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놈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더라.

 

영화 짝패를 보면 악당으로 나오는 장필호가 이제 함께 할 수 없는 친구를 적으로 돌리며 하는 소리다. 능글능글한 충정도 사투리 풍으로 날리는 이 대사가 심오한 이유는 단지 영화라는 허구세계가 아닌 현실에서도 십분 적용 가능하기 때문 아닐까.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이지만 이 대사는 폐부를 찔러도 사정없이, 날카롭게 찌른다.

 

 파시스트로 사느니 평생 돼지로 살겠어.

 

볼품없는 돼지의 모습으로 얼굴을 뜯어 고친 붉은 돼지 포르코 롯소가 자신의 친구에게 대뇌 이는 대사. 지부리 스튜디오의 애니 중에선 가장 “남성”적인 애니의 성격을 띤 붉은 돼지는 사실 그냥 애니라고 보기엔 내포하고 있는 사상이나 의미는 의외로 많다. 국가에 종속된 개인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필두로 종속의 관계가 아닌 대등의 관계로써 개인이 누려야 할 자유와 낭만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극히 낭만적이며 자유로운 주인공의 외모가 볼품없는 돼지로 묘사되는 설정에서 어쩌면 강한 부정이 곧 긍정의 효과를 보여준다는 객관화된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그가 그냥 돼지가 아닌 하늘을 “나는”돼지 로서의 차별성은 중요하다.

 

 

나를 나타내는 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걸쭉하게 쉰 목소리로 음성변조를 하여 내뱉는 배트맨의 이 대사는 시리즈 전편을 통해 개인적으로 울림이 가장 강하지 않았나 싶다. 말 그대로 “실천”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대사. 생각과 말로는 난 이미 지구정복과 우주정복까지 이룬 상태 아니던가. 그러나 이 대사의 또 다른 핵심은 “바른”생각과 “바른”행동이 필수요소겠지만.

 

 why so serious?

 

배트맨 최대의 슈퍼빌런(Super villain) 조커의 대사. 이 익살스런 대사는 사실 영화에선 섬뜩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현실로 따져보면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항이 사실 까고 보면 별일 아닌 상황들이 제법 많다. 이리 되었건 저리 되었건 어찌되었건 모든 건 돌아가긴 한다. 물론 그것이 개개인이 느끼는 만족도에서는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한 이치이기도 하겠지만. 짬이 없는 상황에서 심각해지기 보단 여유라는 빈틈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숨구멍을 내는 것이 조금은 결과 치에 쉽게 가는 길이 아닐까.

 

뱀꼬리 : 끙..말로는 이미 만리장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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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3-01-02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좋은 목표(?)로군요. 끄덕끄덕.

Mephistopheles 2013-01-04 09:58   좋아요 0 | URL
목표가 참 좋을 뿐.....^^ 실천하기엔 태클이 많겠죠..^^

2013-01-02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찬 페이퍼네요. 감사~~^^

Mephistopheles 2013-01-04 09:59   좋아요 0 | URL
물오른 생선같은 페이퍼를 추구하겠습니다.(그런데 이게 일종의 처세술같은 내용일 뿐인지라...^^)
 

 

 

 

사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렇다.

 

집이라는 개념은 어디까지나 자연과의 격리를 뜻한다. 인간은 나약한 피부 때문인지 산짐승, 들짐승의 가죽을 벗겨 몸에 걸침으로써 체온을 유지하여 생명을 연장했다면, 집은 의복보다 더 나아가 인간들의 자기보호 수단 방편의 시초였었다. 매서운 바람을 피해서 혹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와 눈을, 포식동물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피해 사람들은 벽을 만들고 천정을 만들어 공간을 형성시켰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다 보니 벽과 천정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수평팽창 혹은 수직팽창의 순서를 거치게 된다. 모여살기 시작하며 형성된 도시에는 최소의 면적에 최대 수용을 목적으로 높은 건물들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이렇게 건물은 인간의 문명과 더불어 발전을 거듭해왔다. 더불어 끝없는 욕심 때문이지 1인당 차지하는 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부의 상징으로 측정되는 시대까지 오게 되었다.

 

여러 건축가들은 이러한 맹목적 발전에 작은 틈을 만들어 갇혀진 공간에 자연이라는 요소를 유입하는 시도를 실험해 왔다. 연어가 산란을 위해 태어난 강을 거슬러 오르는 것처럼 격리의 심화로 인해 회귀의 본능은 그에 걸맞게 발전해 왔다. 건축물 한가운데 바람의 길을 만들어 주고 빛의 유입을 거스르지 않으며 수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치며 끊임없이 방법과 생각을 추구해오고 있다.

