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 죽어라 - 눈 푸른 외국인 출가 수행자들이 던지는 인생의 화두
현각.무량 외 지음, 청아.류시화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소란스러운 세상이다.
정치적으로 그러하고 경제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는 종교도 별반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 반대로 종교라는 두둑한 면죄부를 가지고 이치에 맞지 않고 피해와 해약을 끼치는 사람들이 오히려 도드라져 보이는 요즘이다. 이럴 바엔 차라리 종교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라는 자괴감까지 들 정도로 말이다.

원래 종교의 의미와 목적은 저러하지 않을 텐데 갖다 붙이면 변형되는 트랜스포머 로봇마냥 사람의 사상과 관점에 따라 변형에 변형을 거듭해 백신이 들지 않는 감기 바이러스 마냥 사람들의 정신과 육체를 좀먹는 모습까지 선보인다.

예수가, 부처가, 마호메트가 인간들이 이리 살라고 자신의 사상을 세상에 설파하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종교가 참된 의미를 잃고 방황을 하는 요즘 한 권의 책은 정답에 가까운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으나 실천하기 어려운 단순한 방식일진 모르겠으나 복잡 세분화 되는 요즘 세상, 간단, 명료하게 접근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비록 불교서적이란 명함을 달고 나왔지만 이 책 속의 내용은 불교에 국한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질적으로 낯설어 보일 수 있는 푸른 눈과 하얀 피부의 서양인의 시선으로 동양적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불교의 이치와 깨달음을 풀어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동양인에게 지나치게 익숙해졌기에 초심과 원칙이 무시되는 시점에서 그들의 눈에 비친 객관적인 모습은 지나쳤을지 모를 단순한 사항들을 상기시켜주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나와 다른 종교와 생각, 사상을 가졌다 배척시하고 이단시하는 우리나라의 요즘 사회와 종교에 깊은 깨달음 혹은 그 해법에 접근 할 수 있는 말씀들이 가득 들은 이 책은 오히려 불교가 아닌 타 종교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자신의 종교가 대외적인 시선으로 판단했을 때 독선으로 치우치고 있다면 더더욱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모태신앙으로 3대째 개신교가 집안 종교인 메피스토가-

어느 특정 인물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지도 모를 말씀.  P153

"모든 사람은 자신이 믿는 한 가지 종교만 존중해서는 안 된다. 다른 이의 종교를 비난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다른 종교들도 존중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종교가 성장하도록 돕고 다른 종교에도 도움을 줄 수가 있다. 만일 이와 반대로 행한다면 무덤을 파서 자신의 종교를 파묻는 것과 같으며, 다른 종교에도 피해를 주게 된다. 자신의 종교를 존중하고 다른 이의 종교를 비난하는 사람은 '나는 나의 종교를 영광되게 하리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종교에 헌신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반대로, 그렇게 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종교를 더욱 깊게 파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합이 좋다. 모두가 다른 종교인들이 전하는 가르침에도 기꺼이 마음을 열고 귀 기울여 들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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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07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종교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요~ 자신의 종교가 소중하다면 타인의 종교도 존중해야 하는데... 20년간 기독교인이었다가 5년째 방학중인 순오기가!

Mephistopheles 2008-07-07 22:55   좋아요 0 | URL
전 모태신앙이지만 여전히 날나라 신도이며 기독교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이 하는 편이라 종교로 본다면 집에서 내놨다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기독교의 모순은 결코 틀리다..라고 보고 싶진 않아요..^^
(그나저나 우리교회 목사님이 알라딘에서 내 닉을 보면 주여~를 소리치실지도 모르겠습니다.ㅋㅋ)

2008-07-07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7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07-07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얀 마텔의 파이이야기가 생각나네요. 그 책 속의 주인공 파이는 말씀하신 이유로 모든 종교를 믿었었지요. 굉장히 놀랐었는데 또 굉장히 합리적이라 생각했어요. 파이가 보고싶네요.

Mephistopheles 2008-07-07 22:56   좋아요 0 | URL
종교도 충분히 합리적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상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편협한 시각이 확대되는 것 같아요..우리나라에서만 그런가??

