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건축 설계 사무실에서 중동권의 어느 도시에 꽤 규모가 큰 오피스 빌딩을 설계한 적이 있었다. 별 문제 없이 설계를 마쳤고 시공을 거쳐 완공까지 이르렀고 실 사용자들의 입주까지 이루어졌다고 한다. 문제가 발생한 건 완공 후 일 년이 채 지나기 전이라고 한다.

 

우연히 그 도시를 여행하던 외국의 어느 건축가는 세워진 빌딩을 보고 경악했다고 한다. 몇 년 전 자신이 설계한 건물과 외형이 똑같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 건축가는 바로 국제소송을 준비하였고, 결국 그 건물을 카피한 국내 건축사 사무소 역시 부랴부랴 국제 법무 팀을 꾸려 소송에 준비하였다고 한다. 결과는 어떻게 났는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본질을 따져 본다면, 한국의 그 설계사무실의 누군가가 외국의 어느 건물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버린 것이다. 외형부터 시작해 내부 실 구성까지 완벽하게 카피를 한 것이다. 사실 우리 쪽 바닥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곤 한다. 어디서 본 듯한 건물, 그 생김새나 실의 배치 등등 외형의 생김새와 마감재의 구성 등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카피를 하곤 한다. 그 정도는 실제로 세워지지 않을 건축학과 대학생들의 졸업 작품에서도 종종 불거져 나오곤 한다. 시대를 대표하거나 유행하는 어떤 건축 양식의 자기만의 해석이 아니라 특정 작가나 시대적 조류를 복사하는 수준인 것이다.

 

이런 잡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오늘 본 신문기사 한 토막 때문이다. 사실 이 기사가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91052151)

 

비싼 가격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진공청소기 제조업체 다이슨(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영국 기업이지만, 사실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기업이다.)의 제품을 거의 카피했다고 한다. 외형적 디자인이 아닌 공학적 특허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한다. 사실 S전자의 이 제품의 TV 광고를 봤을 때 짐작했었다. 다이슨의 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복사한 수준이고, 이게 또 스마트 폰 마냥 소송전쟁이 벌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예상이 틀리지는 않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국내에 판매되는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가격은 7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 제품은 그에 비해 비싸봤자 1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S사의 제품의 가격이 50만 원대라는 사실이다. (정말 대단하다.)

 

다이슨 측에선 특허권 로열티 따위가 아닌 카피 제품의 판매 및 생산 중단까지 이번 소송에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외국의 유수 기업이니 이정도지 국내 중소기업이었다면 계란으로 바위 치는 수준으로 눈뜨고 특허나 디자인 강탈당하고 끝날 일이다.

 

이제 어떤 과정이 진행될까. 아마도 이를 계기로 디자인 혁신이나 기술 혁신 보단 능숙하고 효과적으로 소송에 대비할 일류 법무 팀을 꾸리고 있을 것 같다. 수백억을 변호사에게 지불하는 돈이 아깝지 않으며, 디자인에 투자할 수백억이 아까운 월드 베스트 기업은 달라도 뭔가 확실히 달라 보인다.

 

 

 

 

뱀꼬리 : 국뽕 한 사발..이란 단어란 뜻을 얼마 전에 알았다. 맹목적일 정도의 국가충성주의와 애국주의를 비꼬는 말이란다. 하긴 이 기사 밑에 주렁주렁 달린 댓글 역시 국뽕 한 사발 진하게 들이킨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orgettable. 2013-09-1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광고 보면서, 아빠가 그러셨어요. 광고보다 물건 사고싶어진 적 처음이라고 ㅋㅋㅋ 진짜 사고싶다며 ㅋㅋㅋ 전 테팔 광고 볼 때마다 후라이팬 사고싶은데 ㅡㅡ;; 후라이판에 이상한 집착있음..

암튼 카피 대마왕이네요.
어차피 난 안사지만.

Mephistopheles 2013-09-12 09:34   좋아요 0 | URL
후라이팬으로 꼭 요리만 하진 않죠....ㅋㅋㅋ

카피까지 하는 걸로 끝나지 않고, 카피한 대상에게 너희꺼 카피 않했으니까 법대로 하자...적반하장이죠...ㅋㅋ

saint236 2013-09-11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뽕 한사발이라....요즘 그런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Mephistopheles 2013-09-12 09:36   좋아요 0 | URL
많죠. 원래 양계장의 닭들이 닭장 안에 들어와 밑구멍 갉아 먹는 쥐의 존재를 모르는 법이죠. 간지러운데 긁어준다고 좋아하다 알맹이 죄다 파먹어 버린다죠.

