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피곤한 아니 피를 말리는 직장생활에 낙오자(?)가 하나 생겼다.
입사한지 석 달을 이제 넘긴 새로 입사한 사무실 막내 직원..사실 막내란 호칭이 붙일 정도로 푸릇푸릇한 영계도 아니고 이제 막 30줄에 들어선 나이는 그래도 적당히 차버린 중고신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이쪽 업계의 일이기에 나름 판단하건데 어느 정도의 조급한 마음과
욕심, 일에 대한 정열도 평균 이상은 가지고 있다고 판단이 되었다.

일이라는 것이 그렇다. 특히나 우리 쪽 같은 전문직(말이 전문직이지 쌩 노가다.)은 바쁘면 바쁜 만큼 자신이 챙겨먹을 지식과 커리어는 본인이 노력하기에 따라 거의 거저 주서 먹는 환경이 조성되곤 한다. 다시 말해 남들 1년에 걸쳐 배울 걸 3개월 속성으로 일대일 맨투맨으로 일을 배우고 습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등가교환의 법칙이 존재하듯 쾌속습득은 결국 대부분의 개인시간을 저당 잡히고 올인을 해야 하는 어찌 보면 가진 만큼 어느 정도의 손해는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아마도.

본인 생각엔 이 두 가지를 같이 병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밤 11시, 12시를 넘어 퇴근하는 날, 친구들과의 모임에 뒤늦게 참여해 부어라 마셔라 음주가무를 즐긴 후 새빨개진 토끼 눈을 하고 겨우겨우 출근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곤 하더니만 결국 일주일 전, 토요일 맡겨 논일을 저녁식사도 거르고 부랴부랴 끝내고, 30분마다 울려 퍼지는 핸드폰의 발신지를 향해 사무실엔 "중요한 모임"을 언급하며 황급하게 퇴근을 했었다.

문제는 다음날 일요일 아침.
새벽 4시에 퇴근하여 오전에 모자란 잠 좀 채우고 오후에 넉넉히 출근하려고 했으나 소장마마의 급문자가 졸리고 피곤한 몸 상태를 대번에 초긴장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메차장 큰일 났다. XX가 했던 작업 죄다 개판 오 분 전이다. 오전 3시까지 보내야 하는데 빨리 와라."

부랴부랴 출근하여 상황을 살펴보니...
막내가 황급하게 했던 작업의 90%는 얽히고설킨 채 개판의 수준도 아닌 거의 백지의 상태로 나뒹굴고 있었다. 결국 일주일 가까이 붙잡고 있던 일의 결과물은 써 먹을 수 없는 지경이고 마감은 채 4시간도 안남은 상황에서 4명이 달라붙어 일단은 형식만 차리는 약식의 방법으로 1시간 오버하여 마감할 수 있었다만...

소장마마 화가 머리 끝 까지 나버린 상황까지 가버렸다.

여타 소장과는 다르게 일이 급하면 본인 스스로 같이 밤을 새며 일감을 죽이는 소장마마는 전날 밤 꼬박 새버린 까닭에 그 분노는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상황까지 가버린 것.

더더욱 재미있는 상황전개는.
막내가 월요일부터 전화조차 꺼진 상태로 무단결근 했다는 것…….하룻밤이 지난 후 화요일 오전에 몸이 안 좋아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있다는 것..또 통화 두절되었다가 화요일 날 저녁에 링거 맞다 잠이 들어 지금 일어났다는 것..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출근하겠다고 언급. 하지만 그날 출근 안하고 핸드폰 또 두절.

이 상태가 목요일까지 진행.

결국 무단결근 4일후 5일째 아침 7시에 내 핸드폰으로 온 3통의 문자.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갔다로 시작한 첫 번째 문자는 3번째 이런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달라는 황당한 끝맺음으로 막내와 우리사무실의 인연은 끝을 맺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토요일...
출근 후 막내 자리를 정리하면서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무단결근 후 코빼기도 안보였던 녀석의 소지품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것. 그리고 무단결근 중에 왔던 택배역시 교묘하게 상자 모퉁이만 뜯어진 채로 내용물은 쏙 빼간 상태..

그러니까 사무실에 밤 11시 반까지 사람이 있었고 아침 9시에 출근을 했으니까. 그 시간에 몰래 들어와 자기 짐 챙겨 나갔다는 상황이 유추된다.

일이 힘들고 몸이 힘들고 피곤해서....
그만 둘 수도 있다는 인정과 이해가 한 순간에 사라져버리는 순간.
3개월이 넘게 들었던 미운 정 고운 정을 한 순간에 정리해줬다.

