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생활백서 #13
-배운건 써먹어야 한다. 단 오버는 금물...

어제 주니어를 일찍 재우고 간만에 마님과 집에서  영화 한편를 관람하게 되었다.

`마스터 앤드 커맨더' (리뷰참조)

이미 마태님의 이벤트로 받은 `배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던 지라 나름대로 영화에서 나오는 범선의
움직임과 선원들의 행동들 하나하나가 제대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한참 영화를 보던 마님 왈.

`어떻게 바람으로 가는 배가 맞바람에도 앞으로 가지..??'

아싸~! 잘난척 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것이다.

`(거만하게) 어..그건 태킹이라는 기술인데 앞의 삼각돛의 발달로 인해 그 시대때의 범선들은
 맞바람을  맞으면서 앞으로 전진할 수 있었지...사실 직선으로 가는 건 아니고 지그재그로
가는 거야..엄청난 조타실력과 바람의 방향을 알아야 가능한 항해법이지....'

잠깐 나를 바라보는 마님은 `우와..그런 걸 어떻게 다 알지..?' 하는 표정이다. (여기서 어깨 으쓱~!)

영화의 종반부 쯤 주인공의 배가 상대배의 가운데 돛대를 대포로 박살내는 장면이 나온다..
마님은 이를 보다가 또다른 질문을 던진다..

`왜 하필 가운데 돛대일까..???'

오호호 또다른 잘난척의 기회가 온 것이다.

`(아까보다 좀 더 거만하게) 그건 수직 돛대 3개짜리 프리깃급 범선의 경우 가운데 돛대가 추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저 돛을 박살내면 항해불능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렇지...
아 그리고 뒤에 붙은 저 네모난 돛은 스팽커라고 하는 것이고 앞에 돛을 잡아 주는 것을 보우 스프릿
이라고도 부르지....핫핫핫..그리고 제복 색깔이 붉은 사람들 있지..? 걔네들은 해군이 아니라 해병대야..~!!

곧이어 터지는 마님의 일갈..

`(짜증난다는 듯이) 아씨 조용히 해봐..!! 영화에 집중을 못하겠잖어..??'

컥...물어볼 때는 언제구...상세해 설명을 해주니까... 그걸 가지고 타박을 하구....순간 뻘쭘+민망+난감.....

나는 이럴때 마님이 정말 미버~ 미버~ 미버~~!! 흑흑

오늘의 교훈 : 아는 척, 잘난 척은 적당히....오바하지 말기..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6-05-24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 멋진 마당쇠네요 ㅠㅠ 부러워라

ceylontea 2006-05-2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님이십니다.. ^^

비자림 2006-05-2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지적인 마당쇠네요. 푸하하
우리집엔 마당쇠 말고 나으리라도 좋으니 얼굴 좀 보게 일찍이나 들어 오면 좋겠어요. 엉엉엉

瑚璉 2006-05-2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황기라는 만화에도 태킹의 원리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도판이 필요하시면 그 쪽을 마님께 보여드리심이...(휭)

세실 2006-05-24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어쩜 어쩜...저랑 비슷한 마님. 남자들이란.....딱 거기까지가 안되나 봐요~
신랑도 조금만 칭찬해 주면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어찌나 하는지....(메피님이 고리타분하다고 절대 말 안했음)

물만두 2006-05-2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마님이 갑자기 울 만순이로 보입니다. 넘 무서워요 ㅠ.ㅠ

ceylontea 2006-05-24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다시 생각해보니.. 마님이 부러워요.. 저도 마님처럼 살고 싶은데.... 하녀근성이 있어서리.. --;

플레져 2006-05-2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당쇠 생활 백서 = 마님이 마당쇠에게 대처하는 자세(= 마님 되는법) =3=3

비로그인 2006-05-2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마님 팬클럽 회장 올림-

비로그인 2006-05-24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전 그래도 마당쇠를 밉니다..^^

승주나무 2006-05-24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회의 제목은 '마당쇠의 생활백과'라고 하는 게 좋겠어요^^

paviana 2006-05-24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옛말에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지요.ㅋㅋ

건우와 연우 2006-05-2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과 교훈에 추천!!!

해적오리 2006-05-2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마당쇠 카테고리였군요^^
제가 아는 애 중에 대놓고 머슴스타일의 남자가 좋다고 하던 애가 있는데 웬걸 제비+왕자 스탈의 남자한테 완전히 넘어갔드라구요.
같이 살긴 머슴이 나은데..그쵸?

Mephistopheles 2006-05-24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감사합니다 멋지다고 해주시니...(어떻게 알으셨을까..?? )
실론티님 // 역시 실론티님은 마님편만 드시는군요..!! 흥
비자림님 // 지적이고 싶은 마당쇠입니다..마당쇠의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호질님 // 해황기...정말 재미있는 만화입니다. 술렁술렁해도 판의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합니다...^^ 글쎄요 보여주면 그림이 안예쁘잖아 하면서 내팽개칠지도..^^
세실님 // 강한 긍정은 부정을 뜻한다던데....그렇다면..??? 호호호..찌릿!!
물만두님 // 만순님은 어쩌면 네추럴 본 마님 일지도 모릅니다.
실론티님 // 마님협회에 등록하셔서 3달간의 수양교육을 받아보는 건 어떨까요..?
지부장 날개님께 문의 바랍니다...
플레져님 // 보는 사람에 따라..다른 관점으로 접근이 가능한 카테고리 랍죠...
일명 까멜레온 카테고리라고나 할까요..??
나를 찾아서님 // 연회비는 제 계좌로 부탁드립니다...ㅋㅋㅋ
사야님 // 빌딩 꼭대기..혹은 절벽..아니죠 그쵸..?? 전 사야님을 믿어요..
승주나무님 // 내맘이지롱~~~ 입니다..ㅋㅋㅋ
파비님 // 님도 역시 언제나 마님 편인 걸 모 정치인저럼 수첩에 적어놨습니다..
헉 카터칼 맞을지도 모르겠다...!!!
건우와 연우님 // 추천 감사합니다..그런데 마당쇠 때문은 아닌건가요.?? 으윽...
해적님 // 제비+왕자 스타일이라도 댄디하고 젠틀하면 용서됩니다. 그런데 제비+왕자가 병이라면 고려해봐야 겠죠...^^

