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참 거창하다.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난 몇 달 전에 노예해방 되었다. 다른 게 아닌 현대판 노예제도(?)라고 비유되곤 하던 핸드폰 의무약정기간인 2년이 지난 것이다. 그 속박의 세월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나에겐 전혀 알지 못하는 뭇 여성들이 달콤한 목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해댄다. 이놈의 인기란 정말 어쩔 수가 없나 보다.

 

고객님 지금 쓰시는 핸드폰을 저희 통신사에서 최신 휴대폰으로 유후~~ 바꿔드려요..하아~”

 

달콤하고 고혹적인 목소리로 최신 IT기기로 무상으로 교체해준다는 유혹은 사실 씨도 안 먹힌다. 대부분 내가 들려주는 답변은 관심 없습니다.” 로 일관하곤 하니까.

 

그런데 오늘만큼은 좀 다른 분위기의 전화를 받았다. 어쩌면 그건 내 대응이 조금 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단지 똑같은 멘트에 조금은 다르게 아직 쓸 만합니다.”라는 답변을 들려줬을 뿐인데,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는 꽤나 놀란 듯 대꾸를 내뱉는다.

 

어머 고객님 사과폰 4...아직 쓸 만하다고요?? 정말요?”

 

네 아직 쓸 만합니다.“란 짧은 응답으로 통화는 끝났으나, 곰곰 생각해보니 왠지 내 휴대용 전화기가 엄청 구닥다리 같은 취급을 받은 기분에 살짝 비윗장이 상한다.

 

아니 아직 통화 잘되고, 액정에 기스 하나 없고, 어플 잘 돌아가는데, 그렇다고 전화기로 음악이나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닌지라 요즘처럼 한손으로 들고 다니기 버거운 핸드폰은 그닥 효용가치가 없는데...... 언제부터 사용한지 2년이 넘어가는 가전제품이 퇴물 취급을 받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딴 것도 아니고 손바닥 위에 올라가는 전화기가 100만원이나 하는 시대인데 말이다.

 

뱀꼬리 : Q) 하지만 사과폰 5S가 나온다면......?

      

                 A) 안 알랴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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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3-08-13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aceTime 같은 영상전화로 '좀 보여주면서' " 유후 ~~~ 하아~~~"했으면 노예해방 전일지라도, 집에서 스파르타쿠스 처럼 반란을 일으켜가며 바꾸셨을텐데.

Mephistopheles 2013-08-13 17:32   좋아요 0 | URL
하지만 고정불변의 법칙이 있죠. 목소리가 이쁘면...?? oooooo하다..

감은빛 2013-08-13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올 봄 노예에서 해방되자마자 폰 액정이 깨져서 다시 노예 상태로 돌아갔어요! ㅠ.ㅠ

Mephistopheles 2013-08-19 12:49   좋아요 0 | URL
전 10월달쯤에나 교체를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인데.....모르죠 어떻게 맘이 바뀔진...^^
 

  

 

장안의 화제 다이어트 비법의 양대 산맥인 11식과 간헐적 단식 중 무얼 한번 해볼까 생각하다가 주변사람 중 간헐적 단식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나 또한 멋모르고 시도해보기로 했다. 일단 이 방법이 나에게 맞는 방법인가 하루정도 임상실험을 실시해보기로 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1.대상자 : 메피스토

2.실험목적 : 간헐적 단식이라는 방법이 내 몸에 맞는 것인가를 체험.

3.실험방법 : 점심을 먹은 후 20시간 동안 단식.

(12시에서 1230분 사이 점심을 섭취 후,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금식)

4.실험날짜 : 201372312:00~ 201372408:00

 

이렇게 계획을 잡고 단식에 들어갔는데..............

 

점심을 먹은 후 오후 6시에서 7시까지는 허기가 느껴지지 않아 그런대로 참을 만 하다.

오후 8시 조금 넘은 시간에 퇴근. 집에 들어와 마님께 오늘 하루 단식을 하겠노라 선언을 하니 마님은 비릿한 웃음을 날린다. (웃음의 의미는 마당쇠가 과연 단식이 가능할까?)

