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 Marine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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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시사회 당첨으로 보고 온 영화다. 이 날은 개인적인 일로 감정이 온통 물러버려서 툭 치기만 해도 바로 눈물이 뚜둑 떨어지던 날이었다. 그런 날에 보기엔 전혀 적당하지 않은 영화였지만, 기왕에 당첨되었으니 보고 오자며 대한극장으로 고고씽. 영화보다도 극장을 더 맘에 들어했다는 후문이 있다.(개인적으로 대한극장을 사랑한다.) 

사실 난 주연배우 김강우가 굉장히 약하다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박시연도 임팩트가 강한 배우가 아니었고, 배우만 생각한다면 조재현 외에는 봐줄 게 없다고 생각했다.(영화 보고 나서도 그 생각엔 크게 변함이 없다. 쿨럭!) 

이 영화는 관전 포인트를 김강우의 다부진 몸매와 박시연의 섹시함에만 초점을 맞추었는데, 그거 외에는 그닥 내세울 게 없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저 근육 만드느라 몹시 고생했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멋진 몸매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멋진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 점에 있어서 이 영화는 너무, 허술했다. 

주인공 김강우는 수영 강사다. 도박으로 크게 한 몫 잡아서 필리핀의 멋진 섬으로 날아가 놀고 먹고 천국처럼 지내는 게 꿈이었는데, 마지막 한 판에서 밑천 다 날릴 뿐 아니라 사채 빚까지 썼으니, 오호 통재라~  

그 빚을 다 갚아주는 대신 심부름 하나 하라고 조재현이 내킨 카드가 바로 '마린 보이'다. 

마약을 신체에 미리 넣어서 무사히 일본으로부터 옮기는 것인데, 여태까지 마린보이가 살아남은 적이 없다고 한다. 비닐에 싸서 실에 꿴 것을 일일이 먹어서 나중에 토해 내기. 혹은 항문에 끼어서 운반하기 등등의 방법이 있는데 모두 부작용이 심했고, 결정적으로 사람이 다 죽었단든 것. 김강우로서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는 까닭에 여기에 응할 수밖에 없었는데, 조재현을 잡으려고 하는 경찰 쪽의 이중 스파이 노릇까지 하게 된다. 

제작진은 나름대로 반전에 반전을 준비한 시나리오인 듯한데 많이 부족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에 긴박감도 없고, 마지막에 가선 완전 코미디로 전향해버리는, 실로 우스운 영화였다.  




대체 조재현이 왜 여기에 출연했을까 싶은 '아까움'이 가득했고, 다만 박시연은 연기력이 좀 나아진 듯 보였다. 클럽에서 노래 부를 때 직접 부른 건지 립싱크인지 모르겠는데, 그 노래 참 분위기 있고 좋더라. 박시연은 중국에서 먼저 데뷔를 했는데, 나의 사랑 초은준의 부인으로 나와서 한국에서 알려지기 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배우다. 심지어 전에 여의도에 갔다가 박시연 인터뷰 때문에 지나가지 못하게 스텝이 붙잡아서 실랑이 벌였던 에피스드도 있다.ㅎㅎ 

암튼, 박시연은 '퇴폐적인' 분위기가 제법 잘 어울렸는데, 그것도 미모가 따라주니 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영화는 지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다가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다 살아남는데, 몹시 '불의한' 결말을 끌어내어서 심사가 불편했었다. 

그러니까 전에도 한 번 얘기했지만, '범죄의 재구성'에서 그 주인공들이 또 다시 사기치면서 '신나게' 살며 마치 해피 엔딩인 척하는 그런 결말 말이다. 사람 잡고, 사람 죽인, 사람 망치는 저 마약으로 환상의 섬에서 호의호식하는 주인공이라... 이건 사행심을 조장시키고 일확천금을 강요하는, 퇴폐적인 결말이 아닌가. (영화 '작전'의 결말도 비슷하다. 무척 맘에 안 드는 요즘 영화들의 엔딩 추세다!) 

