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살인 - Private 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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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탐정추리물이라니, 게다가 황정민 류덕환 주연이라니, 당연히 밑밥이 좋았다. 결과물도 좋을 줄 알았지. 기대엔 많이 못 미쳤지만...;;; 

떼인 돈 받아주고, 도망간 마누라 찾아주는 전직 군관 출신 홍진호(황정민). 미국으로 출발하는 배를 타기에는 돈이 많이 모자란 그때에, 큰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바로 내무대신의 외아들이 실종된 사건인데, 그 변사체를 주운 의생관 광수(류덕환)가 살해 누명을 쓰게 생겼으니 시체를 찾아달라고 한 것이다. 포상금을 의뢰비로 주겠다고 예약(...;;)한 것.  

홍진호는 사대부가 작은 마님인 순덕(엄지원)의 도움으로 수사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순덕은 여류 발명가로 나온다. 망원경도 만들어 주고, 현미경 비스무리한 것도 나오고, 옆방 도청도 가능한 은청기(청진기를 모방한)도 만든다. 이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을 때는 신문광고를 이용하는데 어느 교회에서 예배가 있다고 기사를 내면 만나자는 표시가 된다.  

시체의 저 꿰맨 자국은 광수가 사체를 줏어서 해부 실습을 해버린 흔적이다. 저것 때문에 내무 대신 집에 시체를 갖다 줄 수 없었던 것.  

사건의 진행에 몇 가지 단서가 드러난다. 일단은 사체가 하나고, 사체 방에서 발견된 백색가루(마약이었다!), 그리고 으시시 분위기의 일본 인형. 그리고 이어서 경무국장이 똑같은 수법으로 살해되는데 사체의 입에서 발견된 현란한 무늬의 옷조각.  

그리고 그 옷조각을 찾기 위해서 찾아간 유랑단에서 훔쳐온 칼. 

사건의 핵심에는 소아성매매를 주선한 유랑단장과 그것을 중개한 순사부장, 그리고 어린애들을 상대로 몹쓸 욕망을 채운 고위 간부들과 마약 등등이 펼쳐져 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탐정 수사물에, 저 현란한 주조연에, 흥미로울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했는데, 생각 밖으로 영화는 싱겁다. 간이 덜 배었달까? 아니, 그보다 맛이 제멋대로다. 좀 더 알맞게 간을 봤어야 하는데 덜 익혔거나 너무 익혔거나. 하여간 수저를 든 관객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홍진호와 광수는 마치 셜록 홈즈와 와트슨 같은 역할을 해야할 것 같지만 어설펐고, 무엇보다 궁금했던 홍진호와 순덕의 과거 이야기가 거의 안 나온다. 그가 군관 시절에 순덕의 호위 무관이었다는데, 망설이다가 놓쳤다고 하는 걸 보니 둘 사이의 썸씽이 있었겠는데 그냥 그 대사 몇 줄이 다다.  

제목이 '그림자 살인'이 된 것은 유랑단장의 정체와 관련이 있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그 의미에 대해서는 코멘트 생략. 

저 위의 사진의 사체는 배우가 직접 누워있는 것일 테지? 저렇게 분장하고 누워있는 것도 거시기하겠단 생각이 든다. 어휴..;;; 

그나저나 엄지원은 미모롭고, 분위기도 단아하고 다 좋은데, '대사'가 좀 많이 약하다. '포스'가 부족하다. 영화 속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연기력의 문제일까? 실제 촬영 분량은 더 되었겠지만 개봉하고 나면 많이 편집되는 비운의 배우인 듯(놈놈놈에서도 그랬다지.) 

마지막에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 우리 황제 폐하 잘 생겼다는 말은 솔직히 오버다. 본판도 그렇지만, 당시 나이가 얼만데...;;;;

비오는 날 보아서 더 을씨년스럽긴 했는데, 여러모로 좀 김빠졌다. 감독의 영화 데뷔작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저 정도의 배우를 섭외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능력있어 보인다.(요 시나리오로 상 받았는데, 글을 영화로 옮기는 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감독님이 제일 크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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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 Confessions of a Shop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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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머리를 눌러서, 가벼운 영화를 봐줘야 할 것 같은 충동에 싸인 날, 이 영화를 봤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나 '섹스 앤 더 시티' 같은 느낌의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크게 틀리지 않은 감상이었다. 

영화 소개 프로에서 보여주는 줄거리가 전부 다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렇다고 짝퉁이 명품되는 것 같은 변신으로 감동을 줄 수는 없었다. 




