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지구별 부산입니다.
날씨가 좋아 머리에 새싹이 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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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5-12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 어울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6-05-12 16:45   좋아요 1 | URL
요러고 단체사진을..ㅎㅎㅎ

단발머리 2016-05-12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만 소화할 수 있는...^^

마노아 2016-05-15 19:05   좋아요 0 | URL
오늘은 조카 머리에 옮겨 심었습니다. ㅋㅋㅋ

꿈꾸는섬 2016-05-12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상상돼요. 예쁜 마노아님♡

마노아 2016-05-15 19:05   좋아요 0 | URL
크~ 고마워요, 꿈섬님^^ㅎㅎㅎ
 

  FOCUS 과학

제 2645 호/20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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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의 기억은 언제부터 사라질까


어릴 적 전북 군산에 잠깐 살았던 적이 있다. 당시 집 근처에는 야구 명문 군산상고가 있었고, 네 살이던 나는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즐겨 봤다. 아니 정확히는 그랬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금도 기억하시는 부모님 말씀에 따르면 말이다. 하지만 정작 내게는 당시의 기억이 전혀 없다. 단지 상상하며 마음에 그려볼 뿐이지 사실 그 때의 기억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반갑게도(?) 사람들은 어릴 적 일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 한다. 이처럼 아동기 초기의 기억이 없는 것을 ‘아동기 기억상실’이라 부른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작 아이들은 이 시기에 뛰어난 학습 능력을 갖고 있는 점이다. 부모라면 한 번쯤 ‘우리 아이가 혹시 영재 아닐까?’라고 고민해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어린이의 기억력은 탁월하다. 아동기 기억에 관한 역설적 상황을 두고 오래 전부터 활발한 과학적 논쟁이 있어 왔다. 

어린이의 기억은 언제부터 사라지는 것일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사람들은 2-3세에 있었던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3-7세 사이에 있었던 일은 매우 일부만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처음 숟가락을 사용했던 일이나 기저귀를 떼던 일은 아예 기억이 안 나지만, 유치원에서 갔던 소풍이나 성탄절에 받은 선물은 드문드문 떠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신감과 달리 과거는 종종 잘못 기억된다. 과거 연구들의 한계점을 넘어서기 위해 미국 에모리 대학교의 바우어와 라르키나 교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먼저 이들은 3살 어린이와 엄마가 가족 캠핑, 사촌의 방문, 생일 파티와 같은 최근 일들에 대해 나눈 대화를 녹음했다. 이후 6년 동안 어린이가 성장하면서 특정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지를 매년 살펴봤다. 

그 결과 어린이가 7살까지는 3살 때 있었던 일의 60% 이상을 기억하는 반면에 8, 9살 어린이는 기억하는 정도가 4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아동기 기억상실이 이 2년 사이게 급속하게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이들의 다른 연구에서는 어린이가 11세에 이르면 성인과 비슷하게 과거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아동기 기억상실은 시간에 비례해 잊는 형태로 나타나는 성인의 망각과는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왜 아동기 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1세기 전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드가 어릴 적 심리적 외상을 억압하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한 이래 여러 이론들이 제시돼 왔다. 한 때는 어린이에게 기억 생성에 필요한 자아 개념이나 언어 습득과 같은 발달 과정이 채 이뤄지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었다. 하지만 원숭이나 쥐에게서도 아동기 기억상실이 관찰되기에 좀 더 보편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어릴 때 뇌에서 빠른 속도로 생성되는 신경 세포가 아동기 기억상실의 원인이라는 이론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뇌에 들어온 정보를 종합해 기억을 만드는 곳이 해마인데, 과거에는 더 좋은 기억력을 갖기 위해 신경 세포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의 부부 교수인 조슬린과 프랭크랜드의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뇌에서는 반대의 현상도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진은 실험적 조작을 통해 새끼 쥐와 어른 쥐에서 해마의 신경 세포가 자라는 속도를 조절했다. 그 결과 새끼 쥐에서 신경 세포의 성장을 늦추자 기억이 오랫동안 유지된 반면에 신경 세포 생성이 증가한 어른 쥐는 기억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아동기 초기에 기억 회로의 증설을 위해 신경 세포가 빠른 속도로 만들어질 때 오래된 기억을 저장하는 기존 회로가 방해를 받으면서 아동기 기억이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기억은 아동기를 거치는 중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흔히 감정이 섞여있는 기억이 오래 지속되는데 어릴 적 기억도 그럴까? 미국의 피터슨 교수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뼈가 부러지거나 깊게 베인 상처 등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3-5살 어린이를 2, 5, 10년에 걸쳐 추적하면서 이들의 기억을 살펴봤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어렸을 때 가장 공포스러운 기억 중 하나가 다쳐서 병원에 갔던 것이지 않은가. 

