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SION 과학

제 2234 호/2014-10-08

 

[이달의 역사] 우리의 글자 ‘한글’에 담긴 세계적 창의성


세상에는 온갖 언어가 존재한다. 국제하계언어학연구소가 운영하는 사이트 에스놀로그(Ethnologue)는 세계 곳곳에 현존하는 언어를 7천 개 이상으로 파악한다. 언어를 글자로 표현한 문자의 방식도 그만큼 다양하다.

사물의 모양을 그대로 본따서 그려 넣는 고대 이집트의 신성문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록하지만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라틴문자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아랍문자, 아무리 복잡한 요소도 하나의 칸 안에 집어넣어 글자를 만드는 중국의 한자, 진흙판에 쐐기 모양을 찍어내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와 같이 창의적인 글자들이 많다.

문자는 사람이 발명해서 사람이 사용한다. 많은 민족과 국가가 나름의 글자를 만들어 쓰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낸 창제자와 창제 연도가 명확하게 기록된 사례는 하나뿐이다. 우리나라의 글자 ‘한글’이다.

한글의 본래 이름은 ‘언문’이었다. 평민이 쓰는 글자라는 뜻이다. 조선왕조 세종실록 중 1443년의 맨 마지막 기록인 음력 12월 30일 편에는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諺文) 28자를 만들었다’라고 쓰여 있다. 3년이 거의 지난 1446년 음력 9월 30일 편에서야 ‘이달에 훈민정음(訓民正音) 책이 완성됐다’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가진 훈민정음은 글자의 명칭이면서 책의 제목인 것이다. 훈민정음은 이후 줄여서 ‘정음’이라고도 불렀다가 1910년대에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이 ‘한나라글’과 ‘한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문자를 창제한 원리와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책은 세계 언어 중에서 훈민정음이 유일하다. 훈민정음은 세종 대왕이 직접 사용법을 설명한 ‘예의’와 집현전 학자들이 창제 원리를 설명한 ‘해례’로 구성된다. 그러나 1940년 경상북도 안동의 어느 고택 다락방에서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에는 한글의 창제 원리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만이 나돌았다. 일제 강점기 때는 격자무늬로 돼 있는 창살을 보다가 ㄱ, ㄴ, ㅁ, ㅂ의 모양을 떠올렸다거나 인도와 몽골의 고대 글자에서 그대로 가져왔다는 주장이 나돌았다.

그러나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자 모든 의문이 풀렸다. 자음과 모음은 왜 완전히 다르게 생겼는지, ㄱ은 왜 꺾인 모양인지, 모음은 왜 조합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상세히 설명돼 있었다. 창제 당시 최만리를 비롯한 성리학자들이 거센 반대를 했던 이유도 밝혀졌다. 한글이 만들어진 과정과 원리 속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엄밀한 법칙과 획기적인 창의성이 담겨 있었다.

한글을 만들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중국의 글자인 ‘한자’를 사용해 왔다. 한자는 실제 사물의 모양을 그대로 그려낸 상형문자에서 출발했다. 이후에 추상적인 개념을 표현한 지사문자, 상형과 지사를 합쳐 새로운 뜻을 나타낸 회의문자, 뜻 부분과 음 부분을 결합시킨 형성문자, 본래의 의미가 달라져 새 글자로 쓰인 전주문자, 발음이 비슷해 다른 용도로 차용된 가차문자 등이 덧붙여졌다.

이처럼 한자는 ‘모양’과 ‘소리’와 ‘뜻’이라는 3가지 개념을 한데 엮어서 하나의 글자로 만든 체계를 가지고 있다. 상형, 지사, 회의는 모양과 뜻이 일치하고 형성, 가차는 소리와 뜻이 일치한다. 그러나 모양이 소리와 일치하는 경우는 없었다. 글자의 모양만 가지고 발음을 알아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글이 창제되면서 모양과 소리를 일치시킨 표음문자 체계가 탄생했다. 신라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이두’와 ‘향찰’은 한자의 소리를 가져다 쓰거나 뜻을 바꿔 사용했을 뿐 완전히 새로운 문자라 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글은 자음과 모음 모두가 입 안의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따서 만든 완전한 표음문자,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음소문자다.