주인공 레베카는 쇼핑 중독자다. 매달 날아오는 카드 명세서의 향연이란, 그 종이로 줄넘기를 해도 될 것 같은데, 하필 회사는 망해버렸고, 그녀는 체불 독촉을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입사하고 싶었던 패션지 회사가 아닌, 같은 계열사의 경제 잡지사에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레베카.   

그녀는 대중들이 어렵다고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경제 개념을 '쇼핑'에 견주어서 이해하기 쉬운 칼럼으로 대박을 냈는데 일명 '초록 스카프'의 그녀가 된 것이다.  



훈남 남주인공은 잡지사 편집장인데 알고 보니 엄청난 재력가 집안의 아들이었던 것.(사실 묻지도 않았는데 지 스스로 밝히고는 집안과 상관 없이 홀로 서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그러면서 그건 왜 밝혀??)  

사진의 춤추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코믹하고 예쁜 장면인데, 여기서 레베카는 정말 사랑스럽게 나온다. 저 무기같은 구두를 신고도 개성있게(!) 잘 추더라~

레베카는 계속해서 체불독촉을 받으면서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쇼핑중독은 못 고치고(중독자 모임에 나가서 기껏 맘잡고 있는 사람들 마음에 다시 쇼핑 바람 불러 일으키고~) 그 바람에, 가장 소중했던 절친의 결혼식 들러리 옷도 저당(?) 잡히고 만다. 



친구는 레베카를 위해서 진심으로 조언해 주고, 위기에서 도망칠 수 있게 망도 봐주고...;;;; 이래저래 헌신을 했지만, 쇼핑중독자 레베카는 본의 아니게 일이 꼬이면서 친구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쇼핑이 주었던 희열, 그 뒤끝에 남겨진 결제의 압박, 그것을 잊기 위해 다시 반복해서 쇼핑을 하는 쇼퍼홀릭 레베카. 영화는 우리가 짐작할 수 있을 만큼의 재미를 주고, 주인공의 변화에 따른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위에 털 옷을 입고 있어서 너무 안 어울려 보이지만, 저거 벗으면 그래도 나름 깜찍하다. 결혼식장 아닌 다른 장소에서 소화하기엔 거시기 하겠지만. 

레베카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후회하고 반성하고, 그리고 새출발을 결심하는 과정을 보면서 난 슬펐다. 저렇게 훌륭한 부모님도 부럽고, 저 모양인데도 척!하니 달라붙어 있는 훈남 남친도 부러웠다.(영화니까 가능하겠지?)  

때마침 도착한 문자 메시지 한 통에 얼마나 심장이 덜컹거리던지, 이 샤방샤방 로맨틱 코미디물을 보면서 내가 울었지 뭔가ㅠ.ㅠ  
(언니가 내 카드로 병원비를 확 긁어버려서 화들짝 놀람....;;;) 

그런데 레베카의 총 빚이 우리 돈으로 약 천만 원 돈으로 계산됐는데 내가 제대로 계산을 한 건지 모르겠다. 

쇼퍼홀릭이란 이름을 붙이기엔 액수가 좀 약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너무한 건가?

영화는 그렇게 혹평 들을 만큼 나쁘지 않다. 다만, 영화 속 모습은 어디까지나 환상이라는 것 제대로 알고 봐야 한다. 저렇게 살다가는 제 인생뿐 아니라 다른 사람 인생도 잡아 먹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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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4-25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쇼퍼홀릭에게, 그러니까 빚쟁이에 쫓겨 여기저기 도망다니는 그녀에게
어떻게 그런 훈남 남친이 존재한단 말입니까! 아니, 그건 그렇다치고,
그런 훈남이 어떻게 존재 자체가 가능해요?

잘생기고 명문가에 돈 캡 많고 능력도 있으며 진심으로 여자를 사랑하기까지 하는!!!!

마노아 2009-04-25 16:05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 여자도 말이 안 되고, 그 남자도 말이 안 되고... 어엉, 영화도 너무 영화같았어요ㅠ.ㅠ
 
그랜 토리노 - Gran Tor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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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국전에 참전했었던 월터 코왈스키.  자식과 이웃과도 거의 단절된 채로 살아오던 그는 아내의 장례씩 때에나 성당을 찾는, 아주 완고한 성격의 사나이다.  아내는 죽으면서 신부님께 남편의 참회를 이끌어줄 것을 당부하였고, 27살의 신참내기 신부님은 무척 애를 쓰며 월터를 설득하지만 월터는 고해성사 자체를 거부한다.  