날개 2006-05-24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풉.. 제가 마님협회 지부장이었군요..^^
어.. 그럼 본격적으로 마님 수양교육을 좀 해볼까요?
메피님의 마님을 특별강사로 모셔야겠습니다..흐흐~

Mephistopheles 2006-05-25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에게 여쭤보면 이럴 껍니다..
`수강료만 준다면야...후후훗'

마태우스 2006-05-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시리즈... 제가 원래요 웬만하면 여자편을 들거든요 근데 이번 경우엔 마님이 잘못하신 듯해요. 원래요, 높은 분들은 아랫사람이 더 많이알면 화가 나거든요...^^

Mephistopheles 2006-05-2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높은 분....예 앞으로 높은 분 보다 많이 알아도 아는 척 별로 안해야 겠어요..ㅋㅋ

로드무비 2006-05-2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슴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 완전, 왕자더라고요.=3=3
제가 요즘 두서없는 서재활동을 하느라 좋아하는 페이퍼를 놓쳤구만요.ㅎㅎ

Mephistopheles 2006-05-25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시면...다시 머슴으로 돌아가지 않을까요..??
아니 설마..?? 제가 왕자라는 말씀은 아니시겠죠..??

로드무비 2006-05-30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 그걸로 끝일 듯하야.=3=3=3
(메피스토님, 꿈도 야무지시긴!ㅋㅋ)

Mephistopheles 2006-05-3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마님계의 사무라이 같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아이 무셔~! ㅋㅋ
하긴 저하고 왕자는 좀 안맞아요...ㅋㅋ
 

마당쇠의 생활백서 #12
-많을수록 좋은 것

마님의 친구 중에는 부루조아 친구가 한명 있다.
일전에 말한 결국 이혼의 길을 선택했던 친구. 자주 연락을 주고 받진 않아도 근근히 소식을 서로
전하면서 지내는 비교적 친한 친구 사이이다. 그 친구가 잘못 선택한 결혼을 하고 나서 몇달이 지
난 후의 일어난 일이였다.

그 친구가 집들이를 한다고 연락이 왔었나 보다. 그런데 도통 마님의 표정은 밝지가 않다.
이유가 그 친구는 지금 한참 마무리 공사중인 강남구의 D동의 그 유명하다는 T아파트로 이사를 가
기 전에 경기도 S시의 아파트에서 잠시 기거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그래도 그 아파트 평수는 세
상에 단 둘이 사는데도 60평에 육박을 했단다.)
마님이 잘사는 친구집이 배가 아퍼서 라기 보다는 그렇게 반대를 했던 남자와 끝내 결혼을 선택한
그 친구에 대한 서운함과 무모함에 그때 당시 마님은 그 친구와 가깝게 지낼려고 하지 않았는 듯
싶다. 그리고 겸사겸사 직장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S시의 아파트 집들이에는
가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몇명의 친구들이 초대되었고, 집들이는 별일 없이 끝났었단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그 집들이가 끝난 몇일이 지난 후, 방문을 했던 친구들의 소식통이 속속들이 마님의 사정권에
포착이 되기 시작했다. 역시 남자는 접대골프를 핑계로 주말 낮시간에 이미 집을 비웠고, 잠깐
사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가구와 침구는 모두 이태리 직수입.. 커튼 도배부터 시작해서 들어오는
현관부터 돈을 들인 티가 팍팍 나는 그 주거공간이 초대되어 갔던 친구들의 입방아에 올랐나 보다.

특히 방 하나를 서재풍으로 꾸며놓고 의리의리한 수입가구로 책장을 짜맞췄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
꽂이에는 볼만한 책은 커녕 스프링이 돌돌 달린 연습장이 몇개 였었다는 부분에서 마님은 보일듯
말듯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기까지 했었다.

물론 이러한 이바구들은 저녁을 먹은 후, 뒹굴거리고 있는 내귀에 마님의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음성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화려한 책꽂이에 비해 빈약하기 짝이 없는 서재의 내용에선
마님은 이런말까지 나에게 했었다.

`호호호 자기야 그래도 우린 돈은 없지만, 책도 제법(?) 있고.... 시디도 남들에 비하면 제법(?) 있는
편이잖어....?? 아무리 가구가 수입이고 아파트가 크면 뭐해~!! 알맹이가 실하지 못하는데 그치..??? '

맞장구 쳐주는 수밖에. 경험적으로 직감적으로 여기서 반론을 제가하면 반찬이 틀려지니까..

그렇게 호호 거리던 마님이 갑자기 표정을 바꾸면서, 막판 반전으로 내 뒤통수를 후려 치셨다.

