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갱들 - A Fistful Of Dynam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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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던 공중파 방송 주말에 편성된 외화 중 EBS에서 하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이탈리아 웨스턴을 만나게 되었다. 분명 몇 차례나 봤던 영화였었다. 그것도 TV를 통해 봤었고 아마도 계속 잊혀지고 지워지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같은 영화임에도 이번만큼은 각인이 될 만큼 영화 속에 내포하고 있었을 다른 요소들을 마주치게 되었다. 요즘 출판계에 봇물처럼 터진 혁명관련 서적이 아마도 이런 요소를 찾은데 많은 영향을 줬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배경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1900년도 초반 서부시대의 막바지 상황인 멕시코는 ‘혁명’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판초 비야(José Doroteo Arango Arámbula)사파타 (Emiliano Zapata)로 대변되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존이 이질적인 문명의 상징인 오토바이를 타고 멕시코를 가로지른다. 그곳에서 가족단위 좀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는 후안을 만난 후 그들에게 강 건너 불구경일수도 있었을 멕시코 혁명과 직접적으로 부딪친다.

영화 처음 장면, 좀도둑 후안은 소위 가진 자에 대한 열등감과 함께 조롱을 표현한다. 그가 타깃으로 잡은 역마차에는 자본과 타락의 상징을 뜻하는 인물들이 타고 있다. 지주나 공증인, 귀부인과 성직자, 그리고 미국인이 타고 있던 호화로운 역마차에 동승한 그는 모욕을 당하나 잠시 후 그들의 가족이 역마차를 습격한 후 목숨을 구걸하는 그들을 실컷 조롱하며 벌거벗겨 짐마차에 실어 살아남기 힘든 멕시코의 사막에 내버린다. 이렇게 영화의 한 축을 지탱하는 후안은 빈민과 지배층을 상징하며 부르주아에 대한 분노와 혁명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을 내비친다. 우연히 털려고 했던 은행이 정치범 수용소인걸 모른 채 그곳의 죄수들을 풀어주고 혁명의 영웅이 된 후안은 존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혁명의 정의를 부르짖는다. 



‘혁명 그건 소위 배운 사람들과 가진 자들이 무식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좋은 것이다. 라는 속임수를 이용해 벌이는 행동이야. 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배부르고 풍요롭지.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혁명의 와중에도 여전히 가난하고 배가 고프다고.’

그가 멕시코 전역을 피로 물들이며 진행되었던 혁명에 판초 비야를 비판하며 사파타를 운운하며 하는 이 말은 어쩌면 그 당시 혁명을 체험하고 있었던 멕시코 민중을 대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후안은 이런 과정을 거치며 정부군에게 자신의 자식이 몰살당하며 점점 혁명의 중심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내 자식이 몇 명인지도 몰랐어...이렇게 죽어서야 세어보니 몇 명인지 알겠군.’

이런 후안을 바라보는 존 역시 타국 땅에서 벌어지는 혁명을 고스란히 자국(아일랜드) 독립 투쟁과 연계하는 과정을 거친다. 폭약 전문가인 그는 이미 테러리스트란 이름으로 현상수배 중이다. 우연히 멕시코 군부의 고용으로 은 광맥의 발파작업을 위해 향하던 그는 길거리에서 좀도둑 후안을 만나 후 예정했던 그의 일상은 또 다시 혁명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제목이기도 한 Duck you sucker!(엎드려 멍청아!)를 외치며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리는 그는 자신의 조국 아일랜드에서 깊은 상처를 받고 멕시코로 도주 아닌 도주를 한 상태다. 조국의 혁명에 이바지했지만 가장 친한 친구의 배신으로 동료들을 잃고 그 친구를 직접 제거까지 하며 겪었을 혁명의 실패와 냉소를 품고 있다.

이런 존은 능청스런 후안과의 만남 후 점차적으로 멕시코 혁명의 중심부로 접근하기 시작한다. 메사 베르데의 봉기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진압에 성공한 정부군의 고문에 못 이겨 동료들을 밀고행위를 숨긴 봉기의 주체자인 의사와 함께 추적하는 정부군을 막기 위해 마지막 임무를 자처한다.  



‘내가 다이너마이트를 처음 만졌을 땐 이것 말고도 믿는 것이 많았지..하지만 지금은 내가 믿는 건 이제 다이너마이트 밖에 없어..’