어린이는 10년이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쳤는지 등의 내용을 70% 정도 기억했고 부상과 관련해 약 45가지의 세부적인 내용들을 떠 올렸다. 그러나 부상당한 기억에 비해 병원에서 치료 받은 기억은 부실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기억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두 기억이 다른 방법으로 다뤄지는 것을 원인으로 추측했다. 즉 부상당한 일은 가족과 지인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면서 기억의 강화로 이어졌지만, 병원에서 경험한 일은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다뤄지면서 일반적인 기억들처럼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기억 자체의 내용이나 연관된 감정이 아동기 기억을 견고하게 만드는 요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4-13세의 어린이에게 가장 오래된 기억 세 가지를 묻고 2년 뒤에 확인한 피터슨 교수의 다른 연구에서도 첫 기억들은 의외로 평범(?)한 것들이었다. 프로이드가 언급했던 것처럼 심리적 외상도 아니었고, 강렬한 감정이 실려 있는 기억도 아니었던 것이다. 

혹시 환경적 요소가 아동기 기억상실에 관여하는 것은 아닐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어릴 적 기억을 더 많이 갖고 있거나, 국가에 따라 가장 오래된 아동기 기억이 언제부터인지가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집단에서는 이런 환경적 영향이 관찰되지 않으며 이전의 결과는 연구 방법 상 허점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기 기억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에 대해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일부 사람들은 이미 아동기 때 깡그리 잃어버린 기억을 왜 굳이 궁금해 하고 연구하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동기 기억상실의 과학적 기전이 밝혀진다면 여러 불안장애에 동반되는 나쁜 기억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식으로 임상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설령 당장은 그렇지 못 해도 어릴 적 기억을 빛바랜 사진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음미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지 않겠는가. 연휴가 많은 5월, 어릴 적 기억을 찾아 군산행 기차에 몸을 실어야겠다. 

글 : 최강 의사, 르네스병원 정신과장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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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SION 과학

제 2639 호/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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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 100년 이상 견디는 이유

서울의 서촌과 북촌, 전주의 한옥마을….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인 한옥을 보존하고 또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곳은 주말마다 관광객으로 붐비고, 한옥으로 만든 숙박시설은 미리 예약해야 하루를 묵을 수 있다. 또 한옥을 빌려 실제로 거주하거나 직접 한옥을 짓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한옥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옥이 어떤 구조로 돼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 처마 끝과 기둥 끝이 만나면 30도가 된다?! 

한옥은 일반적으로 대문, 마당, 부엌, 사랑방, 안방, 마루 등으로 이뤄져 있다. 대문을 열면 넓은 마당으로 들어서고 마당을 둘러싸고 부엌과 사랑방, 안방 등이 ㄷ자 모양이나 ‘ㄱ’자, ‘ㅁ’자 등으로 배치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다. 기단이나 주춧돌, 기둥, 공포, 지붕, 대들보 등을 기초로 한옥이 지어진다. 

