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수의 탄생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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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할 때 '일', 수재할 때 '수', 그리하여 백.일.수.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일수. 무려 7월 7일에 태어나서 더더더 행운이 겹칠 것만 같았던 일수는, 그러나 엄마의 바람과 달리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다. 성적도 딱 중간이었고, 특별한 장기나 재주가 보이질 않았다. 


"일수야, 학교에 가서는 그러면 안 돼. 선생님이 뭘 물으면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네 생각을 정확하게! 그냥 '몰라요' 하면 바본 줄 알아."
어머니가 신신당부했어요. 일수는 어머니 말씀을 깊이 새겼어요. 선생님이 뭘 물으면 정확한 생각을 담아,
"모르는 것 같아요!"
라고 대답했어요. 아는지 모르는지 정확하게 모르는데, 정확하게 모른다고 대답하면 안 되니까요. 일수는 정직한 아이였어요.- 26쪽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했는데,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엄마는 아이가 지나치게 정직하게 모른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 들었다. 그 결과 아이는 모든 걸 '~같아요.'라고 말해 버렸고,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어하는지 도무지 모르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말은 주술적 힘을 갖고 있어서 늘 말하곤 하는대로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고, 그리고 곧 그대로 되어버리는 순환이 이뤄진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일수가 꼭 그래보였다.


"무슨 부로 갈지 정했니?"
"못 정한 것 같아요."
"휴...... 그놈의 같아요...... 일수는 그럼 서예부로 가라. 지원한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까."
담임선생님이 말했어요.
"네."
일수는 드디어, '같아요'를 빼고 대답할 수 있었어요. 선생님이 꼬치꼬치 묻지 않아 천만다행이었죠. 특별한 게 없는 일수는 그렇게 특별활동부에 들어갔어요. -40쪽


그렇게, 아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서 가게 된 서예부에서 일수는 모처럼 생기 있게 변했다. 일수를 잘 모르는 서예부 선생님은 지나치게 날뛰고 시끄러운 아이들 틈에서 얌전하고 침착한 일수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서예와 궁합이 잘 맞아 보였을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늘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채 중간만 차지하던 일수가 모처럼 칭찬을 듣게 되었다. 일수는 서예반에서 즐거움을 얻었다. 비록 실력은 달마다 좋아지진 않았지만 계절이 바뀌면서는 조금씩 나아졌다. 일수가 아주아주 특별한 아이여서 언제고 돈방석에 앉혀줄 거라고 굳게 믿고 계신 엄마는 일수를 명필 학원에 보내버린다. 일수네 문방구 이름이 '새마을 문고'이고, 명필 학원 원장님이 말한마디 잘못했다가 크게 고생한 것을 보면 시대적 배경이 짐작 가능했다. 


명필은 어느 날 '태극기가 촌스럽다'고 말했다가, 경찰서에 끌려간 적이 있었어요. 누가 간첩이라고 신고를 한 탓이었죠.

명필 서예학원 원장을 간첩으로 신고합니다. 원장은 산신령 같은 차림으로 밤에 산에 올라갑니다. 신분을 속이려고 위장하는 것 같습니다. 쓰레기장에는 그가 쓴 '붓글씨 암호'가 버려져 있습니다. 태극기가 촌스럽다는 말로, 신성한 국기를 모독했습니다. -54쪽


그런데 저거 우리가 알던 그 시절 맞나? 요즘이라고 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은 섬뜩한 분위기!!


일수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와서 백수가 되었다. 사회성이 많이 부족하고 기계 공포증마저 있는 아이가 공고를 졸업했으니 자격증 하나 변변한 게 없다. 이발병으로 갔지만 가위 들고서 사고를 쳤고, 취사병으로 가서는 미각이 둔해서 조리사 자격증을 따지 못했다. 엄마의 한산한 문방구에서 파리를 쫓는 게 일수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문방구 벽에 걸린 저 액자 밑에서 일수는 숨을 쉬기 어려웠다. 엄마는 저 문구 그대로 '하면 된다'고 여전히 믿고 계시다. 일수가 자신을 돈방석에 앉혀줄만큼 성공할 그날을 기다리고 계신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유은실 작가님은 특유의 유머와 넉살을 이용해서 슬플 법한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능청스럽게 전개해 나갔다. 그리고 뜻밖의 반전이 시작된다. 