토트 2008-07-07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이 책 며칠 전에 읽었어요. 저도 기독교신자지만 생각할 것이 많은 아주 좋은 책이었어요.
참... 잘 지내셨죠? ㅎㅎ

Mephistopheles 2008-07-07 22:57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보면서 정말 많이 부끄럽고 많이 느꼈어요. 왜 사는가..이 단순한 물음에 선듯 답을 하기가 어려웠다는...저야 뭐 늘 그렇죠..^^

이리스 2008-07-07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현각 스님.. 으음..
* 그런데 저는 요즘 와인 마시다 죽을것 같아요. -_-;;;

Mephistopheles 2008-07-07 22:57   좋아요 0 | URL
혹시 옆구리 쿡 찌르면 땀구멍에서 와인이 찍..하고 나오는 단계까지 오진 않으셨겠죠??

이리스 2008-07-08 20:06   좋아요 0 | URL
그런 단계는 아니구요, 온몸의 피가 와인으로 ㅎㅎ -_-;;

Mephistopheles 2008-07-09 07:26   좋아요 0 | URL
이젠 와인사러 갈 필요가 없겠어요.. 낡은 구두님 헌혈 한 번이면...!

이리스 2008-07-09 12:23   좋아요 0 | URL
옴마, 나 살려라~~~
 
별들에게 물어봐 - 별자리로 이해하는 퍼스널리티
정창영 지음 / 물병자리 / 2003년 6월
절판


제머나이 - 캔서 6.19~6.24
마법 Magic

하지가 끼어 있는 이 주간에 태어난 제머나이-캔서의 기본 이미지는 마법(Magic)이다. 이들은 매혹적인 마법의 주문에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대개 낭만적이고 뛰어난 감응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자신의 재능과 에너지를 가족이나 종교나 철학이나 여술이나 정치 또는 사회적인 고상한 목적을 위해 쓰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제머나이-캔서는 부드럽고 다른 사람들 눈에 잘 안 띠는 조용한 분위기를 풍긴다.

제머나이-캔서는 자신도 쉽게 마법의 주문에 걸리지만 의식적으로든지 무의식적으로든지 다른 사람도 쉽게 매혹시킬 수 있다. 강요하지 않으며 부드럽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을 매혹하는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아주 차가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현실적인 객관성과 이성적으로 추리하는 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이 두 가지 힘을 자신의 깊은 정서를 방어하는 방어막으로 쓰는 것이다. 아무튼 제머나이-캔서는 제머나이의 논리성과 캔서의 민감한 감수성이 기묘하게 섞여 있는 개성의 소유자들이다.
-240쪽

제머나이-캔서는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나 친한 친구 사이부터 불타는 연인 관계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폭이 넓은 인간관계를 연출할 수 있다.

제머나이-캔서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기를 꺼린다. 그래서 자신의 세계로 들어올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 놓는 법이 거의 없다. 헌데 이들이 만약 누군가에게 자신의 세계로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주었다면 그것은 대단한 신뢰와 존중의 표시라고 보아도 틀림이 없다. 제머나이-캔서는 자신의 민감한 만큼 상대방도 민감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말을 안 해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차려 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친한 친구나 배우자에게는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
-240쪽

제머나이-캔서에게는 사랑보다 더 중요한 영역이 없다. 이들은 사랑이야말로 삶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깊은 사랑에 빠졌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끈을 놓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들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 사름은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가슴을 통째로 줄 수 있는 사람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들이 그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그것이 꼭 자기를 내어 주겠다는 표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제머나이-캔서는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사랑을 표현하지 않고 보유하는 힘도 강하다.

-241쪽

제머나이-캔서에게 주는 충고
그대의 마법적인 힘을 조심해서 사용하라. 자신에 대해 좀더 강인해질 필요가 있다. 목표에 눈을 고정시키고, 표류하려는 그 어떤 경향에 대해서도 저항하라. 황홀한 체험에 너무 쉽게 빠지지 않도록 하라. 만약 그렇게 한다면 계속 혼란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동시에 파괴적인 정서가 그대를 휘두르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여라.
-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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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8-06-16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이 요건 거죠? 그래서, 비슷해요, 달라요?

"강요하지 않으며 부드럽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을 매혹하는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아주 차가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현실적인 객관성과 이성적으로 추리하는 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이 두 가지 힘을 자신의 깊은 정서를 방어하는 방어막으로 쓰는 것이다." .... 매우... 비슷한데요?