 

 

  “감성이 없는 건축은 건축이 아니다. 공간은 물론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겠으나, 만일 그것이 인간의 정신세계에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면 그것은 건축이라고 말할 수 없다. -리카르토 레고레타-

 

멕시코 태생의 리카르토 레고레타는 이런 자연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온 건축가 중에 한명이다. 건물의 상징성과 우월함보단 공간에 거주하고 상주하게 될 사람들에게 자연을 망각하지 말아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딱딱한 돌과 차가운 시멘트,유리를 통해 구현해 왔었다. 내가 그를 처음 접한 건 해석은 20%도 불가능한 컬러풀한 건축 원서를 통해서였다. 비록 글로 이루어진 설명은 판독이 불가능했으나 그가 실현시킨 건축물의 반도 보여주지 못했을 단편적인 사진만으로도 그가 말한 자연을 느끼기엔 충분했었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머나 먼 타국으로 날아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행운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라는 곳에 그가 설계한 건물이 존재했다는 것. 그리고 아시아에서 단 두 개 밖에 없는 그의 작품이라는 것. 더불어 2011년 생을 마감한 그가 남긴 유작에 속한다는 것. 여러 의미로 따진다면 제주도에 존재하는 “카사 델 아구아“는 우리에게 작은 축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건물은 냉정하게 말하면 임시건축물에 속하며 현행법상 철거의 수순을 밟게 되어 있다. 내가 지금 이 페이퍼를 끄적이는 그 순간. 어쩌면 차가운 포크레인의 삽과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는 잡부들의 오함마에 여지없이 깨져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건축물이 철거된 자리엔 어떤 건물이 들어설지 예상을 해본다. 화려한 리조트, 호텔? 이도저도 아니면 잠깐의 휴식을 위한 팬션? 아니면 명목상 공원? 그 어떤 것도 카사 델 아구아를 대신할 수 없어 보인다. 우리가 불국사 덕수궁을 보고 있듯이 수 백년이 흐른 후 우리의 후손들은 볼 수 있는 건물 하나가 사라진 기분이다.

 

김중업씨의 건축물들이 그러하듯, 청계천의 수표교, 피맛골이 그러하듯 우리가 가지고 있었을 사람다운 공간 하나하나가 개발의 미명하에 사라지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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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2-12-2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강제철거 보류 되었다네...

paviana 2012-12-21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래요. 너무 잘 됐네요. 나라망신은 피하게 됐으니....진짜 철거할까바 조마조마했어요

Mephistopheles 2012-12-22 08:58   좋아요 0 | URL
말 그대로 보류랍니다. 언제 쥐도 새도 모르게 철거가 이뤄질지도 몰라요. 멕시코 정부까지 나서서 철거를 반대한다는데 쌩까고 철거하다 진짜 국제적 망신 지대로 당할텐데요
 

 

1. 개인적으로 난 지옥에 떨어졌었다. 저점을 찍고 늙고 쇠약해진 다리근육을 이용해 발판을 찍고 튀어 오르고 있는 중이다. 지옥의 바닥까지 닿을 뻔 했으나 그 전에 다른 발판을 마련해 미비하게 다시 도약을 하는 중. 천국까지의 문턱은 아직 까마득하고 무간도를 벗어나 연옥의 귀퉁이를 돌파하는 중이다. 내년 상반기 목표는 천국이 아닌 지옥과 천국의 경계인 이승에라도 안착하고 싶은 심정이다. 야차와 인간의 차이는 백지장 한 장의 차이일 뿐이며 이 백지장은 아주 쉽게 찢어진다는 것 또한 실감했다.

 

 

 

2. 이번 대선은 별 생각이 없다. 어떤 의미로 준비된 자를 이기기엔 준비 되지 않은 자는 여러모로 불리할 뿐이다.(내가 말한 준비는 “선거준비”를 말하고자 함이다.) 획기적인 돌파구나 번쩍이는 아이템이 존재하지 않는 한 애초에 이기기 힘든 게임이었다. 패배가 좌절이 아니지만 승자독식 사회구조 상 패배는 쓰고 처참할 것이다. 같은 내용의 반성문 100장이 필요한 시기는 아니다. 반성만 하는 건 발전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3. 우리 쪽 업계엔 “paper architecture”라는 구분이 있다. 말 그대로 도면상 종이 위에 설계는 이루어지나 실제 건물로 지어지지 않는다. 라는 것이 핵심이다. 혹자는 예술적 분야로 분류되어 독자적 위치를 차지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지어지는 건축물에 비하면 그 한계성만큼은 확실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보의 아이콘 중 SNS, 넷은 이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SNS로만 떠드는 진보는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투표장에 나타나 한 표를 행사하는 어르신들에 비해 누군가가 말한 “파괴력”에서 상대가 되지 못한다. 우리가 전뇌화된 “공각기동대” 사회를 사는 게 아닌 이상 말이다.

