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트북 구매를 위해 이 모델 저 모델 기웃거리다 꽤 재미있는 제품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사실 정식 명칭과 모델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을 설명하는데 이만한 “닉네임"도 없을 듯하다. (누군진 몰라도 엄청난 네이밍 센스)

 

 

노트북 제조회사의 중견급인 H사가 중국에서 OEM으로 만드는 제품으로(정확히 말하면 케이스 금형과 기타 부품을 중국 제조 후 국내에 들여와 조립하는 방식으로 마데 인 코리아라고 찍혀 있다고 함.)

 

생긴 외모는 속칭 간지 좔좔 흐른다는 사과회사의 “맥북에어”와 생긴 모양새가 거의 판박이와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반값 정도. 일단 가볍고 기존 HDD를 쓰지 않고 SSD를 쓰기에 속도는 빠르다. 해상도가 사과회사보다 구리고, 터치패드와 스피커가 좀 싼티난다는 것 말곤 그다지 큰 단점이 없다고 한다. 이리하여 이 기종에다 붙인 이름이 “인민에어”라고 한다. (보다 하위 기종은 “빈민에어”라고 한다.)

 

 

  또 다른 특징은 사과사의 “맥북에어”가 선명한 사과 로고가 한복판에 박혀있는 것과는 다르게 “별”이 박혀있다는 정도의 차이.... 재미있는 건 이 별의 활용도다. 레이저 각인을 하여 지울 수 없다고 하니 사용자들이 별별 데커레이션을 하나 보다. 대표적인 예로.

 

 

 

 

  이름하여 “혁명에어”

 

 

 

 

이름하여 “돌침대에어”

 

아무튼 초인기 덕분에 없어서 못 팔고 예약주문까지 해야 한다니, H사는 분명 대박 친거나 다름없을 것 같다. 사실 거품 쫙 뺀 가격으로 사용자들에게 어필했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경우 때문에라도 구매할 사람은 빨리 사야 할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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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2-0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인민에어가 뭔가 검색하려던 참이었는데 여기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이.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2-01 16:16   좋아요 0 | URL
어쩌면 다락방님에게 가장 어울릴지도 모를 노트북일지도요.(사라고 뽐뿌질 중....ㅋㅋ)

깐따삐야 2013-02-0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민에어 넘 욱껴.ㅋㅋ 그런데 사고 싶네요. 저도 요즘 노트북이 시원찮은데.

Mephistopheles 2013-02-01 16:17   좋아요 0 | URL
신학기 시작되면 아마 사은품 많이들 챙겨주는 아카데미 행사시즌 들어가니까 그때쯤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아요.(OS자가 설치 가능하면 OS빠진 놋북이 저렴한 편이랍니다.)

아른 2013-02-0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메피님 진짜 웃겨요♥♥♥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2-01 16:17   좋아요 0 | URL
누군진 몰라도 진짜 H사는 저 "인민에어"이름 지어 준 사람에게 사례금 줘야 합니다.

마노아 2013-02-0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민의 컴퓨터로 검색하니까 정말 나오네요. 신기신기..ㅎㅎㅎ

Mephistopheles 2013-02-01 16:17   좋아요 0 | URL
요즘 놋북의 대세라더군요. 없어서 못 팔 지경....ㅋㅋ

saint236 2013-04-06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코 짱...
 

 

 

 

1. 산드라.

-패스트푸드 매니저인 그녀는 오늘 아침부터 제대로 꼬이기 시작한다. 전날 매장 내 냉동고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베이컨과 피클등 식자재 천사백 달러어치의 손실을 입었다. 오늘 갑자기 지점장이 감기로 인해 결근을 하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지점장은 불호령을 내렸을 것이다. 본사 식자재 배달하는 직원은 아침부터 이 사항을 가지고 박박 속을 긁는다. 아마도 매장 직원 중 새파란 녀석들이 일부러 냉동고 문을 열고 퇴근한 건 아닌가. 의심스럽다. 오늘 하루 단단히 단속하여 태만한 근무상태에 기합을 넣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2. 배키.