` 그래도 돈은 많을수록 좋아....그치..?? 엉..??? 대답해 봐...어..??'

그걸 누가 모르나...참나.. 돈이 많을수록 좋다는 걸...

확실히 마님은 나보다 비교적 현실적인 인물임에 틀림없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aviana 2006-05-1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은 항상 현명하세요.ㅎㅎ

비로그인 2006-05-1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돈은 많을 수록 좋은게 아니라 적당히 있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적당히의 기준이 사람마다 틀리겠지만요..ㅎㅎ

야클 2006-05-1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할아버지 도사가 말씀하셨다는 '나이 40 지나면 돈을 뭉텅이로 벌어서 던져준다'던 40대 초대박설 점괘를 녹음해서 위기에 처할때 마다 들려드리세요. ^^

아영엄마 2006-05-12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요거 해 놓고 댓글은 조금 있다가..^^;;
-돈이 많을수록 좋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행복하지만은 않죠. 그럼요!!

1339900


물만두 2006-05-12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지막 말씀이 하고 싶어 포석을 까셨군요^^ 그래도 돈도 좀 있고 행복이 만땅인게 제일이죠^^ 건강하고요~!!!

플레져 2006-05-12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의 일침 덕분에 마당쇠님이 편하게 마당쇠 생활(?) 하시는 거야요.
마님 잘 두셨습니다 ^^V

Mephistopheles 2006-05-12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 꼭...현명하지만은 않더군요..요즘 좀..덜렁거려서요..^^
사야님 // 음...그건 제가 돈이 많아 본 후에 다시 말씀드려 볼께요..ㅋㅋ 그날이 올까요...유후~
야클님 // 아마 그러면 그래서 지금 자기가 몇살인데..?? 엉...이말 나올지도 몰라요.
아영엄마님 // 아니 언제 저렇게 많이 왔다 갔답니까..?? 만힛도 금방이겠네요
물만두님 // 꼭 그렇다기 보다는....ㅋㅋ (너무 예리하시군요..흠..)
마져요 건강이 제일이라죠..그런데 이게 참...나빠져야 소중함을 아니 그게 문제죠..^^
플레져님 // 아무리 봐도 역시 플레져님도 마님협회 무슨 자리 하나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이 됩니다....^^(조사하면 다 나와요..)

하늘바람 2006-05-12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은 멋진 마당쇠님이 있잖아요. 그게 어디인데요

sooninara 2006-05-12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적절한 조화가 최고인데..ㅠ.ㅠ
나이가 드니 돈 많은게 부럽더군요..^^

ceylontea 2006-05-12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두말하면 잔소리~~~!

마늘빵 2006-05-12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비로그인 2006-05-12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이 사랑스러워요.
ㅡ,.ㅡ

반딧불,, 2006-05-12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부르짖습니다. 마님 만쉐이~!
 

마당쇠의 생활백서 #11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그리고 혹시 그 손자까지.??

이틀전 어머니는 교회분들과 함께 이천에 있는 미란다 호텔에 부속건물로 되어 있는
찜질방을 다녀오셨다. 여기서 어머니는 주니어의 친할머니, 그리고 마님의 시어머니
되겠다.

맞벌이를 하는 우리 부부 때문에 주니어는 거의 할머니가 맡아 키우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당연히 주니어도 할머니 손을 잡고 그 찜질방에 놀러갔다고 한다. 많은 인원이
이동때문에 교회 승합차가 동원이 되었다고 한다.

가시던 길에 교회 동생분의 핸드폰이 울렸단다. 전화를 건 주인공은 그분의 남편되시는
분이였고 통화내용은 참으로 닭살스럽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그 분들 연세가 50줄을
달리시는 분들이 그러셨으니 어머니의 시선에선 더더욱 닭살스러웠다고 하신다.

잠시 통화 내용을 들어보자.

교회동생분 : (전화기를 받으면서) 어머...오빠~~ 어 지금 어디냐고...이천에 찜질방
가고 있어 교회식구들이랑... 어...찜질방을 이천까지 가야 하냐고...아이참...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버렸네...내가 빨리 돌아와서 저녁밥 맛있게 지어줄께....!!~~

가만히 전화통화 내용을 옆에서 듣고 있으시던 어머니는 당연히 오빠가 누구냐고 물어
보셨고 그분의 설명으로는 자기는 자신의 옆지기를 아직도 오빠라고 부르다고 하는
지극히 닭살스런 설명을 첨부하셨다.

어머니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들으시면서 어머니의 오빠(매피스토의 아버지, 주니어의
친할아버지, 마님의 시아버지)를 호출하셨다.

어머니 :(도도하게 좀전에 전화통화한 그분을 바라보면서) 오빠~ 나에요~ 지금 이천으로
찜질방 가고 있어요.. 아 그리고 이따 돌아가서 주니어 저녁밥 먹어야 하니까 밥해놔요.
뭐라고요..몇인분 하냐고요..?? 그거야 4인분 정도 하면 되지 않겠어요.. 한두번 해본 것
도 아닌데 뭘 몇인분 하냐고 물어보고 그러시나....아 웬일로 오빠냐고...그럴 사정이 있
수다.. 끊어요..!!

전화를 끊고 어머니는 교회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

어머니 :(좌중을 둘러보며..) 봤지...이것이 진정한 오빠야 오빠....알간....??

