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김광진- 편지가 만들어지게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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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씨가 지금 아내되시는 그녀과 연애를 하던 그 시절...
마치 드라마처럼, 양쪽 집안의 반대로, 잠시 멀어지게 되었대요.
그러던 어느날, 김광진씨는 버스 정류장에서
그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걸어가는 것을 보았지요.
김광진씨, 그 두사람을 불러 세웠습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했지요.
"당신 누구죠? 난 이 여자와 결혼할 사람인데..."
세 사람은 가까운 다방(?)엘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삼자대면! 이야길 나누었죠.
그는... 김광진씨가 그녀와 잠시 떨어져 있던 그 즈음...그녀에게 나타난 새로운 남자!
김광진씨는 처음엔 울컥하는 마음으로 이야길 시작했지만...
그녀에게 다가온 그 남자와 얘길 하다보니
"정말 괜찮은 남자구나... 나보다 더,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대요.
그리고 곧 유학을 떠난다던 그에게, 자신의 유학 경험을 들려주며
그 자리에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답니다. 정말 친한 친구처럼요. 남자 대 남자로...
정말 묘한 분위기죠?
그.러.나! 그 남자 또한... 우리의 친절한 광진씨에 대해서
남자답고,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졌나봐요.
그리고 유학을 가서, 그녀에게 편지 한 장을 보냈답니다.
"이 편지를 받고, 나에게 답장을 보내준다면, 당신이 날 기다리는 걸로 생각할게요.
하지만 만약 답장이 없다면, 이 편지를 마지막으로...더 이상 연락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구요? 그녀는 결국 답장을 보내지 않았구요.
김광진씨와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 결혼에 골인해서, 행복한 사랑을 이루었지요.
그...리...고, 김광진씨는 그 남자의 마지막 편지 이야기를 가지고...
불후의 명곡 <편지>를 만들게 된거죠.
이렇게 시작하는 이 노래~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결국 이 노랜, 그 남자의 심정을 담은 노래에요.
아~ 그 남자도 멋지지만...상대방 남자의 아픈 마음을 노래로 만든,
김광진씨도 진짜 대단합니다.
<글 출처 - 봄여름가을겨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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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에 갑작스레 김광진 공연 게스트로 이승환이 나온다는 공지가 떴다. 부랴부랴 예매하고 달려갔는데, 딱 두곡 부르고 들어갔지만, 그 조용하던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어놓고 물러갔다.
원래도 좋아했던 가수인지라 엄청 즐겁게 놀다 왔다. 끝나고 사인회를 하는데, 포스터에다가 사인 받으면서 "공연 너무 좋았어요. 자주 해 주세요."라고 말했더니 "고마워요."라고 대답하셨다.
참 소박했던 분위기. 소박한 웃음. 그후 그의 단독 공연을 다시 가보진 못했지만 이승환 공연에서 게스트로 본 적은 있다. 이 노래 참 좋아했는데 이런 사연이 있을 줄이야... 다시 한 번 들어보지 더 좋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