최만리는 한글 창제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리면서 ‘용음합자는 옛것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용음합자(用音合字)’는 ‘소리를 이용해서 글자를 만든다’라는 뜻이다. 모양과 소리를 일치시키는 이 방식은 한자에는 존재한 적 없기 때문에 성리학자로서 반대한 것이다. 한글의 원리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셈이다.

한글은 어떤 점에서 한자와는 전혀 다른 원리를 가졌다는 것일까. 우선 자음부터 살펴보자. 훈민정음 해례본은 자음을 아음, 설음, 순음, 치음, 후음의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아음(牙音)’은 발음하는 데 혀뿌리가 쓰인다. 아음 중에서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닫는 모양을 본떴다’라고 설명한다. 아음에는 ㄱ 이외에 ㄲ, ㅋ, ㆁ(옛이응)이 있다. ‘설음(舌音)’은 혀끝이 발음에 사용된다. 해례본은 ㄴ에 대해 ‘혀끝이 윗잇몸에 붙는 모양을 본떴다’고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ㅁ, ㅂ, ㅃ, ㅍ 등 ‘순음(脣音)’은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는 모양이다. ㅅ, ㅆ, ㅈ, ㅉ, ㅊ 등 ‘치음(齒音)’은 앞니에 혀끝이 닿았다 떨어지면서 소리가 난다. ㅇ, ㆆ(된이응), ㅎ, ㅎㅎ 등 ‘후음(喉音)’은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다. 발음의 원리뿐만 아니라 발음 기관의 형태까지 감안해 모양과 소리를 일치시킨 것이다.

특히나 라틴문자에서는 완전히 다른 글자인 m(ㅁ), b(ㅂ), p(ㅃ)를 순음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고 비슷한 형태를 부여했다는 사실은 음성학의 수준이 현대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을 증명하기도 한다. 된소리를 표현할 때는 ㄱ, ㄷ, ㅂ, ㅅ의 자음을 반복해서 ㄲ, ㄸ, ㅃ, ㅆ을 만들었다. 거센소리를 나타낼 때는 획을 추가해서 ㅋ, ㅌ, ㅍ, ㅊ으로 기록한 것도 놀라운 수준이다.

모음도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땄지만 성리학과 음양오행 사상까지 결합시켰다. 중국 고전서 ‘주역’은 하늘, 땅, 사람을 ‘천지인 3재(天地人三才)’라 해서 철학의 기본 요소로 놓았다. 세종 대왕은 자음이 제대로 된 소리를 내려면 모음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천지인의 기본 요소를 이용해서 모음 11자를 만들었다.

중심이 되는 ㆍ(아래아)는 ‘혀가 오그라들고 소리가 깊으니’ 제일 처음에 존재한 하늘을 뜻한다. ㅡ는 ‘혀가 조금 오그라들고 소리가 깊지도 얕지도 않아 평평하니’ 땅을 가리킨다. ㅣ는 ‘혀가 오그라들지 않고 소리가 얕으니’ 그 다음에 생겨난 사람을 나타낸다. 3재를 결합해 ㅏ, ㅓ, ㅗ, ㅜ, ㅑ, ㅕ, ㅛ, ㅠ까지 합하면 모두 열한 글자의 모음이 된다.

한글이 다른 문자와 더욱 차별화되는 점은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한 음절을 하나의 글자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음절의 첫 자음인 ‘초성’, 모음인 ‘중성’, 끝 자음인 ‘종성’을 한 칸에 담아서 글씨를 쓰도록 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획기적인 발상이다.

훈민정음 덕분에 사람들은 한자처럼 글자에 담긴 뜻을 생각하는 일 없이 주변의 소리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정인지가 훈민정음 해례의 후서를 작성하면서 “바람 소리, 학과 닭의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도 모두 표현할 수 있다”고 기록한 것도 한자의 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렇다면 한글은 세종 대왕의 독창적인 생각으로 발명된 것일까. 중국 명나라의 영락제가 펴낸 ‘성리대전’이 세종 원년에 전래됐는데, 그 중에서 권7부터 권13까지 일곱 권이 음성학과 관련된 내용이다. 불교가 전래되면서 ‘범어(梵語)’라 불리던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를 한자로 기록하는 방법이 함께 논의됐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음성학의 수준도 높아졌다.

