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락사스님과 엘신님의 바통을 이어 받아..... 쿨럭...;;;;;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 최근 맘 고생이 심했는데 이틀 전 산타를 만나서 지금은 아주 좋습니다. ^^


독서 좋아하시는 지요?

- 좋아합니다.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 얻어가는 게 아주 많습니다.  재미와 감동, 교훈, 지적 욕망까지 두루두루...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달마다 편차가 큽니다.  동화책을 많이 읽게 되면 권수가 팍팍 늘어나게 되지요.  2007년에는 121권을 읽었습니다.   이 중 동화책이 76권을 차지했네요.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 최근엔 동화책을 많이 읽고 있지만, 제외한다면 소설, 역사책, 만화책을 두루 봅니다.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보약.  섭취해 두면 영양가가 고루 미친다.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균형을 맞춰가는 행위.  자아의 균형, 사고의 균형, 마음의 균형.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독서 자체를 부담스러운 '공부'로 여기는 인식이 강한듯 합니다.  특히 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기에 자라고 나서도 독서를 잘 하지 않는 듯 보입니다.  근래에는 '논술'을 강조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더더욱 '독서'를 부담스러운 숙제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책을 하나만 추천 하시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천자의 나라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참 좋은데, 많이 읽혀지지 않고 묻혀진 게 억울하여서.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 책 이상의 예술이라고 여겨요.  물론 9번째 예술이라고 명명되어 있지만요. ^^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 비슷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동화책이 문학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를 다 통째로 묶으면 문학과 비문학이 비슷할 듯 합니다.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제가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훌륭한 작품이 많은데도 '소비문학'이라고 불려진다니 애석합니다.  '생산문학'은 어떤 것일까요???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한 적은 있습니다.  완결은 못했습니다..;;;;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 내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 넘버 4중에 두 가지가 글을 쓰고 독자를 얻었을 때였습니다.  짜릿함을 넘어 감동 그 자체였지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 박민규, 김훈, 파울로 코엘료, 김혜린, 김진, 황미나, 박희정, 한승원, 이시영, 타무라 유미, 시미즈 레이코 등등...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 납기일(?)을 지켜주세요.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아직 안 쓰신 분을 찾는 게 너무 힘들어요...(>_<)

딸기님, 이매지님, 멜기세덱님, 스텔라님, marine님, 뷰리풀 말미잘님 부탁해요!!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꼬 2007-05-09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연재 소설? 어디요? (그리고 독자는 지금 너무 많으시잖아요!) 납기일 발언에 저도 한표요!

마노아 2007-05-09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재 소설'이라고 말하기엔 민망하구요. 아무튼 뭔가 썼었어요^^;;;

antitheme 2007-05-09 0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참 위즈덤 후기 사진중에 아프님 바로 앞의 사진이 혹 님이신가요?

홍수맘 2007-05-09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인터넷 소설을 보고 싶어요. 보여주세요~.
보여줘!, 보여쭤!, 보여주라~. 짐 저 떼 써용~. ^ ^.
참, <천자의 나라>를 찾아봐야겠어요.

마노아 2007-05-0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티테마님, 위즈덤하우스에 가보았지만 사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거기 미로예요..;;;;;
홍수맘님, 챙피해서 못 보여드리겠어요(>_<) 천자의 나라는 수작이에요^^

마늘빵 2007-05-09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위즈덤후기사진이 어디에 있는겁니까. -_- 나도 못찾았는데.
마노아님 숙제 잘 하셨어요. 슥삭슥삭.

마노아 2007-05-0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근데 저 슥삭슥삭은 뭐죠? 칼 가는 소리인가요? @.@;;;;;

프레이야 2007-05-09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도 그 후기 사진 보고싶어요.^^

마노아 2007-05-09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사진이 어디 있는지 못 찾았어요. 그날 상태 안 좋았는데.... 쿨럭...;;;;
속삭이신 님, 빙고^^ㅎㅎㅎ

antitheme 2007-05-0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가단 북로그 좌측메뉴 윗쪽 예벗공지를 클릭하시면 젤 먼저 나오는 게 행사 사진이네요.