역주행하는 기관차에서 밀고자 의사에게 이런 말을 남기며 자신이 혁명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밝히며 선택권을 쥐어준다. 영화의 마지막 자신이 친구를 제거한 이유가 단지 배신자, 밀고자의 의미와는 별개로 사랑하는 여자의 연적에 대한 질투 때문이라는 일종의 고백적인 회상 장면 후 장렬하게 폭사하며 이 거칠고 황량한 두 사나이의 혁명은 끝을 맺는다.

단지 배경이 황량한 멕시코 사막이고 국내 제목에 석양이 붙었다고 해서 이 영화를 흔히 미국 사극이라 일컬어지는 서부영화로 판단하면 감독에 대해 크나큰 실례라고 보고 싶다. 이탈리아 웨스턴의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서부영화만을 만든 감독이 결코 아니다. 그의 영화가 물론 클린트 이스트우드로 대변되는 비정한 인간 군상들의 막장인생을 표현한 서부영화로 대표되긴 해도 ‘원스 어 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같은 4시간짜리 희대의 명작도 만든 감독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이탈리안 웨스턴에서  불멸의 명작으로 가는 과도기적은 연결하는 역할이상으로 이 영화의 가치는 높아 보인다.

코믹스런 처음장면을 시작으로 점점 영화는 무겁게 가라앚기 시작한다. 혁명군의 대규모 학살 장면과 정부군을 저지하기 위해 존이 일으킨 다리 폭파 장면, 그리고 똑같이 정부군을 학살하는 혁명군의 모습, 영화의 마지막 열차 충돌을 일으킨 후 존의 최후까지 명감독에 걸출한 두 배우의 명연기, 엔리오 모리코네의 아름다운 음악까지 2시간을 넘어가는 시간에도 이 영화는 처지는 구간 없이 일정한 수위를 유지시킨다.

명작이라는 의미는 크게 까다로운 구분이 필요치 않는 것 같다. 벌써 38년 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감독과 주연배우 두 명은 운명하였고 음악을 담당한 엔리오 모리코네만이 남아 있을 정도로 세월의 깊음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자그마한 TV 브라운관에서도 그 영향력을 선보이고 있다.    

뱀꼬리 : http://blog.aladin.co.kr/mephisto/2657539 

 

 



 

판초 비야(José Doroteo Arango Arámbula)

878년 6월 5일 산후안델리오 아시엔다에서 출생하였다. 본명은 도로테오 아랑고(Doroteo Arango)이고 프란시스코 비야(Francisco Villa)라고도 한다. 농장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일찍 부모를 여의었다.

어려서부터 농장노동자로 일했으나, 1894년 누이를 강간한 농장주인을 살해하고 멕시코 북부 산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1910년까지 광산에서 일하거나 산적떼에 들어가 도적질을 하였으나, 훔친 돈과 물건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등 신망을 얻어 조직을 이끄는 우두머리가 되었다.

1909년 F.마데로(Francisco Madero)가 P.디아스(Porfirio Diaz) 정권의 독재에 대항하여 혁명을 일으키자, 1910년 자신을 따르던 게릴라 세력을 이끌고 이에 가담하였다. 이후 강한 카리스마와 연이은 승리로 멕시코 북부지역을 평정하면서 민중의 영웅으로 부각되었다.

혁명이 성공하자, 민간인으로 돌아가 토지 재분배와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였다. 그뒤 오로스코(Orozco)가 마데로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키자 다시 싸움터로 나갔다. 1913∼1914년에는 마데로를 암살하고 정권을 잡은 V.우에르타(Victoriano Huerta)를 축출하기 위하여 V.카란사(Venustiano Carranza)와 연합하여 저항군을 지휘하였다.

1914년 카란사와 결별한 후 카란사 당파와 내전을 계속하였다. 1916년 미국이 카란사를 지지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뉴멕시코주에 있는 콜럼버스를 습격하였다. 그를 잡기 위해 J.퍼싱(John Joseph Pershing)이 이끄는 수천의 병력이 파견되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1920년 카란사가 암살되고 A.우에르타가 멕시코 임시 대통령이 된 뒤, 혁명군으로서의 삶에서 은퇴하였으나, 1923년 7월 파랄에서 암살당하였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사파타 (Emiliano Zapata)

남부의 모렐로스주(州)의 소농(小農)으로 1911년 빈농들과 공동체 농민(인디오)을 이끌고 멕시코 혁명에 참가, 그 승리에 공헌하였다. 그러나 혁명 지도자 F.I.마데로(1873∼1913)와 토지개혁 문제로 대립, 이듬해 11월 빈농과 공동체농민에 대한 토지 재분배를 규정한 ‘아야라 계획’을 발표하고, 그 뒤 마데로, V.우에르타(1854∼1916), 카란사로 이어지는 중앙정부에 대하여 무장투쟁을 계속하였다.

