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새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문태준 옮김, 강현정 그림 / 청미래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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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동방의 등불'로 각인되었던 바로 그 시인을 만났다.


326편의 짧은 시 중에서 몇 편을 옮겨 본다.


6

만약 당신이 태양이 보이지 않는다고 눈물을 흘린다면, 당신은 별도 보지 못할 것입니다. 


15

당신의 사랑이 고고하다고 해서 당신의 사랑을 절벽 위에 두지는 마세요.


16

오늘 아침 창가에 앉았을 때, 세계가 지나가는 행인처럼 잠시 멈추어 서서 나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의 길을 갔습니다.


39

태양은 서쪽 바다를 지나며 동쪽 하늘에게 마지막 경의를 표합니다. 


77

모든 아이들은 신이 아직 인간에게 실망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130

만약 당신이 모든 오류에 대해서 문을 닫는다면, 진실도 문을 닫아버릴 것입니다.


133

잎은 자신이 사랑할 때 꽃이 됩니다.

꽃은 자신이 섬길 때 열매가 됩니다. 


140

진실은 사실의 옷을 입으면 옷이 몸에 너무 꽉 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허구의 옷을 입었을 때에는 손발이 쉽게 움직입니다.


184

선한 일을 하는 데에 너무 바쁜 사람은 선한 사람이 될 시간이 없습니다. 


258

거짓은 아무리 힘이 커지더라도 결코 진실이 될 수 없습니다.


303

신은 유한한 것을 사랑하고, 인간은 무한한 것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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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결정적 순간의 환희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31
클레망 셰루 지음, 정승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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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송의 작품을 사진으로 먼저 접해서 다행이다. 이렇게 작은 도판으로는 같은 사진이어도 그 감동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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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그락 샬그란 샬샬 - 삼척 서부초등학교 35명 어린이 시 보리 어린이 26
이무완 엮음 / 보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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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동시를 가르치며 그들의 서툴지만 순수한, 그래서 더 매력적인 시들을 묶어놓은 책들이 좋다.

비슷한 사례로 할머니 할아버지 되어 늦게 배운 한글로, 마음 속 이야기 조그맣게 풀어놓은 시집들도 참 좋았더랬다. 이 책은 앞의 경우에 해당한다. 


쑥 - 이경한


쑥 먹어 보니 쓰다.

쑥쑥 자랐으면 좋겠다.

쑥 만져 보니 보드랍다.    (19)


음률까지 맞춰서 기막히게 표현했다. 아이들은 교실이 아닌 뒷동산에서 혹은 학교 가는 길목 어딘가에서 쑥을 관찰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아이들의 선생님이고 교재다. 


전나무 - 김형진


전나무는 튼튼하다.

나뭇잎이 뾰족뾰족 돋아났다.

내가 안으면 닿지 않는다.

내가 전나무처럼 컸으면 좋겠다.  (41)


전나무 옆에서 한없이 작던 이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나무를 바라보는 각도가 달라져 있을 테지. 그래도 여전히 나무도 보고 하늘도 보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주영이 동생 - 황서영


아침에 오면서

주영이 동생 민영이를 보았습니다.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나는 민영이 보고 아는 체했습니다.

민영이는 나를 보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생각하니 섭섭합니다.   (47)


나라도 섭섭했을 거야. 그렇지만 이렇게 말 못했겠지. 솔직한 너의 마음이 기특하네.


학교와 집 - 황서영


집까지

걸어가면 10분이 걸리고

뛰어가면 5분이 걸린다.

하지만

학원 갔다가 오면

세 시간이 걸린다.

미술

발레는 지트

영어는 이투 영어 학원

피아노는 참소리 피아노 학원

우리 집이 참 멀다.    (53)


그래도 발레 피아노 미술이 차라리 낫다. 지금은 국영수 학원을 다니고 있지 않을까.....ㅜ.ㅜ


돌 - 이지훈


농구대 아래 돌은

오랫동안 앉아 있어서

아주 단단하게 잠이 들었다.   (65)


이런 구석구석에까지 눈길이 머물고 생각이 미치다니,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고 싶다. 

네 눈은 필시 아주 깊을 것만 같아. 


86쪽 각주에 '하늘은 푸르다'를 '파랗다'로 고쳐주는 부분이 있다. 푸르다는 초록빛이나 연둣빛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란다. 나무와 들은 푸르고, 하늘은 파란 거라고. 오마나. 몰랐다. 푸른 하늘 은하수는 파란 하늘 은하수로 고쳐 불러야 하는 거구나. 이래서인가?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왔을 때 보통 파란불 들어왔으니 건너라고 표현하지 않던가. 표현이 서로 섞여서 혼용되나 보다. 그나저나 푸른 하늘 아쉽네.


홍시 - 오서현


학교 오는 길에 감나무를 봤다.

감나무에

감이 주황색 물렁감이다.

홍시 같애서

조거 하나 따 먹어 봤으면 했다.

홍시는 살살 쪼개서 후 먹는다.   (115)


살살 쪼개서 후~ 먹는다에서 그림이 그려지듯 풍경이 살아났다. 

아, 그 홍시 나도 먹고 싶네...



좋은 선생님이시다. 주머니를 흔들며 나는 소리를 듣고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맞춰보라고 하니 아이들이 그 소리를 흉내낸 게 시집 제목이다. 샬그락 샬그란 샬샬... 하하핫, 주머니 속에는 열쇠가 들어 있었다. 

귀여운 아이들, 아이들처럼 귀엽고 멋진 선생님! 


어려서부터 시를 가까이 했던 아이들, 직접 시를 쓰며 자연을 관찰했던 아이들은 지금 고등학생이 되어서 어떤 감성을 갖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래도 조금은 덜 팍팍한 고딩이 되어 있지 않을까, 사춘기가 혹시 조금은 덜 요란했을까... 하는 근거 없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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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밤 : 시 밤
하상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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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을 피해서

외로움을 찾는게

이별인것 같더라    (65)


나중에


후회해


-하상욱 단편 시집 '커플 프사' 중에서-   (106)


"하상욱에게 '돈'이란 뭔가요?"

"돈은 저에게 '사랑' 같아요."

"사랑? 왜?"


"사람이 변해"



"상욱 씨에게 '사랑'이란?"

"사랑은 '돈' 같아요."

"사람이 변하니까?"


"아뇨. 그것만으론 살 수 없으니까."  (196)


돌아간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겠ㄲ지

달아난다고 해결되는 게 아녔듯이   (216)


"하상욱에게 '이별'이란?

"이별은 '공부' 같아요."
"왜?"
"해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참 하기 싫었어.

참 많이 미뤘어."   (224)


짧지만 눈길을 끄는 그의 문장들.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는 대구들.

사랑과 이별에 대해서 주억거리는 그의 말들에 공감하며 읽었다.

적당한 유머가 적절한 쉼표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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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풀리는 작은 여행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걷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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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양한 컨셉의 여행들이 있다. 그걸 찾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하겠지. 베토벤 교향곡 9번을 합창하고 싶다는 마음도, 이미 그런 모임도 있었다는 게 놀랍고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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