집 앞에는 언제나 성조기가 펄럭이고, 포드사에서 내내 일했던 그는 자동차 세일즈를 하는 큰 아들이 일본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불만스럽게 여긴다. 이웃집에 이사 온 동양인 가족들을 보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때로 욕도 하고 침도 뱉어버리는 이 꼬장꼬장한 사내.  

 

그에게는 멋드러진 자동차가 한 대 있는데, 1972년에 직접 조립한 후 관리 상태 완벽한 '그랜토리노'가 그것이다. 철없는 손녀 딸도 탐을 내고, 오랜 동네 지기 이발사도 탐내 하고, 동네 갱들도 눈독 들여 마지 않는 그런 자동차다.  

옆집에 사는 몽족 아이 타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황하는 이 아이에게 친족이기도 한 몽 갱단이 접근하고, 그들의 강요에 의해 타오는 그랜토리노를 훔치려고 시도하다가 실패를 하고 만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타오의 누나 수와 월터는 말이 통하는 친구 사이가 되고, 타오도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보상하려고 애쓰면서 월터는 이들 가족과 점차 가까워지고 만다.  



언제나 집 앞 의자에 앉아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인상을 찡그리는 게 대부부이었던 무료한 사내에게 시끌벅적한 이웃들의 출몰(!)은 꽤나 고역이었지만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처음엔 고마움의 표시로 음식을 들고 오고 꽃을 들고 오는 그들의 성의가 짜증이 나 모두 갖다 버리던 그였지만, 이웃의 바베큐 잔치 때에는 초대를 기꺼이 받아들여 함께 음식을 나누기도 하였다.(때마침 그의 생일 날이었다.) 

왜 저렇게 꽃을 들고 오나 궁금했는데, 아마 저들은 꽃 흐멍 족으로 보인다. 베트남과 중국의 국경 사이의 산악 지대엔 소수민족이 많이 사는데, 그 중 '꽃 흐멍 족'이 있다. (꼭 그들이 아니더라도 베트남 사람들이 꽃을 많이 좋아한다.) 



(작품 속에서 수가 전통 복장으로 딱 한 번 출연하는데 분위기가 비슷한가? 좀 다르긴 하다. 저건 평상복이고 일할 때 입는 옷인지라...) 

월터는 자식들과도 부드럽게 대화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신부님께도 으르렁대기 일쑤였지만, 그의 속내에는 남들에게 밝힐 수 없는 상처가 있었다. 그건 한국전 때 참전해서 사람을 죽였고, 혼자 살아 돌아온 공로로 훈장까지 받은 젊은 날의 기억 때문이었다. 전시 상황이었고, 총을 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테지만, 내 탓이 아니었다는 항변만으로는 사람을 죽였던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고해성사'라는 것을 빌미로 자유로워지고 싶은 유혹이 없을 리 없었을 텐데도 그는 혼자 괴로워하고 고독하게 살며 자신과 싸우는 방법을 줄곧 고수했다. 아내는 그의 외로운 싸움을 알아준 유일한 사람이었지만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었고, 아마 자식들은 그에게 그런 상흔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늘 버럭대기 일쑤인 그의 탓이기도 했고, 뭔가 얻어갈 것 외에는 관심 없는 자식들 탓이기도 했다. 그렇게 뭔가 맞지 않아 늘 삐걱거리던 이 사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가 경멸해 마지 않던 타 인종 가족 덕분에.  




사실, 그는 말은 거칠게 했어도 이웃에 피해를 주는 사람이 아니었고,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곤 하던 사람이었다. 타오와 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갱들에게 희롱당하는 수를 구해주었고, 타오가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고 이끌어주던 월터.  

그렇지만 그들의 평화로울 수도 있었던 일상들은 갱과의 마찰로 인해 모조리 깨져버리고 만다. 당장 복수하겠다고 날뛰는 타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수. 월터 역시 분노한다. 그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차분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기는 너무도 훌륭했다. 뿐인가. 연출도 흠잡을 데가 없어 보였다. 작품은 소소하게 웃으면서 유쾌하고 진지하게 진행되어 갔는데, 갱과의 극단적인 대립 이후 긴장감을 제대로 조성한다. 여전히 농담을 하고 여유롭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 웃음 뒤에 벌어질 미지의 사건을 예상하며 관객들은 영화에 잔뜩 집중하게 된다.  

월터가 마지막에 보여준 선택과 헌신, 그리고 복수와 선물에 대해서 관객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나로서는 몹시 마음에 드는 엔딩이었지만, 같이 본 친구는 불편해 했다. 이해한다. 친구는 남겨진 가족은 어쩌냔 말을 했지만... 글쎄, 월터의 피붙이들이 아버지의 선택에 대해서 어떤 트라우마를 가질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그건 월터 자신도 알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뿌린 씨앗이기도 했기에 원망도 없었을 테고. 