사람과 사람이 만남에 있어서 시작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마침표를 찍는가의 중요성을 간접경험으로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우리 사무실에서 도망자의 낙인이 찍혔을지언정 대인관계에서 낙오자나 도망자가 되지 않기 바랄 뿐이다. 일단. 좁디좁은 이 쪽 바닥에서의 재취업은 힘들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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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0-22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박이다 그친구..... 심하다 심해.... 정말 별일이 다있네~

Mephistopheles 2008-10-28 12:31   좋아요 0 | URL
아마도 월급날 즈음에..전화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현 상황으로는 급여지불은 일단 보류상황이거든용...^^

Arch 2008-10-22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난 아니네요. 저도 그런 사람들 몇몇 보긴 했지만 정말 얄밉다.

Mephistopheles 2008-10-28 12:32   좋아요 0 | URL
그 나름의 개인사정은 분명 있겠지만서도....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꽤 받았으니까.. 나름의 사정일지라도 분명 잘못된 건 잘못된거라고 보여집니다.^^

순오기 2008-10-22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직장생활 기본도 안 갖춰진 인간이라니~~~

Mephistopheles 2008-10-28 12:32   좋아요 0 | URL
의외로...많더군요..그 동안 사무실을 거친 인력을 보면 말이죠..^^

무스탕 2008-10-23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차장님의 눈 밖에 난 중고신입.. 앞으로 갈 길이 걱정이네요.
(메차장님을 거론 안해도 자질 부족으로 보이긴 하네요..)

어느정도 정리가 되셨나요? 가끔이라도 뵈니 반가워요~ ^^*

Mephistopheles 2008-10-28 12:33   좋아요 0 | URL
전 딱 3번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친구...정확하게도 3번째 무단결근이 바로 자퇴 및 해고로
이어져버렸어용..^^

메르헨 2008-10-25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저희 사무실에도 말이죠. 이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직원은 아니고 인턴이었는데...오늘도 못 나오겠다고 문자 넣었길래.
알았다고 답장했더니.
"화나셨어요????"
이런 답변이 왔어요.
진짜 웃겼어요. 왜 화가 나것습니까...인턴인데 직원도 아니고...
나이도 열살이나 차이나는 어린아이에게 ...ㅋ
저도 암턴 웃긴 일 있었답니다.

Mephistopheles 2008-10-28 12:34   좋아요 0 | URL
음....그 인턴직원은 분명 화나셨을지도 모른다는 일련의 착각(?)을 했단 말이 되는군요..사실.. 사회생활 10년이 넘어가버리면 새로들어오는 직원 특히 신입이나 인턴에게는 거의 무관심에 사무적인 일로써만 연결이 되는 관계가 되곤 하는데 말입니다..^^

가시장미 2008-10-28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망자 ㅋㅋ 제목하고 글이 딱 어울리네요! 요즘은 교육수준은 높아져도, 곱게 자란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유아성을 지닌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아- 근데 은근 찔리네요 ㅋㅋ 저도 결혼할 때, 임신한 관계로 좀 급하기 일을 그만뒀거든요. 그 회사에서 참 책임감 없다고 생각했을텐데 -_-;;;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0&sid2=264&oid=001&aid=0002226344

그러니까 2009년 4사분기쯤에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나고 회복된다는 소리.
하지만 경제지수나 기타 주변 상황은 위에서 펜대나 굴리고 브리핑 자료나 만드는
먹물들 보다는 실물경제에 몸 담고 있는 일반 투자자나 국민들이 상황파악, 전망을
더 잘 캐치하고 대처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늘 아침 회의 중 소장마마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진다.
현금 잘 챙겨놓고 어설픈 신용금고에 돈 넣어둔 것 있으면 차근차근 빼서 은행에
넣으란다. 크게 예상이 벗어나지 않는다면 2010년도에 제 2의 IMF가 올 가능성이 농후
하니까 사무실도 사무실이지만 개인적으로 미리 대책 세우고 준비해두라고 말씀하신다.

사회적 지위나 위치로 따진다면 우리 소장마마는 대통령에 비해 게임도 안되는 위치일
것이다. 대통령이 마이크로 소프트면 소장마마는 동네 구멍가게 수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0여년 넘게 이 바닥에서 직원들 월급 꼬박꼬박 밀리지 않고 마이너스 경영은
용납을 안했던 구멍가게 사장님이 사기, 편법으로만 부를 축적하고 입으로만 나불거리는
거대기업의 사상누각에 비하면 월씬 더 신용이 가고 믿음이 간다.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 미리미리
준비해야겠다.