Mephistopheles 2008-06-17 01:57   좋아요 0 | URL
노코멘트입니다..네꼬님...우히히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직설적인 묘사로 가득한 이 책은 이미 영화 때문에 어마어마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국내에서도 제법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듯 여기저기 리뷰가 속속 출몰하고 있다. 책은 이런 유명세에 비해 지극히 간단하다. 어느 헐리웃 영화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불법적인 거래의 용도로 쓰이는 현금 가득 담간 돈 가방을 가지고 엎치락뒤치락 쫒고 쫒기는 추격전을 묵묵하게 그려내고 있다. 단지 장르가 코미디나 해피엔딩 같은 가볍고 경쾌한 행보대신 무겁고 묵직하며 뼈와 살이 지글지글 타고 있는 스릴러의 장르를 달리고 있다.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 또한 짧고 간결하게 어떠한 미사어구 없이 직설적인 내뱉음의 연속이다. 서로 길게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상대방과의 형식적인 대화마냥 A가 툭 뱉어낸 말을 B는 귀에 간신이 걸친 후 또다시 툭 맞받아치는 대화방식으로 읽고 있자면 모래가루가 입안에서 서걱서걱 씹히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이런 흔한 구성과 무미건조한 대화로 일관되는 어쩌면 3류 스릴러가 될 뻔한 이 소설은 한바탕 살육전의 와중에서 간신히 숨어있는 주인공인 노인 벨 보안관의 독백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냥저냥 나이를 먹어버린 영감탱이가 담배를 물고 막걸리를 마셔가며 자신의 젊은 시절의 그 푸릇푸릇한 청춘을 회상하는 것이 아닌 그가 속한 사회와 인간들과의 관계의 변화에 대해 자조 섞인 독백으로 읊어 내고 있다.

인심이 야박해졌다거나 각박해졌다는 완곡한 표현대신 인격이라는 요소를 가진 인간들이 밀림의 정글마냥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에 길들여진 야수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비판하고 고뇌한다. 그것도 야수처럼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의 본능이 아닌 자그마한 자기 이득과 손가락 한마디의 손해도 감수하지 못하는 이기심과 욕심으로 같은 종의 인간을 살육하며 인간성 또한 도륙하는 모습을 묵묵하게 되뇐다. 마치 자신이 지나쳐 왔던 인간 살육의 역사적 장이였던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하곤 상대도 안 된다는 표현으로 말이다.

현실을 돌아보면, 책 속의 배경 텍사스 인근 사막에선 어쩌면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를 세기말적인 인간성 상실의 현장은 여러 가지 형태로 변이되어 지금 내 코앞에서도 수차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난 그때 벨처럼 독백이나 흘리며 회상에 젖어야 할까. 아님 모스 같이 허영을 쫒아야 할까. 그도 저도 아니면 시거와 같은 냉혈한이 되어야 할까. 무엇을 선택하던 나오는 한숨과 뻐근함은 부인하지 못하겠다. 우리들 주변의 변화 또한 책 속의 내용과 비슷하게 점차적으로 변이되고 있으니까. 암울했던 과거시대로 회귀하는 모양새를 갖추고서..

노인을 위한 나라 뿐만이 아닌 인간자체를 위한 나라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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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03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음,~~~~~ 흠!

Mephistopheles 2008-04-04 01:28   좋아요 0 | URL
와 음울하고 흠짓한 소설인가 보구나...(웬디양님식 준말 표현) 맞나요?ㅋㅋ

물만두 2008-04-03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Mephistopheles 2008-04-04 01:29   좋아요 0 | URL
오늘은 기필코 읽어야 겠다고 했지만 오분도 못되 추리소설을 잡았다.(웬디양님식 준말 표현) 맞나요?? 으흐흐

야클 2008-04-03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아직 못 읽은 책인데,별 5개 주셨네요.재밌나봐요? ^^
근데 노인뿐이겠습니까? 아이들을 위한 나라도 아마 없죠? ^^

Mephistopheles 2008-04-04 01:30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이에요. 아이들을 위한 나라..여기자를 위한 나라.. 상대적 약자나 보호받아야 할 대상들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나라투성이에요...재미있어서라기 보단 제 주변의 현실과 너무나 맞아떨어지고 공감하기에..5개를 넣어부렸어요..(그렇다고 제 주변에 돈가방을 들고 튄 놈이나 이사람 저사람 안가리고 총질하는 인간이 있다는 건 아니랍니다.^^)

L.SHIN 2008-04-03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리뷰가 참 좋습니다.
그런데 저는 메피님의 제목에서 '기타노 다케시'의 <피와 뼈> 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상당히 자극적이었던, 나의 기타노상(想)과 많이 달라서 충격이었던 그러나 내용의
무게감에 작품성을 줄 수 밖에 없었던 바로 그 영화 말입니다.