그러나 이웃들은 좀 다를 것이다. 아침에 마주치면 하루종일 재수 없을 것 같은 노인네였지만, 속 사람은 무척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모두 알 것이다.  

몽 부족의 제사장은 그가 존경받지 못하고 외로울 사람이라고 말을 했지만, 인생 마지막의 그는 외롭지도 않았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선물해 주었다. 그의 장례식에는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복수가 통쾌했다. 평생을 괴롭혔던 한국전 참전의 그림자를 지고 살았던 사람. 쉽게 죄책감을 벗으려고 하지 않았던 그 사람. 그 사람의 판단이기에 더더욱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 아프지만, 타오와 수의 남은 인생에서 그는 결코 '고통'으로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는 깨달을 만큼 그 친구들이 단단하고 현명하다고 믿는다.  

영화의 엔딩에서 나오는 노래가 너무 근사했다. 음악 작업을 큰 아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감독이 직접 노래도 불렀던가? 작은 아들이 출연한 것으로 아는데 무슨 역할인지는 모르겠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마지막 주연 작품이라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나저나 감독으로서의 그는 곧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차기 작품은 넬슨 만델라 이야기라고 한다. 모건 프리먼과 멧 데이먼 주연이라고 하는데, 몹시 기대가 되고 있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섹시하다'는 것은 나이와는 절대 무관하다. 이 할아버지가 제대로 입증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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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3-2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설마 설마 했는데, 영화이긴 하지만 그의 결정을 존중해요. 어떻게 만났느냐 보다 어떻게 헤어지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으니까요. 자식들이라곤 아버지의 유산에만 관심이 있고 유언을 읽을 때도 그랜토리노가 손녀에게 갈 줄 알고 기대하던 그 얼굴은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이라곤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었죠.

마노아 2009-03-29 23:11   좋아요 0 | URL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 지 몹시 기대가 되고 걱정이 되었어요. 아플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아픔이 애석하지 않을 만큼 시원한 느낌을 주었어요. 어떻게 헤어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해요. 유언장 공개할 때 월터의 대사는 좀 더 거칠 것 같았는데 번역을 그렇게 해서인지 생각보다 점잖더라구요. 그 손녀 딸은 좀 때려주고 싶더군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 The R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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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다섯의 소년과 서른 여섯의 그녀가 만나 사랑했다. 소년은 책을 읽어주었고, 그녀는 그 울림을 들으며 울기도 했고 화도 냈으며 감동도 받았다. 알고 있는 건 서로의 이름 정도뿐. 더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었는데, 그녀가 사라졌다. 어느 날 갑자기.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제는 법대생이 된  소년은 그녀를 다시 만난다. 법정의 피고인이 되어버린 그녀를. 

사실 영화는, 또 원작은, 여기서부터 제대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가 왜 갑자기 사라져버렸는지, 그녀의 완고한 표정들이 모두 여기서 설명된다. 그녀가 감추고 싶어했던 비밀, 그리고 그녀의 족쇄가 되어버린 그 비밀 한 자락.   

 



그녀는 글을 읽을 줄 몰랐다. 문맹. 가장 감추고 싶었던 그 사실이 그녀를 세상 밖으로 발가벗겨 내쫓는 구실을 한다.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 회사에서의 보장된 승진을 포기하고 아우슈비츠의 감시원으로 취직했던 그녀. 전쟁이 끝나고 전차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역시나 사무직으로 승진이 예정되자 가차 없이 직장도 버리고 사랑했던 소년도 버리고 떠났던 그녀. 그랬던 그녀가 법정에서 문맹 사실을 감추기 위해 모든 죄를 홀로 뒤집어 쓰고 무기징역 형을 받는다.  

이제는 청년이 된 꼬마는, 혼란스럽다. 그가 배운, 그가 알고 있는 '정의'대로라면 그녀의 진실을 밝혀야 했다. 그녀의 죄과가 없어지진 않더라도 홀로 다 지고 가는 것은 옳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지언정 밝히고 싶지 않아하는 그 마음을 그만이 알고 있다. 감당하기 힘든 그 사실 앞에 그는 얼마나 좌절하고 번민했던가. 