 

“진보”라는 아이콘은 아마도 진화를 해야만 할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는 표현방식은 복고풍으로 취급받지 못할 정도의 “퇴물”로 간주되어야 할 것 같다. 이 나라가 처한 특수한 상황(근현대 식민지, 전쟁, 이념갈등)에 걸 맞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시기다. 화려한 스펙만이 아닌 기발한 발상과 발칙한 상상력이 동원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4. 어쩌다 우연히 “청담동 엘리스”라는 된장냄새 풀풀 풍기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제목대로라면 심히 럭셔리하며 환상적이며 흔히 봐왔던 “신데렐라 스토리”가 주된 내용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실제 드라마도 그러하다. 물질적 욕구와 자본의 부를 극대화 시켜 드라마에 투영시켰으며 간접광고 또한 지나칠 정도로 빈번하게 노출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동종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아주 현실적”인 모습을 종종 비취 준다고나 할까. 빚에 지속되는 사랑이 없다는 모습과 더불어 순수를 찾는 재벌 2세의 철없는 행동은 단지 어른의 위한 동화일 뿐이라는 해석은 재미있게 비취진다. 결말이야 뻔할 뻔자 소시민 여자가 재벌 2세와 맺어지며 끝을 맺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다가 아닌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즐겨 볼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단지 문근영보단 박시후가 더 빛나고 있다는 것. 그건 좀 아쉬울 뿐이다. 아마도 이런 드라마를 보며 심각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이유도 2012년 개인적으로 “지독한 현실”을 체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5. 어찌되었던 국가적인 가장 커다란 “이벤트”는 이제 끝이 났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표현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상해있더라. 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남들에게 휩쓸려 상한 음식 먹고 탈나는 것 보단 안 먹고 잔치만 즐겨보는 것이 가장 현명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 잔치엔 좀 먹을 것이 풍성한 잔치이길 바랄 뿐이다. 그동안 난 위장이나 늘려놔야 겠다. 누구 말처럼 내 위장은 우주다! 를 외칠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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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12-2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박시후가 더 돋보여서 문근영이 이뻐요. 박시후는 사랑을 믿는 재벌이잖아요. 문근영은 본인이 속물이라는 걸 인정하는 가난한 여자구요. 그런 역을 기꺼이 맡은 문근영이 참 기특하달까.

Mephistopheles 2012-12-21 09:07   좋아요 0 | URL
근영씨도 나름 고민했을꺼에요. 전작(메리는 외박중)이 아주 제대로 말아 먹어버렸으니까요. 걍 해품달이나 찍지 그걸 왜 해가지고서리..쩝쩝.

무해한모리군 2012-12-2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월에 작은(?)수술을 하나 예약해 두어 그런지 아프지 않는게 제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적 대사는 강이나 산을 파헤치지만 말고 5년하다 내려갔으면 합니다.

Mephistopheles 2012-12-21 09:08   좋아요 0 | URL
엥..작은 수술..? 그래도 수술은 수술인데 암튼 무사히 치루시길 바랍니다.(작년 척수마취의 그 불쾌한 아른함이 기억나는군요.) 유전자의 내림이 심하다면 5년으로 끝날까도 사실 걱정입니다.

2012-12-2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배가 좌절이 아니지만 승자독식 사회구조 상 패배는 쓰고 처참할 것이다."...ㅠ.ㅜ
내년 목표 이루시길. 올해 처절한 경험이 뭔가 밑거름이 되신 듯한...