무해한모리군 2013-09-17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만원!!!!!짜리 청소기를 삼성이 내놓으셨군요...
r&d도 안한거 같은데 왜???
미투상품 답지 못하네요...

다이슨은 아주 튼튼합니다... 힘도 세구용... (무겁고 짜증나는데 고장이 안나서 ㅠ.ㅠ) 삼성청소기(사은품으로 받아서 사용중)과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Mephistopheles 2013-09-23 12:47   좋아요 0 | URL
이 제품을 보고 삼성 만세 삼창 할 부류도 분명 있긴하겠지요..
가끔 이해 않되는 부분이....다리미부터 휴대폰까지 만들어재끼는 기업을 어떻게 봐야하나 싶기도 하고요..ㅋㅋ

하늘바람 2013-09-18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제가 요즘 육아로 정신없어 거의 알라딘에 못 오네요
즐거운 명절 되셔요
건강하시고요.
날씨가 좋으니 가족끼리 행복한 시간으로 부풀어 올랐으면 합니다

Mephistopheles 2013-09-23 12:47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도 즐거운 명절이셨는지요..육아에 명절이 주부에게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겠지만 말입니다..^^
 

 

 

TV를 자주 시청하지 않지만 히스토리 채널의 프로그램 하나는 즐겨보는 편이다. “릭의 복원소란 이 프로그램은 같은 공돌이 입장에서 나를 TV 앞에 오랜 시간 앉아있게 해준다. 대략적인 내용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고물이나 골동품 복원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양한 손님들이 등장한다. 어느 고물상에서 가져온 1920년대 전화 부스를 통째로 들고 와 복원을 맡기기도 하고, 먼지가 겹겹이 쌓인 옛날 간판을 들고 와 원상태 복원을 의뢰하기도 한다. 대략적인 견적을 뽑은 후 작업이 진행되며 정해진 기간 동안 여러 우여곡절과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근사하게 복원된 결과물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복고풍 혹은 빈티지 냄새가 물씬 나는 물건들을 40대 중반의 릭은 이런 물건들의 역사적인 이력을 줄줄 읇어대며 이 물건의 가치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첨가한다. 그리고 원본에 가장 근접한 복원방법을 선택한 후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 대부분의 의뢰인들은 결과물에 대만족을 하곤 한다.

 

재미있는 건 골동품과 고물을 들고 온 의뢰인의 물품을 무조건 복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의뢰인이 들고 온 구식 소총은 이런 대표적인 예를 보여 준다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물려 준 18세기 구식 소총을 들고 왔을 때 복원소 사장 릭은 총기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 전문가가 살펴 본 구식 머스킷(화약을 넣고 총알을 넣고 쇠막대로 누르고 발사하는 구식 소총. 임진왜란 때 왜군이 사용한 조총보다 발전한 형태)소총의 이력이 밝혀진다.

 

제조국은 프랑스이며 아메리카 독립전쟁 때 영국군과의 항전에서 사용했던 독립군의 대표무기였고 제작년도를 살펴보니 의뢰인의 증조부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사용했던 역사적인 물건이라는 것이다. 릭은 이런 물건은 자신이 복원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며 복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 의뢰인 또한 이 물건의 의미를 인식하고 자자손손 물려 줄 것임을 밝힌다.

 

이 에피소드를 보며 얼마 전 모님의 출판 강연회 때 들렸던 종로가 생각났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 볼 시간적 여유에 발품을 팔아가며 싸돌아다녔던 결과는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찌는 날씨나 도로에 늘어선 닭장차의 살풍경 때문은 아니었다.

 

 

  이 간판을 보는 순간 짜증과 더불어 한숨이 나와 버렸다. 양반님들 행차하는 모습이 꼴 보기 싫거나 달리는 말을 피해 바쁜 상것들이 뒷길을 만들어 이용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근래 이 길에 늘어선 주점들은 주머니 사정 가벼운 사람들에게 일종의 휴식처이며 안식처 같은 역할을 했었다.(통나무집의 홍합탕, 불노주점의 떡볶음.혹은 전봇대집.) 이런 공간은 정신연령 다섯 살인 겉멋 잔뜩 들은 나라님 덕분에 단 시간 내에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들어선 것이 이런 모양새이다.

 

시간이 걸리는 보존과 복원보다 어느 한 위정자의 욕심 혹은 이권에 의해 반듯한 화강석 바닥과 유리와 철로 이루어진 공간이 들어차버린 것이다. 이것뿐일까. 르네상스라는 근사한 단어를 앞세워 한강엔 사용도 하지 못하는 수천억의 괴상한 건물체가 둥둥 떠 있고, 택시는 그 이름도 희한한 꽃담황토색으로 도색을 해버렸다.(런던이나 뉴욕처럼 명물택시를 만들겠다는 취지였으나 기사님들이 제일 꺼려하는 색깔이다. 중고차 시세가 똥값이 된다고 한다.)