그녀, 한나가 그랬다. 폭격을 맞은 교회 안에는 300명의 포로가 갇혀 있었고, 감시원은 6명이었다. 불이 났고, 온통 아비규환으로 변해버린 그 현장에서, 그녀와 다른 감시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했다. 달리 무얼 어떻게 해야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자신들의 임무는 완수했지만, 인륜은 저버렸다. 전쟁이 온 세상을 덮었던 그 시절에, 그녀같이 혼란스러운 판단을 내려야 했던 무수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결정을, 혹은 침묵을 책임지며 살진 않았다. 대표 희생양 하나 내세워 가차 없이 돌을 던지고, 그 뒤에 숨어 지냈던 사람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처럼 배우지 못했던,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사람도 있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복역을 했던 그녀. 가석방 일주일을 앞두고 재회한 자리에서, 꼬마였던 중년 신사는 묻는다. 감옥에서 무얼 배웠냐고. 무엇을 깨우쳤냐고. 그녀는 말한다. 글을 깨우쳤다고.  

그는 그녀가 과거와의 반성과 화해, 사죄를 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게 중요했다. 그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따뜻한 온정을 기다렸다. 그의 답장을 받기 위해서 그가 녹음해준 테잎을 들으며 책을 읽고 그것으로 글을 깨우쳤다. 수십 년 만에 만난 그 자리에서,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을 기대했다.  

글을 배우지 못해 온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그녀를, 법대를 나와 변호사가 되어버린 많이 배운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늘 그녀가 밟히고 마음에 얹혀 있었지만,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그도 알지 못했다. 그녀가 그때 그 불타버린 교회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몰랐던 것처럼.  

서로가 인생의 혼돈 속에서 흔들렸지만 두 사람의 반응은 무척이나 달랐다. 그녀는 큰 죄를 저질렀지만, 그 죄에 대해서 변명하지 않았고 남의 뒤에 숨지 않았다. 죽은 사람은 살아 돌아오지 않지만, 살아있는 그녀는 살아서 그 업을 감당하려고 노력했다. 허리를 펴고 두 눈에 꼿꼿이 힘을 주고 당당히.  

그는, 도망쳤다. 결혼했지만 금방 이혼했고, 자식뿐 아니라 다른 가족과도 마음을 나누지 못했다. 그녀를 위해서 책을 읽고 그것을 녹음해서 보내었지만, 결정적 마음 한자락을 더 싣지 못했다. 그녀가 평생에 걸쳐서 숙명처럼 지고 살았던 죄짐을, 이젠 그가 지고 갈 차례다. 이제껏 무거웠던 그 마음에 그녀의 상처입은 마음까지 더 얹어서. 

책과 영화는 사소한 설정들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무시해도 좋을 차이들이었지만, 마지막에 그녀가 꼬마에게 남긴 메시지는 아쉬운 대목이다. 원작에서 그녀는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다. 남기지 않음으로써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주었는데, 영화는 '따뜻한' 한나로 그녀를 남겨둔다. 그리고 한나가 과거와의 매듭을 풀지 못했다고 여겼던 그가 이제는 매듭을 풀기 위해 딸에게 그녀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너무 친절하려고 해서 원작의 맛과 영화적 멋이 오히려 감소한 게 아닐까 싶다.  

사족 1. 32살 때부터 랄프 파인즈가 나오는데, 어린 딸과 함께 있으니 마치 손녀 딸을 보는 기분이었다.  

사족 2.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는데, 예순 넘어서의 외모는 보여줬어도 목소리는 지나치게 젊었었다. 그래서 문득, '불멸의 이순신' 때 김명민 씨가 얼마나 연기를 잘 했는지 새삼 사무치기도. 

사족 3. 이 영화에서 올 누드, 나신~ 이런 단어들은 불필요한 것들인데, 영화의 포스터는 뭔가 관음증적 냄새가 나는 은밀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불만이다. 

사족 4. 남주인공 이름 '마이클'은 너무 미국적인 느낌이 아닌가? 원래 이름 미하엘과는 발음 차이겠지만, 그 이름이 주는 분위기 차이가 크다.

사족 5. 별점 다섯을 충분히 줄 만큼 좋았지만, 그래도 나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보다, 더 리더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더 좋았다. 그리고 '더 리더'라는 제목보단 '책 읽어주는 남자'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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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3-24 0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과 영화를 모두 보셨군요 ^^
말씀대로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제목도 느낌이 괜찮은데 말예요. 아마 비슷한 다른 제목들이 꽤 있어서 '더 리더'라고 했을까요?
원작 이름은 '마이클'이 아니었나보네요.