-아침마다 출근하는 직장 패스트푸드점의 매니저 산드라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이유는 냉동고 관리 소홀로 식자재가 훼손되었다. 아침부터 불호령이 떨어질 것은 뻔하다. 그녀는 아마 내가 그랬을 거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이 일과 전혀 상관이 없는데.. 지점장도 없는 상황에 본사에서 암행감사가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아침부터 사람들을 들들 볶기 시작한다. 그래도 산드라와 그녀의 약혼자가 핸드폰으로 가끔 야한 농담을 즐긴다는 이야기엔 웃음이 나온다. 보기보다 젊게 사는 커플처럼 보인다.

 

 

 

조그마한 패스트푸드의 평화를 깬 건 바쁜 점심때였다.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에 산드라는 긴장한다. “매장 직원이 손님의 돈을 훔쳤다.”라는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는 수화기 너머 경찰관의 목소리는 자못 심각하다. 더불어 인상착의를 정확히 묘사하며 배키를 지목한다. 손님의 가방에서 돈을 훔쳤고 이 중대한 사항에 다른 전화로 지점장과도 연락이 되어 있는 상황이란다. 더불어 그녀는 이미 다른 여러 사건에 연루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 심각하게 주의 관찰하고 있었다며 매니저 산드라에게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까지 배키의 구금을 요청한다. 한통의 전화가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확대된다. 수화기 너머 경찰관은 그녀의 집을 수색 중이며 그녀의 오빠가 마약과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었다며 혹시라도 모를 그녀의 신변확보와 수색을 위해 산드라를 통해 소지품 검사와 전체탈의라는 치욕적인 상황까지 진행된다. 아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여기다 더 불쾌한 상황을 첨부해버리면서 역겨움이 동반된다. 경찰관의 요청으로 매장으로 들어온 산드라의 약혼 남은 알몸의 배키를 감시하며 수화기 너머 경찰관의 말 한마디에 그녀를 겁탈하는 수준까지 진행된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2012)

 

넓은 배경도 필요 없이 조그마한 패스트푸드가 전부인 이 영화는 시종일관 불편한 내용을 확대하고 증폭시킨다. 단순한 절도사건에서 성폭행에 준하는 상황까지 진행된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 역시 더불어 증폭될 수밖에 없다. 공권력의 강력한 힘이 전선을 타고 날아오는 전화기의 목소리 하나에 패스트푸드 직원들이 하나같이 고분고분 순종적일 수 있을까? 이런 억지와 억측이 있겠냐마는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라는 사실에 불편함보단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실제사건배경

 

2004년 켄터키 주의 맥도날드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 경찰 발표에 의하면 1994년부터 10여 년 동안 유사한 사건은 7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오랜 수사기간을 거쳐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한다. 그와 동시에 이런 장난전화범죄는 멈춰졌다고 한다. 하지만 확정적인 증거불충분으로 무죄석방. 매장 내 CCTV를 통해 모든 것이 녹화되어 매니저의 약혼 남은 강간치사로 5년형을 언도받았다. 매니저는 1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는다. 피해 여직원은 맥도날드를 고소하여 보상금을 받았다, 재미있는 건 매니저 역시 본사로부터 제대로 된 주의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보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보이스 피싱” 사건의 극대화된 경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저 상황에서 저렇게 당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겠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게 단언 할 순 없어 보인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을 꺼라 예상되었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보이스 피싱의 피해를 입었고,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피해까지는 아니더라도 경험해봤을 것이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라는 책을 통해 접한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기계와 권위에 대한 복종“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도 충분히 타인의 간섭과 권력에 지배받게 되고 행동을 조종당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 상황은 역사라는 테두리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나치스에 맹목적이었던 당시 독일 국민들, 선동에 조종당해 100만 명의 투치족을 학살한 후투족, 무분별한 인종청소가 자행되었던 세르비아의 내전 상황 등은 인간이라는 테두리가 얼마나 쉽게 부서져 버릴 수 있는지 살아있는 증거로서 기록되고 있다. 멀리 갈 필요 있을까. 친일과 유신의 굴레에서 지금껏 벗어나지 못해 그걸 ”향수“라 지칭하며 반맹목적이며 암묵적 종속을 보이는 요즘 현실도 크게 다를 바는 없어 보인다.