 

예술적 감각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니라면 그 분야 전문가들에게 의뢰하고 그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하는 것이 제대로 된 방법이라는 사실을 사막 먼저 풀풀 날리는 라스베이거스의 조그마한 고물상 복원소 사장은 알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전 서울 시장님은 몰랐었나 보다. 하긴 콘크리트로 떡칠한 하천에다 고기 풀고 사과나무 심는 전, 전 서울 시장님이 롤모델이었으니 말한 들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임기 못 채우고 스스로 쪽박 차고 나간 것이 그나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해한모리군 2013-09-0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멀쩡히 운영하던 곳을 떼다가 박물관에다가 넣더니 만든게 저런거군요...
누가 먼 우리나라까지 와서 주상복합 관광을 할려나요?

Mephistopheles 2013-09-02 18:39   좋아요 0 | URL
말로는 오천년 유구한 역사 어쩌구 저쩌구 국뽕스런 발언을 하면서 실제로는 저렇게 죄다 부셔버리고 새로 짓고 하는 것이 일상다반사가 되버렸지요. 보존이나 복원보단 개발이 앞서는 나라. 개도국의 현실인데 왜 자꾸 우린 G20과 비교하며 선진국임을 떠들고 다닐까요?

잉크냄새 2013-09-0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를 그저 낡아서 버려야할 것으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큰 문제인것 같아요.
과거 역사와 완전히 단절된 느낌이랄까요?
중국만 하더라도 도심을 중심으로 완벽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보호해야할 과거 유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Mephistopheles 2013-09-02 19:02   좋아요 0 | URL
소위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상위 5%의 사람들이 물질적 풍요를 최고의 목표로 삼고 그 밖의 가치를 쓰레기로 보는 순간, 천민 자본주의가 만개하는게 아닐까요.
과거 유산에 대한 인식만큼은 최악이라고 보여지는 나라에요..
 

 

 

"파시스트로 사느니, 차라리 돼지로 살겠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3-08-30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는 이미 돼지라서 파시스트로는 못삽니다 쩝

다락방 2013-08-3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는 이미 돼지라서 파시스트로는 못삽니다 쩝 2

비연 2013-08-3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는 이미 돼지라서 파시스트로는 못삽니다 쩝 3

Mephistopheles 2013-08-3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밍아웃 현재까지 세 분..

2013-08-3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추천 백만개요~~~

Mephistopheles 2013-08-31 10:00   좋아요 0 | URL
엥....백만개씩이나...감사합니다..ㅎㅎ

paviana 2013-08-31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는 이미 돼지라서 파시스트로는 못삽니다 쩝4

Mephistopheles 2013-09-02 12:23   좋아요 0 | URL
한 분 추가요.....ㅋㅋㅋ
 

 

...이걸 누구 코에 붙이라고 가지고 온 거에요. 음식은 짜고 시고 도대체 먹을 수가 없잖아. 가서 단무지 두 배로 가져오세요..어서..!!”

 

이 말을 마친 여인은 앞에 앉은 중학생 나이의 자기 아들로 추정되는 아이에게 다른 말을 한다.

 

이것도 음식이라고 만들어 팔고 있네...서울엔 이런 음식 없는데..너 호텔에서 빙수가 얼만지 아니? 6만 원쯤 되는데, 이런 길거리 카페에서 파는 것과 격이 틀려..얼음 결도 럭셔리, 과일도 싱싱...블라블라...”

 

잠시 후 식당 아주머니는 단무지를 가득 담은 그릇을 그들의 식탁에 올려놓는다. 뒤돌아 주방으로 돌아가는 아주머니의 뒤통수엔 그들의 비릿한 웃음이 박힌다. 이 두 사람은 여전히 럭셔리한 수다를 떨며 우악스럽게 단무지를 씹고 면발을 들이킨다. 동네 제법 큰 근린공원 앞에 있는 순두부 집에서 특별 여름메뉴 메밀소바를 먹는 모자는 그렇게 단무지를 씹고 면을 씹고 국물을 들이켜고, 일하는 아주머니를 씹는다.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대화내용이었으나 내가 앉은 테이블과 유난히 가까웠고, 럭셔리한 호텔 빙수의 예찬을 늘어놓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컸기에 걸릴 것 없이 그대로 내 귓속으로 들어왔던 내용이다.