마노아 2009-03-24 11:11   좋아요 0 | URL
원작 이름이 '미하엘'이니까 그걸 미국식 발음으로 하면 '마이클'이 되겠네요. 맞나요?
그런데 미하엘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이클로 부르는 것은 느낌 차이가 커요.
근래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은 원작 제목을 그대로 따올 때가 많아요. 그래서 온통 영어 제목을 한글로 발음한 제목들이 난무하지요. 예전에는 제목을 표현하는 것에서 있어서도 좀 창의력을 발휘했는데 말이에요.^^

아키타이프 2009-03-2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벤자민은 너무 길어서 상영 하는 내내 두번이나 화장실을 들락 거린다고(자리가 또 중앙인지라) 주위 사람들한테 미안하기도 했고, 집중하지 못한 경우라 날림 감상이라 그런지 크게 와 닿지 못하더라구요.

남주 이름이 책이랑 영화랑 다른게 맞군요. 전 책을 나중에 본 경우라 책을 읽으면서 남주 이름이 낯설다고 느꼈는데 영화의 각색 작업으로 인해서 바뀐게 맞군요.

포스터의 야한 카피는 아무래도 임팩트 강한 부분이 性/폭력/실화...이런쪽이다 보니 관객 끌려는 수단이라 봐서 그냥 넘어간답니다. 영화 하얀궁전 한국판 포스터도 야하게만 나왔었는데 일본판 포스터는 그야말로 멜로적이라서 한동안 제 바탕화면으로 깔아둘 만큼 좋아했지요.

마노아 2009-03-24 11:28   좋아요 0 | URL
벤자민은 거의 3시간 육박이라서 시작 전에 음료수도 자제했어요. 보다가 화장실 가면 흥이 깨지잖아요. 어휴, 근데 두번이나 다녀오셨군요. 예전에 반지의 제왕 2편 보면서 저도 중간에 화장실 갔답니다. 두번째 관람이었기에 다행히 놓친 부분은 없었어요.^^
미하엘을 마이클로 바꾼 건데, 같은 이름이 발음 때문에 느낌이 확 변하잖아요. 영어 대사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름은 좀 냅두지 그랬나 싶어요.
하얀 궁전은 처음 들어봐요. 포스터 급 궁금해집니다. 바탕화면으로까지 사용되었다니 더 궁금해요. 검색해봐야겠어요.6^^

무스탕 2009-03-24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정말 이 영화 볼거에요. 책도 샀지만, 아직 책은 들춰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영화는 꼭 볼거에요.
엉엉엉.. 요즘 정말 어여 일이 끝나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니까요.. ㅠ.ㅠ

마노아 2009-03-24 23:18   좋아요 0 | URL
아아, 무스탕님의 바쁜 기운이 저한테도 전해져요. 일 끝나고 할 일 머릿 속에 리스트 작성하셔요. 더 리더도 꼭 보시구요. 화이팅팅팅!!!

순오기 2009-03-26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어제 왔고요, 영화는 곧 봐야지요. 3월엔 아직 영화 한편도 안 보고 뭘했나 몰라요.ㅜㅜ

마노아 2009-03-26 21:37   좋아요 0 | URL
학교에 적을 둔 사람들은 3월이 가장 바쁘잖아요.^^
한숨 돌릴 때 이 영화 즐겁게 감상하셔요~ ^^
 
슬럼독 밀리어네어 - Slumdog Millionair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원작 소설을 읽은 것이 2년 전이었던가? 무척 재밌었고 인상깊었던 책인데, 영화로 만들어지면 화려하게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아카데미 작품상이라는 거대한 타이틀까지 함께 달고. 

궁금했었다. 소설을 어떻게 옮겼을 지, 소설과는 다른 어떤 매력을 보여줄 것인지.  게다가 대니 보일 감독이니까 더 기대가 되었다.  

원작 소설의 주인공은 퀴즈쇼에서 12개의 문제를 푼다. 그 12개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그의 인생 여정에 있었고, 그 사이사이 그의 절친한 친구 살림과 좋아했던 여자 아이 니타가 들어가 있었다.  

영화는 좀 다르게 갔다. 당연하다. 12개의 문제마다 들어 있는 에피소드를 어찌 2시간 동안에 다 풀어낼까. 풀어낼 수 있다 하더라도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관객이 먼저 지루해할 테니까.  

주인공의 친구 살림은 형 살림으로, 이웃집 여자 아이 니타는 평생 동안 그리워하고 애타게 찾아 헤맨 라티카로.  

몇몇 에피소드는 닮아 있었지만, 대개의 에피소드는 바뀌어 있었다. 전혀 다른 분위기는 아니지만 대니 보일의 색깔을 입혀서. 헐리우드 식으로. 