무스탕 2007-05-0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가지 요구사항이 돌출되었습니다.
후기사진도 궁금하고 연재소설도 궁금합니다. 워쩔것인감요? ^^

stella.K 2007-05-09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큭! 고마워요. 그래도 마노아님 뿐이 없으시군요. 이거 솔직히 말하면 저 안 불러 줘서 '그들의 놀이'라고 생각했는데...(아, 속 보인다>.<;;) 조만간 저도 이 놀이에 참여해 보도록 해 보겠슴다.^^
근데 마노아님 소설도 쓰셨구나. 궁금하넹...

비로그인 2007-05-0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핫. '납기일을 지켜주세요'.....

마노아 2007-05-0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티테마님, 말씀하신 대로 찾아가 보았지만 못 찾았어요..;;; 걍 사진을 올려주시지요^^;;;
무스탕님, 후기 사진 저도 아직 못 보았어요. 연재소설은 '소설'이라 부르기 민망하와 패쓰~~!
스텔라님, 보통 '습작'이라고 부르죠. 그것도 미완이라니..ㅠ.ㅠ
님의 문답이 궁금해요^^
엘신님, 님도 납기일을 지켜주세요. 뭔가 나올 게 있지 않습니까^^

비로그인 2007-05-09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긁적. ( =_=))

마노아 2007-05-09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웬 딴청? ^^

2007-05-09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05-0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드디어 찾았어요. 아까도 그렇게 들어갔는데 왜 글이 없었지? 이상타..ㅠ.ㅠ
암튼 덕분에 보게 되었네요. 감사해요. 역시 사진은....OTL이에요ㅠ.ㅠ
 
 전출처 : 느티나무 > '노동절'과 '근로자의 날'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4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메일은 회원님 모두에게 올리는 전체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배넷아이 운영자입니다.

회원님들 모두 안녕하시고 건강하시지요?

벌써 벚꽃과 진달래가 저물기 시작하던데 가까운 공원에라도 다녀오셨는지요.

저는 운 좋게도 집 가까운 곳에 꽤 큰 공원이 있어 가능한 매주 한 번 정도는

큰 놈, 작은 놈 둘을 앞세우고 아내와 함께 긴 공원길을 산책합니다.

아이들이 더 크게 자라면 저와 있기보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있기를 바라겠지요.

저와 산책하기 보다는 친구와 재잘대며, 또는 이성과 산책하기를 더 원하겠지요.

그래서 더 자라기 전에 조금이라도 많은 시간을 같이 하려고,

훌쩍 커 버리기 전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주고, 제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려고 바빠도, 피곤해도 틈을 내어 산책하는 시간을 만듭니다.

다행히 아직은 아이들이 좋아라 하네요.

아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봄날의 싹처럼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큰애의 키가 어느새 엄마만큼 커진 걸 보니,

작은 애의 말투가 어느 틈에 저와 닮아 있는 걸 보니 조금은 조바심이 생깁니다.

생각보다 더 빨리 자라고, 마음보다 더 많이 변해가는 아이를 보며 말입니다.

더 자라 몸과 마음이 다른 관심거리로 옮겨 가기 전에 아비의 마음을,

아비의 바램을 원하는 만큼 전해줄 수 있을지 염려되기도 합니다.


참, 산책길에서 작은 녀석이 꽃나무에 귀를 대고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더군요.

서로 먼저 피려고, 제일 예쁘게 피려고 다투는 소리가 난답니다. 그리고 자기는

싹이 돋는 소리, 새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가 제일 듣기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싫은 소리는?”하고 물었지요.

잠시 생각하다 “꽃이 떨어질 때 나는 소리가 제일 슬퍼요!” 라고 하더군요.

아마 산책로 주변의 시든 벚꽃을 보고 얼른 생각해낸 말 같았습니다.

“왜?, 그게 어떤 소린데?”

“예쁘게 피려고 1년 동안 얼굴에 화장하고 기다렸는데, 이렇게 빨리 시드니까

너무 슬퍼서 엉엉하고 우는 거예요. 아빠는 그 소리가 안 들리세요?”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한 것 같았습니다.