그렇다면 이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각 요소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한옥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지붕이다. 지붕은 그 집의 분위기나 인상을 결정하고 매끄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는 지붕은 한옥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름다움과 함께 지붕은 눈이나 비를 막고 햇빛을 차단하는 등 한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어떤 기와를 사용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그림. 풍속화첩-기와이기(김홍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예로부터 집을 짓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질 좋은 기와를 구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한옥의 기둥은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습기에 무척 약하다. 지붕에서 물이 샌다면 나무가 썩을 수 있기 때문에 한옥을 오래 보존하기가 힘들다. 질 좋은 기와와 함께 집을 지탱할 나무를 잘 구해야 한다. 

또 지붕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계절적인 특징 때문이다. 사계절의 변화가 있는 우리나라는 한 여름에 태양이 가장 높이 걸리는 남중고도는 77도다.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태양빛이 내리쬐기 때문에 날이 뜨겁고, 낮 길이가 긴 것이 여름 날씨의 특징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이와 반대로 남중고도가 30도 정도다. 태양빛이 비스듬하게 내리쬐기 때문에 춥고 낮의 길이가 짧다. 

지붕은 이런 계절적 특징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기둥 중심으로부터 밖으로 돌출된 지붕의 끝 부분을 처마라고 하는데, 처마의 끝 선과 기둥의 끝 부분을 연결하면 기둥과의 각도가 약 30도가 나온다. 이런 형태를 이루고 있어 한 여름 태양빛은 처마 때문에 집 안 깊은 곳까지 들어오지 못한다. 반대로 겨울에는 남중고도가 낮기 때문에 집 안 깊은 곳까지 태양빛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자연의 특성을 활용해 한옥의 부족한 냉난방을 보충하려는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 한옥의 무게중심은 위에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는 100년이 넘은 한옥이 있다. 바로 학인당(學忍當)이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으로 민가 중에 문화재로 지정된 유일한 곳이다. 학인당은 처음부터 소리를 위해 설계된 집이라고 한다. 그래서 숙박은 물론이고, ‘학인당 국악제’를 열어 공연도 감상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떻게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옥이 건재할 수 있을까. 

사진. 학인당 본채 전경(출처: oldtour.jeonju.go.kr)



그 비밀은 바로 무게중심에 있다. 한옥은 땅을 다진 뒤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수직으로 기둥을 세운다. 뼈대를 놓고 지붕을 올리는 것이다. 아파트나 양옥의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는 것과는 다르게 한옥의 무게중심은 위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춧돌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분이 교체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습기에 약한 나무 기둥이 썩거나 낡으면 부분적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한옥이 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아파트와 같은 건물은 기둥을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 섣불리 기둥을 손보다가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옥에서 기둥을 교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썩은 부분만 잘라내고 새로운 목재로 덧붙인 다음 주춧돌에 맞춰서 그랭이질을 하면 된다. 그랭이질은 그랭이를 사용해 주춧돌의 울퉁불퉁하고 불규칙한 모양을 기둥의 면에 맞게 깍는 작업을 말한다. 기둥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이런 식으로 교체하면 오랫동안 한옥을 보존할 수 있다. 

습기에 취약한 한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단(基壇)을 쌓기도 했다. 기단이란 집터를 잡고 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다음에 터보다 한층 높게 쌓은 단을 말한다. 기단을 만드는 목적은 지하수나 빗물이 집으로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기둥을 거쳐 주춧돌을 통해 기단에 전달되는 지붕의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기 위함도 있다. 집이 기울거나 가라앉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기단은 땅에 있는 벌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쌓기도 했다. 또 햇빛이 집 안까지 충분히 들어가게 하기 위해 기단을 쌓기도 했다. 

한옥은 알면 알수록 참 신비롭다. 그 당시에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할 수 있었을까 존경스러운 마음도 든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우리나라에 맞게, 또 우리 가족에 맞게 집을 지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조상들의 지혜를 본받아 남아 있는 한옥을 잘 지키고 자손들에게 잘 물러주어야 할 일이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유진성 작가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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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헌법 제1조2항 노래 부르던 때처럼 목구멍에서 계속 맴도는 노래가 되었다.