 

불편하며 거북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의 기록한 영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 (법・명령 등의) 준수; (명령 등에) 따름)가 다른 것도 아닌 선댄스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사실만큼은 그리 놀랍지 않을 뿐이다. 우리는 여전히 그리고, 충분히 조종당하기도 하고 복종가능하기도 한 불완전한 인격체임을 잊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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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3-01-3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실화군요.. 전화상이건 뭐건 경찰이란 단어에 우리가 좀 복종심이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5년형, 쌤통이네요

Mephistopheles 2013-02-01 00:47   좋아요 0 | URL
근데 정작.....장난전화로 이 모든 상황을 유도했다고 추정되는 인물은....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방면되버렸다지요.....쩝.(99%진범인데 확정적 증거가 없었다는군요..)
 

 

 자고 일어났더니 세상에 변해있더라...가 아니라 알바가 되어 있었다. 엥? 난 내가 다니는 직장 말고는 어디 다른 곳에서 부수입을 올린 기억이 없는데 말이다. 혹시 몰라서 통장잔액과 거례내역을 뒤져봐야 하는 건 아닌가. 심각하게 딱 3초 고민했었다. 근데 왜 난 졸지에 정규직이 아닌 알바로 몰렸을까. 더불어 이 발언을 설파한 사람은 이런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다소 엉뚱한 주장을 또 되풀이 한다. (이해란 자고로 설득과 공감이 필요한데. 설득력은 제로요 공감은 마이너스 이만점이시다.) 그 분의 표현대로라면 서열 999위쯤의 알바에 위치한 내가 이런 말 듣고 기분이 별로인데 일진격인 40인의 알바에 위치한 분들의 분노는 아마도 대단할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본다. 왜 잘 알지도 못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싸잡아 알바로 비하했는지? 그 이유와 배경이 궁금하다.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을 내 금쪽같은 시간을 소비하며 이런저런 텍스트를 읽어 보고 생각해보니,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간다. 엄청난 보물(?)을 숨겨 논 동굴의 입구를 걸어 잠근 거대한 돌문의 암호가 “열려라 참깨”가 더 이상 아니기 때문이다. 암호는 교묘하게 “도서정가제”라고 바꿔놨더니 서열 4위인 인터넷 서점이 감히 암호 뒤에다 “반대”를 첨부하는 바람에 문이 안 열리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분개하며 집단행동을 취하여 그 원흉을 발본색원하여 평화를 되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 돌문 뒤에 위치한 동굴에 보물이 없을 것 같다.(이건 진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애써 부인하고 있을 뿐.) 암호까지 걸어놓고 열리길 고대하겠지만, 정작 있어야 할 금은보화가 존재할지는 미지수다. 혹자는 이렇게도 말하더라. 주문을 안 외우는 것 보단 틀리더라도 계속해서 주문을 외워야만 한다고.. 이런 시간 낭비가 있나. 우린 제대로 된 주문이 뭔지 다들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것뿐인데 어이하여 수틀린 주문을 몇 가지나 떠들어대고 겨우겨우 맞아 떨어지는 주문을 찾아야만 한단 말인지. 효율을 따지자면 이런 바보짓도 없을 텐데 말이다.

 

아주 단순하게 따지면 답은 쉽게 나온다. 동굴 속에 보물부터 채워놓고 돌문에 암호를 걸던 세콤을 설치하던지 하고, 머리끄덩이를 잡고 멱살을 잡건 싸워보는 건 어떠실런지. 그때 가서 누구 하나 죽어 나간들 그 보물이 승자독식이 되던 싸운 보람과 보상이라도 있을 것 아닌가. 보상과 보람도 없이 피터지게 싸워봤자 아무것도 남는 것 없는 결국엔 아무도 없었다. 란 결말은 너무 허무하고 슬프지 않을는지...