꽃을 피우기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지는 건 한 순간이니까요.

아이의 그 말 한마디 때문에 걸으며 제법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긴 시간을 함께 한 우리 아이들도 어느 한 순간에 부모 곁을 떠나겠지요.


벚꽃이 지고 진달래가 시들어도 철쭉과 영산홍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입니다.

할 일이 많아도, 조금 지치고 번거로워도 아이와 함께 봄나들이 다녀오세요.

‘나중에’ 하며 미룰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기다려’ 해도 기다려 주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때를 놓치면 영원히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이가 아이일 때 함께 하는 추억입니다.

봄이 다 가기 전에, 아이가 훌쩍 자라 제 큰 딸처럼 어른을 닮기 전에

추억을 만들어 마음속에 담아 두세요.

행복을 만들어 아이 가슴 속에 담아 주세요.


큰 딸에게도 제가 물었습니다.

“너는 어떤 소리가 제일 듣기 좋아?”

“헤~, 나는 아빠 주머니에서 돈 떨어질 때 나는 땡그랑~ 소리가 제일 좋아!”

^ㅇ^;

안으려 해도 이제는 징그럽다고 실실 웃으며 등을 돌리는 큰 애를 보며,

함께 놀자고 해도 숙제가 많다느니, 친구랑 약속이 있다느니 하며 뒤로 빠지는

큰 아이를 보며 ‘지금 만큼 자라기 전에 실컷 안아보고 원 없이 놀아 볼 걸’하는

아쉬움에 멎자 적어 보았습니다.


간혹 ‘유용한 정보나 보내지….’ 하시며 불쾌히 여기시는 회원님이 계셔서

이런 일상의 글로 안부 여쭙기가 조금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오늘도 두서없는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회원님 모두 건강하시고, 늘 화목하시기를 빌며 이만 안부 여쭙는 글을 마칩니다.


- 2007년 4월 22일 새벽에. 운영자 올림



새로운 콘텐츠 하나를 마무리 중에 있습니다.

아마 2~3일 뒤면 사이트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랑할 만큼 잘 만들지는 못했지만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 가져 보세요.


이번 주 25일(수)까지만 ‘동화 선물3’의 신청을 받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기간 내에 신청하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파란여우 > 미국산 쇠고기의 방문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왔다. 뼛조각이 발견되는 상자만 반송하겠다는 조건이었는데, 1차 검사 결과 전량 통과한 모양이다. 신문에서 발표한 대로라면 다음주 중에는 시중에 'Made in USA' 도장이 박힌 붉은 쇠고기가 동네 마트까지 진출해 있을 것이다. 그 전에 식품관련 업체에서 대형 트럭 몇 대분으로 공장 창고에 비축하는 일이 시행되겠다. 내가 친구와 절교 직전까지 관계를 악화하면서 반대한 한미 FTA는 솔직히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친구가 주장한 것은 이것을 기회로 삼아 다시 한 번 제2의 도약을 해야 한다는 말이었지만 내 주장은 다르다. 도약의 기회, 국민 소득 증대, 경제 발전 다 좋은데,


1)왜 이리 서둘러서 공청회 한 번 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며

2) 식량을 내주고 자동차를 얻어서 소득은 증대할지 몰라도 식량전쟁이 집문을 부수고 쳐들어오면 어떡할거냐, 그 땐 자동차의 엔진이나 문짝을 뜯어 찌개를 끓이고 삶아 먹어야 하는가?

3)그런고로 식량은 곧 주권이며 생존이다


라는 내 의견에 친구는 중상류층답게 이젠 한 국가의 고유 먹거리를 찬양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말로 일관했다. 말이 안되는게 1차 생산자인 농촌의 몰락을 눈앞에 두면서 수출로 먹고 사는 국가, 자동차 산업과 IT산업을 키워야 힘을 얻을 수 있는 세상, 식량은 이제 다국적 혼합체일 뿐이다. 라는 논리로 1차 생산자를 절망의 늪에 밀어 넣은 국가와 전형적인 도시 중상류층인 내 친구의 '메트로폴리탄의 경제 원칙'이다. 농촌의 사망을 매일 접하는 이 땅에서 '농촌 구조 조정' 하는 발언을 하던 노무현 대통령과 '식량의 다국적화'라는 무서운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외치는 내 친구는 모두 이 땅의 사람들이다.