존경스런 눈으로 어머니를 바라보는 교회식구들-특히 좀전에 전화통화로 오빠의 저녁밥
운운하셨던 그분- 앞자리에 앉아 계신 목사님은 하도 웃다가 사래까지 들으셨다고 한다.

사실 어머니는 절대...네버...젯다이...아버지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으신다.
어제 사드린 아버지 핸드폰의 새 번호를 어머니 핸드폰에 입력하면서도 번호에 붙이는 이름
을 나와 마님은 `달링으로 해드릴깝쇼..?? 허니라고 해드릴까쇼..?? 아니면 오빠는 어떨깝쇼
하는 까불음에 어머니는 주니어 할아버지..!! 라는 이름으로 상황을 정리하셨으니까.

혹시 아버지의 이러한 모습에 매피스토는 많은 영향을 받아 마당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혹시..주니어도...??

그 가능성은 매우 농후하다고 보고 싶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인 2006-04-2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ㅎㅎ 진정한 오빠, 멋져요.

로드무비 2006-04-27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능성 100퍼센트!ㅎㅎ

마태우스 2006-04-27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당쇠 생활백서 캡입니다! 즐거운 글이네요

싸이런스 2006-04-2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덕분에 요즘 웃고 살아요!

물만두 2006-04-2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비로그인 2006-04-2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도도하신 어머님께 추천입니다..^^

세실 2006-04-27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쿄쿄쿄 엄니도 귀여우시네요~~~ 오빠 나야! ㅋ
울 신랑한테 '오빠' 하면 이 여자가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나 할꺼예요~~~ 저두 네버입니다.
흐,...엄니 한 칼이쑤마 하시네요~

토트 2006-04-2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멋지세요.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진주 2006-04-2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의 유머와 재치와 익살과 귀염성(ㅋ)은 어머님의 영향을 받으신듯...ㅎㅎ

Mephistopheles 2006-04-27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 감사합니다...멋지다고 해주시니요..^^
로드무비님 // 에이 그래도 퍼펙트는 좀 너무 했네요~~ 아잉~~ ㅋㅋ
마태님 // 별말씀을요... 그냥 저냥 쓰는 거져....그나저나 컴이 바뀌시면 더더욱 페이퍼나 리뷰가 많이 올라오겠죠..^^ (부담감.? 팍팍)
싸이런스님 // 사는게 별건가요 뭐 그냥 웃길 때 웃어주면서 살면 되져..^^
물만두님 // 므흐흐흐흐흐....버림 안받았으니까 맘 상해하지 마세요..ㅋㅋㅋ
사야님 // 사실 도도 와는 거리가 멀으신 분인데 가끔 저러실 때가 있답니다..ㅋㅋ
세실님 // 그래도 계속 오빠라고 해보세요..익숙해 지실 껍니다..ㅋㅋ
토트님 // 음...마님양성프로그램이나 하나 만들어 볼까요..
진주님 // 음..확실히...아버지 쪽은 안닮은 듯 합니다..아마 아버지를 닮았다면 하루종일 몇마디 안하고 살껍니다..ㅋㅋ

날개 2006-04-27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얘기도 시리즈로 만들어 주세요! 흐흐~

Mephistopheles 2006-04-2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좀..^^ 제가 노상 어머니 곁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플레져 2006-04-2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닮으셨구나, 메피스토님의 유머는! ㅋㅋㅋ
근데 아버님 참 훈늉하세요. 밥도 지으시고!

Mephistopheles 2006-04-2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되는 건가요..^^
글쎄요 저는 나름대로 매우 씨리어스 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마당쇠의 생활백서 #10
-실컷 비웃어 줄께...

마님은 요즘 평소보다 바쁘다.
직장에서 퇴근을 하고 소위 투잡을 시작하셨기 때문이리라.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일주일에 3번정도 수업을 하시고 받는
대가가 제법 솔솔하기 때문에 마님은 꾸준히 나가서 애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쩌다가 급하게 땜방을 해줘야 하는 수업도 가끔 나가는 실정이다 보니 요즘들어
피곤이 더 쌓여 있으리라.

어제 퇴근을 하고 잠자기 전에 마님이 마당쇠에게 진지한 대화를 시도하셨다.
요약을 하자면 학원에서 애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부터 기동력의 필요성을 느끼셨단다.

마   님: 애들을 가르치는 건 역시 기동력이 필요한 것 같아..

마당쇠: 기동력이라굽쇼..?? 기동력이라면 차를 말하는 건가..??

마   님: 그렇지.. 차로 직장과 학원, 집을 왔다갔다 하면 그만큼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자기야.. 요즘 싼 중고차 얼마씩 해..?

거참...자동차가 무슨 재래시장에서 파는 열무 한단...이런것도 아닌데..더군다나 차를
끌면 사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유지비가 얼마나 드는지 잘 모르시나 보다. 이런 사항에
대하여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 유지비도 많이 든다 그나마 적게 드는 유지비를 위
해서는 경차이어야 하며, 가스차로 사는 것이 나을 것이다란 설명까지 해주었다.
가스차는 무엇이 있느냐는 마님의 질문에 어떤 차가 가스차로 나오는지에 대하여 자초지종
을 설명하려는 순간.. 난 중요한 사실이 생각났다.

마당쇠: 그나저나....이런 이야기는 운전면허부터 따시고 하시는게 순서 아닌가...??