 

이기지 못하는 싸움을 거는 것 보다 멍청한 짓은 남은 것 없는 싸움을 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배우며 가방끈이 길어도 깨우치지 못하는 진리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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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3-01-28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전부 알바가 된 건가요? ㅜㅜㅜㅜ

Mephistopheles 2013-01-28 12:08   좋아요 0 | URL
아마도 자신의 생각과 뜻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알바"가 아닐런지요. 여성분들이야 모두 "제시카 알바"였으면 좋겠지만서도..

야클 2013-01-28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VD 코너에서 제시카 알바는 봤는데...

Mephistopheles 2013-01-28 12:08   좋아요 0 | URL
딴 건 다 필요없고...
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3262430276

이것만 보면 됩니다..흐흐

조선인 2013-01-28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이 짱!

Mephistopheles 2013-01-28 12:09   좋아요 0 | URL
아니 페이퍼는 내가 썼는데 댓글 단 야클님이 짱을 먹다니..아이참..

bookJourney 2013-01-28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inbook.or.kr/contents/sub0104.asp?mode=view&idx=2314
누가 알바인지 모르겠습니다. 아, 저 분들은 알바가 아니라 사장님 ;;;

Mephistopheles 2013-01-28 23:30   좋아요 0 | URL
다분히 현실적인 게시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분들에게 책은 취미나 여가생활이 아닌 생업이며 밥벌이다보니까요..^^ (아 근데 도서정가제가 최선일까요??)

bookJourney 2013-01-28 23:24   좋아요 0 | URL
도서정가제 강화는 최선도 차선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요, 계속 최선이라고들 하시니 ...

Mephistopheles 2013-01-29 00:10   좋아요 0 | URL
저 역시 뭘 알겠냐마는 아무리봐도 도서정가제가 최선은 아니라고 보여지는데 말입니다. 근데 그거 말곤 없다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유일한 단 한가지 방법이 최선이고 최고가 되버리는 현실일지도 모르죠. 차선책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이런 방법론의 결말이 안좋게 나왔을 때 그땐 불황이라는 출판계는 어떻게 살아날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울보 2013-01-2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 끄덕끄덕)알바,,ㅎㅎ

Mephistopheles 2013-01-30 15:07   좋아요 0 | URL
암요 그렇죠...으흠 덩달아 끄떡끄떡...
 

1년여 다른 일을 할 때, 그 회사의 오너는 참 대단한 사람이었다. 좋게 말해 대단한 것이지 “꼼수대마왕”이라는 명칭이 전혀 부럽지 않은 존재였다. 각종 공과금은 끊임없이 연체 중이었고 오죽하면 한전에서 직접 방문하여 지정 일자까지 미납금을 내지 않을 경우 부득이하게 전기를 끊을 수밖에 없다는 통보가 내려져도 1시간여를 남기고 입금을 하곤 했었다. 이러한 사항은 끊임없이 반복되곤 했다. 어쩌다 밥이라도 같이 먹는 시간에선 이러한 공과금을 비롯한 남에게 빌린 자본에 대해선 갚지 않아도 된다는 이상한 신념으로 들어찬 속내를 내비치곤 했다. 종국엔 법적으로 문제가 들이닥치고 나서 그때 줘도 된다는 마인드도 겸비하고 있었다. 물론 직원들 월급 또한 마찬가지였다.

 

  불경기의 여파로 자본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서라는 원인도 있을까 싶었지만 과거 업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때도 이러한 일이 일상다반사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애당초 사람 자체가 그렇게 생겨먹은 것 같다는 판단이 서버렸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에서 종종 목격하곤 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이용가치가 떨어졌다고 느껴지는 순간, 씹던 껌 뱉듯 인간관계를 청산하곤 하는 사람. 완벽한 소시오 패스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간들의 특징이라고 단언할 수도 있어 보인다. 흔히들 욕하면서 본다는 TV속 드라마의 막장 시추에이션 역시 이러한 인물은 필수다. 상욕을 처먹는 극악의 캐릭터가 있기에 평범한 주인공이 반동적 성격으로 돋보이곤 하니까.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닌데 어쩌다 보니 사족이 겁나 길어졌다. 단지 나는 1987년 옵니버스 애니메이션 “미궁물어”중 두 번째 에피소드인 “달리는 남자”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리하여 지금부턴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오래된 이 만화영화에 대해 몇 가지 말해보려고 한다.