 

 

 

 

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지만 아무렇지 않게 '식량의 불가피한 다국적화 사업'을 주장한 친구에게 위의 책들을 권했다. 읽을 것인지 안 읽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중, [굶주리는 세계]와 [쌀과 민주주의]는 직접 사줬다. 그 친구가 내가 준 책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해도 최소한 제목만은 기억할 것이다. 제목을 기억하면 한번쯤은 자신의 풍요로운 밥상이 세상의 모든 밥상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언젠가는 깨달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우리는 폭력의 세기에 여전히 살고 있다. 그것도 밥상을 차리는 과정에서 폭력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거대 다국적 기업이 장악한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물 부족으로 몇 년간 신음을 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이 운영하는 초원위의 대규모 농장에서는 드넓은 초원 위로 스프링클러 수천 개가 물을 뿜으며 돌아간다. 케냐정부는 '국가의 경제발전, 국민의 소득증대 향상'을 위하여 다국적 기업과 손을 잡았다. 결과는, 가뭄과 식수 고갈이며 농촌의 몰락과 도시 서민의 영세민화가 누떼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다국적 기업화의 폐단을 케냐까지 가서 찾지 않아도 내 집 앞을 지나가는 곡물사료트럭에서 확인한다. 미국의 곡물회사 카길사의 사료트럭은 하루에도 너댓번은 동네를 왕복한다. 축협에서 지원하는 지역자체 곡물사료 공장이 있지만 카길사는 최저가 공급으로 영세 축산농가를 공략하고 있다. 사료가격은 축산농가의 이윤과 직결되는 문제다. 밥상을 차리는 쌀값의 영향관계와 동일하다. 내가 염소 농장을 집어치운 이유는 한마디로 완전 '개털'식의 대차대조표에 절망했기 때문인데, 여기서 한 가지를 공개한다. 그러니까 2년 전인 2005년 아직 직장인이던 시절에 퇴직 후 염소농장을 계획한 것은 염소공급가격이 지금처럼 바닥이 아니었다. 다 큰 염소일 경우 보통 마리당 20만원이던 시절, 그 이전에는 비정상적인 가격인 50만원까지 호가하던 시절이 있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20만원까진 아니었어도 15만원은 받았다. 큰 이익은 아니지만 손해 보는 장산 아니다. 그럭저럭 공과금 납부하고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사 먹는 수준은 된다. 큰 욕심 없이 안빈낙도로 살겠다고 호언장담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우리 집 염소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염소가격은 절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으며 드디어 절벽으로 나뒹굴었다. 보통 6개월 정도 성장한 염소가 7만원이라는 '껌 값'이 되고 말았다.