뱀꼬리 : 돈냄새 맡는데 귀신같은 론스타도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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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8-1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상황이 좋지 않은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경제가 우리나라의 논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국외의 상황은 더욱 좋질 않습니다.
당장 중국이 올림픽 특수로 인해 상당한 성장을 할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올림픽후의 발생될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까지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능하다면 소장마마의 예측이 빗나가길 바랄뿐입니다.

Mephistopheles 2008-08-19 21:4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예측이 빗나가길 바라는데요..정말 양날의 칼이에요. 알차고 실한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 체감으로 느끼는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면 바랄 것도 없겠죠. 하지만 겉만 번지르르한 전시적이며 표면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면 아마 2MB측은 난리오바블루스를 칠껍니다. 그리고 바로 옛날 버릇 나오겠죠. 1당 장기집권에 막후정치...정책 과대선전과 포장..통제와 규제가 넘쳐나며.. 설마 그러겠어...싶지만 최근에 입밖으로 꺼내는 말 한마디와 상정되는 정책들을 보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더군다나 국제정세에 대처하는 모습 또한 결코 프로페셔널하지 않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아마추어틱하고요.
 

박태환이라는 어린 청년이 동양인이라는 편견을 깨고
금메달을 목에 걸때 이 나라에선 민영방송 KBS가
비상식적이며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물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양궁, 사격에서 금메달을 추가할 때 이 나라에선 생각있는 국민들은
머리에 총알이 심장에 화살이 박히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유도에서 멋들어진 한판으로 상대를 메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이 나라에선 국민들은 공권력과 법질서라는 퇴색한 명분아래
메쳐지고 팽겨쳐 지고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인류 대축제의 피날래가 다가오는 것이 두려울
지경이다.

문득 대통령이 여자 핸드볼 예선전에서 광분하며 흔든 거꾸로
매달린 태극기는 일종의 신호탄, 애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양계장엔 가끔 내장이 텅빈 상태로 죽은 닭들이 목격된다고 한다. 원인은 양계장에 쥐가 난입해 생명체라면 가지고 있는 배설물 배출구를 살살 이빨로 갉아먹기 시작한단다. 정작 닭은 가려운 곳 긁어 준다고 실눈까지 뜨며 좋다고 방치한다. 결국 쥐는 닭의 그곳을 통해 내장까지 남김없이 먹어치운 후 유유히 양계장을 빠져나온다.

우리가 지금 즐기고 있는 축제가 혹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척 하는 쥐의 이빨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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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8-08-1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맞고 날도 추운데 오싹오싹. 오늘 메퓌님 서재 사진이 괜히 슬퍼보여요.

Mephistopheles 2008-08-13 12:31   좋아요 0 | URL
메퓌님은...대체....누구죠? 누가 나를 이미테이션하나...??

Arch 2008-08-17 10:09   좋아요 0 | URL
미안미안~ 메피님. 추위에 입이 오물거려지다가 그만, 흙.

Mephistopheles 2008-08-18 12:46   좋아요 0 | URL
아주 잠깐 입술로 키보드 두둘기는 시니에님 상상했습니다.=3=3=3=3=3

웽스북스 2008-08-13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큼 올림픽에 심드렁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어, 라고 어제 글을 쓰려다가 잠들었는데,
여기 또한분 계셨군요

Mephistopheles 2008-08-13 13:17   좋아요 0 | URL
그저 그래요..물론 열심히 노력해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들 참 감격스럽고 대단합니다만..그걸 순수하게 보지않고 이용해먹는 작자들을 보면 심드렁을 넘어서 분노까지 느껴져요.

sooninara 2008-08-1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닭과 쥐이야기 정말 섬뜩하네요.ㅠ.ㅠ
어디서든 쥐가 문제...

Mephistopheles 2008-08-13 23:25   좋아요 0 | URL
쥐들의 세계에선 나름 불만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필 비교대상인 인간이 저런 인간....하면서...ㅋㅋ

진주 2008-08-1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S가 국민의 이성을 마비시키데는 직빵이라고
민주주의기본교과서에서 배웠죠.
섹스,스크린,스포츠.

Mephistopheles 2008-08-13 23:25   좋아요 0 | URL
세월이 흐르고 과학이 발달해도 어찌 사람들 무뇌아로 만드는 저 3S에 대한 면역력은 제자리걸음 같습니다..