 

미궁 이야기 (迷宮物語 ラビリンス: Neo-Tokyo, 1987)

 

  1987년이라면 지금처럼 화려한 CG로 떡칠을 한 애니메이션은 존재하지 않았을 때이다.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 한 픽셀씩 그려나가며 하나하나 완성을 하는 수동화된 시대였다. 예술이라 치부하기엔 지나친 노가다 성향이 지배적이 었던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에게 “거장”의 명칭을 붙여도 이견이 없는 감독들의 범상치 않은 단편 작품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이 이 "미궁물어"라 보고 싶다.

 

  3편으로 구성된 작품이며 각각의 에피소드는 린타로, 가와지리 요시아키, 오토모 가츠히로란 3명의 감독들이 상업적인 목적을 다소 배제시키고 감독중심적인 생각을 가득 찬 내용을 담고 있다. (린타로 : 은하철도 999 시리즈, 캡틴하록, 메트로폴리스 가와지리 요시아키 : 요수도시, 마계도시, 수병위인풍첩(무사 쥬베이) 오토모 가츠히로 : 아키라)

 

  그 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2번째 에피소드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달리는 남자 (走 の男)”는 앞서 말했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취했던 회사 오너를 떠오르게 해준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주인공은 근 미래 배경의 카레이싱에서 우승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레이서 “잭 휴”라는 인물의 몰락을 짧은 시간에 보여 준다.

 

 

지정된 룰을 지키며 우승을 위해 제일 먼저 결승점에 도달하는 인물에게 관객은 환호와 갈채를 보내지만, 어느 누구도 결승점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공작과 꼼수를 부리는 인물에게 어떤 영광과 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만족만 있을 뿐.

 

 자아가 붕괴되며 결국 몰락해버리는 레이서 “잭 휴”와 얼마 전 들은 소식에 의하면 결국 채무 독촉과 각종 불법, 편법의 들통으로 인해 동남아 도주를 계획 중이라는 그 오너의 결말이 묘하게 오버랩이 돼버린다.

 

암튼 15분이 채 되지 않는 단편 애니메이션에 지나치리만큼 사족이 길었다. 이제 시청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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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01-2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이 에니메이션을 TV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KBS에선가 방영했던것 같더군요.
메피님이 말씀하신 그 회사의 오너는 아마 부자아빠 책을 본 모양입니다.제 기억에 그 책속에 나오는 부자아빠가 말씀하신것처럼 세금같은 것은 제일 마지막으로 낸다고 하다군요ㅡ.ㅡ

Mephistopheles 2013-01-28 12:25   좋아요 0 | URL
그런 책이 불티나게 팔렸다는 것 자체가..우리나라 도서인구의 현실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지요. 그 양반 파산했다는데..(계획적 파산이란 이야기가 지배적이지만..)

마녀고양이 2013-01-2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는 건 좋은데, 잘 달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멈춰서서 주위도 살펴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

메피님, 가끔 뵐 수 있어 참 좋네요, 다른 일 잠시 하실 때 힘드신거 같았는데
요즘 글은 훨 편안하네요, 다행이예요. 평온한 한주되셔요.

Mephistopheles 2013-01-28 12:27   좋아요 0 | URL
빠르게 달려나가는만큼 흘리는게 분명 있겠죠. 그걸 감수할 자신이 있다면 전력질주해야 하는 거고요.^^

몸이 힘들기 이전에 마음이 힘들더군요. 그 기간동안 좋은 공부했고요..^^
 

 

어느 날인가 TV를 보며 킥킥킥 거리는 주니어를 발견. 대체 저 녀석이 뭘 보면서 저리 웃는지 궁금해짐. 킥킥거리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닌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부름. 뭘까 시청하는 것이....이미 짱구는 시청금지령을 내렸고..(이유는 주니어의 기막힌 짱구성대묘사) 혹시라도 봐선 안 될 걸 봤단 말인가. 검문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아들..뭘 보고 그리 웃나...

 

어, 아빠도 봐봐 엄청 웃겨 이거...