어른이 쓴 글자로 보이지 않는, 좀처럼 '명필' 소리 듣기 힘든 일수의 글씨체가 도리어 빛을 볼 사건이 생겼다. 


일수 씨는 그 후로도 가훈을 써서 돈을 벌었어요. '한 가정 한 가훈 갖기 운동본부' 회장이 교육구청장이 된 덕분이었죠. 학교에선 '한 가정 한 가훈 갖기', '우리 집 가훈은 내 손으로' 캠페인을 앞 다투어 벌였어요. 이 학교가 끝나면 저 학교가, 6학년이 졸업하면 새로 들어오는 1학년이 가훈을 필요로 했어요. -99쪽


학부모들은 아이가 쓴 것처럼 착각하기 쉬운 가훈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일수의 대단하지 않은 글자는 바로 그렇게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도저히 어른이 썼다고 믿어지지 않는, 아이가 쓴 것 같은 느낌의 글씨는 학부모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일수 엄마가 정말로 돈을 넣은 방석에 앉게 되는 순간을 만들어준 것이다. 돈방석이란 게 별거 있나. 방석 안에 돈 넣었으면 돈방석이지...


말의 힘이 크다고 앞서 말했다. 일수 엄마도 그 효과를 몸소 보여주신 것이다. '하면 된다'라는 각오 아래 아들의 성공을 굳게 믿었던 엄마! 그 엄마의 바람대로 일수는 성공적인 가훈업자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른 집의 가훈을 '대신' 써주는 것으로 일수의 인생을 설명하기는 힘들었다. 일수가 생각하는 자기집 가훈은 무엇인지, 마음에 담고 싶은 가르침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차례다. 바로 그 기회가 일수에게도 찾아왔다. 자신의 속으로 깊이 들어가 본인을 똑바로 마주해야 하는 순간 말이다. 


120쪽이 조금 넘는 짧은 이야기이다. 일공일삼 눈높이에 맞게 쉽게 쓰여졌지만 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가볍지만은 않다. 유은실 작가의 전작들에 비하면 독자의 연령대를 낮추어서인지 묵직한 메시지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고 있다. 


~했어요 라는 어투가 무척 자연스럽게 자리해서 구연동화 듣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이 말투 그대로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충동도 갖게 했다. 늘 '특별'한 것만 강요당하고 집착하는 우리들을 한번 돌아보게도 한다. 일수 씨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일, 바로 나를 찾아보는 일이 아닐까. 


그나저나 우리집 가훈도 오랜만에 떠올려 보았다. 초등학교 시절 아부지가 알려주신 우리집 가훈은 '화목'이었다. 간단하지만 참으로 쉽지 않은, 그리고 엄청 소중한 두글자라는 것을, 크리스마스 아침 날 깊게 새겼다. 정말, 화목해서 마음이 부자인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렇게 살아야지. 그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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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6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6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2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8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늘땀 세계여행
레지나 글.바느질 / 한겨레아이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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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내가 받은 아주 황당한 질문이 있다.
"북한이 어디에 있나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의 질문이었다. 난 잠시 당황했다.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인가, 아님 장난을 치는 것인가?
주변 아이들은 그런 바보같은 질문이 어디 있냐고 마구 구박을 했다.
내가 생각해도 몰라서 물을 수는 없다고 여긴다.
지난 일년 동안 지도를 얼마나 많이 들여다봤는데... 아니더라도 남한에 살면서 북한을 모른다는 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
하여튼!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도 읽기에 더 박차를 가해야겠다고, 홀로 다짐했다.
알고 보면 지도 보기도 엄청 재밌다는 걸 어린이들도, 청소년들도 모두 알아줬으면 한다.
물론! 지도보기를 좋아한다고, 즐겨한다고 해서 길치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다. 그건 아니다. 내가 안다..;;;;