마치 하늘에서 눈물이라도 흘리는 것처럼 많은 비가 내렸다.

그래도 사람들은 우비를 걸쳐 입고, 노란 우산을 받쳐들고 자리를 지켰다.

진실은 침몰시킬 수 없다. 

박주민 변호사가 당선되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진실에 한발자국 더 다가가기를!



어제는 이승환의 only ballad 공연이 있었다. 정말, 놀랍게도 발라드만 불렀던 유례없던 공연이었다.

앵콜 곡으로 다음 주에 발매될 신곡을 불러주었다. 제목은 10억 광년의 신호.

사랑 이야기로 들으면 사랑 이야기가 되고, 세월호의 아이들을 대입하면 또 그 아이들로 들리는 가삿말에 또다시 울컥...



실종자 사진을 오래 들여다 보았다. 

다윤 양은 엄마를 많이 닮았다. 


세월호 2주기 추모 시간에 한 학생이 그런 그림을 그렸다. 물속에서 1분만 숨 참고 있어보라고. 얼마나 괴로운지... 

실종자들은 2년째 못 나오고 있다고... 


우리 이제 집으로 가자고... 뜨겁게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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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7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7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골칫거리 바퀴벌레의 놀라운 능력   FOCUS 과학

제 2620 호/2016-04-04

골칫거리 바퀴벌레의 놀라운 능력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아름다운 그 얼굴 /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희한하다 그 모습 /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달이 떠올라 오면 /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그립다 그 얼굴’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라쿠카라차’라는 노래는 15세기 말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스페인 민요다. 그 후 수 세기를 지나는 동안 여러 버전이 생겨났는데,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노래는 1910년 멕시코 혁명 당시 농민혁명군이 불렀던 곡이다.
그런데 흥겨우면서도 애닮은 이 노래의 제목인 라쿠카라차(La Cuccaracha)는 스페인어로 바퀴벌레라는 뜻이다. 정확히 말해서 ‘라(la)’는 여성 명사 앞에 붙는 정관사로서 영어에서의 ‘the’와 같고, ‘쿠카라차’가 바퀴벌레이다. 영어에서 바퀴벌레를 가리키는 ‘cockroach’도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농민혁명군은 왜 하필 바퀴벌레를 노래했을까. 그 이유는 멕시코 농민들이 스스로를 바퀴벌레처럼 비참한 생활을 하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집단으로 비유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잡아 죽여도 끊임없이 나타나는 바퀴벌레처럼 농민혁명군은 결국 혁명에 성공해 토지 개혁과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았다.

■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주민, 바퀴벌레

3억5천만 년 전에 나타난 바퀴벌레는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주민 중 하나다. 인간은 물론 공룡보다 먼저 지구에 출현한 것. 이처럼 오랜 세월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생물보다 뛰어난 생존력 덕분이다.
바퀴벌레는 자기 몸의 몇 천 배 높이에서 떨어져도 끄떡없으며 몸을 회전하는 운동능력도 매우 빠르다. 생존능력이 뛰어난 모든 동물이 그렇듯이 번식력도 대단하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1년 동안 불릴 수 있는 새끼는 수는 약 10만 마리에 달할 정도.

인간보다 125배 발달된 후각에다 절단 부분에 대한 신경차단능력으로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 독극물에 의해 사망할 경우 그 자손들은 해당 독극물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며, 스스로 몸의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 같은 능력으로 바퀴벌레는 남극 대륙 이외의 모든 대륙에 서식한다.

바퀴벌레의 번성은 인간에겐 재앙이다. 삼킨 음식을 다시 뱉은 다음 동료와 나눠 먹는 습성으로 인해 사람에게 식중독을 유발하며 40여 가지의 병원균을 전파한다. 또 바퀴벌레의 배설물이나 탈피된 껍질은 천식과 아토피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퀴벌레는 생물학 및 기계공학자들의 실험실에서는 가장 환영받고 있는 동물 중 하나다. 바퀴벌레가 과학자들로부터 찬탄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놀라운 달리기 능력 및 장애물 통과 능력 때문이다.

