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체에 대한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 사진들. 사진 속의 이들이 너무 행복해보여 거짓..이나 환상..같이 느껴진다. 평일인데 사람이 너무 많고, 2-50대 여자들이 95프로쯤 되지 않을까 싶을정도의 압도적 여자 관람객들. 일단 대림미술관에서 유모차 아기를 본 것도 처음인 것 같다. (한 두 애기가 아니었음) 시립이나 한가람 같은 곳에 고흐나 모네나 샤갈이나 오면 버스 대절해서 시골서 오시는 노인분들 한 버스, 두 버스, 방학숙제하러 온건지 뭔지 시끄럽게 뛰고 관람선 무시하고 작품 만지며 뛰어다니는 애새끼들(->이라고 썼다가 예전에 누가 부들거리며 댓글 달았는데, 거기서 뛰어다니는건 애새끼 맞음)의 향기가 나의 대림미술관에서 .... 흑. 초대권이 내일까지라서. 라고 믿고 다음에는 평일 아침, 화요일이나 수요일 아침 시간에 조용히 감상하고 나와야지. 

사진전 관람이 아니라 '셀프카메라' 찍기용 배경이 되어버린 사진들에 애달픔.


여튼 나는 사람 많은 곳, 특히 사람 많은 미술관을 질색한다는 걸 다시금 확인. 


그 와중에도 좋은 사진은 좋았다. 조용한 환경에서 시간들여 봤다면 사진 속의 그 넘쳐나는 행복감에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이번에 예방주사 맞고, 다음에 가서는 좀 덜 꼬인 마음으로 질질 흘리는 행복 부스러기라도 묻혀 와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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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30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5-01-30 17:30   좋아요 0 | URL
아, 완전 ㅎㅎㅎㅎ 바로 그거에요. ㅎㅎ 전시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덕수궁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으로 바뀌었더라. 오래간만에 나간 명동 나들이였다. 날씨도 딱 좋게 흐리고,따뜻했다. 아침부터 두통이 머리에 들러붙어 있긴 했지만, 정물화가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할 수 있구나, 크게 감탄하고 나왔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평생을 보냈다는 모란디는 세가지 주제의 정물을 그려왔다. 병(bottle), 꽃, 조개,그리고 추상 같은 풍경화. 다섯평 정도 되는 작업실에서 잠도 자고 그림도 그렸다. 


모란디가 그리는 유리병들은 음료수병들이다. 가장 길쭉하고 얄쌍한 병이 이탈리아에서 가장 흔한 생수병이라고 한다. 라벨을 떼어내고 페인트를 칠해서 '형태'에 집중한다. 병들의 위치를 끊임없이 바꾸어가면서 조금씩 다른 그림을 그린다. 


유리병 하나에 우주 하나. 의 느낌으로 각각의 우주를 조금씩 옮겨보며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낸다. 






왼쪽 앞의 동그란 건 방울이다. 전시장에는 실제 모델이 된 방울과 유리병 등이 함께 전시 되어 있다. 



그림은 대부분 작은 사이즈의 그림들이고, 유리 없이 그 느낌을 직접 맨눈으로 볼 수 있고, 그림과 어우러지는 세월을 담은 액자들도 멋있었다. 


 




모란디의 실제 작업실/방 사진이 한 벽 가득 붙어 있고, 40분 정도 하는 다큐에서도 모란디의 집, 작업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40분 들여서 보는 보람이 있는 다큐이니 가게 되면 꼭 보실 것을 추천드림. 



마른꽃이 보이는가? 

모란디의 세 주제중 하나가 '꽃'이라서 더욱 관심 갔던 전시인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너무 멋진 이야기를 듣고 왔다. 


모란디가 그리는 꽃들은 조화거나 마른 꽃들이다. 꽃그림을 그렸다 여동생들(여동생 3명이 모란디의 생활을 돌봤다. 돈은 모란디 그림 팔아서) 이나 지인들의 특별한 날 선물로 줬다고 한다. 


모란디는 정물을 그릴 때 배치하느라 일주일, 관찰하며 일주일, 그리고 나서야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다큐에서 인상적인 것은 '먼지' 이다. dust. 


작업실의 소품들, 병, 꽃 들에는 먼지가 여러꺼풀 앉아 있다. 

꽃은 정물화에서 '죽음', '생의 유한성'을 나타내는 바니타스로 그려지곤 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꽃을 하는 내가 언젠가부터 늘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다. 봉오리에서 피어나 활짝 피고 스러진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주까지..의 꽃의 일생을 매일같이 보고 있는 나다. 


모란디가 그리는 꽃은 먼지가 고요히 쌓여 그 시간을 보여준다.

그 시간들만큼 고요하고, 몽환적이고, 정적이다. 마른꽃 역시 하나의 우주이다. 







 


픙경화도 여러점 있다. 공간이 텅 비어 있는 듯한 추상과도 같은 풍경들. 그가 본 풍경은 야외가 아니라 집 창문 열고 그린 

그런 풍경이었다고 한다. 키는 180이 넘고 말랐으며 말 걸기 힘들어 보이는 남자. 였다고 한다. 





 


검색하다 '모란디' 를 주제로 Sonia 라는 디자이너가 만든 캔들을 봤다. 아래 있는 것은 '지도map' 이다. 정물들을 옮긴 지도를 그렸다고 한다. 