그러나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산스크리트어나 성리대전의 음성학에 관심을 보이고 깊이 연구해 마침내 새로운 문자 체계를 만들어낸 나라는 조선이 유일하다. 게다가 왕이 직접 공부하고 명령을 내려 국가 차원의 문자 창제를 진행함으로서 완전한 표음문자 체계를 만들고 전파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세종 대왕의 업적은 칭송을 받아 마땅하다.

10월 9일은 2006년부터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한글날’이다. 여느 휴일처럼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이미 560년 전에 언어의 비밀을 터득한 세종 대왕과 학자들의 놀라운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세종대왕을 기리고 한글 창제를 축하하는 갖가지 행사들이 한글을 사용하고 아끼는 많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글 :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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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8 11: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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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9 00: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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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SION 과학

제 2229 호/2014-10-01

 

시력교정술, 제대로 알자!

라식(LASIK, laser-assisted in situ keratomileusis)과 라섹(LASEK, Laser Epithelial Keratomileusis)으로 대변되는 시력교정술. 국내에서 시력 교정술을 받는 환자 수는 한해 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라식은 미국에서는 1,100만 명, 전 세계적으로는 거의 3,000만 명이 받고 있다. 그만큼 대중적인 수술이 됐다는 의미다(EyeNet Magazine, 2013년 9월 12일 자). 수술을 받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취업 전후로 시력교정술을 받고 있는데, 안경을 벗어 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시력 교정술의 원리와 부작용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시력교정술이란 근시, 원시처럼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수술법을 말한다. 현재는 빛을 굴절시키는 각막의 일부를 절제해 교정하는 수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력 교정술은 1950년대에 스페인 안과 의사 조세 바레큐어에 의해 초정밀각막절삭기(microkeratome)와 굴절교정각막형성술을 학계에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장기적으로 각막을 일정 부분 잘라내었을 때도 안정적으로 시력을 유지하는지를 연구했다.

1970년대에 러시아 스뱌토슬라프 페도로프는 방사상 각막절개술(Radial keratotomy)을 개발해 시력을 교정했다. 방사상 각막 절개술이란 각막을 편평하게 하기 위해 각막의 모양을 변형시키는 수술이다. 이후 주변 조직에 열손상이 없는 자외선 엑시머 레이저가 발견되면서 각막수술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라식과 라섹은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을 깎는(절삭하는)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엑시머 레이저를 사용하지만 라식과 라섹은 몇가지 차이점이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라식은 각막에 뚜껑을 만드는 수술이고 라섹은 뚜껑 없이 하는 수술이다. 이 뚜껑은 의학적으로 절편이라고 하는데, 이 절편이 있느냐 없느냐는 통증과 회복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절편이 있는 라식의 경우 통증이 현저히 적고 수술 거의 즉시 시력이 좋아진 것을 환자 스스로 느낄 수 있다. 반면 라섹은 통증이 심한 편이고 시력 회복에 수주일이 걸린다.

이런 설명만 들으면 ‘라식이 좋은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갖기 쉽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라식의 경우 각막 뚜껑이 외상에 취약하다.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라식의 경우 각막확장증과 안구건조증도 라섹에 비해 좀 더 많이 발생한다.

우선 실명에 이를 수 있는 각막 확장증에 대해 알아보자. 각막확장증이란 시력 교정술로 각막 두께가 얇아져 안압을 견디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측면에서 보면 원추 모양이라고 해서 원추각막이라고도 부른다. 당연히 각막 두께가 일정부분 이하가 될 경우 발생가능성이 더 커진다. 표피만 제거하고 엑시머 레이저를 쏘는 라섹보다 절편을 만들어 덮는 라식의 경우 남아있는 각막 두께가 더 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발생빈도가 높다. 이런 이유로 안과학회에서는 잔여 각막 두께를 350u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로 정하고 있다. 건강한 성인의 각막 두께는 500~550um다.