1914년에는 북부의 빈농 출신인 빌랴와 동맹하여 수도를 점령하였으나, 1915년 카란사파(派)의 반격으로 쫓겨나 모렐로스주에서 게릴라 활동을 계속하다가 암살당하였다. 그의 주장은 후에 사파타파의 군사적 ·정치적 압력으로 카란사로 하여금 토지개혁의 공약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고, ‘아야라 계획’도 1917년에 토지개혁을 규정한 조항인 헌법 27조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출처: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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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초롬너구리 2009-03-09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위에, 다이너마이트 얘기한 부분은 좀 슬프네요. 여하간 원작 제목이 저렇군요.

Mephistopheles 2009-03-09 17:37   좋아요 0 | URL
영화 자체가 처음엔 코믹적인 표현으로 이어지다가 점점 깊게 깊게 진중해진다죠. 암튼 세월이 흘렀음에도 대단한 영화입니다. 시간되시고 여건되시면 꼭 한번 보도록 하세요. 로맨스는 아니지만 제법 재미있습니다.^^
 
르네상스 - Renaiss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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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만 칼라를 자랑하는 총천연색이 시각을 자극하는 요즘, 모노크롬(흑백)은 단지 복고풍 혹은 빈티지라는 의미와 왠지 예술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쓰는 표현기법일 뿐 주류로 인정받지는 않는다. 가끔 영화감독들이 의도적인 표현기법으로 어쩌다 한번 흑백(쉰들러 리스트, 베를린 천사의 시 등등)을 활용할 뿐 이제 과거의 영광스런 행보와는 다르게 사용범위나 영향력은 크게 축소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애니메이션 역시 그와 다를 바는 없어 보인다. 프랑스 국적을 달고 시종일간 프랑스어로 더빙이 되어 있고 다채로운 색상의 표현이 가능한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과감히 포기하고 오로지 흑과 백의 색으로만 만들어졌다.

내용과 이야기의 전개는 그다지 신선한 편은 아니다. 미래 사회 영웅적이며 반동적인 경찰이 거대기업의 횡포와 음모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은 수많은 영화에서 다뤄왔던 소재임에 틀림없다. 약간의 차이점이 존재한다면 권선징악적인 내용이 아닌 어쩔 수 없는 희생의 대가를 감수하는 모양으로 결말을 맺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건축물(에펠탑, 노틀탐사원) 역시 흑과 백으로 화려하게 표현해준다.

 이 애니는 이런 스토리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무시 못 할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나왔던 흑백의 영상물 중(물론 내가 직접 본 걸 기준으로) 표현기법이 가장 정교한 장면을 선사한다. 같은 흑백이라도 단조로운 두색의 조화로 만들어지는 배경과 명암은 보는 방향에 따라 칼라의 표현력을 능가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셀화가 아닌 CG를 사용했을 것이고 이름 흑백으로 마무리하는데 어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두 가지의 단색만을 이용해 빛의 흐름을 따라가며 반사와 굴절 등 능력이 닿는 한 맘껏 다양한 표현이 한 편의 영화에 에누리 없이 담겨있다. 

단점으로 우려했을 핸디캡을 장점으로 극대화시킨 점만큼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큰 미덕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뱀꼬리 ; 이 영화의 부록이라면 다이엘 크레이그의 불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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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3-0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경들이 마치 제도한 것 처럼 정교하네요. 스토리에 상관없이 보는 즐거움이 있겠어요.

Mephistopheles 2009-03-08 23:46   좋아요 0 | URL
색의 단조로움을 말씀하신 정교한 배경과 풍부한 표현으로 커버했습니다.^^

하이드 2009-03-0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극장에서 봤었네요. 멋졌는데!