 

안 웃기고 이상하면 이것도 짱구와 같은 취급을 받으리라. 다짐하고 같은 자세로 시청 시작.....1분 후. 킥.....2분 후. 킥킥... 3분 후...푸하하하하....

 

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모르는 꽤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CG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러니까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하자면 노는 게 젤 좋고 아름답기만 한 세상을 보여주는 뽀로로 보다는 연령층을 조금 더 상향 조정했고, 내용은 결코 순박(?)하기만 한 아이들의 세상을 보여주진 않고, 표현기교는 조금은 덤엔더머 식이며...이러쿵저러쿵..

 

 

단언하건데 이걸 만든 사람들은 덕후까지는 아니더라도 준덕후쯤 되는 것 같다. 에피소드마다 깨알 같은 패러디와 표현기교가 난무하니까. 덕후들이 성장하여 회사를 차려 성공한 사례는 옆 나라 일본의 가이낙스(건 버스터 톱을 노려라, 에반게리온, 그렌라간 제작)라는 제작사의 실적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아마도 “라바”를 만든 투바엔터테이먼트의 구성원들 성향은 가이낙스와 비스무리하지 않을까. 라바를 보면 왠지 오덕후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뱀꼬리 : 이거슨 어쩌면 아마도 확실하게도................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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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3-01-2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이거 버스 안에서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서울 버스는 라바 안보여주나요?)

Mephistopheles 2013-01-23 18:58   좋아요 0 | URL
서울버스를 안 타본지 꽤 오래되다 보니 확인 불가능입니다..^^ 경기버스는 틀어주긴 하는데 같은 편을 계속 무한반복하더라고요,

paviana 2013-01-2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집 엘리베이터에서 보곤 해요. 저 그래도 정신연령이 좀 높아서 보고 웃지는 않아요.ㅋㅋ

Mephistopheles 2013-01-23 19:02   좋아요 0 | URL
왠지 그 좀이라는 간극이 파워레인저와 백터맨의 차이 정도일지도 모릅니다..ㅋㅋ

스파피필름 2013-01-2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웃고 갑니다. ㅠㅠ 거미줄로 음악연주요.. 전 이 수준인가봐요..

Mephistopheles 2013-01-23 19:02   좋아요 0 | URL
ㅋㅋㅋ 같은 수준입니다 저도. 이거 말로 유튜브 뒤지면 가지가지 에피소드 나오는데 제법 재미있습니다.

조선인 2013-01-23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뒷북... 옆지기와 해람이도 딱 라바에 꽂힌 지 오래 오래.

Mephistopheles 2013-01-23 19:03   좋아요 0 | URL
혹시 둘이 나란히 앉아서 오프닝과 엔딩곡을 엉덩이 들썩거리며 흥얼흥얼 따라하지 않던가요. 그게 아니면 아직 덜 꽂힌거에요..ㅋㅋ

비연 2013-01-2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바 엄청 좋아요..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3-01-23 19:03   좋아요 0 | URL
2기도 나왔다더군요. 하수구 친구들 말고 지상 친구들이 몇몇 가세했다던데..

맥거핀 2013-01-23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조카도 근엄한 녀석인데, 이걸 보고 껄껄 웃고 있길래 가서 물어봤죠. 라바가 얘 이름이니? 그랬더니 라바가 영어로 애벌레잖아, 그것도 몰라?,해서 망신을..

Mephistopheles 2013-01-23 19:04   좋아요 0 | URL
아 근엄한 조카가 정색을 하고 지적을 했다면 보통 망신보다 쪼금 더 데미지가 컸을 것 같습니다..요즘 애들이 면박주는 거 은근 상처 받는데...ㅎㅎ

잘잘라 2013-01-23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재밌어요. 재밌어요. 거미줄로 기타, 바이올린(? 첼론가요? ㅡㅡ;), 해금(? 아쟁?.. 거문고?... 다시 들어봐도 모르겠어요. OTL..) 아무튼. 라바! 저는 님 덕분에 처음 알았어요. 라바! 이것도 장바구니로~~~ 뒷북에 또 뒷북이라 해도! ^___^

Mephistopheles 2013-01-23 19:05   좋아요 0 | URL
사실 책은 부수적인 것이고 유튜브 뒤져보시면 별별 에피소드가 많이 나옵니다. 영화 "아바타"를 패러디한 "라바타"도 존재한다는...ㅋㅋ

saint236 2013-01-23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주니어들도 이걸 보고 웃습니다. 그리고 매일 라바놀이를 하는데 솔직하게...라바...재미있습니다.