마   님:(낄낄거리면서..) 마져..마져 면허부터 따야지...?  히히히

그러나 마님의 질문공세는 끝난게 아니였다. 면허를 따는 방법부터 비용까지 물어보기 시작
하더니 결국은 만약 자신이 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면 마당쇠가 꼭 옆에 붙어서 따라
다녀야 한다는 상당히 억지스런 주장을 펼치기 시작하셨다.

마   님: 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을 다녀야 한다면 자기가 꼭 따라다녀야 해...

마당쇠: 내가 왜...?? 그리고 학원 가면 옆에 학원 선생님이 앉지 난 거기 앉지도 못해...

마   님: 뭐 꼭 운전연습을 할때 옆에 못앉더라도 밖에서 지켜봐주고 그래야지...후후.

마당쇠: 그래...뭐 그러지....그리고 실컷 비웃어 주지...흐흐흐

그리고 결국은 등짝 한방 맞고 대화를 끝냈다.

아무래도 마님이 운전을 배우실 모양인데... 흐흐.. 그렇다면 이제 마님도 핸들을 잡은 사람의
스트레스 지수에 대하여 체험을 할 수 있으니, 그 날이 오기를 알게 모르게 기다리고 있다고나
할까..?

몇달 전의 일이 생각난다. 마님을 태우고 운전을 하다가 깜빡이도 안켜고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차로 인해 급브레이크를 밟은 나는 그 차를 보고 욕을 한바탕 했던 적이 있었다.
그걸 보고 마님이 하시는 말씀은

`급해서 그랬나 보지 뭐...자기야 너그럽게 생각해 주고 여유있게 살고 그러자 응...'

이였다. 마님이 운전을 하는 사람의 스트레스를 모르고 하는 소리였으니 난 더 쌓일 수 밖에..

그 일이 있고 몇일 후 카드결제금액을 깜빡 잊은 마님이 약간은 불쾌한 듯한 카드회사 직원의
독촉전화를 받았다. 마님은 광분해서 그 안내원에게 한바탕 쏟아 부으셨다.
옆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마당쇠는 한마디 깐죽거렸다.

`그사람들이 하는 일이 그건데.. 자기야 너그럽게 생각해 주고 여유롭게 살고 그러자 응...?'

등짝 한대 맞고 씩씩거리시는 마님을 보면서 나는 헤벌레 천사와도 같은 앙증맞은 미소를 상콤하게
지어 주었다.

운전면허연습을 하시는 마님주변에서 마님표현을 빌리자면 깐죽거리면서 까불거리면서 맘껏 비웃어
주는 상상을 하자니 스트레스가 다 사라지는 것 같다.



아이~~ 행복해라~~

뱀꼬리 : #10을 맞이 하였다.
             이 페이퍼들이 마님에게 공개되는 그 순간 어쩌면 메피스토에게는 피바람이 몰려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땅의 핍박받는 머슴들을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써제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의무감에 불타오르고 있다고나 할까.? (핑계 조오타~!!)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4-12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ng 2006-04-12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꼬리를 읽으며 제가 바로 저런 표정이었답니다
씨익-

瑚璉 2006-04-12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당쇠: 그나저나....이런 이야기는 운전면허부터 따시고 하시는게 순서 아닌가...??
마 님:(낄낄거리면서..) 마져..마져 면허부터 따야지...? 히히히"

아, 정말 훌륭하십니다. (-.-)b

urblue 2006-04-12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야 너그럽게 생각해 주고 여유롭게 살고 그러자 응...?'
아우, 정말 멋진 말이어요. ㅎㅎ

로드무비 2006-04-1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운전면허 안 딸 겁니다.
닭살 부부 같으니라고.흥=3

물만두 2006-04-1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의견을 드리자면 면허를 따시더라도 금방 운전을 못하실겁니다. 울 만돌이가 아직도 운전대 한번을 안잡거든요 ㅠ.ㅠ

ceylontea 2006-04-12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리하여 마님께선 운전면허 취득에 돌입하셨나요??
제가 요즘 그것 때문에 죽겠다는... OTL
내일 도로주행 셤 보려 갑니다... --V (합격해야 할터인데... 흑..)

조선인 2006-04-12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계속 운전수로 사시죠. 그게 나아보이는데요.

플레져 2006-04-1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뚜. 우리집에서 한 장면을 보는듯 하여서 (운전할 때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분노표출방법까정!) 깜딱 놀랐어요. 울집에도 그럼 머슴군이?? ㅎㅎ 아~ 각 가정마다 머슴과 마님! 이거 굉장히 편리한 시스템이어요. 암요, 머슴으로 사시는게 정말 행복한 일이랍니다~ 아시죠? ㅋㅋ


바람돌이 2006-04-12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경험으로 보건데 깐죽, 까불, 비웃음은 역시 상상만으로 끝내시는게 좋을 듯.... 마님의 힘이란게 그런 상황을 그냥 냅둘만큼 약한게 아니걸랑요. 후환을 두려워하셔야죠....(아! 제가 누구냐고요.!! 전국 마님협회 회원입니다요. )

chika 2006-04-12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이익~ (마님께 공개하는 영광이 내게 주어진다면....하고 상상하는 순간;;;)

비로그인 2006-04-12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님이 부럽습니다
ㅋㅋㅋ

날개 2006-04-1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표정 정말..............ㅋㅋㅋㅋ
(마님 메일 주소 좀 알려주세요! 제가 조용히 말씀 드릴게 있는데 말이죠..흐흐~)