Mephistopheles 2009-03-08 23:47   좋아요 0 | URL
예 비주얼적으로는 환상적이였는데 스토리는 그에 비하면 약간 처지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이더라구요..^^
 
몬트리올 예수 - Jesus Of Mont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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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나에겐 종교가 속박으로 다가온 적이 있었다. 어머니의 강압적인 종교 활동을 청소년기에 겪고 흔히 말하는 극단적인 선교행위를 몸소 체험하고 나는 교회, 다시 말해 기독교, 좀 더 자세히 말해 개신교에 발길을 끊어버렸다. 아마도 이런 나의 엄청난 거부반응에 어머니 역시 두 손, 두 발을 다 들으셨는지 그 후론 교회에 가자는 일종의 강압적인 요구는 사라지게 된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수 십 년을 다니신 교회에서 하게 된 후, 그때와는 다르게 다소 유연한 표현으로 종교를 이야기 하시는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다.  지금은 일주일에 단 하루 주일을 지킨다. 내 아이와 집사람과 함께 일요일 2시간을 교회에서 지낸다. 그렇다고 내가 독실한 크리스천이 된 건 아니다. 구색과 변명을 붙이자면 내가 교회에 나타남으로 어느 집이나 있을 법한 고부간의 사소한 갈등이 줄어드는 걸 몸소 체험했기에 가정의 평화라는 어쭙잖은 대의명분이 나를 지탱하고 있다.

그래도 예배를 보는 입장에서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을 귓등으로 들을 순 없다. 주목을 하며 한 말씀 한 말씀 경청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고 설교의 주제가 무언지 파악하는 척이라도 한다. 하지만 다소 독선적이라고 볼 수 있는 기독교의 세계관은 나와 수   많은 충돌을 일으킨다. 특히 타인이 믿는 타종교와 과학에 대해 끝도 없는 불신과 비난을 하는 모습에선 어머니가 목격하셨을 정도로 내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는 상황까지 간 적도 있었다. 이렇게 나의 생활은 신상명세를 작성할 때 가끔 등장하는 종교 란에 겨우 기독교라고 기재를 할 뿐 그에 빠지거나 생활의 대부분을 할애하는 수준까지 가지 않는 일명 사이비 종교인으로 지내고 있는 형편이다.

정권이 바뀐 후 대두된 정치교회, 권력교회는 결국 비 종교, 타 종교인들의 원성과 지탄의 대상이 되었고 최근 장 경동 목사의 불교 비하 발언과 작년 통계 개신교 신자의 감소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종교가 종교의 순 목적을 잃어버리고, 사회의 역기능적인 작용을 할 때 민중이나 대중이 과연 그 종교를 곱게 보며 인정할 것이냐는 의문이 든다. 더불어 그 시대 혁명가의 모습으로 보였을 예수가 말하는 진리가 과연 지금 우리나라의 개신교의 부정적인 모습과 어느 한 부분이라도 일치되는 부분이 있는가? 라는 의문도 존재한다.   



수 십 년 전에 봤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이 영화가 생각난다. 예수가 인류를 위한 거룩한 희생을 선택한 후, 수 천 년이 지난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또 다른 예수를 영화 속에서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성경 속에 나왔던 예수의 행적을 현대의 시점에 맞춰 배경과 설정을 제시하고 메시아였을 예수의 모습을 과장 없이 표현하고 있다.  



지루하고 원론적인 장황한 설교 보다 어쩌면 쉽고 빠르게 예수에 대해 인식하게 되는 장점을 가진 종교영화라는 구분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종교 색을 최대한 여리게 하여 그 시대 예수가 주장한 적극적인 인류애를 연극배우를 통해 소극적이지만 잔잔한 인류애로 승화시킨 이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유행가 가사처럼 사람이 사람을 조건 없이 보듬어주고 사랑할 수 있는 종교의 순기능을 이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만났다는 건 행운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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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3-0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1학년 때 보았던 '왕중왕'에서 제프리 헌터(세상에, 이 영화 거의 50년 전 작품이군요!)의 눈이 너무 파래서 예쁘다...중얼거렸어요. 왜 예수님이 저렇게 하얀 피부 파란 눈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절대 없었죠.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은 엔딩의 반전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정말 잔인하더라구요. 메세지는 둘째 치고 두 번 보라면 기암해서 못 볼 것 같았어요. 이 영화가 또 보고 싶어지네요.