Mephistopheles 2008-04-04 01:31   좋아요 0 | URL
다케시의 영화 피와 뼈는..그 에너지가 대단한 영화에요 한 남자의 어찌보면 순수한 악의가 그 매서운 북풍에서 끝을 맺을때까지 사정없이 몰아치잖아요.

비로그인 2008-04-0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겠지요..

Mephistopheles 2008-04-04 11:1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만..어찌 돌아가는 세상은 회복불가능으로 점점 다가가는 것 같아 보여요. 옳다 생각하는 것이 매도가 되고 그르다 생각하는 것이 대세이며 정의라고 구체화되다보니까요..쩝.

비로그인 2008-04-0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만큼은 80년대 방화를 패러디 하셨군요~^^

Mephistopheles 2008-04-04 23:31   좋아요 0 | URL
전두환이라는 인물이 국민을 바보 멍충이로 만들려고 작정한 3S중에 스크린에 해당하는 영화판이 그때 살냄새 엄청 풍기는 장르가 넘쳐났었죠..^^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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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혹은 인간의 두뇌행동과 방식을 전문가적인 입장이 아닌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에게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읽기엔 편했고 현학적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난이도가 높은 문맥이나 정의는 이 책 속에는 존재하진 않아 보인다. 하지만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어쩌면 수박 겉핥기식으로 접근하게 해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거부감은 분명 존재한다.

다 읽고 나니 불쾌한 감정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책 내용 자체를 부정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건 아니지만, 10개의 에피소드에서 소위 과학자 혹은 의학자들이 행하는 모든 행동 자체에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감정이다.

이유와 결과야 어찌 되었던 그들이 진리를 위해 매진하는 과정 속에서 지구상 인간과 흡사한 혹은 또 다른 과학적 의학적 이유로 실험체로 이용된 수많은 동물들 때문이다. 그 과정은 웬만한 공포영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잔인하고 수위도 높다. 이런 부분에서도 사람의 욕심의 끝없음을 보여준다. 동물 실험으로 만족 못한 학자들은 사람을 상대로 비공식 혹은 비공개적으로 실험을 자행한다. 그게 비록 메스를 겉피부에 밀착시키고 그어 버리는 물리적인 실험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공포스럽다.

일예로 책 속에 나온 실험에 자의, 타의로 참가했던 실험자들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고 있는 인터뷰들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분명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쉽게 풀어 쓴 심리학 관련 서적만으로 이 책의 가치는 높게 쳐주고 싶다.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생명경시는 그 어떤 변명을 대더라도 납득하기 힘들다.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할 정도의 업적을 남긴 과학자나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백짓장 한 장의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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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7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7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3-07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기 전두엽시술에 대함 묘사는 뭐 거의 호러영화를 방불케하더군용

Mephistopheles 2008-03-07 23:45   좋아요 0 | URL
전 그 부분을 보면서 한니발 렙터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 전두엽으로 퐁듀를 해먹잖아요.
 
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1권(노란 책)의 감동을 되새기며 두 번째로 만나는 지식공감은 충분히 기대이상이며 만족할만하다. 혹자는 첫 번째 책보다는 강한 임팩트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는 영화 속편과 비유할지도 모른겠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 지식공감의 이름표를 달고 나온 2권임에 틀림없으나 1권과는 접근방향이 다르진 않았나. 생각되어진다.

전작과 비교해 다루는 문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개개인 혹은 이 땅에 사는 우리들에게 직접적인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현상들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느끼게 해준다. 지근거리에서 벌어졌던 시사저널 사태, 앞으로 향후 5년간 신자유주의의 속박에 묶일 우리들의 모습,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아래 이리저리 몰리는 우리 이웃들의 현실을 전편이 주는 강력한 타격보다는 비교적 완만하지만 조금씩 조여 오는 조이기로 읽는 사람의 가슴을 답답하게 해주고 있다. 강약의 고저와 울림이 적을지라도 바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연들이기에 현실감은 무섭게 다가온다.

5살배기 아들을 태우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신호등과 마주친다. 한창 호기심 왕성하며, 사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들 녀석은 신호등을 보며 반색을 하곤 한다. 스스로 정의 내린 신호등의 분류는 붉은색은 스톱(stop)이고 노란색은 슬로우(slow), 녹색은 고(go)란다. 할머니 손잡고 외국에 사는 고모 집에 반년이 조금 모자란 시간을 지냈던지라 이래저래 영어를 섞어 쓰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면서도 겁도 살짝 난다.