문제는 이러한 기준을 지킨다고 해서 각막 확장증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데 있다. 그래서 수술 전에 각막의 구조적 모양을 감지해 미리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파악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검사를 각막 지형도 검사라고 한다. 최근에는 각막의 앞면뿐 아니라 후면부까지 입체적으로 검사해 각막 확장증의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다.

안구 건조증도 라식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절편을 만드는 과정에서 안구의 상태를 감지하는 신경이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라섹 역시 수술로 인해 신경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안구 건조증이 생길 수도 있다지만 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안구 건조증 문제를 부각시키며 마치 라식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수술’처럼 보도하기도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안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라식 수술 후 3~6개월 지나면 잘렸던 신경의 90%가 재생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렌즈 사용자의 경우에는 렌즈로 인한 안구 건조증이 라식 수술 후 신경이 재생되면서 오히려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이런 안과의사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객관적인 데이터도 있다. 2010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조사 결과 안구 건조 증상은 약 20%에서 수술 전에 비해 더 심해졌다고 응답했고, 2002년 한국소비자보호원은 27.5%로 보고하고 있었다. 후자의 경우 수술 후 불만족을 이유로 소비자보호원에 항의했던 전화를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수치보다는 다소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해 결론을 내리자면 안구건조증은 상당수에서 발생하긴 하지만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는 5명 중 1명인 셈이다.

최근에는 안내렌즈삽입술도 시력교정을 위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근시가 심하고 라식이나 라섹을 하기에 각막의 두께가 충분치 못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수술이다. 라식이나 라섹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단점이나 렌즈를 다시 제거할 경우 언제든지 원래의 시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또 야간 눈부심이나 각막 확장증 가능성이 현저히 적다.

눈에 렌즈를 넣는다고 해서 ‘실험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백내장 수술에서 렌즈를 삽입해 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오래된 수술법이다. 실제로 최초의 안내 렌즈 삽입은 1950년대에 스페인 안과의사 바레큐어에 의해 진행됐다. 이후 라식과 라섹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최근 다양한 재질의 개발되고 수술법이 발전되면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홍채 미란이나 각막내피세포의 감소 및 백내장 등의 문제들은 장기적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력 교정술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부작용을 반드시 동반하는 엄연한 수술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시력교정술을 지나치게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옛말에 ‘몸이 100냥이면 눈은 90냥’이라고 했다. 신체 중 눈 건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아무리 안전하고 간단한 수술이라도 아주 신중하게 결정 내릴 필요가 있다. 또한 환자를 상대하는 병원에서도 환자가 신중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충분한 검사를 실시하고, 상황에 맞는 설명을 해줘야 한다. 심각한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수술이므로 빠른 회복, 저렴한 수술비와 같은 내용의 광고로 환자를 현혹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 양광모 코리아헬스로그 편집장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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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10-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섹한지 벌써 13년이 되가네요.
눈이 점점 더 침침하고 빛번짐도 심해서
재수술을 해야 하는건지 심각하게 고민중이에요 ㅜ..ㅜ

마노아 2014-10-02 22:07   좋아요 0 | URL
저 한달 전만 해도 1.5에 1.5 나왔는데 요며칠 눈이 침침해요. 아무래도 연구수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 같아요.ㅡ.ㅜ
 

FUSION 과학

제 2219 호/2014-09-17

 

흰머리, 예방이 최선! 한번 나면 막을 수 없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새하얀 머리카락. 보기 싫어 뽑아도 보고, 염색도 해보지만 어느 샌가 또 눈에 띈다. 요새는 10대 학생부터 20~30대도 흰머리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 흰머리와 ‘새치’는 다르다?