Mephistopheles 2013-01-23 19:05   좋아요 0 | URL
갑자기 라바놀이가 급 궁긍해지네요. 손도 발도 없이 혀로 모든걸 하는 쟤네들을 표한하면서 어떤 놀이를 하는건지..?

saint236 2013-01-24 12:48   좋아요 0 | URL
윗옷 속으로 다리를 다 집어 넣고 기거나 뒹굴뒹굴 굴러서 갑니다. 그리고 누워서 자기 전에는 "잘 자라. 내 아들" 노래를 불러 주지요...^^

Mephistopheles 2013-01-24 13:10   좋아요 0 | URL
아 전 왜 세인트님이 블랙(장수풍뎅이)역활이 아닐까도 생각해봤습니다..ㅋㅋ

심야책방 2013-01-23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는데 은근 잔인해요. ㅋㅋㅋ 그래도 버스에서 틀어주면 시선을 떼지 못한다는...

Mephistopheles 2013-01-24 10:40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대사는 없고 모든 표현이 바디랭귀지로 대사(?)를 쳐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과격한 설(혀) 포퍼먼스가 난무하긴 합니다..^^

레와 2013-01-2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봤어요! 궁금해요 궁금해.
점심시간에 볼게요. 얼른 시간이 가야 할텐데. 그래야 보쓰도 출타하시고..ㅋㅋ

Mephistopheles 2013-01-24 10:40   좋아요 0 | URL
아마...점심시간에 다 못보실지도 몰라요. 에피소드가 제법 많거든요..^^

마노아 2013-01-24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 봤어요. 손석희 방송 틀어놓고 있었는데 손석희 목소리가 묻히네요. 중독성 있어요.^^

Mephistopheles 2013-01-24 13:18   좋아요 0 | URL
음 대단하군요. 손석희 교수님까지 압도하다니...^^

실비 2013-01-24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라 소리없이 잠깐 봤는데 소리까지 들으면 잼 있을거같아욤 ^^
집에가서 봐야지 ㅎㅎ
오랜만이네요 잘지내셨지요? ^^

Mephistopheles 2013-01-25 23:32   좋아요 0 | URL
네 저야 아주 신나는(?)롤러코스트를 타다 내려와서 약간의 현기증을 느끼지만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라바는 "감칠맛"나는 효과음이 압권입니다. 꼭 볼륨 키워서 유튜브 뒤져서 봐보세요..^^

같은하늘 2013-01-2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ㅎ 뒷북 맞아요. 메피님 서재에 처음 댓글 달면서 이런말을... 죄송~~^^
저희 아이 버스에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눈을 못뗀지 오래입니다.
도서관 가서 책까지 빌려보고, 하도봐서 이젠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도 다 알아요. -.-;;
인형까지 선물받아 가방에 달고 다녔는데 깜찍하니 이쁘더라구요. 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1-26 13:18   좋아요 0 | URL
워낙 유명한지라 많은 분들이 아실꺼라 생각은 했습니다.(만 책만 좋아 하시는 책바보님들이 많은 이 동네는 그래도 덜 알려졌을꺼라 생각했는데 맞는 것 같더군요..ㅋㅋ)

실비 2013-01-2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이거
집에가서 봤는데 너무 웃긴거 있죠?
소리 안듣고 영상으로 보기엔 도데체 무슨상황인데 저럴까 했는데
역시 음악과 들으니 잼있더라구여~ㅎ

Mephistopheles 2013-01-28 12:27   좋아요 0 | URL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거말고 다른 에피스도 꽤 많습니다. 빙산의 일각이다 보니 한번 보기 시작하면 묘한 중독성으로 다시 찾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