 

21:00

속이 쓰리다. 냉큼 주방으로 달려가 물 한 사발을 마신다. 살짝 살짝 느껴지는 속 쓰림이 신경 쓰이지만, 그런대로 참을 만 하다.

 

21:30

숙제와 공부를 마친 주니어가 무심코 TV를 튼다. TV에선 요즘 주니어가 즐겨 보는 토리코가 방영되고 있다. (그러니까 이 만화는 생긴 건 북두의 권에 나올 것처럼 생긴 우락부락 캐릭터들이 미식헌터라는 미명하에 온 세상 진기한 식재료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어찌나 상상력이 풍부한지 게 몸통이 햄버거고 열리는 열매의 속을 가르면 각종 덮밥이 튀어 나온다.) 열심히 시청 중이던 주니어가 나를 슬쩍 보면 실실 웃는다. 브루투스에게 배신당한 카이사르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주니어 너마져...”

 

  22:00

온 몸에 힘이 없다. 하지만 공복 시 인체의 모든 활동 에너지는 축적된 지방을 태워 연소한다고 했으니 지금쯤 내 몸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있는 지방세포는 열심히 발열 중일 것이라 생각된다. 물이나 한잔 마시러 나간 주방 식탁에 널브러져 있는 롤케익과 먹다 남은 과자 봉다리는 이상하리만큼 클로즈업 되 보인다.

 

23:00

기운이 없으니 잠이라도 일찍 자자 누웠으나, 마님은 못 본 드라마를 몰아 보며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 식탁 위에 존재했던 과자 봉다리의 내용물을 섭취하기 시작한다. 하필 과자는 씹는 소리가 우렁차신 바스락거리고 심하게 와삭거리는 콘칩이시다.

 

24:00

 

그 말이 맞다 배가 고프면 잠이 안 온다는 말. 속 쓰림은 사라졌으나 공복으로 오는 후유증은 제법 심하다. 아프리카 난민을 생각하던 이미지는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며 닭을 뜯어 먹는 흑형이 자리 잡았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던 배달음식 전단지 속의 이미지들은 3D처럼 튀어나오는 것 같다.

 

01:00

 

치킨, 햄버거, 피자, 떡볶이,,,,,,ㅁㄴㅈㅇㄴㄹㅎㄴㅇㄴㅇㅁㄴㅇㅁㄴㅇzzz

 

중간 생략

 

08:00

 

기상을 하니 일단 몸은 가볍다. 아무래도 저녁사이 위장 속에 무언가를 채우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밤사이 그 왕성하게 불타올랐던 식욕은 잠잠하다. 아침 밥 챙겨 먹으면서도 의외로 폭식을 하지 않는다. 그냥 반찬에 밥 반공기로 허기를 모면한다.

 

여기까지가 임상실험 보고서. 여기에 땀이 송골송골 흘릴 정도의 운동이 더해지면 효과는 백배라는데 그건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간헐적 단식도 습관이 된다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요즘 들어 불규칙적으로 잡혀있는 저녁 약속 등등을 잘만 조절한다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긴 한데 말이다.

 

한번 본격적으로 해볼까?

 

뱀꼬리 : 잘 아셨죠? 다락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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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3-07-2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0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16시간 하고 있어요. 이제 일주일 됐음 ㅋㅋ 16시간 정도는 할만해요 ㅎㅎ

Mephistopheles 2013-07-25 12:55   좋아요 0 | URL
16시간 단식을 일주일에 두번 하시나요..아님 매일 하시나요... 전 두번 하는 걸로 일단 계획을 잡아보긴 했습니다만..

웽스북스 2013-08-09 17:36   좋아요 0 | URL
어 저 이거 이제 봤어요.
주 5회 이상 하고 있어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만 제외. ㅎㅎ

다락방 2013-07-25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뭡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킁킁.


저는 그렇습니다. 사람 인생은 길게봐야 백년인데. 고작 백년 살면서 즐길 수 있는 건 참지말고 즐기면서 살자, 라고요. 제가 아무리 아무리 먹어도 백년 밖에 먹질 못해요. 그런데 심지어 단!식! 이라고요? 오, 전 싫어요. 죽을 때 먹지 못했던 것에 대해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요. 물론 이런 사고방식이 지금의 비대한 육체를 만들어냈지만, 뭐 어쩌겠어요. 운동을 열심히 해...해.....해......쿨럭. 이건 뭐, 나중에. 일단 보류.