7만원이면 중상류층의 내 친구가 하룻저녁에 별 다섯 개 호텔에서 사 먹는 스테이크 한조각과 프랑스산 30년짜리 와인 한 병 값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나는 7만원을 손에 쥐기 위해 6개월 동안 염소 사료와 볏단을 사 먹이고,  팔이 떨어져 나가라 축사를 청소하고, 기생충 약과 설사약을 먹여야 한다. 6개월 동안 내 노동의 대가와 염소 한 마리의 생명가치를 합한 것이 7만원이다. 식량의 다국적화, 오픈아이즈(열린 눈)으로 세상을 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 친구가 백화점에서 50% 할인 가격으로 구입했다는 샤넬 투피스 한 벌 값의 1/10에 불과한 7만원. 나는 맑스 신봉주의자도 아니고 사회주의를 주창하는 좌파도 아니지만 인간의 삶은 '계급'으로 결정된다는 논리를 부정할 수 없다. 친구와 나는 '돈'으로 갈린 '계급'의 차이가 뚜렷하다. 그러나 이것은 나와 내 친구의 사적인 영역으로 그치지 않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발표되고 난 이후 한우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300만원 하던 송아지가 지금 150만원으로 떨어졌다. 더 떨어진다. 송아지 값의 하락은 축산농가의 감소를 불러 올 것이다. 사료 값은 결코 떨어지지 않을 테니 거미줄에 매달린 배고픈 거미의 심정으로 얼마나 더 많은 축산농가의 대출이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한우는 그동안 왜 고공행진을 했던가. 실질적으로 소득이 증가한 계층은 한우농가가 아닌 유통업자다. 그들이 1차 한우 생산자로부터 사들인 쇠고기를 최종 소비자의 시장바구니에 담길 때까지 중간에서 취한 엄청난 유통증가 비용은 200%에 달한다. 미안하지만 이것보다 적은 수치는 결코 아니다. 한우 농가는 축사에 소 숫자가 증가했지만 '6시 내 고향'에서 보여주는 잘살고 근심 걱정 없는 '박정희식의 농촌 쇼'에 유린당하고 있다. 농가의 어두운 얼굴은 텔레비전 화면에 등장할 수 없는 비인기종목이다. 그렇다면 왜 유통업자들은 중간에서 막대한 폭리를 취하는가. 그들의 이유를 들어보자. 유통관리비가 많이 든다. 는게 이유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몇 백%의 이윤을 취하면서 저 막연하고 모호한 설명을 이해하라는 말이다.


정부는 몰랐을까. 몰랐다면 귀먹고 눈 먼 정부이며, 알았다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자 범죄 방조죄가 성립된다. 국민의 목구멍에 밥숟가락 넘기는 일을 방해한 것이 범죄 아니면 무엇인가. 미국이 그토록 집요하게 쇠고기 문제에 집착한 것도 다 이 때문이다. 한우 가격이 비싸므로 싼 미국산 쇠고기로 공략하면 100% 시장 장악에 성공한다. 유통업자의 폭리와 정부의 무사 안일한 자세 앞에서 축산 농가의 미래는 더욱 장막이 짙어 보인다. 그동안 한우 유통가격을 조절하지 못하고 소비자에게 비싼 가격으로 공급했던 대가는 곧 한 폭의 잔인한 그림으로 펼쳐질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으면 된다고 단세포 발언을 하던 일부 국민들도 시간이 흐르면 곧 미국산 쇠고기를 시장바구니에 집어넣게 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안전'문제다. 즉 미국산 쇠고기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키워지고 생산되어 포장을 완벽하게 처리한 후 내 장바구니에 담겨진 것인가. 이 문제 제기는 지난번 MBC의 충격적인 미국 축산 산업 현장을 취재하면서 대중화로 불거졌다. 미국산 쇠고기가 먹는 사료와 약물, 환경과 도축과정을 충격으로 접한 후 다소간 시간이 흘렀다. 서민들은 '그것은 지옥의 풍경이었다'로 흥분했었지만 곧 그들의 밥상 위에는 바로 그 공포의 쇠고기가 오른다. 다시 방법을 찾는 통로로 들어가 보자. 애국심에, 민족의 단결심에 호소하는 일도 약발이 다 했다. 대안이 없을까.....농촌은 생계 걱정으로 밤마다 불면을 염병처럼 앓고 있다. 축협 같은 직접 연결 시스템이 '페어 트레이드'를 가동해서 유통업자의 막대한 이윤폭리를 차단하고, 소비자 단체에서는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아이템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나와 네가 1차 생산자의 식량문제가 인간의 주권이자, 생존권임을 인식하는 일이다. 제발, 국익을 위해서 1차 생산자가 희생해야 한다는 어리석은 말이나 삼가자. 뿌리 없이 열매 맺는다는 사기를 치지 말자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ttp://www.hani.co.kr/section-021153000/2007/04/021153000200704190656047.html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7-04-24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기사 보고서, 열악한 환경에서 최고의 음향을 보여주는 공장장을 더 사랑하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