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히데오의 <종신검시관>
카리스마 검시관이 주인공인 단편집이다.
미스테리가 약하다 할 수도 있고, 감정 과잉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이미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듯하다.
조금 부족해도, 가슴을 울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지 아니한가
다카노 기즈아키 <그레이브 디거>
13계단에서 워낙 감탄해서인지, 두번째로 읽는 (유령 인명구조대는 추리소설은 아니니깐) 추리소설에 기대가 컸다.
스릴면에서는 <13계단>을 능가하지만, 조금 쌩뚱맞게 전능한 범인이라던가, 작품과 겉도는 사회의식( 사회파 소설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다), 24시의 존 바우어처럼 죽어라고 도망쳐다니는 거리의 건달 캐릭터를 좋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온다 리쿠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실험적인 소설구조. 난해함을 더했으나, 재미에서 실패.
그럴듯한 결말을 독자에게 숟가락으로 떠 먹여 줘야 하는 작가라니,
대실망이다.
라프카디오 헌 <괴담>
너무 낯익은 얘기들이라 당황스러웠다.
책은 잘만들었다.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무덤의 침묵>
좋은 작가를 만났다. 좋은 책을 읽었다.
미국산 하드보일드도 아니고, 일본산 사회파나 본격추리도 아니고
아이슬란드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멀게 느껴지는 이국에서
그만의 호흡을 만나다.
결말의 마침표가 오래오래 남는 여운이 긴 작품이다.
하타케나카 메구미 <샤바케 3>
두렵다. 이 시리즈는 왜 계속 재미있단 말이냐!
1,2,3권중 베스트를 꼽으라면 2권이겠지만 (니키치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는 관계로) 3권의 '고양이 할멈'이나 '차행주 달걀' 같은 이야기들은 너무 귀엽고 사랑슯다. 계속계속 나와줬으면.
데니스 루헤인 <가라, 아이야, 가라>
데니스 루헤인에 실망했던 마음을 싹 가시게 하는 멋진 작품이다. 유괴된 아이를 찾는 켄지와 제나로.
풍부한 이야기 구조와 고민하는 등장인물들이 리얼하게 와 닿았다.
안타까운 결말도 이 작품의 완성도를 해칠 수 없다.
기리노 나쓰오 <아웃>
작가에 대한 비호감에도 불구하고, 너무 멋졌던 작품
주인공 마사코를 포함한 네여자. 도시락 공장, 나이트 쉬프트,
토막살인,
강력하다. 한 방 크게 맞은 기분이다.
미야베 미유키 <나는 지갑이다>
지갑들의 이야기. 미미여사의 초기작으로 <모방범>을 연상시킨다.
여러 시점의 교차(지갑 열개니, 자그마치 열개의 시선, 초기작부터 그 천재성을 보였던 미야베 미유키), 지갑의 시선이라는건 좀 어설프고 실험적이고,
미야베 미유키의 전체 작품 중에서 평작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되지만, 미야베 미유키와 <모방범>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 읽어봄직하다.
제이슨 굿윈 <환관탐정 미스터 야심>
작가가 잘생겼다.....
솔직히, 아직까지 뭘 읽었는지 잘 모르겠다.
내 여름을 더 덥게 만들어준 책.
온다 리쿠 <유지니아>
뭔가 대단한걸 써보려고 한 모양인데, 전혀 와닿지 않았다.
모호한 결말과 혼돈스런 과정.
실험..은 그만하고, 그냥 순정추리소설만 써주면 안될까요?
요코미조 세이지 <옥문도>
내 스타일임을 진즉 알았어야 하는데, 매년 여름 사기만 하고 이제야 읽는다.
불길한 이름의 옥문도에 가는 긴다이치.
나는 김전일을 싫어하니깐, 우리 할아버지 이름 어쩌고 그건 모르겠고,
그가 국민탐정이던 말던 상관 없고
불길한 섬 배경의 전후 과도기, 기이한 등장인물들, 기이한 연쇄살인들,
결말까지. 이 모든 것이 한 권에 들어 있다니, 놀랍다.
온다 리쿠 <민들레 공책>
사람을'넣는' 도코노족이 돌아 왔다.
단편을 늘여 놓은듯하다.
<빛의제국> 단편의 이야기가 훨씬 풍부하다.
온다 리쿠 <엔드 게임>
'뒤집고', '뒤집히는' 도코노 일족 이야기.
인기있는 드라마 '연장방영'으로 말아먹듯이
정말 속상한 소설.
그로테스크한 반전은 B급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쿄고쿠 나츠히코 <망량의 상자>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읽는 속도가 무색하게 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오래오래 남는 책이 있다.
<망량의 상자>가 그렇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오랫동안 가슴이 두근거렸다.
걸작 중의 걸작이다.
나오미 노빅 <테메레르>
19세기 공군에는 용이 있다.
6부까지 나올 예정이니, 더 두고봐야겠지만, 소설로서 이야기는 아직 소재를 따라가주지 못한다. 캐릭터들도 주연인 윌리엄 로렌스 데령과 테메레르르 제외하곤 희미하다. 다만, '용이야기'에 고픈 나같은 사람이라면 두 손 두 발 들고 환영
게다가 피터 잭스에 의해 영화화 되는걸 알고 보는 이상, 책의 장면 장면들이 예사롭게 넘겨지지 않는다.
기시 유스케 <천사의 속삭임>
한 때 유행했던 식상한 소재지만, 기시 유스케가 버무리면 이렇게나 맛있다.
호러에 대한 호러
이 작품 이후로 나는 기시 유스케를 좋아하기로 했다.
기시 유스케 <푸른 불꽃>
가족을 위해 완전범죄를 꿈꾸는 소년의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리서치 열심히 하기로 유명한 작가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중국 우화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과 작품과의 싱크로에는 그야마로 혀를 내둘렀다.
데니스 루헤인 <비를 바라는 기도>
켄지와 제나로 시리즈.
부바가 많이 나와서인가, 시종일관 피 튀는 미키 스필레인 류.
결말도, 과정도, 사건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누가 나쁜 놈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