그게 나빴냐 하면, 그렇지 않았다. 원작에서 보여준 각 에피소드에 녹아있는 인도의 현실과 인도인의 삶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지만, 멜로를 부각시켜서 주인공의 절박한 심정과 이겨야 하는 당위성을 높여주었다.  

그런데 원작에선 10억 루피였는데, 영화에선 2천만 루피로 깎였다.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아닌가. 검색해 보니 우리 돈으로 6억원이라고 하는데, 그럼 원작대로 10억 루피였으면 우리 돈 300억인가? 어휴, 백만장자가 아니라 억만장자였구나! 

방청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문제를 풀 때마다 극적 긴장감이 고조된다. 거기엔 사회자의 말솜씨가 한 몫했는데, 이 사람은 인도 배우일까? 피부색이 너무 하얘서 긴가민가 했다.  

화장실에서 그가 일러준 답을 자말이 받아들일 것인지 버릴 것인지를 두고 무척 긴장감을 조성했다. 자말이 답을 내자, 일그러지는 사회자의 얼굴. 하핫, 쌤통이다. (-_-;;;) 

원작에서는 첫 회 출연자가 주인공이었는데, 영화에서는 엄청난 인기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이 꽤 나오는 TV 쇼로 설정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로또에 매달리듯이, 저 퀴즈 쇼에 열광하는 이유는, 인도인이 아니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영화 초반에 인도의 빈민가를 빠르게 보여주는 카메라는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한숨을 쉬자면 끝없을 그 슬럼가를 빠른 음악과 코믹한 장면으로 감독은 빠르게 지나쳤다. 역시, 현명한 선택이다.  

주인공 자말과 형 살림, 그리고 여주인공 라티카는 모두 세 사람의 배우가 나온다. 어린 아이, 조금 자란 아이, 그리고 성장한 청년까지.  

이렇게 귀여웠던 아이들이 금세 자라서 키가 훌쩍 커버린 자말이 되고, 인상 험한 살림이 되어버렸다.  

에피소드 중에 인도의 참모습을 보고 싶다는 미국 여행객들을 가이드 하는 동안 빈민가 아이들이 차를 터는 장면이 있었다. 때마침 나타난 경찰에게 구타 당하는 아이. 오히려 도난을 당한 관광객이 뇌물을 주고 뜯어 말려야 했는데, 이렇게 도둑이 들끓고 경찰이 구타를 하는 것이 인도의 참모습이었다면, 돈으로 사건을 무마시키는 것이 미국의 참모습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재밌고 아팠다. 어린 아이가 보살핌 대신 돈을 벌며 험하게 내쳐지는 모습에 마음 아파한 그 관광객의 마음은 진심이었을 것이고, 그런 부분도 물론 미국의 한 모습일 테지만. 

 

주인공의 키가 껑충하다 여겼는데 무려 187이라고 한다. 

스무 살의 이 청년은 눈이 맑고 표정이 참 순수했는데 이 캐릭터에 딱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  

동전을 던지는 습관이 빠진 게 아쉬웠는데 그 에피소드를 살리지 않았으니 필요 없는 곁가지였을 것이다.  

모든 영화나 드라마 등등에서 '첫사랑'을 늘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이 다소 불만스럽긴 하지만, 그만큼 애틋한 이유를 찾기도 어려우니, 딴지를 걸 필요는 없겠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끝내 서로의 손을 잡았으니 축하를 하면 그 뿐. 

이 장면에서 여주인공의 얼굴에 원래 흉터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진에는 없다. 연습 장면인가???? 

개인적으로는 여주인공은 두번째 버전의 소녀가 제일 예뻤다. 호호홋! 

남주인공은 첫번째 버전의 어린 꼬마가 제일 귀여웠고. 

영화가 끝나면 관객에게 주는 선물처럼 출연진이 모두 다 나와서 함께 노래하며 춤추는 장면이 있다. 실컷 헐리우드 영화처럼 진행하다가, 그래도 여긴 인도고, 인도 사람들이 주인공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인도식의 급 마무리였다. 

그게 나빴냐고? 전혀 아니다. 뜬금 없긴 했지만 유쾌했고 즐거웠다. 그것까지 다 보고 나가야 영화를 다 보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다음 주 월요일, '더 리더' 시사회에 당첨되었다. 아직 보지 못했지만, 짐작에 이 작품보다 더 잘 만들었을 것 같은데 아카데미가 이 작품에 더 손을 들어준 까닭이 궁금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알 수 있을까? 아무튼, 월요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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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3-2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영화를 통 못본것 같아서 내일 혼자 나가서 살랑살랑 보고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예매할까 하다가 책도 안읽어서 그냥 그랜토리노 예매했어요. 이 영화는 책으로 먼저 보고 싶거든요, 라고 말하면서 책도 아직 안산 1人

안자고 뭐해요, 마노아님?