제 다이어트에는(응?) 절대 '굶는 것'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절대, 절대!!



그렇지만 메피스토님 감량효과는 좀 수시로 알려주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3-07-25 12:56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몸매나 밖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보다..전 건강 때문에 시작한 거랍죠...^^제가 봐도 굶는다는 건 왠지 다락방님에게 무리일꺼 같은 생각도 들기도 해요. 그냥 간헐적 폭식만 지켜도....ㅋㅋㅋ

야클 2013-07-2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헐적 폭식이라면 모를까....


Mephistopheles 2013-07-25 18:38   좋아요 0 | URL
간헐적이냐 주기적이냐가 관건이겠군요.

감은빛 2013-07-25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억도 잘 안날만큼 오래전부터 아침을 거의 안 먹었어요.
그래서 저녁 이후로 다음날 점심때까지 단식을 하는 꼴인데,
문제는 일주일에 세번 이상 술을 마신다는 거죠.
술을 좀 줄이면 확실히 살이 빠질텐데요.
그게 참 쉽지 않네요.

Mephistopheles 2013-07-29 09:19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 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은 폭식이 아니라 술이라고 보고 싶어요.

chika 2013-07-2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이어트 목적도 있지만,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좀 강하게 갖게 된 건 아무래도 건강때문에... 올해 너무 많이 아팠거든요.

위에 있는 책이 아니라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를 읽고 난 후 일주일에 하루 단식을 시도했고, 지금까지 세번했어요. 금요일 점심부터 토요일 점심까지. 금요일 저녁에 기운이 없어지기 시작할 때는 토요일 오전까지 내리 잠만 자기도;;;;;
근데 확실히 하루 단식을 하고 나면 식탐은 좀 줄어드는 느낌이고 속도 괜찮습니다.
단식을 자주 하는 분의 말씀으로는 일주일에 하루 단식 정도는 해주면 좋은데, 단식하는 동안 마그밀을 먹어주면 장청소도 되어 좋다는군요. 그래서 금요일 저녁에 4알(전 혹시나 해서 2알) 아침에 일어나서 또 4알 먹어주면 좋다고. 저 같은 경우는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에 그리 배가 아프지 않은 설사를 하고 괜찮아지더군요. 마그밀 효과를 보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됩니다.

아무튼 이제 한달정도인데 저한테는 일주일에 하루 단식은 괜찮은 것 같아요. 단식하기로 한 날 갑자기 약속이 생기면 그 다음날로 미루면 되고 조금씩 조정하면 되는거니까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계속 해 볼 생각입니다.

살이 빠졌냐,고 물어보신다면... 그리 크게 체감되진 않지만 체중계상으로는 한달새 2,3키로? 정도 빠졌고 그정도는 자주 왔다갔다 하니까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몇백그램은 줄어들지 않나 싶어요. 운동은 전혀 안하고 이정도입니다.
저는 술 마시면 온몸이 빨개져서 술을 거의 안마시고 생활도 좀 규칙적이라 일주일에 하루 단식이 주기적으로 가능한데...
약속도 많고, 술자리도 많고 생활이 불규칙적일수밖에 없는 메피님은 하루 단식이 정말 간헐적으로 이뤄지겠군요. 지속해보시고 효과에 대해서 계속 알려주세요 ^^



Mephistopheles 2013-07-29 09:2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 몸매니 외관으로 보이는 것 때문이 아니라 건강 때문에 살을 빼야겠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어짜피 100년도 못살고 가는 인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골골거리면서 아프면서 사는것보단 건강하게 사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세실 2013-07-25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헐적 단식 해야지하고 다짐한지 어언 한달째.
지금도 빵을 먹으면서 읽다가 쿵!
음 시작해야 하는데.....