마냐 2008-08-13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엣. 아까 이글에 먼댓글 쓴답시고...하다가 다시쓰기 하다가....여튼, 오늘 올린 페퍼는 바로 메피님 땜에 썼죠..ㅎㅎ 정말 순수하게 올림픽에 감동하고 싶은데...(사실은 올림픽 보면 감동하다가도 슬퍼요. 딴 나라 애들과 달리, 우리 애들은 은메달 따고도 처절하게 울 때...)

Mephistopheles 2008-08-13 23:26   좋아요 0 | URL
저도 은메달 따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는 대표선수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게 다 1등최고주의에 승자독식..기타등등 1등만을 강요하는 이 요상한 사회구조 때문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되요.

순오기 2008-08-1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년대의 3S에 S하나 추가랍니다.
청와대 이씨 왈, '뭐, 학생들이 촛불을 들어? 사교육으로 뺑뺑이 돌려!'

Mephistopheles 2008-08-13 23:27   좋아요 0 | URL
하긴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사교육 팽창이죠. 모 정당의 든든한 후원세력이 사교육단체니까요..

프레이야 2008-08-14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래요, 축제의 이면은 어둡고 음침해요.
닭과 쥐의 비유는 섬뜩합니다. 그나저나 금메달 포상금이 두배로? 헉..

Mephistopheles 2008-08-15 11:52   좋아요 0 | URL
닭과 쥐의 비유가 섬뜩한데...이게 점점 실체화 현실화 되고 있어서 더더욱 무섭답니다. 예 금메달 포상금은 갑작스럽게 두배로 올랐더군요..이유는 글쎄요..

이리스 2008-08-14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요새 속이 허하다 했더니;;;;;;;;

Mephistopheles 2008-08-15 11:54   좋아요 0 | URL
음.....설마 벌써 낡은 구두님 내장이......???=3=3=3=3

L.SHIN 2008-08-18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미심장한, 그러나 너무 적절한 말입니다. 흠...

Mephistopheles 2008-08-18 23:52   좋아요 0 | URL
전 왠만하면 적절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너무나 적절하게 상황을 나랏님들이 만들어 주시고 자빠지고 있더군요... 아주 개판 오분전이에요..
 



사건의 발단 : 마님 직장의 여름 휴가는 언제나 피크철 일주일 전에 시작된다.
고로 21일부터 일주일간...(해마다 이러다 보니 가끔 욕이 나온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직장의 휴가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날짜를 맞추기 위해서 얼굴 가죽이 두꺼워져야 하는 순간이다.

사건의 진행 : 수요일 휴가 스케줄을 잡으며 슬쩍 찔러 본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직원들은 죄다 피크철인 7월말부터 8월초까지 날짜를 잡는다. 혼자서
무진장 튀는 다음주 휴가일정....

사건의 클라이막스 : 젠장. 다음 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납품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겹쳤다. 월요일 납품은 크게 문제가 되진 않겠으나 금요일 납품이 문제다.
혼자서 늦게까지 야근하며 금요일까지 해치워야 할 일꺼리에 버닝모드로 매진하고
있다.

고로...

일요일 출근은 당연시 되고 퇴근도 늦게 늦게 진행될 듯 싶다.


남들은 쉬기 위해 휴가를 얻는다지만, 나는 뻔할 뻔자 죙일 기사노릇을 하기 위한
휴가를 위해 비오는 날 화르륵 불타오르고 있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지...나 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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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7-1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슬퍼요
저는 여름에 어디 놀러가는 건 딱싫어해서 늘 가을휴가를 꿈꾸지만
또 남들 안쉴 때 휴가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인지라 ㅜㅜ

Mephistopheles 2008-07-20 00:3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저도 저번에 한번 객기부린다고 전 여름 싫어요 가을이나 겨울 휴가 주세요..했는데.....그때 엄청 바뻐져서리 결국 휴가 날려먹었던 적이...