종이에 위의 그림과 비슷한 지도를 그린 것도 역시 전시되어 있다. 그걸 저렇게 상품으로 재연해 놓은 것이 재미있다. 



멋지다! 살 수 없는 모란디 그림보다 굿즈나 상품에 더 혹하는 ;; 




미술관에서 파는 굿즈 중에서는 노트와 엽서(퀄러티 괜찮은)가 눈에 들어왔다. 컵도 예뻤을 것 같은데 



보틀과 꽃 가져왔다. 


하나하나의 꽃이 모두 하나하나의 우주라고 여기며 

고요한 마음으로 혼을 담아야지. 

라고 다짐했다. 


정물화는 영어로 still life 다. 

모란디의 전시를 보고 나오는 내 마음도 so st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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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1-25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가을에 이 전시회 다녀왔는데 마치 다시 한번 전시를 보는 느낌이네요.
첫번째 두번째 받은 꽃들 중 잘 말라가고 있는 꽃이 있어 사진을 찍어놓는 상상만 매일 하고 아직 못 찍었어요. 사진에 제목까지 미리 붙여 두었는데 말이지요 still 이라고. 말씀하신 것 처럼 정물이 되어 가고 있다는 뜻도 있고, `아직도` 꽃의 본분을 하고 있다는 뜻도 되고요.

하이드 2015-01-25 22:18   좋아요 0 | URL
기대 이상으로 좋았어요. 정물화에 크게 흥미 느껴 본 적 없는데, 나이 들어 취향이 바뀐건가 모란디가 정말 와닿더라구요. 모란디의 꽃은 참 부드럽고 고요하지요? 먼지 쌓인 드라이플라워를 이런 방식으로도 볼 수 있구나 깨달은 소중한 시간이었네요.
 

오늘 오전 스페셜 케어를 받고, 기운이 넘쳐나서 나른한 기분으로 작업실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카메라 하나 들고 국립중앙박물관 나들이. 오늘 일찍 끝나면 전시 보러 가려고 마음 먹긴 했는데, 생각보다 늦게 끝나 어쩔까 하고 있었고, 괘불 보러 가고 싶었고, 마침 방황하는 남궁이 있어서 남궁 데리고 산책 나갔는데, 오늘같이 흐린날 좋은 나들이였다.날이 좋았으면 좋아서 좋았겠고, 비왔으면 비와서 좋았겠고, 그러하다. 


개암사 괘불은 4월까지 전시인데, 13미터 넘는 높이가 잘 상상은 안 가지만, 대충 상상하며 코너를 돌아 마주치는 그림은 상상 이상. 다음번에 갈 때는 그 앞에 책도 다 읽고 와야지. 


괘불 보러간김에 오랜만에 좋아하는 작품들 인사하고 오고, 뮤지엄샵에서 토우자석이랑 민화 메모지 하나 사서 작업실로 귀가. 한참 과메기 세팅중이다. 뷰티풀 투나잇 








저 앞에 늘씬한 친구가 데리고 간 남궁. 그림 그리는 친구라 같이구경하고 얘기하기 재미있었다.


오늘의 뮤지엄샵 득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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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바다도, 온실도 온통 외로운 것 뿐이다. 외롭지만,나쁘지 않은 고독이다. 

마음에 쿡 박히는 서재 이미지. 언젠가 바다가 보이는 서재에 책과 나와 고양이만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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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1-07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 저런 서재가 있는 곳이라면 당장 찾아갈텐데 말이죠! 한국독서가들은 붙박이들이 많아 장사가 안될려나;

시냇가에 심은 나무 2015-01-07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작가 이름인가요? 맨 첫 그림에 와~멋지다 했는데 계속 보니 진짜 외로운 기분이 드네요.
전 물을 무척이나 무서워 하기 때문에 바다 보다는 산이 보이는 서재면 좋겠어요.^^
덕분에 멋진 그림 잘 봤어요.

하이드 2015-01-07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작가 이름 맞습니다. 외로운 분위기인데, 전 그 안에 뭔가 따뜻함, 혹은 아늑함 같은거 느껴요. 제가 워낙 혼자 인걸 좋아해서 그런가봐요. 저렇게 책이 많다면, 혼자여도 혼자인 것 같지 않을 것 같기도 하구요.

아타락시아 2015-01-07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집이 실제로 있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책은 햇빛을 피해야 하는데.. 뭐 저정도 되면, 신경 못 쓰겠네요. ^^
 

지지난 주에 한예종에 꽃다발 배달 갔다가 오는 길에 들렀던 V갤러리의 전시. 

돌산타들이 잔뜩 있었다 





웅성웅성거리는 것 같은 연필심 같은 돌산타할아버지들 







와글와글 






뒤에서 보면 성냥개비 같기도 하고. 


월드 피스 게이트에 산타 할배들이 오오, 피스! 그런 것인 걸까? 유머러스한 분귀기인데, 소재가 돌이라 가볍지 않게 

느껴진다. 얼굴들이 많이 있는 전시는 관람할 때마다 그 때 그 때 분위기 따라 받는 느낌이 다를건데,

이 날은 춥고, 배고파서, 저 산타들이 다 조연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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