'재미'를 위해서, 나름의 '전개'를 위해서 그렇게 마무리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여간 씁쓸한 게 아니었다. 아주 신나게 재밌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부도덕한' 결말은 지양했으면 한다. 설령 노파심이라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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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9-02-25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영화에 대한 식견에 동의합니다. 저는 마린보이, 마약, 섹스 등과 관련한 소재의 진부함에 이 영화는 힘들겠다라는 선입견까지 있었습니다. 다만, 작전은 영화 최초(?)로 주식을 소재로 했고 제가 주식과 많은 관계가 있었기에 꼭 보고싶어 본 영화였답니다. 나름 탄탄한 소재와 짜임새 있는 구성이 좋았고, 주식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던 영화였습니다. 주관에 따라 감흥은 다르겠지만요. ㅎㅎ ^*^

마노아 2009-02-25 11:41   좋아요 0 | URL
영화 작전은 재밌게 보았어요. 마린보이하고는 격이 좀 다르죠. 그런데 마무리를 보면서는 씁쓸했어요. 되는 놈만 된다!라고 가르쳐주는 것 같아서요. 장점이 많은 영환데 마무리가 씁쓸해서 아쉬웠답니다.

프레이야 2009-02-26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강우를 좋아해서 봤어요. 그런대로..
조재현의 연기는 워낙 좋은 편이라 기대했지만 뒤로 갈수록 약해지는 듯..
오프닝은 산뜻하더이다.

마노아 2009-02-27 00:19   좋아요 0 | URL
오프닝에서 일단 눈길을 확 사로잡았지요.
조재현씨는 엔딩에서 그렇게 가버리는 바람에 엄청 황당했어요. 무슨 논개도 아니고...;;;
 
씨클로 - Cyclo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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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읽은 '끝없는 벌판'에서 보여주고 있는 비참한 빈민들의 삶을 영화로 옮겼다고 보면 좋을 영화 씨클로. 

씨클로는 자전거처럼 생긴 이동수단이다. 손님을 태우고 페달을 밟아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 다음에 돈을 받는다. 

주인공은 18세의 소년으로 아버지 역시 씨클로 운전자였지만 사고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어려서 잃었다.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일을 하는 누나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물지게를 지는 누나, 그리고 구두를 닦는 어린 여동생. 그리고 날마다 씨클로를 몰고서 힘겹게 돈을 버는 주인공. 심지어 할아버지도 바퀴에 땜질을 하면서 적은 벌이일 망정 생활을 돕느라 애를 쓰신다.  

그런데 어느 날, 씨클로를 몰다가 잠시 담벼락에서 볼일을 보는 사이 양아치들에게 씨클로를 빼앗겨버린 주인공. 이 씨클로는 지역에서 힘 좀 쓰는 마님께 대여료를 물며 빌려 쓰는 것이었는데, 이제 그는 어쩔 수 없이 씨클로 대신 갱조직의 일원이 되어 어둠의 세계를 배회하게 된다. (씨클로 빼앗아간 놈 역시 마님 수하의 녀석이었는데 혹 마님이 파놓은 함정??)

그리고 이 작품에서 제일 이국적으로 생긴 출연진 양조위. 

1995년 영화라고 하니 당연한 얘기지만, 어찌나 젋고 팽팽한 양조위던지 적벽대전의 그 양조위와 너무 차이가 나서 당황스러웠다. 

이 영화에선 시작부터 끝까지(죽을 때까지!) 담배만 물고 나왔는데 촬영하면서 건강을 상하지 않았을까 염려된다.  

양조위는 여기서 시인이다. 시를 읊조리는 영혼이지만 몸은 마님에게 묵인 역시나 갱 조직의 일원.  