흰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머리카락 색은 모낭 속 멜라닌 세포가 결정한다. 세포는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는데 색소의 양이 많을수록 머리색이 짙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카락이 하얗게 나는 이유는 멜라닌을 합성하는 멜라닌 세포의 수가 줄고 그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양인은 30대 중반, 동양인은 30대 후반, 아프리카인은 가장 늦은 40대 중반에 생기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흰머리는 옆머리, 정수리, 뒷머리 순으로 나서 콧수염과 턱수염, 눈썹으로 이어진다. 반면 겨드랑이나 가슴 등에 나는 털의 색은 변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흔히 젊은 사람에게서 나는 흰머리를 ‘새치’라 부르는데 이는 속칭일 뿐 의학적으로 흰머리와 동의어다. 하지만 노화가 아니더라도 흰머리가 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 같은 호르몬 이상도 원인이 될 수 있고, 악성빈혈이나 골감소증, 당뇨병, 신장병 등의 질환이 흰머리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가족력도 영향을 미친다. 이른 나이에 흰머리(새치)가 난 사람이라면 부모 중 한 사람은 같은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흰머리가 난 경우, 특이 질환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또 흰머리와 다르게 부분적으로 백발이 나타나는 현상을 백모증(poliosis)이라고 하는데, 이는 바르덴부르그증후군, 부분백색증, 티체증후군, 알레잔드리니증후군, 신경섬유종증, 결절경화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 흰머리, 스트레스 받아도 난다?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 흰머리를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연관성과 기전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혈액 순환의 장애를 일으키고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머리카락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모근의 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하고 나면 다시 검은 머리로 돌아올까. 안타깝게도 한번 난 흰머리가 검은 머리로 날 확률은 매우 낮다.

■ 흰머리 뽑을수록 많이 난다?

흰머리가 보기 싫을 때 사람들은 눈에 띄는 흰머리를 뽑곤 한다. 그럴 때마다 어떤 사람은 흰머리는 뽑을수록 많이 난다며 뽑지 말라고 말린다. 사실일까. 틀린 말이다. 흰머리는 뽑은 만큼만 다시 난다. 모낭 하나에는 한 개의 머리카락만 나오기 때문에 하나를 뽑았다고 그 자리에 2~3개의 흰머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단지 흰머리를 뽑아도 모근은 두피 아래 그대로 있기 때문에 다시 흰머리가 나는 것은 가능하다.

■ 염색은 건강에 해롭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염색이다. 하지만 염색은 현기증이나 이명 현상을 일으키거나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염색약에 포함된 아니린(aniline) 색소의 유도체(아니린을 모체로 변화시킨 화학물질)는 피부 흡수율은 높고 배출은 잘 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몸 속 들어가면 눈과 귀의 기능을 담당하는 전정소뇌에 축적돼 현기증이나 이명, 난청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20~30대의 경우 머리색을 본래 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바꾸는 컬러 염색을 많이 한다. 컬러 염색은 흰머리를 검게 하는 염색보다 아니린 색소의 유도체가 더 많이 포함돼 있어 전정소뇌의 기능을 해칠 위험이 더 높다.

또한 염색은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염색을 할 때 사용하는 염료의 주성분은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다. 이는 모발의 단백질을 파괴해 머리카락을 가늘게 만든다. 또 염료가 모공을 통해 모근까지 손상시키기 때문에 잦은 염색은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탈모가 있는 사람은 흰머리가 나더라도 염색은 금기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염색은 가능한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해야 한다면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하고 염색약이 두피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머리카락 색과 눈썹 색을 맞추기 위해 눈썹도 함께 염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눈썹과 콧수염, 입 주변은 두피보다 화학 성분에 민감한 부위다. 염색약에 들어있는 암모니아는 알칼리성으로 두통과 시력저하, 결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염색약이 눈 표면에 닿을 경우 눈꺼풀에 염증이 생기는 등 안구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흰머리에는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다. 세월이 지나 생기는 흰머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젊은 나이에 나는 흰머리는 안 나게 하는 방법 밖에 없다. 평소 두피 마사지 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휴식 등을 통해 모근으로 영양분이 충분히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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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4-09-1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염색했어요 갈색이아니라 다행ㅅㅅ

마노아 2014-09-19 00:14   좋아요 0 | URL
염색하고 싶었는데 주춤하게 만드네요.^^;;
 

제 2218 호/2014-09-15

 