Mephistopheles 2009-03-07 22:43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영화 페이퍼를 쓰면서 이미지를 찾기 위해 웹을 돌아다녔는데.놀라운 사실은 우리들의 크리스찬 베일 역시 TV시리즈에서 예수의 역을 맡았더군요.
아마 제일 잘 생긴 예수 역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영화를 보며 관객의 절반은 울먹거리며 주여~~~ 아멘ㅡ 오 주여~~~ 를 외쳤다는 소문이 존재합니다.^^

비로그인 2009-03-07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 생각이나네요. 그 친구도 교회에 그리 우호적인 편은 아닌데 가정의 평화를 위해 나간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가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는데 장사가 잘 돼서 얼굴이 좀 폈으면 좋겠네요.

Mephistopheles 2009-03-07 22:44   좋아요 0 | URL
아마 저나 친구분 같은 이유로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을지도 모릅니다...^^ 친구분..만수씨의 고환율 정책으로 일본인 관광객때문에 그래도 요즘 매출은 오르지 않았을까요?

비로그인 2009-03-08 00:19   좋아요 0 | URL
얼마전에 아들을 낳는데 죽는 소리만 해서 물어보기도 조심스럽더라구요. 조만간 먹을거라도 사들고 가봐야죠.

Mephistopheles 2009-03-08 23:55   좋아요 0 | URL
요즘엔 애 돌때 금반지가 최고의 선물입니다..^^ (시국을 비꼬는 농담입니다.)

세실 2009-03-07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모태신앙으로 엄마 뱃속에 있을때부터 성당엘 다녔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가면서 시들해지고, 다시 대학 3학년때부터 지금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굳건한 믿음은 없지만 그저 하느님이 존재하시겠지 하는 희미한 믿음으로 주일미사는 일상생활이 되었습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힘이 세상엔 존재하잖아요.
그리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Mephistopheles 2009-03-07 22:45   좋아요 0 | URL
언젠가 옛날 신혜철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신은 믿지 않지만 절대자의 존재는 믿고 있다. 라고요. 그렇지요 세상엔 표현하기 힘든 불가사의한 힘들이 많이도 존재하죠 그리고 그것을 신에 결부시킬 수 있기도 하고요..^^
 
자토이치 - Zato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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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 다수의 사람들과 싸움을 벌인다면 과연 이길 확률이 몇 프로나 될까. 더군다나 서슬 퍼런 카타나(일본도)까지 들고 덤비는 상대로 싸운다면..... 실제상황이라면 가능성 제로에 가깝겠지만 이 상황이 영화 속의 이야기라면 결말이 달라진다. 더군다나 코미디언이기도 한 기타노 다케시라면 한바탕 칼부림 영화 속에서도 낄낄 웃게 만들어주는 유머까지 곁들여준다.  



자토이치는 TV시리즈로 존재했던 초 절정 고수 맹인검객의 이야기를 극장용으로 옮겨왔다. 기타노 다케시라는 감독이 손을 썼다면 폭력이라는 코드와 유머라는 코드를 제대로 버무려 먹음직스러운 일품요리를 만들고도 남았을 것이다. 더불어 이 영화에는 일종의 리듬과 비트까지 넣는 후식까지 겸비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의 영화가 대부분 그러하듯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주연 감독 제작까지 혼자 다 해먹는다.

스토리는 단순함 그 자체를 선보인다. 악당을 응징하는 신비한 능력의 맹인 안마사와 길거리 게이샤로 분장하고 부모의 복수를 진행하는 남매, 생활고에 의해 악인을 위해 칼을 휘두르는 떠돌이 무사. 그리고 그들 주변에 넘치고 넘치는 주변 인물들. 이런 한바탕 칼부림 속에 주인공이 악의 무리를 하나하나 섬멸해가다 마지막 최종보스를 쓰러트리며 이 영화는 일단 끝이 난다. 영화의 재미는 이런 과정 중에 살짝 살짝 감미료를 넣어 풍미를 더해주는 감독의 솜씨에서 빛을 낸다.

단순히 와이드로 넓게 잡은 풍경에서 한가롭게 괭이질을 하는 놈부들의 몸놀림에 타악기 같은 비트를 넣어 영화 속 평범하게 깔리는 배경음악으로 대체해주는 모습과 영화의 마지막 엔딩은 텝댄스와 게다(일본 나막신)를 접목시킨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의 커튼콜 호응에 배우들이 하나하나 나와 인사하는 듯한 장면은 영화의 재미를 배로 늘려준다. 아마도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중 그나마 끝까지 어두운 구석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끝을 맺는 몇 안 되는 영화라 보여진다. 