양조위가 사랑하는 여자는 씨클로를 모는 주인공의 누나다.(감독의 부인 되시겠다.) 주인공이 씨클로를 빼앗긴 뒤 갱조직에 빠져서 점차 범죄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빠져드는 것처럼, 누나는 물지게를 지던 삶에서 사랑하는 남자 양조위의 주선으로 매춘의 세계에 빠져든다. 그녀가 접대하는 손님들은 다분히 변태 기질이 있는 사람들인데, 첫번째 양반은 물을 잔뜩 먹여서 서서 오줌을 누도록 시켰고, 두번째 남자는 스타킹을 애써 신긴 다음 구멍을 낸 뒤 발가락을 만졌고, 그 발가락에 매니큐어를 발라 주는 등 발가락에 엄청 집착했다. 그리고 세 번째 남자는 수갑 채워놓고 학대를 했는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여자의 순결까지 가져가버렸다. 여기서 충격받는 양조위. 

문득, 영화 '나쁜 남자'가 떠오른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애달파 하던 그 남자. 양조위도 말 한 마디 없고 간혹 시를 중얼거리기만 할 뿐, 시종 조용하게 나오는데, 그의 내면에선 사랑하는 여자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요동을 친다. 자신이 사랑한 여자를 학대한 남자를 찾아가 끝내 죽여버리는 이 남자. 그 모든 중첩된 괴로움에 끝내 불을 지르고 불구덩이로 뛰어든 남자. 매춘을 알선한 대가로 받아오던 돈은 하나도 쓰지 못한 채 그와 함께 재가 되어버린다. 그는 애초 돈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인 양 묘사되었지만, 그가 진짜 돈 따위는 필요 없는 사람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남자 손 치고는 몹시 고운 선을 지녔다. 담배를 계속 물고 있었기 때문에 손이 자주 잡혔는데 얼굴보다 손에 더 눈길이 가더라.  대체 어떤 인연으로 양조위가 이 영화에 출연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한 편, 주인공은 쉽게 버는 돈에 마성을 느끼다가 방화를 저지르고, 살인 사건에 동원되는 등 자꾸만 망가져 간다. 그러다가 약물에 빠져들어 주최하지 못할 만큼 망가지는데...... 

영화는 거의 대사가 없다. 대사 없이 매일같이 벌어지는 일상 속의 베트남 사람들의 삶을 무심히 보여주는데, 방향 없는 그 장면들이 오히려 일상의 잔인함을 더 잘 표현하는 듯했다. 서로가 어려운 처지에서 구역 싸움을 하고,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신년 인사 자리에서 돈을 훔치고, 그 와중에도 아이들은 학교에서 노래하며 책을 읽으며 내일을 준비한다.  

영화는 국제적인 큰 상을 받으며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당국에서는 자국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켰다고 상영 금지 처분까지 받았다고 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소설 '끝없는 벌판'이 받았던 대접과 비슷한 수순이다.  

십 수년 전에 그랬던 베트남은,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빠르게 개혁 개방의 길로 내달리면서 경제의 규모는 훨씬 커졌을 테지만, 저렇게 가난한 사람들, 그래서 저렇게 망가지는 사람들, 그렇게 외롭고 서러운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어디 베트남 뿐이겠는가.

뱀꼬리. 이건 정말 사족이지만, 하얀 아오자이, 정말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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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9-02-2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조위는 선이 이뿐 남정네지요. 눈빛도 아스라하고- 제가 증말 조아라 하는 배우여요. (내용도 좋은데 유독 양조위에 집착하는, ㅋ)

마노아 2009-02-24 22:20   좋아요 0 | URL
아스라한 눈빛! 딱이에요. 양조위는 악역을 맡아도 미워할 수 없는 연기를 할 거예요. 모성을 엄청 자극시킨다니까요.