Mephistopheles 2012-12-21 09:09   좋아요 0 | URL
어쩌면 지독하게 사는 분들에게는 뭐 그런 걸로?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전 "사기"의 그 술수를 너무나 많이 경험했어요. 다행히 걸려들진 않았지만요..^^

moonnight 2012-12-20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실 듯 ㅠ_ㅠ 내년엔 더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들 되실 거에요. (삼재도 메피님 앞에서는 기가 죽을 듯 ^^;)

Mephistopheles 2012-12-21 09:11   좋아요 0 | URL
저에게 있어서 올 한해는 참 다사다난이란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별별 일이 많이도 일어났었습니다.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를 많이 믿고 싶네요..^^

야클 2012-12-21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물지만 운수대통하는 '복삼재'도 있으니 너무 쫄지 마시길! ^^

Mephistopheles 2012-12-21 23:55   좋아요 0 | URL
"드물지만"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카스피 2012-12-2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보는 문근영 넘 이뻐용^^
 

누군가 나에게 “진보” 냐 물어보면 선뜻 “그렇다.” 답을 말하기 주저스럽다. 그 흔하다는 공식적인 진보적 행동을 했던 적이 한 차례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진보가 가끔 보여 주는 거침없는 질주본능에 브레이크에 살짝 발을 얹고 싶었던 적도 종종 있었다.

 

그렇다면 난 보수인가? 라고 생각해보면 역시 그건 아닌 것 같다. 보수가 진짜보수가 아닌 이 나라에 태어난 것이 한계라면 한계일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보수는 대부분 태생 자체가 뱀의 부정적 습성을 타고 난 모습을 자주 보여주곤 했었으니까. 기회주의, 수구의 모습과 습성을 너무나 많이 노출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우리나라 보수의 핸디캡이라고 보고 싶다.

 

딱 부러지게 말은 못하겠으나, 단지 진보보단 보수를 더 싫어하는 위치에 존재한다고 해야 할까. 이런 기본적인 생각은 정체성이 생겨난 시점에서부터 크게 변하진 않았다. 근 20여년을 이런 생각이 내 언행의 기본바탕을 이루고 있었다. 그래도 가끔 선진국이라 칭해지는 다른 나라의 보수는 나름 감동을 주곤 했었다.

 

영화배우, 감독 그 이상으로 좋아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알다시피 열성 공화당지지 보수 인물이지만, 그는 흔히 말하는 바른 보수는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잘못된 보수에 거침없는 일침을 가하며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성까지 종종 보여주곤 했었다.

 

난 이런 사람이 적어도 이 땅에 존재하는가. 의문을 가지곤 했다. 기회주의자와 수구로 얼룩지지 않은, 사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인정과 더불어 존경의 범위까지 갈 수 있는 보수.

 

 

 

몇 분짜리 연설만 가지고 단언을 할 순 없겠으나, 그래도 진정한 보수의 가능성에 조금은 희망을 걸어본다.

 

뱀꼬리 : 역대 정권 고직을 두루 걸치고 온갖 이득과 기득권층에 안주해왔던 과거를 돌이켜 보면 깜짝 변신일수도 있을 것이다. 이 찬조 연설이 되어서는 안되는 인물에게 갈 표를 조금이라도 감소시키는 힘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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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12-14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념과 가치를 지키는 보수가 아니라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는데 급급하다면 조만간 역사의 복수를 당하겠죠. 이번 선거가 그런 선거가 되지 않을까요?

Mephistopheles 2012-12-16 22:06   좋아요 0 | URL
그런데요? 우리나라 역사상. 그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한 보수가 아닌 기회주의자들이 복수를 당한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일제시대 후, 해방 후, 분단 후, 6.25 후, 군사정권 후, 민주화 후....이렇게 수많은 기회가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더운 여름날 우릴 성가시게 하는 존재들이 있다. 여러 가지 있겠지만 어김없이 사람 주변을 맴도는 파리, 모기. 이건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아마도 공통적인 현상일 것이다. 인간들은 이런 존재들에게 일종의 자기보호본능을 발휘한다. 끔찍한 바이러스와 질병을 옮긴다는 미명하에 뿌리고 태워 이들을 멀리 쫒아낸다. 옛날 하늘거리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파리채는 이제 약한 전류가 흐르는 미니멈 사이즈 배드민턴 채 비슷한 구조로 업그레이드되어 접촉 즉시 “빠지직”이란 효과음과 더불어 그들에게 이 세상과의 작별을 고하게 한다.