Mephistopheles 2006-04-1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 감사합니다 후다닥 고쳤습니다.
(두분이셨는데 한분은 그새 지우셨군요..^^)
몽님//말로만 그러지 마시고 사진을 올려보세요 사진을.~!!
호리건곤님// 과연 마님이 면허를 수월하게 취득할지 그건 의문입니다.
블루님//멋진말이긴 한데 말이죠...지키기는 힘들더군요..^^
로드무비님//음...조류부부라니요....상처받았어요...흑...ㅋㅋ
물만두님//제가 걱정하는 건..면허를 따는게 문제가 아닙니다..^^
면허를 따자마자 차를 몰고 나가는 약간의 무모함이 걱정이랍죠..^^
실론티님// 합격 기원해 드립니다..
(이마에 엿 붙이고 시험쳐보세요..효과 없습니다...=3=3=3)
조선인님// 그래도 마님이 운전을 하는 마당쇠의 노고를 아는 방법은
직접 핸들을 잡아보는 거라고 생각한답니다...ㅋㅋ
플레져님// 언제 플레져님댁의 머슴분과 함께 담합을 한번 해봐야 겠군요..흥~!
바람돌이님// 이제서야 조직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군요...
음모론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단체였을 줄이야.....윽...
치카님//상상만 해주세요...마님에게 들키면 치카님이 고자질 한걸로 알껍니다..
흥~!
나를 찾아서님// 혹시 마님 육성 프로그램 조기 꿈나무 신건가요..??
날개님// 에잇~~ 이건 완젼 2차세계대전때 미군 진영에서 하이 히틀러~ 하는 꼴이
되버린 메피스토군요..

울보 2006-04-12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운전면허 없습니다,
운전한다고 우리옆지기 절대로 운전배우면 나혼자만 타랍니다 류랑 자기는 내가 운전하는것 안탄다고,,그런게 어디잇어요 그럼 평생 옆지기보고 운전수해달라지요,,ㅎㅎ

Mephistopheles 2006-04-12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의 옆지기는 자기함정에 자기가 빠지셨군요...
전말이죠 어쩌다 차 몰고 밖에 나가면 부인이 운전하고 옆에 남편이 편하게
앉아가는 지나가는 차안의 모습이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

토트 2006-04-12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면허 없는데..ㅎㅎ 저는 면허 말고 운전수가 필요해요..^^

Mephistopheles 2006-04-12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슴닷컴에서 판매하는 머슴 3종셋트가 필요하신 토트님이셨군요.....ㅋㅋ

비로그인 2006-04-2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슴닷컴 혹시나 해서 검색해 봤는데.. 없더군요. ('ㅇ')

Mephistopheles 2006-04-2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주 낚이시는군요 누렁이님...ㅋㅋ

비로그인 2006-04-20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_ㅍ) ... 메피스토님...!!!!!!!!!!!!!!-_-
 

마당쇠의 생활백서 #9
-성공신화(디지털 카메라편)

저번주 토요일 기어코 마님의 윤허를 얻어 디카를 지르게 되었다.
23일 이내로 배송이 완료된다고 하니 조만간 내 수중에 나의 3번째 디카가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1달간 준비한 작업이 빈틈없이 맞아 떨어졌고 23일 그 결과물이 트로피
마냥 나의 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I.작전발의
약 한달전부터 디카를 하나 장만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마당쇠는 철저한 마스터플랜을
짰다. 어떻게 하면 잡음없이 구입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금의 출혈을 가장
극소화 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모델로 구입을 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마님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 물건을 장만 할 수 있을까..

II.작전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들.

1) 필요성
디카의 필요성을 역설해야 한다. 현재 집안에는 필카만 3개가 굴러다니고 있는 상황을
확대포장해 마님의 이해를 구한다. 디카를 처음 접한 것도 아닌 마님은 필카보다 디카
의 편리성에 대해선 몸으로 체험을 했으므로 적절한 전문용어와 왜!! 디카가 필요한지
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

2)동정심
이 부분은 가장 중요하다. 절대적인 마당쇠의 연기력이 좌우가 되고 결국은 결과의 승
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보고 싶다. 1달동안 궁핍한 생활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이면서 용돈을 모아 현금으로 디카를 살려고 하는 마당쇠의 근면성과 순
진성을 부각시킨다. 아울러 이런 궁핍생활이 6개월간 지속이 되야 쓸만한 디카를 구입
한다는 암시를 몸으로 입으로 보여주어여 한다. 그리고 2번째 디카의 사연을 아주 애
절하게 묘사를 해야 한다.( 내 두번째 디카는 월급 밀리는 사무실에서 결국은 팔아서
주니어 분유값으로 충당한 아픈 추억이 있다.) 마님은 마당쇠의 습기어린 안구의 모습
과 20%비음과 30%바이브레이션이 들어간 처량한 목소리에 크나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는 사실 또한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3)자료수집
틈틈히 웹서핑과 TV홈쇼핑의 황금시간대(대략 밤10시부터~ 새벽2시)에 나오는 디카 매
물의 상세한 자료를 수집한다. 카드 무이자로 사더라도 돈이 나가는 건 나가는 것이기
에 가격의 정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작전이 절정에 다달았을 때 기막힌 타이밍에
맞춰 지르는 순간을 위해 자료의 수집은 탄탄한 기초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4)장래성
이 부분또한 중요하다. 마님에게 이번 연봉협상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귀뜸
을 한번정도 흘려주면 된다. 너무 자주하면 부작용이 일어나는 바 스쳐 지나가는 말로
슬쩍 흘려주면 그 효과가 배로 된다. 잠자기 전 약간 졸린 마님에게 슬쩍 언급을 했더니
도시락 반찬이 달라졌다..(귀도 밝으셔라..)