갑자기 생긴 딸꾹질은 정말 ‘몰래 먹어서’ 일까? 미국 의료 전문가인 안드레아 폴 박사는 딸꾹질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기는 것이라며, 배와 가슴 사이를 분리하는 횡경막 수축에 의해 음성 기관이 닫혀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배가 부풀어 오르거나, 갑자기 숨을 들이마시는 증상들이 겹칠 때 딸꾹질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과식했거나, 과음했을 때, 담배 연기와 같은 외부자극으로도 딸꾹질이 발생할 수 있다. 급히 음식을 삼켰을 때도 딸꾹질이 생길 수 있고, 너무 심하게 웃다가도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딸꾹질을 멈추기 위해 숨을 참는다. 폴 박사도 혈류 속 이산화탄소 양을 늘리는 방법으로 딸꾹질을 멈출 수 있다며, 10~20초 동안 숨 참기, 미지근한 물 마시기, 종이봉투에 입을 대고 20~30초간 숨을 불어넣기 등이 있다.

또한 한방에서는 감꼭지를 물에 달여 먹으면 딸꾹질을 멈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감꼭지에는 강한 진정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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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SION 과학

제 2209 호/2014-09-03

 

차례상에 담긴 음양의 법칙

“일 년 삼백육십오일 더도 덜도 말고 팔월 한가위만 같아라.”
38년 만에 가장 빨리 맞는 올해 2014년의 민족 명절 추석(秋夕).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 ‘달 밝은 가을밤’이라는 의미로, 연중 8월 한가운데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가위라고도 부르는데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이다. 또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 차례 상차림에도 ‘음양’의 이치가 있다

추석날 행사의 으뜸은 바로 차례다. 차례는 ‘차를 올리면서 드리는 간략한 예’를 뜻하지만, 이는 차만 올리자는 뜻이 아니라 ‘술을 올리더라도 차를 빼놓지는 말자.’라는 의미다.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하는 상차림은 기본이다. 흔히 제사 음식을 제수라고 하고, 제수를 격식에 맞춰 차례상에 올리는 것을 진설이라고 한다. 제수는 각 지방마다 나오는 특산품이 달라 지방과 가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제수를 놓는 위치 또한 다소 다르다. 그 때문에 제수 진설에 말이 많다. 여북해서 ‘남의 제사에 곶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참견 마라’라는 말이 나왔을까.

그래도 기본 원칙은 있다. 추석 차례상은 방향에 관계없이 지내기 편한 곳에 차리면 되는데, 이 경우 ‘예절의 동서남북’이라 하여 신위(神位, 지방)가 놓인 곳을 북쪽으로 한다. 그리고 제사 지내는 사람(제주, 祭主)의 편에서 차례상을 바라보았을 때 신위의 오른쪽은 동쪽, 왼쪽은 서쪽이다. 신위를 북쪽에 놓는 것은 북쪽이 음양오행설의 오행 가운데 수(水)를 뜻하고 가장 높은 위치이기 때문이다. 이는 조상을 높이 받들겠다는 뜻이다.

차례 상차림에도 음양의 법칙이 존재한다. 제수품마다 나름의 의미가 있어, 놓는 위치와 수가 다르다. 예를 들어 생선을 놓을 때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의 방향성을 갖는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는 곳으로 소생과 부흥을 뜻하므로 머리를 동쪽에 둔다. 반면, 해가 지는 서쪽은 동쪽과 반대되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므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한 것이다.

또 음양의 원리에 따라 땅에 뿌리를 두고 얻어진 음식은 음(陰)을 상징한다고 해서 종류의 수를 짝수로 했고, 그 이외의 음식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해 양(陽)의 수인 홀수로 맞추려고 했다. 한마디로 우주 삼라만상이 녹아든 상차림이다.

차례 상차림은 총 5열이 기본이다. 각각의 열은 과거의 조상들이 먹어왔던 음식을 순서대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시기적으로 가장 먼 수렵·채집 시대에 먹었던 음식을 의미하는 과일과 나물, 채소를 맨 앞쪽과 둘째 줄에 놓고,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익혀 먹었던 것을 의미하는 음식인 전류, 농경 시대에 들어서면서 먹었던 주식과 반찬을 의미하는 탕, 적, 메(밥), 갱(국) 등이 나머지 세 줄을 장식하고 있다.