 

그렇게 파리, 모기는 인간에 비해 열등한 존재임과 동시에 한여름을 보내는 동안 척살 혹은 접근 불가의 존재들로 각인되어있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까. 만약 인간이 이런 파리, 모기의 위치로 전락한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는 무척 흥미롭다. 머리가 잘려도 활동을 한다는 바퀴벌레의 강력한 생명력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아 보인다. 인류라는 종보다 상위 개념의 종의 출현, 더불어 인류를 피식자의 범위로 떨어트린 강력한 헌터의 성격을 가진 종의 탄생. 이 만화 진격의 거인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른다. 더불어 일본만화 특유의 화려한 액션과 퍼포먼스는 기본.또한 과거 상위개념의 자존심일지도 모를 50M 높이의 방벽 속에서 현실에 안주하는 나약한 모습과 더불어 절대방어 개념의 유실로 인해 발생하는 처참한 패닉까지 꽃미남, 꽃미녀가 만발하지 않아도 내용 자체만으로는 어느 만화 못지않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과거 “기생수”를 통해 이런 세계관은 한번쯤 접해본 경험이 있다면 “진격의 거인”은 기생수와는 조금은 차별성을 두어야 할 것 같다. 기생수가 정도의 타협점을 남겨둔 진행을 보여준다면 이 만화는 그에 비해 에누리 없는 전개를 보여준다. 주인공 인류들의 반동세력인 거인들에게 지적능력은 제로, 생식기관과 소화기관은 전무하며 단지 약육강식에 의한 먹이의 개념보단 살육의 개념을 강조하는 설정도 참신하다. 아메바 같은 무한재생도 재미있는 설정이다.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 “미스트”에서 우린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어떤 내부붕괴의 과정으로 자멸하는지 이미 경험했었다. 이 만화 역시 그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단지 무대의 배경이 쇼핑스토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방벽으로 둘러싸인 인간들의 영토라는 크기의 개념만 다를 뿐이다.

 

성공한 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일본의 구조상 역시나 이 만화 역시 애니화가 결정됐다고 한다. 신경만 써준다면 근래 보기 드문 역작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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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2-1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겠어요. ㅠ_ㅠ 궁금하긴 한데 ;;;;;

Mephistopheles 2012-12-11 15:4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살육과 칼부림이 난무하다 보니 무섭다기 보단 좀 고어적인 장면이 몇몇 나오긴 합니다..^^

moonnight 2012-12-1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넣었어요. 곧 주문하겠습니다. 영상까지 보고나니 무서워도 안 볼 도리가 없네요. (자포자기;;)

다락방 2012-12-11 12:2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문나잇님. 일전에 공포영화제였나요? 그 영화제에 혼자 다니던 문나잇님 생각이 납니다. 호러영화제였나?
여튼 거기서 왜 어떤 감독님도 만나서 문나잇님이 커피 한잔 사드렸다고 했던 글도 기억나고 말이지요.

moonnight 2012-12-11 15:38   좋아요 0 | URL
앗 저의 과거를 모조리 알고 계시는 다락방님 +_+;
맞아요. 한때의 저 맞습니다. ㅠ_ㅠ 요즘은 (늙어서 그런지-_-;) 무서운 건 못 보겠더라고요. 밤에 케이블 티비에서 하는 공포영화도 보다가 꺼버려요. 무서워서 딴 데 보면서 끕니다. 심약해졌어요. 흑흑. ㅠ_ㅠ

메피님 서재에서 왜 이런대요. 메피님 죄송 -_-;;;;;;;;;;;;;;;

Mephistopheles 2012-12-11 15:41   좋아요 0 | URL
늙어서라뇨. 외로워서가 아닐까요? =3=3=3=3=3

뷰리풀말미잘 2012-12-11 20:49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은 알라딘의 빅브라더..

메피님도 참 모르는게 없으셔. ㅎㅎ

다락방 2012-12-12 08:26   좋아요 0 | URL
아니 이 사람은 왜 나 가는데마다 와서는 빅브라더 어쩌고 하는거야. 왜이래요, 왜!! 흥!!

Mephistopheles 2012-12-13 09:1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빅브라더 의혹...음 이건 함부로 말하면 안되요.
저는...그래서 늘 배가 고픈가 봅니다.(히딩크 성대묘사라고 해야 하나.)

saint236 2012-12-1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관심 가져봅니다.

Mephistopheles 2012-12-11 15:45   좋아요 0 | URL
넵 관심 가져주시고 볼만은 합니다. 근데 워낙 만화라는 장르가 호불호로 갈리다보니까 꼭 보세요 라고 강조는 못하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12-1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곤충이 된다거나 식용가축이 되어 동물에게 사육당한다는 설정은 작가에게 큰 상상력을 주더군요.

Mephistopheles 2012-12-13 17:24   좋아요 0 | URL
혹시 걸리버 여행기가 원조일까요? 작아졌다 커졌다 파란만장한 여행을 하잖아요.

노이에자이트 2012-12-14 13:04   좋아요 0 | URL
예.말이 인간을 사육한다는 이야기가 들어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