아들이 말했던 붉은색 신호등의 의미로 두 번째 지식공감을 정의하고 싶다. 붉디붉은 두 번째 책의 표지마냥 어쩌면 이 책은 이젠 더 이상의 범람을 막아야만 하는 인간과 사회, 자연의 공존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하여 붉은 신호등마냥 일종의 경고를 보내주고 있는 듯하다.

현실은 급변하고 정보는 홍수를 이루고 쌓이는 시간도 없이 끝도 없이 흐르고 흘러간다. 이 책을 통해 흐르는 대로 방관만 할 수 없는 사실과 진실들을 마음속의 신호등을 붉게 고정시키고 다잡아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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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1-1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시즌2가 무척 좋았답니다. 어떻게 해야 감동하는지를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롭게 감동했달까요. 부들부들 떨기도 했고, 눈물이 고이기도 했어요. 제게도 정말 좋았던 두번째시즌이었답니다.

바람돌이 2008-01-1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지식e 첫번째권 보고 있어요. 먼저 본 영상들이 같이 떠오르는 글들이 더 좋더군요. 시간날때마다 영사도 보세요. 음악과 자막과 영상이 어떻게 이렇게 절묘하게 가슴을 때리는지 기가 막힙니다. 가끔은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도 찔끔....^^;;

마노아 2008-01-14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세번째 시리즈 나온다고 하던데요. 반갑게 기다리고 있어요^^

Mephistopheles 2008-01-14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1편의 내용들보다는 현재진행형인 문제들을 많이 다뤘기 때문인지 깊게 다가오더군요.^^
바람돌이님 // 영상은 틈틈히 보긴 하지만. 하루의 2/3을 사무실에 처박혀 있는지라..^^
살청님 // 이 책이 무서운 이유는 울컥하게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기억의 언저리에 위치하게 하는 그 끈질김 때문인것 같습니다.
마노아님 // 세번째 시리즈 표지는 파랑이겠죠? 왠지...상투적으로 그리 갈 것 같다는 느낌이...^^

플레져 2008-01-14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쩜 저는... 오늘 메피님 덕분에 이 책을 처음 보았네요. 읽고 싶어지네요.
우선 보관함으로 휘리릭~

순오기 2008-01-14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망설이고 있었는데, 퀴즈이벤트 개근상 받아서 지릅니다~ ㅎㅎㅎ

이리스 2008-01-1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홈, 저는 지금 슬로우 슬로우~ 입니다. ^^;

전호인 2008-01-1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비밀인데요. 저는 중학교까지 다니면서 신호등이란 것을 접해 본 적이 없었답니다.
워낙 깡촌에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차만타면 멀미를 했기 때문이지요.
중 3때 청주란 곳을 나왔을 때 빨간불이 건너는 불인 줄 알고 횡당보도를 건너려고 했다지 뭐예요. 그것도 촌넘들 3명이 같이....... 시골에서는 공부깨나 한다고 했었지만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벌어진 해프닝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씁쓸합니다.

웽스북스 2008-01-1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을 회사 명절 책으로사면서 읽어서 안가지고 있거든요- 그랬더니 댕강 2권만 사기도 좀 그렇고, 해서 1권도 같이 사야되나 암튼 이런 쓸데없는 고민중 ㅎㅎ

Mephistopheles 2008-01-1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 책은 두께가 조금이나마 있긴 하지만, 금방 읽을 순 있을 꺼에요. 하지만 뭐가 컥컥 걸리는 느낌은 꽤 나올지도 모릅니다.
순오기님 // 1권 2권 나란히 지르시겠군요.^^
낡은구두님 // 제 현실은 신호등 고장수리중입니다. 1월부터 이리 바뻐서야..쩝.
전호인님 // 에고..하지만 그만큼 순박하고 때 묻지 않는 모습이 아니였을까나요..^^
웬디양님 // 1권을 같이 사셔도 될 듯 싶기도 한데요. 그냥 전 가끔 생각날때마다 한 단락이 떠오를때 다시 펼쳐들곤 합니다.^^

순오기 2008-01-15 14:03   좋아요 0 | URL
1권은 작년에 질렀습니다. 리뷰는 안 올렸지만...마노아님처럼 노랑 빨강 뽀대나게 꽂으려고요! ㅎㅎ 물론 메피님 예감대로 파랑도 나오면 또 지릅니다. 단, 적립금 쌓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