이 책은 좀 특별하다. 기존에 여러 나라를 소개하는 책들은 많았으니, 정보로 차별화를 두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림으로 승부를 보았다. 그것도 무려 '바느질'로!
모두 열다섯 나라를 소개했는데, 다 사진을 찍자니 usb 전송이 안 되는 지금 내 컴퓨터 상황으로는 리뷰 쓰다가 성질 버릴 것 같아서 적당히 줄였다. 그래도 무려 10개 국이다. 하하핫! 고백하자면, 국기가 예쁜 나라들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첫 등장은 스웨덴이다. 아, 렛미인의 나라!! 복지국가의 나라!
이 추운 나라의 사람들이 이렇게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좋아한다는 게 뜻밖이기도 하고, 동시에 잘 이해가 되기도 한다. 추우니까 바깥 활동보다는 실내에서 이런 소일거리를 즐겼던 게 아닐까? 아무튼 달라헤스트 예쁘다. 방문에 걸어두고 싶다. 아니면 거울 앞이나 차 유리창에 달면 고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음성적일 것들이 이곳에서라면 양성화되어 있다는 것! 일단 그게 제일 먼저 생각났다. 풍차도 떠오르고 반 고흐와 플란더스의 개도 생각난다. 아로아 신발도~ 정식 이름은 '클롬펜'이라 부르는 나막신이라고, 나무를 통으로 깎아 만든다고 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무척 편해 보였는데 나무 신발이 과연 편할까 싶다. 양말을 신으면 괜찮으려나.
풍차 그림도 예쁘다. 천을 덧대어서 표현했다. 이런 풍차가 새겨진 수영복이 갖고 싶었는데...
레이스와 비즈로 꾸민 국기가 곱다. 실제 사이즈는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맥주, 소시지, 자동차, 베토벤과 바흐, 베를린 장벽과 통일, 히틀러와 유대인 학살, 그리고 철저한 사과... 독일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할 이야기가 많은 나라다.
독일의 국기는 독일과 함께 연상되는 '딱딱한' 느낌이 강한데, 비즈와 바느질로 꾸민 국기는 보다 따스한 느낌이다.
검정은 억압에 대한 저항, 빨강은 자유를 동경하는 정신, 노랑은 진리를 상징한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장식에 빠지지 않는 레브쿠헨, 영어로 진저브레드. 생강과 벌꿀을 넣어 반죽하고 납작한 사람 모양으로 만든다고...
아핫, 그럼 장식한 다음에 나중에 먹는 건가? 갑자기 달달한 쿠키와 커피가 마시고 싶다.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나라 오스트리아! 클림트와 쉴레, 훈데르트바서가 태어난 나라 오스트리아!
가보지 못했지만 오스트리아는 어쩐지 미적 감각이 아주 출중한 나라일 것만 같다.
레이스와 비즈로 만든 오스트리아 국기는 두가지 색상만 사용했는데도 빼어나게 예쁘다.
최근 몇 년 동안 다녀왔던 전시회 중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감탄했던 것이 바로 '훈데르트바서'전이었다.
기념품 사러 예술의 전당에 한번 더 다녀올 만큼 좋았던 게 떠오른다.
환경과 자연을 함께 사랑하면서 예술적 성취도 놓치지 않았던 훈데르트바서는 진정한 욕심쟁이, 우후훗!

보통 직사각형이기 마련인 국기에 비해 스위스 국기는 정사각형이구나!
스위스하면 뻐꾸기 시계도 떠오르고, 맥가이버 칼도 떠오르고, 바티칸 용병도 생각난다.
그리고 알프스 산도 빠질 수 없지! 천천히 진행하는 산악열차를 타보고 싶다.
아마도 절경일 풍경을 빠르게 지나치면서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인도는 땅이 무척 넓은데도 많은 인구 때문에 생각 외로 인구 밀도가 꽤 높다. 물론, 더 좁은 땅에 다닥다닥 붙어 사는 우리나라보다는 넓직하게 살고 있지만, 아무튼 예상과 달리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다.
넓은 땅과 많은 인구! 수많은 언어와 수많은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
성장 잠재력이 아주 크지만 같은 이유로 분란의 여지도 많아 보이는 나라 인도.
그렇지만 역시 가보고 싶은 나라다.
나의 오랜 친구는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왔는데, 가장 좋았던 해외 여행은 첫 여행지였던 인도를 꼽는다. 두달이라는 기간을 보냈기도 하고 가장 적은 돈으로 가장 많은 발품을 팔면서 가장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만큼 좋은 인연도 만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었다고...