5)충성심
작전발의 후 한달동안 기존의 출력보다는 두배의 출력으로 마님의 집안일을 도와라.
자질구래한 청소 설겆이 그리고 빨래부터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인상은 쓰지 말고 최대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지도 않는 이마의 땀을 연출하여
손등으로 슬쩍 훔치는 페인트 모션도 보여줘야 한다. 멘트는 좀 덥네...하하하 이정도로..
남발하면 마님의 마음에 의심의 뿌리를 심게 되는 계기가 되므로 자중하도록 한다.
아울러 2)동정심과 함께 발동시키는 궁핍한 생활을 영위하는 중 틈틈히 마님이 좋아하는
도넛과 커피우유를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너무 자주보이면 궁
핍한 생활이 희석될 가능성이 크므로 주 1회에서 2회정도로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III 작전실행
결과는 앞에서 말했지만 이번 작전은 하늘이 도와줬던 것 같다.
마님은 저번주 일주일 동안 지방공연을 갔었다. 하루에 2~3번 정도 오는 확인전화에 하루
걸러 `보고 싶어요~~' 혹은 `맛있는 것 많이 챙겨먹어~~ 등의 진심어린 멘트(?)를 날렸다
내내 야근과 새벽 퇴근을 강조하는 피곤한 목소리지만 애정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말이다.
토요일(3/18)마님의 귀환과 함께 작전은 물에 오른 느낌이였다. 5일만에 보는 마님을 보
며 생글생글(절대 오바금지)웃으면서 `힘들었지...이따가 내가 주물러줄께' 멘트 후 귀환
후 내내 주니어를 물고 빨고 품에서 놓지 않는 마님께 ` 자기는 주니어만 이뻐해~~' 라는
뵤로통한 약간의 삐짐성 멘트와 모션도 잊지 않았다.
더군다나 C모 홈쇼핑에선 새벽 2시에 디카를 특가에 판다는 정보도 미리보기로 입수해 놓
은 상황이였다. 그 시간에 마님이 비몽사몽 상황이라면 이번 작전의 금상첨화가 되는 것
이였다.

새벽2시 어김없이 방송은 시작되었고 방송마감 10분을 남겨놓고 마님을 살펴보았다.
빙고~! 비몽사몽.. 긴 여정의 지방공연으로 마님은 골아떨어지기 일보 직전이였다.
꿈나라 일보직전 마님을 살짜쿵 흔들면서 조용히 귀에 속삭였다.

(비음 섞어 약간의 하이톤, 마님의 꿈자락에 방해가 안되는 음성으로)
`자갸...지금 홈쇼핑에서 아주 상콤하고 알뜰한 가격으로 기똥찬 디카를 팔고 있는데에~~
 무이자로 무려 10개월~!! 이래.. 나 디카 하나 사면 안될까아~~!! 응...자갸...!!'

돈나간다는 소리엔 언제나 움찔하는 마님은 예의 그 모션을 취하셨고 난 순간 긴장했다.
잠시의 정적이 흐른 후..

`마음대로 하셔요...용돈에서 깔꺼야.....!!' (빙고)

허락이 떨어진 상황에서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난 열심히 그 모 홈쇼핑 전화번호를
누르려는 순간 마님의 강력한 테클이 들어왔다.

`(졸려죽겠다는 목소리로) 아우~~ 그걸 꼭 사야해..? 그게 꼭 필요하냐고...??'

억장이 무너졌다. 최소한 잡음없이 해결할려던 나의 치밀한 작전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
극적인 반전을 꾀하고자 마당쇠 처량하게 투덜거렸다.

`(풀이 잔뜩 죽은 목소리로) 자기가....싫다면..말지 뭐....에휴......'

잠깐의 정적 후 마님의 목소리는 천사의 나팔마냥 내귀를 두들겼다..

`(여전히 누워서 비몽사몽하면서 체념한 듯이..)
에휴.. 용돈 한달에 얼마 받는다고.. 그 홈쇼핑 내 이름 등록되어 있을 꺼니까 내카드로
결제해... 반땅이야 반땅...알았지..??'

이렇게 난 디카를 질렀고 반땅..아라는 낭보로 디카구입에 성공을 하게 된 것이다. 이제
3일만 지나면 내 품으로 그 디카가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처음 예정했던 모델은
아니지만 그나마 그보다 더 나은 똑딱이가 드디어...나에게 오는 것이다..오 놀라워라~!!

뱀꼬리 : 그런데 말이다. 한달간의 치밀한 작전과 실행을 했었지만 왠지 난 마님 손바닥에
서 놀아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단 말이다. 저 멀리 꼭대기에서 팔짱을 끼고 거만하
게 므하하하! 웃고 있는 마님의 모습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으니 말이다.
혹시..디카가 내 품에 들어오는 순간. 등가교환의 법칙이 실행될것 같은 이 느낌이 사라지
지 않으니 말이다.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딧불,, 2006-03-20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ㅎㅎㅎ 그래도 장만한 것이 어딥니까.)

paviana 2006-03-20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에게는 벌써등가교환을 하셨잖아요. 애교와 집안일...
한달이나 군말없이 하셨으니 마님께서도 등가교환이라고 생각하실듯...
근데 어떤거 사셨어요? ㅎㅎ
기념으로 셀카도 한방 올리세요.