Mephistopheles 2013-07-29 09:22   좋아요 0 | URL
울 사무실 남자직원 하나가 매일 그래요. 자기가 5년전엔 배에 왕자가 있었다. 정말 몸매 좋았다. 그러는데 다이어트 한다 하면서 매일 저녁엔 술약속 잡더군요.ㅋㅋㅋㅋ

paviana 2013-07-26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메피님의 생체실험 쭉 지켜보겠어요. 효과있음 나도 해야지..ㅎㅎ

Mephistopheles 2013-07-29 09:22   좋아요 0 | URL
저의 생체실험은 주욱 지속되겠지만서도, 제가 효과가 있다고 과연 그걸 페이퍼에 남길까요? 안남길까요? 오호호호호

마태우스 2013-07-26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정의학과 선생님의 권유대로, 배에 힘을 줘서 뱃살을 빼는 운동을 하고 있어요. 단식은 적성에 안맞습니다

Mephistopheles 2013-07-29 09:23   좋아요 0 | URL
마태님은 아무래도 요즘 많이 바쁘시다 보니 알아서 살이 빠지실 것 같은걸요? 방송촬영이라는게 엄청난 에너지 소모작업이기도 하고요..

실비 2013-07-3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생한 체험 잘 읽었어요 +_+
저는 그냥 소식하면서 열심히 걸을랍니다.
유일하게 잘하는게 빨리 걷기라..+_+

Mephistopheles 2013-07-30 16:53   좋아요 0 | URL
방법론의 제시일 뿐 각자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죠. ㅋㅋ 근데 이거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특히 아침에는.....아 별이 초롱초롱..
 

 

사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나와 다르다. 생김새뿐이겠는가. 똑같은 명제나 사물을 보는 관점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같다면 이상하지 않은가. 나의 염색체와 모든 세포 구조를 붕어빵처럼 찍어냈다면 모를까. 세상엔 결코 나와 같은 남은 존재할 수 없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나와 다른 남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생김새뿐만이 아니라 몸의 한 부분이 불편한 사람, 혹은 정신의 어느 한 부분이 불편한 사람. 이러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우린 함께 품고 가야 한다. 그게 사람이고 인류고 만물의 영장인 것이다. 내가 얼마 전 모님의 서재에 남긴 댓글에 단서를 붙였던 유튜브 동영상이 하나 있었다. 그 동영상의 내용은 우리가 부르짖는 선진국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척도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보기도 한다. 보편적 평균치로 그 나라의 국민이 나와 다른 남을 어떻게 생각하며 대하는지 그리고 조금 더 확대해 배려라는 이 말로는 쉽지만 행동하기 어려운 단어를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의외로 발달된 시민의식의 덕분인지 이렇게 외부적인 차이점의 간극은 점차 좁혀지는 것 같다. 외모나 피부색, 혹은 언어의 차이점은 오랜 시간을 거친 인류의 시행착오의 덕분인지 조금씩 발전의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반대로 내부적 차이점의 간극은 의외로 쉽게 좁혀지지 않는 것 같다.

 

나와 생각이 다른 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우리가 읽었던 수많은 책에서 많이도 접해봤던 사항일 것이다. 타인의 생각을 두 귀나 혹은 두 눈으로 파악하고 그 부분에 대해 내 의견과의 조율과 차이점을 머릿속에서 판단한 후, 입을 통해 상대방에게 나의 의견을 전달한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며 전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함께 설득의 표현을 심어 보내는 건 조금은 고급기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상황은 책에 기술된 내용처럼 녹록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일단 타인의 의견은 틀리고 잘못된 것이라는 관점을 박아버린 후, 타협이나 설득의 의미보단 굴복이나 무시의 방법을 획책하곤 한다. 표현기교로 비아냥거림과 냉소는 자연스럽게 첨부되곤 한다.

 

우리가 TV를 통해 마주치는 토론프로그램에서 이런 모습들은 자주 목격되곤 한다. 내부적인 나와 다른 남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 굳이 100분의 시간이 아니더라도 내뱉는 단어 하나만 보더라도 그 간극이 쉽게 좁혀지진 않아 보인다. 머리를 맞대고 최대의 결과 치를 끌어내기 위한 토론이나 논쟁의 모습보단 칼이나 창을 들고 상대의 생명을 노리는 아레나의 검투사들을 보는 느낌이다.