인도 국기를 자세히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운데에 있는 수레바퀴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 혹은 물레를 상징한다고 한다.
어느 쪽이든 인도스럽다. 비록 지금 인도에는 불교도보다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가 더 많지만...
아, 인도 하니까 이 밤중에 카레빵이 먹고 싶다. 운동 가기 전에 떡볶이로 저녁을 때웠더니 오밤중에 뱃속에서 요동을 친다.
타지마할도 천으로 예쁘게 묘사했다. 이렇게 아기자기해 보이지만 실물은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겠지?
이 그림은 머리 맡에 붙여놓아도 예쁜 장식이 될 것 같다. 볼수록 마음에 든다.

싱가포르에는 말레이시아로 이주해 온 중국인들이 현지 여자들과 결혼해 정착하면서 이룬 페라나칸이라는 민족이 살고 있다. 중국의 종교와 말레이시아의 의복, 유럽식 집 등 여러 문화가 혼합되어 있다고...
엄격한 법 집행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그 덕분에 아주 깨끗한 거리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하는데, 너뭄 강박적으로 법을 집행하다 보면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꽤 받을 것도 같다.
중국에서 먹은 중국 음식은 아주 맛이 없었는데, 어쩐지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면 우리 입맛에 맞는 중국 요리를 먹을 것만 같다.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에 가서도 현지화된 맛있는 중국 요리, 아니 싱가포르 요리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든다.
예쁜 사탕가게가 많다는 게 의외다. 이렇게 더운 나라에서! 목 안 마르려나???

캐나다를 고른 건 순전히 단추로 만든 국기 때문이다. 레이스 한 가운데에 박혀서 단풍잎을 묘사하고 있는 빨간 단추라니! 이 겨울에,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 시점에서 눈에 안 띌 수가 없다!
내 인생의 소설 다섯 안에 늘 끼게 되는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미안! 몽고메리 아줌마. 빨강 머리 앤보다 헌정도서인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가 더 감동적이었어요.ㅜ.ㅜ
아무튼! 빨강 머리앤은 영원한 고전이다. 아, 사랑스러운 앤!
요새도 가끔씩 우리가 보던 그 애니메이션 해주려나? 다시 해준다면 다시 보고 싶다.

브라질 하면 축구와 리우 카니발을 먼저 떠올리기 일쑤지만, 그래도 브라질의 최고 상징은 아마존강과 지구의 허파로 통하는 밀림이 아닐까? 물론, 이 강이 브라질만 통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큐의 한 획을 그었던 '아마존의 눈물'도 떠오른다. 올해는 어디서 하지? 광고를 보았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 난다. 3D로 찍었다는 것도 같고.... 아닌가??

아무튼! 풍부한 삼림자원을 뜻하는 초록 바탕과, 광물자원을 표현한 노란 마름모. 그리고 파란색 동그라미에 그려진 27개의 별은 브라질을 이루는 26개 자치구와 1개의 연방자치구를 의미한다고 한다. 흰색 띠에는 포르투갈어로 '질서와 진보'라고 씌어 있다.
왜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쓰는지, 남미의 다른 나라들은 스페인어를 쓰는지에 대해서 얘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
아, 그리고 내년 월드컵도 브라질이지? 역시 브라질이 핫하다!

내가 고른 마지막 나라는 이집트다. 아무래도 내가 다녀온 곳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다.
국토의 90%가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인구밀도가 꽤 높은 나라다.
모두 나일강 덕분이다. 문명의 젖줄 역할을 해준 나일강!
그 문명을 기록하게 해준 파피루스.
신비롭고 거대한 오랜 유적들.
이 나라에서는 천년 쯤 되는 돌쯤은 눈길을 끌지 않는다고...;;;;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투탕카멘 등등... 해줄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가!
이럴 때 같이 읽으면 좋은 책이 '먼나라 이웃나라' 되겠다.

내가 처음으로 맞춰 본 1000피스 퍼즐은 세계지도였는데, 지도 아래 쪽에 세계의 국기가 그려져 있었다. 안 그래도 자잘한 그림을 다시 자잘한 조각으로 맞추었으니 그 조각조각들도 국기의 모양을 익히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액자 앞을 지날 때 한번씩 들여다 보곤 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국기들을 더 유심히 볼 것 같다.