다락방 2009-02-24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때문에 래디오 헤드의 크립이 갑자기 인기를 끌었을거에요. 저 혼자 좋아하던 노랜데 갑자기 인기가 많아졌단 말이죠. 흑 ㅜㅡ

마노아 2009-02-25 00:43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연속 재생으로 계속 듣고 오던 중이에요. 가사를 전혀 모르고 들었는데 어딘가 나른하고 좀 쓸쓸한 분위기에요. 다락방님은 영화, 음악, 소설까지 두루두루 팔방미인이에요. ^^

다락방 2009-02-25 08:55   좋아요 0 | URL
그...그....그럴리가요 ^^;

마노아 2009-02-25 10:33   좋아요 0 | URL
엄훠, 겸손하시기는.. ^^

하늘바람 2009-02-2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때는 무지 인상깊었는데요. 하도 오래되어서 그런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마노아 2009-02-25 10:34   좋아요 0 | URL
이렇게 대사 없이 너무 조용한 영화는 더 그럴 것 같아요.
저도 아주 인상깊게 읽었던 '모데라토 칸타빌레'가 생각이 거의 안 나서 몹시 슬프답니다.ㅠ.ㅠ

Mephistopheles 2009-03-2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색 아오자이가 아무리 이뻐도...영화는 지독하게 비참해요..^^

마노아 2009-03-20 11:4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오자이만 예뻤다는...;;;
그린파파야의 향기도 이런 분위기일까요? 영화 보고나니 우울하더라구요..
 
트랜스포터 : 라스트 미션 - Transporte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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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스태덤은 뱅크잡으로 처음 만났다. 목소리가 좀 별로지만 은근히 멋이 나는 배우였다. 대머리가 될 상임에도 불구하고 눈길이 갈 정도니까. ^^ 

트랜스포터 3. 1편과 2편을 보지 못했지만 내용 연결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하고,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워낙 자세히 일러주어서 따라가지 못할 게 전혀 없었다. 문제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게 거의 다라는 것! 

액션 영화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영화 자체의 준비가 부족한 듯 보였다. 멋진 남자배우의 멋진 액션이 끝이었으니까. 

근육이 훌륭한 편이지만, 제이슨은 양복 입었을 때가 가장 근사했다. 

그 자신도 이 작품 속에선 양복을 '유니폼'으로 사용하는데 그의 검은 차와 함께 상징처럼 사용된다.  

전문 배달부 프랭크. 그가 배달하는 것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물건이 되기도 하는데, 무엇을 배달하는지 알려하지 않고, 누구에게 가는지, 누가 맡기는 건지 알지 않는 철저한 익명성 등으로 유명했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이 미스터리한 남자는, 그런데 피할 수 없이 자신의 룰을 어기면서 일을 진행시킨다. 3편에선 어처구니 없게 폭탄이 장착된 팔찌를 차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배달 일을 맡게 된다. 당연히 목숨 여러 번 내놓으면서.  

자신이 배달해야 하는 것은 어떤 여자였다. 약간 정신 나가 보이는...-_-;;;; 

게다가 미모롭지도 않았으니, 관객은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난감했다는 후문이 있다. 

주근깨가 온통 얼굴을 덮고 있었는데 왜 메이크업으로 가리지 않았을까 싶다.  

죽을 날이 곧 닥쳐올 거라고 예상하고 정신줄 완전히 놓는 여인네로 나오는데, 프랭크가 거기에 응해준 게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여자한테 무심한 프로로 나왔으면 더 매력적이었을 텐데 말이다.  

이 영화 보고 나서 1편과 2편도 보았는데, 1편엔 서기가 나오면서 역시나 애정물이 되어버렸고, 2편에선 유괴된 어린 아이 찾아오는 이야기였는데, 여자가 있긴 했지만 별다른 로맨스 없이 지나갔다. 개인적으론 2편이 제일 재밌었고, 아무래도 액션은 최근작인 3편이 가장 빼어났다.  

영화의 내용은 깊게 파고들면 짜증이 날 수 있으므로, 관람 포인트는 프랭크의 신들린 운전 기술과 멋드러진 차의 외형, 그리고 프랭크의 찰진 근육과 말은 안 되지만 일단 멋진 액션 정도? 여자주인공은 뇌리에서 지워버리길! 레드 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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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2-24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성관객들도 고려해서 그런 것 아닐까용 ^-^

마노아 2009-02-24 10:41   좋아요 0 | URL
1편의 서기는 남성관객들을 위한 출연이란 느낌이 드는데, 3편의 저 배우는 약해요, 약해...;;;
게다가 둘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너무 허술해요. ;;;

전호인 2009-02-2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글쎄요. 액션영화에 멜로를 결합해야 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지나친 남성위주의 영화로 기울다보면 관객들에게 외면 받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

마노아 2009-02-24 10:42   좋아요 0 | URL
액션 영화에 멜로도 자연스러워야지요. 이 영화는 공식대로 끼워맞추기만 했단 느낌이에요. 미션임파서블2가 1이나 3에 비해 엉망이었다고 느껴지는 딱 그 느낌이었어요.