 

저명하고 고매하신 분들이 TV라는 대중매체에서도 이 모양인데 그에 비해 스팩적으로 딸리는 보통사람들은 어떠한가. “카오스”그 자체가 돼 버린다. 개인으로 시작해 집단과 단체의 패싸움으로 번지는 것 역시 순식간이다. 이쯤 되면 남의 생각이나 의견 따윈 안중에도 없다. 상대의 논점의 핵심보단 허점을 찾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꼬리를 잡아 물어뜯어야만 한다. 하나가 처참하게 박살이 나 회복불능의 상태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송곳니를 박아야 하고 발톱을 세워야 하는 제로섬 게임의 연속이다. 내가 이겼다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지만 그 승리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은 의외로 적다. (졸라 허무하지 않은가)

 

역시나 두루두루 이런저런 모습을 목격하며 얻어 낸 결론하나는 책 많이 읽는다고 꼭 현명해지는 것도 아니고 시야가 넓어지는 것 또한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지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가 돌격 소총이라는 기본무장에 로켓 란처와 수류탄, 유탄발사기 등등의 살상용 무기의 아이템이 하나씩 늘어나는 의미일 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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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3-06-10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더운 월요일에 이 어인 묵직한 페이퍼인가요?


- 이 무더위에 시원한 콩국수 놔두고 펄펄 끓는 칼국수 먹고 헥헥거리는 人

Mephistopheles 2013-06-10 12:47   좋아요 0 | URL
제가 무게가 나가도 보니.........

-이 무더위에 펄펄 끓는 칼국수 놔두고 시원한 콩국수 먹고 헤헤거리는 人

L.SHIN 2013-06-10 22:12   좋아요 0 | URL
새벽 2시부터 활동 재개하여, 이제 곧 기절수면으로 들어가기 직전,
글자 단어들이 3D처럼 눈 앞에서 둥둥~ 떠다니는군요.

- 이 무더위에 시원한 냉커피 놔두고 뜨거운 커피를 오늘 5잔이나 마셔버린 외계인

Mephistopheles 2013-06-11 09:10   좋아요 0 | URL
엘신님이 안계신 동안 알라딘 홈페이지 개편으로 서재관리쪽에

가시면 3D 홀로그램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엘신님

모르게 체크된 것 같습니다. 알라딘 들어올 때 좀 느려진다는 단점때문에

많이들 않쓰는 기능이다 보니까 엘신님도 서재관리에서 옵션기능을 끄시면

조금더 원활하게 알라딘에 들어오실 수 있을 껍니다.

L.SHIN 2013-06-11 13:17   좋아요 0 | URL
메피님.. 내가 속을줄 알고요?! 흥! ㅡ.,ㅡ

Mephistopheles 2013-06-11 14:4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오 제법...

마녀고양이 2013-06-1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라 허무합니다.... 큭큭. ^^

메피님, 즐거운 한주되세요, 무지하게 공감되는 페이퍼에,
무지하게 가슴 시린 동영상이군요. 제게도 저렇게 뒤도세요 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있기를. 공감 꾹꾹 누릅니다. 1000번 정도 누르고 싶군요. ^^

Mephistopheles 2013-06-11 09:15   좋아요 0 | URL
진짜 졸라 허무하죠. 피튀게 개싸움을 해서 이겼다 만세 외치는데 주변에선 저건 뭐지? 하면...진짜 졸라 허무할껍니다.

저 동영상을 보면 상대적 약자의 의미보단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써 남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해요.서로 다른 문화권에 여러가지 행동양식과 방식이 있겠죠. 저런 건 배워야 한다고 봐요 엄하게 나쁜 것만 배우지 말고요..

chika 2013-06-1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 페북을 통해 알게 된 일이 생각납니다.
나이로는 성인이지만 지적장애가 좀 있어서 아이처럼 행동하는 조카를 데리고 빵집에 갔는데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나가라고 그랬다는군요. 좀 어리숙해보이기는 하지만 말썽꾸러기 예닐곱살 애들보다 더 얌전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가족들이 당해야하는 아픔이 참말로 슬펐는데... 에혀~

아,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추천하나 누르고 가봐야겄습니다. 오늘도 시원하고 맛난 식사 하시길 ^^