무스탕 2008-07-2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을거랑 휴가는 빨리 챙길수록 유리하답니당~ ^^

Mephistopheles 2008-07-21 18:15   좋아요 0 | URL
빨리 챙기기 위해 발악을 하고 있는 중인데 조금은 불안불안합니다...으흐

야클 2008-07-20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회사는 다음주부터 8월 중순까지는 나름 스몰 시즌이기때문에 남들 가는 시기에 휴가는 어려운 편이랍니다. 계속 야근에 출장이지요. 그래도 휴가를 위한,휴가를 앞둔 야근은 해 볼만한 것 아닙니까? 힘내세요. 그리고...페이퍼 하나 줄이면 퇴근시간 10분 빨라집니다. ^^

Mephistopheles 2008-07-21 18:16   좋아요 0 | URL
그래도 해마다 휴가를 간다면 다행이 아닐까 싶어요..전 작년에 못갔어요. 어찌된게 2년에 한번씩 여름휴가를 가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어요..에휴.(그래도 페이퍼 끼적거리며 농땡이 피우면 머리가 좀 정리되던걸요..ㅋㅋ)
 

1.
역시 철 들지 않은 노인네는 사적인 자리에선
흥미를 유발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선 가급적 거리감을 유지하는게
현명한 방법일 것 같다.

2.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사무실은 노동자에겐
지상낙원인 것 같다.
돈까지 주면서 CAD(컴퓨터설계)를 가르치고
있으니 말이다.

3.
개인적인 사정이 매우 안좋다고
언제까지 묵과해야 하나 모르겠다.
형평성에 어긋난 밥벌이를 영위하고 싶다면
남들보다 두배 세배는 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체력이 딸리네. 피곤하네...
변명과 핑계로 밖에는 안들린다.

4.
우리가 하는 일이 마감날짜를 못을 박아 놓고
진행시키는 일이다. 그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존재하진 않는다.
거기다 각종 변수는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근과 철야의 일상이 되버리곤 한다.

경우에 따라선 퀼리티를 100%로 봤을 때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80%대로 퀼리티를 다운시켜 일정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취미생활로 혹은 학원에서 도면 그리는 식으로 일을 했다가는 일정에
못 맞추고 펑크가 나는 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버릴 껀 버리고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탠다드식으로 따질 것 다 따지고 재볼 것 다 재보면서 작업을 하는
사람과 일을 하면 피곤과 짜증의 연속이다. 결국 그 사람이 일을 늦추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일이 돌아가게 되니...

난 원래 성격이 그래. 이게 원래 정석이야...?

그럼 그 성격과 그 정석을 받아줄 수 있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길 바란다.
적어도 내가 다니고 있는 사무실은 개인의 성격에 맞춰 일을 진행해 나가고
일정이 펑크나도 스탠다드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사무실은 결코 아니다.

5.
난 뒤끝이 없어. 말에 뼈를 넣지 않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모습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한다.

상대가 어찌 되었던 다 쏟아 붓고
몇시간 지나 농담이네, 그냥 잊으라네
털털하며 쿨한 표현을 쓰곤 하는데...

당연히 할 말 다하는 사람이 뒤끝이 있을
리가 없고 말에 뼈가 없지..
단지 상대방에겐 무한한 뒤끝과 뼈를 남겨주는
부작용이 존재한다.

물론 말을 뱉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상대의 기분따윈 안중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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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5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5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5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8-06-1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번 완전 공감이요!!!

Mephistopheles 2008-06-16 00:44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얼마 전 웃기지도 않는 대화(?)에 심히 공감하는 입장이랍죠..

2008-06-16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6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6-16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되는 야근에 철야에 힘드시겠네요~~
우린 어제 광주에서 할리를 타고 온 번쩍이는 메피님을 만났어요~~ ^^

Mephistopheles 2008-06-16 12:42   좋아요 0 | URL
음 누가 절 사칭하고 다니나 보군요...
할리 타는 사람 그리 많지 않으니..한 번 조사차...ㅋㅋ

L.SHIN 2008-06-1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난 뒤끝이 없어" 라고 말하는 부류는 내뱉는 자가 아니라, 듣는 자가 되야
하는데 말입니다. 아니면 서로 같이 아웅다웅 다투는 자리라던가.-_-

Mephistopheles 2008-06-17 01:58   좋아요 0 | URL
듣는 자여도 문제가 될지도 몰라요..뒤끝없이 그냥 남들에게 나불나불...ㅋㅋ

네꼬 2008-06-16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나도 "뒤끝없어" 이런 사람 너무 싫어. 그냥 뒤끝 있지, 왜? 쳇. 자기가 찝찝하기 싫으니까 그렇게 말해놓고, 그런 전제하에 막말하는 사람들 싫어요 싫어. (쿨한 것들 다 미워!) ...... 갑자기 으르르....

Mephistopheles 2008-06-17 01:59   좋아요 0 | URL
앗..으르르.....호랑이나 사자 흉내를 내시면 아니되와요 토종고양이 네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