 

세상엔 사람과 사람사이 조금이나마 지켜야 할 예의 정도는 가뿐하게 무시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보니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단지 이미 연배가 들대로 들은 여자인간 보다 아직 연식이 채워지지 않은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내아이의 비릿한 비웃음과 누가 들어도 그리 들릴 수밖에 없는 식당 아주머니를 향한 비아냥거림만큼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모전자전인가. 아이를 보면 그 어른을 알 수 있다는 말. 우리 아들 녀석 일 거수, 일 투족을 새롭게 지켜보게 되는 계기를 가진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3-08-23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무식한 아줌마라니. 그래서 저 같은 예의바르고 예쁜 아줌마까지 욕을 먹는다니까^^
호텔 빙수는 6만원이나 하는군요. 9천원짜리 빙수 둘이 먹으면서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Mephistopheles 2013-08-23 09:37   좋아요 0 | URL
그런 무식한 아주머니는 그려려니 하는데 그 어린 남자애는 보기 안좋더군요. 식당에서 일하는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은 가볍게 무시하는 말투와 행동은 내내 걸립니다.

호텔빙수가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아마 저 가격에 텍스 미포함이겠죠. 그리고 빙수가 너무 비싼건 사실이에요. 더군다나 팥은 정체불명의 중국산을 사다 쓰면서 대체 얼마나 마진을 남기는지...

중국산 중국산 마치 함량미달 품질성 제로의 대명사로 불리우지만 그런 후진 중국산만 골라 수입하는 우리나라 상인들의 모뙨 상술은 고쳐지질 않는 것 같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3-08-2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만원까지는 아니지만 2만원 정도 하는 호텔빙수는 먹어봤는데 맛은 우리동네거랑 비슷하던데 ^^;; 제 입맛이 저렴해서 그렇겠죠 ㅋㄷㅋㄷ 호텔에서 잡수고 제발 동네에 저런분들은 내려오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

얼마전에 병원에서 꼬맹이가 귀엽길래 우리 애랑 같이 데리고 좀 놀았는데, 이 녀석이 우리 꼬마 신발을 보며 '크록스'냐고 묻더군요 =.= 서너살짜리도 브랜드를 아는 세상이라 놀랍더군요.
또 그 며칠 후엔 좀 비싼 중국집에서 밥먹는데 옆자리 꼬맹이가 인형을 들고 우리 딸보고 '너 뭐하면 이거 가지고 놀 수 있게 해줄게'하지 뭐예요... 거참.

Mephistopheles 2013-08-24 15:12   좋아요 0 | URL
비싼 음식 먹는다고 인격이 비싸진 않나봐요. 내뱉는 말 몇마디에 스스로를 저렴하게 만들곤 하니 말입니다.

야클 2013-08-2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다가 성질 더러운 종업원한테 걸리면 다량의 타액이 함유된 음식도 먹게 된다던데...
흠..... 모자간에 뜨거운 맛을 좀 봐야 겠군요. 그런데 팥빙수 급 땡기네. 쩝. -_-;

Mephistopheles 2013-08-24 15:14   좋아요 0 | URL
하긴 그 모자 옆에 뜨거운 뚝배기 순두부를 땀 뻘뻘 흘리며 먹던 미녀 두분이 계시긴 했습니다만......팥빙수....ㅋㅋ 울 동네에 진짜 국산팥으로 만들어주는 팥빙수집 생각나네요. 팥죽도 같이 파는 집...

마립간 2013-08-23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주머니, (아마도) 아들이 자신을 닮은 (또는 닮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흐믓해 할 것입니다. 아...

Mephistopheles 2013-08-24 15:15   좋아요 0 | URL
대를 이어 충성이겠군요... 꼭 좋은 것만 유전되진 않으니까요..ㅋㅋ

네꼬 2013-08-23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식 안 채워진 인간의 비릿한 웃음이라니. 젤 걸리네요. -_- 욕보셨어요 메피님;;

Mephistopheles 2013-08-24 15:15   좋아요 0 | URL
저 역시...어른보단 보고 자란 애들이 걸리더군요. 욕이야 제가 봤나요. 더운날 고생하시는 일하시던 아주머니가 지대로 안좋은 걸 밟은거죠..

Joule 2013-08-2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이 문장가임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글이에요.
4번째 문단이 특히 주옥같아요. 냠냠.

Mephistopheles 2013-08-24 15:16   좋아요 0 | URL
컥...아니 왠 문장가.....아닙니다 전 걍 끄적거리는 수준이라는...ㅋㅋㅋ
 

.....을 몇 컷 만화로 풀었는데 시사 하는 바가 커 따로 저장했었다.