뱀꼬리 : 기타노 다케시 감독을 영화 외로 범위를 확대해 생각하면 분명 편치 않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극우인사이며, 협한류의 선두에 서 있는 인물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가 제일교포 3세라는 사실도 진실공방 같은 이야기로 올라와 있다, 다시 말해 영화 속 다케시 감독의 모습과는 또 다른 특히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타노 다케시는 두 개의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영화판에선 기타노를 쓰지만 그의 본업이었을 코미디에선 비트 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코미디와 영화에서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현실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모습을 선사한다. 더불어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객들이 일종의 불편함을 유머로써 살짝 무마시켜주는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를 두둔하거나 편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과연 어떤 의도에서 일어난 상황인가는 한 번 정도는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국을 싫어하고 혐오하는 감독이 어이하여 제일교포 최양일 감독의 영화(피와 뼈)에 주연배우로 출연했을까?  그리고 부산 영화제에 자신의 작품을 몇 차례 출품했을까? 가수 신해철의 이번 행동으로 죽일 놈 살릴 놈 운운하기에 앞서 그가 왜 그랬을까? 라고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과 비슷한 유형일 것이다. 생각 먼저하고 욕을 하고 삿대질을 해도 늦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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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초롬너구리 2009-03-05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영화 참 재미있게 봤어요. 저 뮤지컬 부분, 의외로 뜨아~하지 않고 신났던 걸요.

Mephistopheles 2009-03-05 21:26   좋아요 0 | URL
저 탭댄스 추는 사람들...전문 댄서들이랍니다. 영화 정보 살펴보시면 더 스트라이트라고 1998년 결성하여 왕성한 활통을 벌이는 퓨전스텝 타악기 뮤지션들이라더군요. 물론 기타노 다케시가 광팬이고요. 여기서 좀 어이없는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면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이 이 영화에서 쓰였던 일상용품을 이용한 타악기 소리가 '난타'를 무단 차용한거라고 거품을 물었더랬죠. 그런데 그말을 떠든 사람들이 그건 알까나 모르겠어요. 난타는 애시당초 영국의 퓨전 퍼포먼스인 '스텀프'를 카피했다는 사실을요..

새초롬너구리 2009-03-05 22:42   좋아요 0 | URL
우아, 님짱. 진짜 많이 아시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3-07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와 뼈>에서 기타노가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고기를 먹는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Mephistopheles 2009-03-07 22:51   좋아요 0 | URL
참 지독한 영화였습니다. 일면으론 조선인 한국인 비하..라는 표현도 하긴 하지만 그 영화의 주제는 그 무섭도록 잔인한 남자의 일생과 변화를 보여주는 거였으니까요.

노이에자이트 2009-03-08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는 애국심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그런 영화가 한국을 비하했다고는 생각이 안 드는데...여하튼 우국지사들이 너무 많군요.그런 심리는 어떤 것일까요?

Mephistopheles 2009-03-08 23:50   좋아요 0 | URL
재미있는 건 기타노 다케시의 일명 우익성 발언으로 인해 거품무는 분들이 꽤 된다는 거죠. 그의 전반적인 모든 영화에 근거없는 비판과 함께 페이퍼에서도 밝혔듯 난타를 표절했다는 주장은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심리까지 갈 필요 있겠습니까..자신의 내면을 나타내는 그릇이 겨우 간장이나 받아낼 수 있는 종지밖에 안된다는 표현이겠죠..^^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옛날 한국영화 보면 이런 장면이 종종 눈에 띈다. 사랑하는 남녀가 뛰어 다닌다 여자는 종종걸음으로 ‘자기 나 자바바라 까르르르~’ 그러면 남자는 충분히 서너 보폭에 여자를 잡을 수 있음에도 일부러 티나게 천천히 걸으며 ‘이런 앙증맞은 귀염둥이~ 잡히기만 해봐라 뽀뽀 해줄 테다 우하하하하’..........