瑚璉 2006-03-2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요즘 유행하는 말로 '안습'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2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장만을 했다고 끝나는 건 아닐 듯 싶어요..^^ 뭔가가 있을 듯....
파비님// 그건 의무지 등가교환이 아니랍니다..마님의 시선에선...^^
익서스750입니다. 셀카는 시디로 얼굴이 가려지는 그날까지 보류입니다.
(평생..없겠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냐하하하하~~)
제발 어떻게 읽는지 가르쳐주세요 님(헉헉!!)/ 안습.아 맞다 그말 많이 쓰죠 요즘.^^

마태우스 2006-03-20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도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노력을 해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니, 결혼생활이란 참... 님만 그런 건가요??^^

2006-03-20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20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일장일단이 있겠죠.쉽게 얻는 건 애착이..덜 가지 않을까요..^^
(비겁한 변명.!!!)
속삭이신분// 감사합니다..^^ 빨간펜 선생님 3호로 임명합니다..^^

urblue 2006-03-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축하드립니다.
요즘 애인이랑 노트북 때문에 비슷한 얘길 하는 중이어요. 저는 '데스크탑 쓰면 안돼요? 노트북을 꼭 사야해요?' 이러고, 애인은 왜 노트북이 필요한가 얘기하고. ㅋㅋ

瑚璉 2006-03-2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리건곤이라고 읽으시면 됩니다요(^.^;).

조선인 2006-03-20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말이죠. 올림푸스 고장났을 때 죽을똥 살똥 엄살을 피웠는데, 막상 수선비가 4만원 밖에 안 나와 디카를 새로 안 질러도 되니, 왜 그리 또 아쉬운지. 눈 앞에 캐논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흑.

Mephistopheles 2006-03-2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블루님도 이제 시작되었군요. 마님과 삼월이는 순간의 선택이라더군요..^^
호리건곤님// 감사합니다 이제 제대로 님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뜻도 정말 좋군요..^^ 도사님같아 보이세요..
조선인님// 조선인님께 제일 먼저 자랑하면 장풍 맞을까요..?^^
올림푸스도 좋아요~~ ^^

nemuko 2006-03-2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저희집 신랑도 홈쇼핑에서 카메라 팔 때마다 슬픈 눈으로 지켜보곤 하더니... 근데 어째서 애교나 집안일은 따라 오지 않는 걸까요?

Mephistopheles 2006-03-2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성부족입니다..(남자분들 돌 던지지 마십시오..~~)

물만두 2006-03-20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당쇠백서#0 마님이 보시게 될 때를 대비해서 비밀로 할 것을 늘 염두에 둔다! 아무래도 마님이 보고 계실 것 같은 느낌이...^^

아영엄마 2006-03-2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드디어 디카가 생기셨으니 님의 모습도 볼 수 있으려나요? ^^(지방 공연 다니시려면 마님도 힘드시고, 님이나 주니어도 힘드시겠어요.)

Mephistopheles 2006-03-20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제가 어느날 안보이기 시작하면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영엄마님// 파비님도 셀카 언급을 하셨기에 답변해 드렸답니다..오호호..^^
마님이 제일 힘들겠죠....^^

토트 2006-03-20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성공 신화"요? ㅎㅎㅎ
도착하면 사진 보여주세요..^^

Mephistopheles 2006-03-2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딴에는 위대한..편인거죠..^^
사진은 장난감 익숙하게 다루기 시작하면..비어있는카테고리
하나가 채워지기 시작하겠죠..^^

비로그인 2006-03-20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정말 넘 귀여운 남편이세요..ㅎㅎ
저희도 저렇게 살면 좋은데 저흰 남편이 경제권을 쥐고 있는데다 난 아무것도 필요없으니 넌 사고 싶은 건 다 사라고 하고 있어서 더 못 산다죠..ㅎㅎ

Mephistopheles 2006-03-20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다니요 사야님...앙증맞기도 합니다....(우엑~)

날개 2006-03-20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비슷한 상황연출을 울 옆지기도 하더군요..
불쌍해서 그냥 모르는척하고 넘어가줬다는....흐흐흐~

Mephistopheles 2006-03-20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역시....모든 마님은들 다 알고 있는 것일까요 날개님...??

반딧불,, 2006-03-20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왜 안떴을까요?? 어쨌든 아까 그 댓글은 미안해요.

Mephistopheles 2006-03-20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미안하고 자시고 할게 있나요 뭐 그런거죠....라고는 말하지만 무슨댓글인지도
모르고 있는 메피스토입니다..ㅋㅋ

2006-03-21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2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 냅두죠 뭐~ 뭐 언젠간 제대로 돌아가겠죠..^^

nada 2006-03-26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저러고 살아야 되나 싶으면서도 알콩달콩하니 귀여워보이네염..^^ 근데 남자들은 휘어잡히길 원한다던데 맞나요?

Mephistopheles 2006-03-27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양배추꽃님 초면이네요 반갑습니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진 않겠죠..^^ 제 경우는 잡혀사는게 편한 듯 싶네요..ㅋㅋ ^^
(마님은 내가 언제 잡고 사냐고 박박 우기지만 말입니다..)

비로그인 2006-03-27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어선생님의 지적. 반찬이 틀려졌다 -> 반찬이 달라졌다 가 맞습니다.^^ㅋㅋ

Mephistopheles 2006-03-2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오늘도 수정~~내일도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