Mephistopheles 2013-06-11 12:45   좋아요 0 | URL
아주 잠깐, 조금만 입장을 바꿔 생각을 해보면 행동이나 말이 조심스럽게 나올텐데 말입니다. 그 찰나의 간극을 유지하기도 지키기도 어렵죠. 장사하는 분들 입장도 이해는 해야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전 오늘 홈메이드 도시락으로 점심해결했습니다..ㅋㅋ
 

 

그러니까 좀 짧게 줄여 말해 보면 “예쁘냐?” 라는 노골적인 질문을 받은 여성이 “난 예쁘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면 식사가 공짜로 제공되는 이벤트가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브라질의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단. 아름다움의 기준은 질문에 답변한 여성의 주관적인 시점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객관적 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을 스스로 예쁘다 생각한다면 이벤트의 특혜를 누린다는 것이다. 꼭 맞춤형 성형으로 얼굴과 체형을 뜯어 고치지 않아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당당하게 어필한다는 것이 이 이벤트의 취지라고 보인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이 땅엔 예쁜 사람들은 넘쳐나겠지만. 그에 걸 맞는 멋과 매력이 동반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적어도 저 브라질의 작은 음식점에서 당당하게 난 예쁘다. 라고 말한 분들이야말로 진짜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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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6-0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re! I'm beautiful! ㅎㅎ
아 싱그러워라~~
음식 공짜로 준다는데 설마 나 안예뻐요~~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겠죠? ㅋㅋ

Mephistopheles 2013-06-07 13:15   좋아요 0 | URL
이벤트 결과 의외로 그리 많지 않은 여성이(300명 정도) 이쁘다 하였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이벤트 했던 날 매출은 35% 상승했답니다..^^

다락방 2013-06-0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짜로 먹을 수 있겠군요. 후훗. ( ")

Mephistopheles 2013-06-07 14:20   좋아요 0 | URL
얼마나 드시느냐가....중요한 변수로 떠오를껍니다. 키득키득..

이매지 2013-06-0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 am beautiful. No matter what they say"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고 ㅎㅎㅎ

Mephistopheles 2013-06-07 14:1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조금은 당당해져야 해요. 우리 모두는....

L.SHIN 2013-06-10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실제 내용은 이랬었군요. 저도 얼마 전 인터넷 뉴스에서 저 글의 제목을 보았을 때,
'에이, 이게 뭐야. 왠 차별적 마케팅?' 하면서 내용을 아예 보지도 않았는데..이런 깊은 뜻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누군가 '당신은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 하는가?' 라고 물어도 대답을 못할 것 같습니다.. =_= 오랜 시간 내 자신을 방치해놨더니.. '만년 동안'이라고 자부했던 내 얼굴이 '학부형'으로 오인 받는 슬픈 경험이 얼마 전 있었기 때문에..쿨럭.
아..난 결혼 근처도 안 가본 '솔로'이거늘.. 학부형이라뇨.. 충격의 여운이 꽤 오래 갑니다.(웃음)

그나저나, 잘 지내셨습니까, 메피님.

Mephistopheles 2013-06-10 09:06   좋아요 0 | URL
지나친 자신감은 오만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 정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선뜻 당당하게 말하는 것만큼은 자신감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오...엘신님 어디서 뭐하시다 이제 오시나 했더니만.....결국 "동안의 학부형화"라는 아주 쓰디 쓴 결과물을 들고 나타나셨군요...

근데 저 역시 뭐 남말할 처지가 않되는게 그래도 그리즐리 최강의 동안을 자랑했던 용모가 아주 팍삭 쭈글탱이가 되버렸습니다..ㅋㅋㅋ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 접한 뉴스가 하필이면 ‘하우스 푸어’들을 다음 달부터 나라에서 전 방위로 구제해준다는 내용이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속칭 하우스 푸어들의 채무압박에서 나라가 여러 가지 제도를 만들어 숨통을 터준다는 이야기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나 보다. 사전채무조정, 프리워크아웃, 원금균등상환, 장기분할상황 등등 무슨 호텔 뷔페 식단 마냥 가지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속칭 빚내서 집 산 사람들을 도와준다고 한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하우스 푸어. 다시 말해 은행 빚 내서 집을 산 사람들. 조금 더 비하하면 빚쟁이들이다. 이 사람들이 집을 산 이유나 목적을 한번 생각해 보자. 안락한 나와 가족의 보금자리를 생각하여 집을 샀을까? 글쎄다. 지금이야 그런 이유로 집을 샀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무리하게 은행 빚을 내어 주택이나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시세차액을 바라보고 주판알을 튕겼을 것이다. 고금리와 주택담보라는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뻔히 알면서도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목적은 집값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액의 이익금이 이런 리스크를 충당하고도 남기 때문에 도박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투자도 고급표현이다. 이건 엄연한 투기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집값의 거품이 신나게 빠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리해서 은행 빚으로 집을 장만한 사람들이 달마다 내는 은행이자에 짓눌려 숨이 막히고 있는 현실이다. 이걸 나라에서 제도적으로 구제해주겠다는 것이 다음 달부터 시행된다는 것이다.