■ 진설과 제수에 담긴 의미들

1열은 제주와 가장 멀리 있는 곳을 삼는다. 1열에는 메(밥)와 갱(국)을 놓는다. 추석엔 메(밥) 대신 송편을 올린다. 송편을 올리는 이유는 송편이 추석의 상징적 의미인 둥근 달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때 갱(국)은 동쪽(오른쪽)에, 메는 서쪽(왼쪽)에 놓는다. 송편과 함께 밥도 올리는 경우,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하여 밥과 술잔은 왼쪽, 국과 송편은 오른쪽에 놓는다. 이는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2열에는 세 가지의 적과 전을 놓는다. 어동육서(魚東肉西)에 맞춰 어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에 둔다. 하늘로부터 얻어진 음식이므로 적과 전을 합해 홀수로 놓는다. 3열에 올라가는 탕은 어탕, 육탕, 계탕을 모두 올리거나 한 가지만을 놓는다. 탕도 하늘로부터 얻어진 음식이라 홀수로 올려놓는다. 탕은 건더기만을 떠서 놓는데 여기에는 조상들이 먹기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4열에는 삼색 나물과 식혜, 김치, 포 등이 올라간다. 이때 좌포우혜(左脯右醯)를 원칙으로 삼는다. 북어와 대구, 오징어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에 둔다.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북어는 우리나라 동해 바다의 대표적인 어물이자 머리도 크고 알이 많아 훌륭한 아들을 많이 두어 알과 같이 부자가 되게 해달라는 유래가 있다.

삼색 나물의 삼색은 검은색과 흰색, 푸른색의 세 가지 나물로 역시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이다. 흰색은 뿌리나물이라 하여 도라지나 무나물을 쓰고, 검은색은 줄기나물로 고사리를 쓴다. 푸른색은 잎나물로 시금치나 미나리를 쓴다. 뿌리는 조상을, 줄기는 부모님을, 잎은 나를 상징한다.

마지막 5열, 즉 제일 앞줄에는 과일과 약과, 강정을 둔다. 과일은 땅에서 난 것이므로 짝수 종류를 놓고, 한 제기에 올리는 과일의 양은 귀함을 뜻해 홀수로 놓는다. 이때 조율이시(棗栗梨枾)와 홍동백서(紅東白西)를 지킨다. 즉 왼쪽부터 대추와 밤, 배, 곶감, 약과와 강정 순으로 차리고 사과와 같은 붉은 과일은 동쪽, 배 등 흰 과일은 서쪽에 둔다.

■ 영양을 고려한 추석 차례상

그렇다면 왜 차례상은 조율이시, 홍동백서, 어동육서, 좌포우혜, 두동미서로 놓는 것일까? 좌포우혜의 경우 포(脯, 말린 것) 종류의 음식보다는 혜(醯, 소금에 절인 젓갈류) 종류의 음식이 좋고, 어동육서 또한 육(肉, 육류)의 음식보다는 어(魚, 생선류)의 음식이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두동미서는 미(尾, 꼬리)의 음식보다는 두(頭, 머리)의 음식이 좋은 것이니 좋은 것을 먼저 먹고, 자주 먹어야만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율이시의 경우 과일은 신위 쪽에서 가장 먼 줄에 있으니 약처럼 가끔씩 먹을 일이로되 뼈에 좋은 대추, 머리에 좋은 밤, 배에 좋은 배, 피부에 좋은 감의 순서로 좋은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홍동백서는 백(白, 흰색) 종류의 음식보다는 홍(紅, 붉은색) 종류의 음식이 좋은 것이니 먼저 먹고 자주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들을 함께 먹어야 몸에 좋다는 것을 자손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다.

한의학적으로나 현대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함을 갖춘 조상들의 상차림 지혜에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다.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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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4 1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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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5 06: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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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4 17: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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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5 06: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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