을 그렇게 많이 사서 쌓아두십니까. 2022년 방통위 방송대상 수상작인 환경 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를 보시길 권합니다. 이런 에피소드를 책에 쓴 금정연 작가님도 함께 보면 좋겠네요. 스트레스를 왜 지구에 풉니까. 


'홧김비용' 에 대한 사회학자 구정우의 말 " 요즘 젊은 세대에게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보다 현재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려는 욕망이 담긴 것 같다. 저축해 봤자 집 못 사잖나.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봤자 평생 다닐 수 있는 것 아니다. 갑을관계로 드러나는, 계급 격차가 심한 사회에서 살다 보니 젊은 청년층일수록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없고 이를 반영한 신조어가 나오는 거다." 


분석은 알겠지만, 아, 나는 너무 아닌 것 같다. 홧김비용은 악순환의 강력한 시작인 것 같단 말이지. 그것이 유행어가 되고, 전시가 되고, 점점 더 말의 힘이 쎄지고. 없어져도 되는, 없어지고 있는 말들 중에 하나다. 그러고보니, 다른 단어들도 없어져야 하는 단어들 많다. '존버' 라는 단어, '존버씨의 죽음' 읽은 후에 더 이상 가볍게 봐지지 않는다. 금수저, 흙수저, 플렉스, 스블재, 밈, 가짜뉴스, 뇌피셜, 틀딱, 맘충, 노키즈존, 휴거,엘사,빌거, 민식이법 놀이 등등. 


'홧김비용'을 읽으면서는 할 말이 많았지만, 다른 챕터들은 고르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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