 

교과서적으로 이론적으로 설명해보자. 투자란 무엇인가. 개개인이 금전적 혹은 정신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일부분을 내주고 가까운 혹은 먼 미래를 내다보며 그보다 더 값진 이득을 취하는 행위일 수 있다.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건 투자가 아닌 기부의 행위일 것이다. 엄연히 투자란 자신이 내준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모든 투자가 성공의 보장은 없다. 실패의 경우 엄연히 투자자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해봤자 투자자의 그릇된 상황판단이나 가까운 미래에 급변하는 변동사항을 캐치하지 못한 투자자의 잘못으로 리스크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 모든 잘못된 결과 역시 투자자가 떠안고 가야 할 사항이란 것이다. 결과물이 달건 쓰건 무조건 삼켜야 하는 사항이 바로 투자다.

 

하우스 푸어는 일종의 투자자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작금의 실태를 보면 단물은 쪽쪽 빨아 먹으며 쓴맛은 절대 보고 싶지 않다는 얌체 같은 속성을 보여준다. 쓴맛이 나올 것이 뻔 한 상황에 난 쓴맛 보기 싫으니 나라에서 해결해줘야 한다는 건 무슨 개소리인지 모르겠다. 이대로 가다간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퇴직금을 주식에 투자했다 쫄딱 날려먹은 사람까지 구제해주는 자유 복지주의 공화국으로 지구상 전무후무한 나라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게 자본주의며 민주주의며 자유국가일까.

 

기백만원이 넘어가는 은행이자가 버거워 못살겠다고요? 그걸 모르셨습니까? 집을 포기하세요. 차를 포기하세요. 그동안 누렸던 가오는 어떡하냐고요? 아직 정신을 못 차리셨군요. 은행에서 날아오는 뻘건 차압딱지가 붙어야 정신을 차리시렵니까. 잡고 있는 걸 좀 놓으세요. 얌체같이 피 같은 세금으로 가오 유지하지 마시고요. 당신은 하우스 푸어가 아니라 실패한 투자자일 뿐입니다.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실패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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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5-0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들이 표를 주니까 신경을 쓰겠지요...

Mephistopheles 2013-05-07 18:53   좋아요 0 | URL
아 그러고 보니까 지금껏 정치인들이 그리 생존해왔었죠..

네꼬 2013-05-0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속 시원해요!

Mephistopheles 2013-05-07 18:54   좋아요 0 | URL
하지만 현실은 이미 진행중...이라죠.
이걸 기다리며 일부러 대출금 안갚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고 합니다.

야클 2013-05-0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우스푸어 in Aladin'도 몇 분 될텐데.... 전 악플이 무서워서 이런 글 못써요. 체구만큼이나 용감하신 메피님... ^^

Mephistopheles 2013-05-07 18:55   좋아요 0 | URL
포탈도 아닌데 설마 포탈같은 악플이 달리겠어요.(미리 선수치기)

노이에자이트 2013-05-09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대 교수 송호근 씨에 따르면 이미 문민정부 말기에 교수들 사이에 아파트 한 채 더 사려고 은행대출이 유행이었대요.송 씨도 이 대열에 합류했는데 외환위기 때 벼락 맞고 그 후유증을 지금도 겪는다네요.

Mephistopheles 2013-05-10 12:09   좋아요 0 | URL
뿌린대로 거둔다는 아주 좋은 옛말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