 

 

천조국(미국)이라고 다르겠는가. 아이들이 성장해가며 마주치는 수많은 교육과정에서 진입과 이탈의 반복 속에 사회에 진출하는 시스템은 크게 다르진 않아 보인다.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크게 차이점을 가지겠지만.

 

유난히 무슨 무슨 맘이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헬리콥터 맘, 타이거 맘, 스칸디 맘..등등)을 비춰 볼 때 연설문의 마지막 문구인 저는 두렵습니다.”의 상황을 인식조차 못할 것 같다. 대기업 면접에 엄마 손 잡고 등장했다는 웃자고 한 농담 같은 진실 속에 자율과 자립의 의미는 점점 희석되는 것 같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야클 2013-08-20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옛날 고딩들이라고 미래에 대한 확신에 차서 교문을 나섰겠습니까?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옛날이나 크게 달라졌다고는 보지 않습니다만.

Mephistopheles 2013-08-20 16:36   좋아요 0 | URL
학교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사회는 참 많이 변한거 같기도 해요.
아이들도 많이 변했고....근데 그 아이들의 부정적인 변화는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마립간 2013-08-2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경우와 생각을 말씀드리면 제가 졸업할 당시에는 불확신을 갖고 있었으나, 제 아이가 졸업을 할 때를 생각하면 확실한 악덕을 상정하고 졸업시키게 될 것 같습니다. 불확신과 다른 불안감이 있습니다. (악덕과 맞서 싸울 아이로 키운다는 것은 빨간약을 먹은 네오를 연상시키고요.)

Mephistopheles 2013-08-21 09:17   좋아요 0 | URL
빨간약을 삼킨 이후가 중요하겠군요...왠지 외로운 길을 걸을 것 같은 사회풍토...

마립간 2013-08-21 08:14   좋아요 0 | URL
빨간약을 먹지 않은 이에게 빨간약을 먹으라고 권해야 할까요? 위 만화의 표현대로 한다면 대기업에 적합한 영혼 없는 그러나 기능이 뛰어난 로봇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권해야 할까요?

Mephistopheles 2013-08-21 09:20   좋아요 0 | URL
딜레마죠. 영화 속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권하는 초이스는 두가지. 그것도 꽤 객관적인 자료를 브리핑한 후 자율에 의한 선택을 종용하지만 현실은 빨간약보단 파란약을 강요하는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어느것도 정답이 될 수 없는 사회가 문제라기 보단 정답에 다가가는 과정까지도 모순투성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보여지기도 하고요.

세실 2013-08-21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예같은 고딩시절이라는 표현이 먹먹하네요.
난 그때로 되돌아가서 열심히 공부하고픈 생각도 있는데.....(오죽 못했으면 ㅠ)
주어진 환경에서 즐겁게, 보람있게 지냈으면 하는 바램뿐.
울 고딩딸이 불쌍해 집니다.

Mephistopheles 2013-08-21 09:24   좋아요 0 | URL
불쌍하지 않게 뭔가 긍정적인 여러 갈래길을 만들어주는게 엄마 아빠 몫이 아닌가 해요. 그 길을 걷는 건 물론 스스로의 선택과 자율에 의하면 더더욱 좋겠고요.

요즘 애들은 고딩시절이 "이것 또한 지나가리"로 해결되는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산너머 산이죠. 10대 중,후반부터 강요받는 경쟁을 50대까지 지속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시대다 보니까요. 이런 스트레스 지수를 견딜 수 있을까도 미지수이기도 하고요.

마녀고양이 2013-08-2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스템에 갇혀가는 우리 사회,
정체된다는 의미겠죠. 점점 옴싹달싹 못 하고 상하좌우 이동이 자유롭지 못 한 상태가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권력이나 부를 가진 분들은 알아야 할거 같습니다.

뭔가 터지기 직전같아서, 요즘은 불안합니다.
꾹꾹 눌리는 느낌이예요. ㅠ

Mephistopheles 2013-08-21 11:42   좋아요 0 | URL
우민, 획일적 시스템에 길들여진 대중이 권력과 부를 가진 이들에겐 자양 강장제 같은 존재들일 터이니, 그 분들이 이런 시스템에 변화나 혁신을 가져올리는 절대 없겠죠.

이런 무언가 불안한 시스템을 알아도 너무 잘알껍니다. 시스템을 설계하고 만든 이들이 그들이니까요..^^

saint236 2013-08-2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렵죠. 그렇지만 그 두려움과 싸우는 것이 인생이죠. 문제는 그 싸움을 자신이 안하고 누군가 특히 엄마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요즘의 문제가 아닐까요?

Mephistopheles 2013-08-22 09:32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문제일까요. 엄마들이 문제일까요. 이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흡사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