저 졸려요. 아웅.

마노아 2009-03-21 23:58   좋아요 0 | URL
그랜토리노 궁금해요! 오늘은 심각한 건 보고 싶지 않아서 가벼운 영화로 골랐어요. 잠 자려면 아직 3시간은 더 있어야 해요. 지금은 만화책 보고 있어요. 아주 유능한 악마가 집사로 일하고 있는 '흑집사'랍니다. 세바스찬을 다락방님께도 보여드리고 싶군요. 호홋, 굿나잇이에요~^^

비로그인 2009-03-22 01:24   좋아요 0 | URL
그랜토리노 좋아요. 주관적 의견이긴 하지만 후회 없으실듯해요.

마노아 2009-03-22 01:39   좋아요 0 | URL
오, 다락방님에 이어 저도 꼭 보겠사와요!

다락방 2009-03-22 20:12   좋아요 0 | URL
그랜토리노 보고 울었어요 ㅠㅠ

혼자 앉아서 눈물 흘리고 손수건도 없이 그냥 얼굴을 벅벅 닦았어요.

마노아 2009-03-22 21:45   좋아요 0 | URL
저도 손수건을 준비해 갈게요. 울어서 피곤하시겠어요. 오늘은 일찍 자요...

건조기후 2009-03-2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어기, 주인공의 친구 살림은 형 살림으로.. 살림을 합친거냐고 이상하다며 혼자;; 아하하;
한때 난독증이 아닌가 싶은 현상들 때문에 거의 죽고싶을만큼 괴로웠던 적이 있는데.. 순간적으로 또 움찔했어요ㅋ;
대체 정신줄은 왜 이렇게 잘 놔버리는지.

마노아 2009-03-22 21:46   좋아요 0 | URL
전 시력교정술 받은 이후로 집중력이 더 약해져서 멍해질 때가 많아요.
우웅... 우리 정신줄 꼭 잡아요!

프레이야 2009-03-22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더 리더 시사회 당첨 축하해용~
이 영화도 봐야하는데..^^

마노아 2009-03-22 21:46   좋아요 0 | URL
근데 같이 갈 사람이 없는 거 있죠. 흑...ㅠ.ㅠ

아키타이프 2009-03-22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하게 얘기해서 전 이 영화의 오프닝 때 보기1,2,3,4 나오는 부분과 엔딩크레딧이 좋았어요.
초중반까지 살짝 지루했거든요. 엔딩크레딧 때 마치 뮤지컬영화 처럼 인도식으로 마무리해서 좋더라구요.
그리고 영화라서 가능하다는 말이 시크하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꽤 귀엽게 느껴지더라구요.
사람들은 아닌척 하지만 영화 같은 인생을 원하잖아요^^

그랜토리노는 삽입 된 곡이 좋았어요.
뭐랄까...저에게는 썩 와닿지 않은 영화인데 음악 때문에 끝까지 보게 됐다고 할까요.
동양인으로 나온 애들이 너무 연기를 연기답게 하더라구요;;(칭찬 아님)

다들 좋은 영화라는데 저는 음악 빼고는 그다지...
저는 클린트 할배 영화 중에 (감독작으로) 퍼펙트월드가 가장 좋았어요.
안 보셨으면 추천할게요.

마노아 2009-03-22 21:50   좋아요 0 | URL
아, 그 얘기 빼먹었구나. 저도 오프닝과 엔딩의 연결이 좋았어요.
정말 '운명적인' 이야기를 했잖아요.
영화같은 인생이라니.. 워낙 삶이 드라마틱해서 해피엔딩이 아니라면 영화같은 삶보다 평범해도 지루한 삶이 나을 것 같아요..;;;;
퍼펙트 월드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작품이었군요! 영화 내용은 대강 아는데 보진 못했어요.
무척 감동적인 엔딩으로 유명하잖아요.
그랜토리노에 나온 아그들이 연기를 연기답게 했군요. 으하핫, 보지도 않고 막 웃겨요.^^ㅎㅎㅎ
그래도 일단은 궁금합니다. 보고 나면 할 얘기가 더 많을 것 같아요.
퍼펙트 월드 추천 감사해요. 이것도 꼭 기억해 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