다락방 2009-02-2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마노아님. 너무 재밌어요. 특히 이 부분.

[자신이 배달해야 하는 것은 어떤 여자였다. 약간 정신 나가 보이는...-_-;;;; ]

아, 완전 웃었어요.

재이슨 스태덤은 제 이상형, 제 완소배우. 완전 짱 좋아라 하는 배우.
저는 감독의 최고는 구스 반 산트, 남자 배우 혹은 남성의 최고는 재이슨 스태덤이라고 생각해요. ^^v
사랑해요, 재이슨 스태덤!



(음...에드워드를...어떡하지? orz)


마노아 2009-02-24 13:52   좋아요 0 | URL
어머, 에드워드가 밀릴 만큼 좋아하는 거였어요? 호곡!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로 굿윌 헌팅 말고는 본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밀크'는 개봉하면 보려고 해요. 아직 안 한 거 맞죠?
트랜스 포터3의 여주인공은 너무 비호감이었어요. 아니, 어떻게 저런 여자한테 빠질 수가 있죠?
재이슨도 감독님이 미웠을지도 몰라요.ㅎㅎㅎ
 
쌍화점 - A Frozen Flow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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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감독의 쌍화점. 개봉 전부터 입소문이 무성했는데, 아무래도 파격적인 노출씬 등이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 

고려가요로 알려진 '쌍화점'이라는 제목도 인상 깊었고, 몸짱, 얼짱 두 배우 주진모와 조인성 출연도 기대치를 높여주었다.  

다만 송지효가 여주인공이라는 것은 '과연...'이란 말 줄임표를 갖게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뜻밖에도 몹시 '선전'했다는 느낌이다. 

배경은 고려 말 공민왕 때. 원나라의 간섭이 극을 이루고, 친원파가 나라를 말아먹을 지경인 즈음.  

원나라 공주인 황후는 수년 째 독수공방이다. 젊은 임금 주진모는 여자를 품을 수 없는 몸이었고, 호위무사인 홍림(조인성)을 사랑한다.  

원 황실의 압박과 국내의 여러 문제들이 중첩되면서 '후사'를 빨리 보아야 할 위기에 처했고, 결국 왕은 자기가 사랑하는 홍림을 왕비의 침소로 보내어 '합궁'을 명한다.  

이 위험천만한 일은 성공하기도 힘들지만, 그보다 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으니, 왕과 달리 이성에 뒤늦게 눈을 뜬 홍림이 왕비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멈출 수 없는 이 사랑이라는 불구덩이가 등장인물 모두를 파멸로 이끌게 되는 그런 슬픈 이야기.  

고려 황실이 배경인 탓에 미쟝센에 공을 엄청 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보다는 살짝 못 미쳤다. 그래도 송지효의 재발견이 반가웠고, 주진모가 정말 연기를 잘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다만 기대했던 조인성은 평범한 수준에 그쳤으니, 일단 '미모'가 뜻밖에 수수했다. 오히려 덜 잘 생긴 이준기는 '왕의 남자'에서 정말 색끼가 흐른다고 할 만큼 예쁜 남자를 보여줬는데, 훨씬 이쁘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조인성이 여성성의 역할을 맡았는데 분위기가 별로 안 살았다. (일단 너무 크기도 하고...) 뭐랄까. 애절한 맛이 덜했달까. 

이 영화를 보고 돌아오자 언니가 묻는다. 어떤 내용이냐고. 대강의 줄거리를 말해 주니까 그럼 '동성애' 영화냐고 한다. 그렇다고 말하긴 부족했다. 이건 그냥, '사랑 영화'였으니까.  