그 당시엔 최고의 인기였을지는 몰라도 지금 보고 있으면 유행이 뒤떨어지는 건 둘째고 유치 그 자체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개그맨들도 가끔씩 유머소재로 사용하기 한다. 유치가 유머로 돌변하는 순간이다. 이런 과거 회귀적으로 지금 영화를 한 편 만들었고 그게 바로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 라는 영화다. 작심하고 유치하고 촌스럽게 만든 티가 팍팍 난다. 사실 이 영화는 전편이 따로 있다. 류승완 감독이 장난삼아일지도 모르고 습작의 형식일지도 모르지만 인터넷에 올린 똑같은 주연의 다찌마와 리가 단편으로 존재한다. 그때도 물론 영화는 의도적인 유치찬란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런 전작에다 이젠 극장 간판에도 걸리는 영화를 만들어줬으니 전편을 깔깔 거리며 봤던 나에게는 즐거운 영화 한편이 탄생하는 감정을 갖게 된다.  



문제는 이런 영화에 대해 노골적인 곱지 않은 시선과 표현을 보내는 사람들이 꽤 존재한다. 왜 만들었냐? 부터 시작해 한국 영화의 수준을 떨어트리는 졸작이라는 표현도 서슴없이 퍼붓는다. 졸리다. 저질이다. 는 양반스런 표현에 속할 정도로 말이다.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사람들이 극장에서 피 같은 돈을 내며 영화를 볼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생각해보자. 일단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을 먼저 듣고 조금 더 섬세한 관객이라면 넷에 뿌려진 방대한 정보를 나름 분석하고 찾아보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공을 들이면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와 제작에 참여한 스텝들의 전작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가도 눈여겨 볼 것이다. 만약 이런 과정을 나름 충실히 거친 관객이라면 이 영화에 대한 행동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던가. 아님 볼 필요성을 못 느끼는 영화라는 판단으로 갈릴 것이다. 그런데 부득불 감독 류승완이라는 이름 석 자에 박혀 있을 그의 영화세계를 수박 겉핥기식으로도 살펴 볼 생각부터 안하고 다짜고짜 독설부터 내뿜는 이유는 뭘까 궁금해진다.  



영화 한 편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세트와 배우, 들어간 필름 등을 생각한다면 적지 않은 돈이 지출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인식하게 된다. 감독이 아무리 돈 안 들어가는 친동생과 미래 제수씨가 될지도 모를 배우를 등장시켰더라도 말이다.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마니아 관객들을 위한 감독 류승완의 일종의 팬서비스와 같은 모양을 가진 영화라고 보면 된다. 마니아가 아니면 안보면 그만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영화인데 이상하고 피곤하게 쓸데없는 참견들이 많다.

정말로 한국 영화의 수준을 떨어트리는 영화는 수십억의 개런티와 수백억의 제작비를 들였음에도 여배우의 희로애락의 표정이 똑같은 영화라고 보고 싶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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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9-03-05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변사못지 않게 대사를 해야 했을 것을 생각하면 배우들이 고생이 많았을 것 같죠.
유치찬란하게 웃어주긴 했지만 웃는 것이 웃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ㅎㅎㅎ(실 없는 웃음!)

Mephistopheles 2009-03-05 14:17   좋아요 0 | URL
사실 영화 내용은 유치찬란에 오바액션이 주종을 이루다보니 어이없게 웃음이 나오긴 합니다..ㅋㅋㅋ 그런데 류승완 감독은 어쩌면 이런 철저한 B급이나 마이너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를 극장에 한번이라도 걸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요.^^

다락방 2009-03-05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대는 웃음을 여러번 주었던 영화지요. 기차안에서 사람들이 숙덕이던 소리가 아직도 기억나요. "잘 생겼다아~" ㅎㅎ

Mephistopheles 2009-03-05 16:27   좋아요 0 | URL
전 그래도 류승범씨의 그 된소리 대사 "너 이썎X 뭐하는쌖X야 이썎X가!?! 가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ㅋㅋ

심술 2009-03-0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 제수씨가 될 지도 모르는 배우가 공효진이예요?

Mephistopheles 2009-03-07 22:51   좋아요 0 | URL
공효진씨는 류승완 감독의 동생인 류승범씨와 사귀다가 헤어졌다 다시 사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심술 2009-03-0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전 미처 몰랐네요.

Mephistopheles 2009-03-08 23:51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공효진이라는 배우를 매우 매력적이고 이쁘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잡스런 것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