바퀴벌레는 자신보다 3배 더 높은 장애물을 넘을 때에도 단지 약 20% 느리게 움직일 만큼 달리는 능력이 우수하다. 감각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인식해 행동으로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0.001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헤브로대학 연구진이 초당 250장의 장면을 찍는 고속카메라를 이용해 바퀴벌레의 달리기 실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바퀴벌레는 초당 25번의 방향 전환을 하면서 초속 1m의 속도로 내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키 1.7m의 사람으로 치면 시속 150㎞의 속도에 해당한다.

■ 바퀴벌레의 놀라운 능력

바퀴벌레가 이처럼 몸의 방향을 민첩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눈이 아니라 더듬이를 사용해 장애물을 발견하는 즉시 몸을 틀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퀴벌레는 하루 24시간 중 18시간을 주로 더듬이 청소에 소비해 더듬이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습성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바퀴벌레는 자기 몸보다 더 좁은 틈도 수월하게 빠져나간다. 키가 9㎜인 미국 바퀴벌레는 높이 3㎜정도에 불과한 틈새나 폭 4㎜도 통과할 수 있다. 자신의 몸을 1/4까지 축소시킬 수 있는 놀라운 탄성 능력 덕분이다.
바퀴벌레는 풀과 같은 수직 기둥의 장애물을 통과할 때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횡전(roll) 동작을 사용하기도 한다. 횡전이란 비행기가 곡예비행을 할 때 전후 방향의 세로축에 대해 가로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공중 동작을 말한다. 이때 바퀴벌레는 몸통을 틀어 가장 얇은 측면이 수직 기둥 사이로 들어가게 하고 다리는 수직 기둥을 밀어서 장애물을 통과한다.

미국 UC버클리 생물학과 로버트 폴 교수팀은 바퀴벌레의 이 같은 달리기 및 탄성 능력을 모방해 ‘크램(CRAM)’이라는 탐색로봇을 개발 중이다. 지난 2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시제품이 발표된 이 로봇은 높이 75㎜의 손바닥만 한 크기로서, 좁은 틈을 만나면 바퀴벌레처럼 키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CRAM(Compressible Robot with Articulated Mechanisms)은 ‘관절 메커니즘을 갖춘 압축 가능한 로봇’이라는 의미다.

이 로봇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나 좁은 공간을 헤집고 다니며 사람을 찾을 수 있다. 압축하면 몸을 동그랗게 마는 아르마딜로처럼 되며, 걸을 때는 다리가 180°로 열려 마치 찰리 채플린의 우스꽝스러운 걸음걸이를 흉내 낸다.
개발 비용 일부를 미 육군에서 지원받은 크램은 구조가 단순해 가격도 100달러 내외로 저렴하다. 대량 생산을 할 경우 개당 10달러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크램에 카메라, 마이크, 기타 센서를 부착해 수백 마리를 한꺼번에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로봇은 장애물을 피하며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크램처럼 장애물을 통과하도록 설계된 로봇은 드물다.

이외에 재난 현장의 생존자 파악에 사용되는 사이보그 동물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개발되고 있는 동물도 바로 바퀴벌레다. 사이보그 동물이란 전자장치를 부착해 살아 있는 동물의 행동을 조종하거나 신체 일부를 기계로 개조한 동물을 의미한다. 로봇처럼 프로그램대로 움직이는 기계장치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동물을 통제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지난해 3월 미국 텍사스A&M대 연구진은 바퀴벌레의 다리 움직임을 담당하는 뇌신경에 전기자극 장치를 연결해 연구진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바퀴벌레는 생김새도 움직임도 징그럽다. 그 끈질긴 생명력마저 징그럽다. 하지만 바퀴벌레는 밟혀도 잘 죽지 않는 비결이, 또 자기 몸보다 작은 구멍을 문제없이 드나들 수 있는 비결이 재난 현장의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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