영화의 스포트라이트는 조인성과 송지효가 많이 받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임금 주진모였다고 말할 수 있다. 파멸로 치달은 그의 선택을 동의할 순 없어도, 그 중 네가 가장 힘들게 사랑했노라고, 네가 가장 가엾었노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제일 마음에 오래 남는다고...... 

쌍화점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멜기세덱'님의 페이퍼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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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9-02-2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맞아요. 조인성이 너무 크죠. 호위대 대장하기에는 너무 말랐고.
전 송지효가 너무 강하게 나와 부담스러웠어요.
마지막에 왕과 홍님이 서로 죽이는 장면도 질질 끈 것 같고.
감독이 누군지 몰랐는데 유하 감독 스타일이다, 했는데 확인해 보니 딱 맞더라구요.
정말 허걱했답니다.

마노아 2009-02-24 01:04   좋아요 0 | URL
감독과 배우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는데 좀 못 미쳤지 싶어요. 보고 나서 후회할 영화는 아니었는데 다소 아쉬웠어요.
 
더 퀸 - The Quee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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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토니 블레어 수상의 투표 하루 전부터 시작한다.  당신이 주인이라는 시종의 말처럼 여왕은 권위와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인사를 받는데, 이튿날 수상을 대면할 때에도 그 꼿꼿함은 변하지 않는다.
여왕과, 여왕의 남편과, 찰스 왕세자, 토니 블레어 총리 등등 실제 인물들과 몹시 닮은 배우들을 갖다 놓은 것은 사실이다.  재밌게도. ^^

영화 초반에는 사소한 것들로 곧잘 웃음을 안겨주었다.  까르르 웃을 정도는 아니지만 피식하고 웃게 만드는 유머러스함이 잔잔하게 묻어 있었던 것.  영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다이애나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이다.  왕실과 그녀의 불화야 익히 아는 바.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여왕 일가는 윌리엄과 해리 두 손자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런던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었고, 아무런 소견도, 위로의 말도 없었다.  이에 국민 감정은 악화되고 왕실 폐지론까지 들먹이게 된다.

총리 토니 블레어가 왕실과 국민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 극적인 화해를 이끌어낸다는 게 내용인데, 뭐랄까...

영화가 재미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를 모르겠다.  설마 주제가 여왕의 자존심은 지켜져야 한다인가?

내게는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자존심과 왕실의 위엄이라는 것이 별로 설득적이지 않고 상당히 오버한다는 기분이었다.  조선 왕실을 부활시켜야 한다!라는 주장과 동등하게 비교할 순 없지만, 그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을 사람들이 황당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시각이 떠올랐다.  이국 땅에서 영국의 왕실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마음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등장인물들의 속내였다.

영화를 보면서 적이 놀랐던 것은,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남편과, 그녀의 어머니를 화면 속에서 보았다는 것.  10년 전이어서 여왕의 어머니가 지금도 살아 계신 지는 모르겠지만, 여태 관심이 없었던 나는 여왕에게 남편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그만큼 영국 왕실은 내게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 알았던 것...

왕실의 별장 사냥터에서 아주 멋진 사슴이 등장했는데 총을 맞고 처참하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사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다이애나비?  왕실의 권위?  여왕의 자존심???  좀 모호하다.  사슴이 무사하길 바랬던 여왕이, 사슴을 사냥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한 장면이 의미심장하기도 하게 느껴졌다.  진심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없는 자리의 사람.  진심을 진실되게 전하기도 어려운 사람, 자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

주인공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는데 칸 영화제에서도 두차례나 수상 경력이 있었던 노련한 배우였음을 뒤늦게 알았다.  전도연은 워낙에 많은 영화를 챙겨보기도 했지만, 수상 소식 이후 더 궁금해졌던 것처럼, 헬렌 미렌의 다른 작품들도 같이 궁금해진다.  이렇게 귀가 얇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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