한땀한땀 따라가며 해보는 세계 여행! 비록 15개 나라에 불과하지만, 각 나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끄는 데는 충분할 듯하다.
펠트 천 위에 레이스와 비즈, 단추 등으로 장식한 그림들을 보면서 나만의 작품을 구성해보면 더 대단한 작품이 나올 지도...

이렇게 지도를 곁에 두고 꿈을 꾸다 보면, 언제고 내 발로 직접 이곳들을 돌아보며 다닐 날도 올 것이다. 같이 꿈꿔 보자.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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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2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16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3-12-13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아아~~ 호빗2를 아이맥스로 볼 수 없네요. 그대신 메가박스 3D ATMOS를 예매했어요.

마노아 2013-12-16 00:01   좋아요 0 | URL
cgv에서 4dx로 볼 생각이었는데 극장에 걸리지를 않네요. 저도 메가박스나 롯데 쪽 알아봐야겠어요.
아, 카르멘 보고 오셨나요? 저 보고 왔는데 생각 외로 많이 재미가 없네요. 흑흑...ㅜ.ㅜ

BRINY 2013-12-17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르멘 1월 관극 예정인데 류정한에게 맞는 역이 아니라고 해서 저도 걱정이에요. 라만차를 볼 걸 그랬나하구요. 다행히 BC카드 할인으로 예매하긴 했는데요...
전 위키드도 별로였네요. 산만했어요.

마노아 2013-12-18 12:46   좋아요 0 | URL
류정한에게 안 어울리기도 하지만 일단 극 자체가 좀 별로예요. 상당히 '올드'하답니다...;;;
저는 1월에 위키드 예매해 놨는데 아 어쩜 좋아요..;;;;
우리 이번 연말 연초 공연 대진이 좀 별로네요. 올해의 시작은 레베카로 아주 화려했는데 말이에요.^^;;

BRINY 2013-12-18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베카와 엘리자벳이 최고였죠...다른 거 안보고 그것만 더 볼 걸 그랬어요.
근데 류정한이 프랑켄슈타인을 한다더라구요. 이건 괜찮을 거 같아요!

마노아 2013-12-18 14:59   좋아요 0 | URL
그쵸? 그 두 편이 갑이었어요!
아, 그런데 류정한이 프랑켄슈타인을 하는군요! 오, 이거 신선하네요. 기대가 됩니다. 검색 좀 해봐야겠어요.^^

BRINY 2013-12-1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켄에 박은태와 한지상도 이름 올렸더라구요. 배역이 완전 궁금해요~
전 올해에 류정한 나오는 작품도 3편 봤지만, 한지상 나오는 것도 3편 봤네요.
지저스크라이스트 안 보러 간게 한이 될 뿐입니다.

마노아 2013-12-20 08:47   좋아요 0 | URL
류정한에 박은태, 안유진-까지 예매를 맞추려고 했는데 같이 보는 언니가 멀리 지방에서 와서 차 시간 때문에 서지영으로 바꿨어요. 서지영 싫은데...;;;
뭐 어쩔 수 없죠.^^
저는 저번에 갈라쇼에서 한지상 잠깐 봤어요.
예전에 임태경 버전 지저스를 재미 없게 봐서 또 보고 싶진 않더라구요.
저는 이번에 JK김동욱 버전의 영웅 보고 싶은데, 예전에 영웅도 그닥 재미 없게 봤던 터라 고민하고 있어요. 하하핫^^ㅎㅎㅎ

BRINY 2013-12-2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켄 예매하셨군요!
다들 오픈 첫날 출동하셨나봐요.
프랑켄 여자배우들은 끌리는 사람이 없지만, 남자배우들은 기대 가득이에요.
가이드송 찾아서 들어보니, 류정한, 박은태에게 어울리겠더라구요.
저도 꼭 그 2명에 맞춰서 예매하려구요.
2월에 라만차도 봐야겠구, 연달아 쏟아지는 공연에 바쁘네요~

마노아 2013-12-20 13:10   좋아요 0 | URL
보통 오픈 첫날에 예매하는 일이 드물었는데, 어제는 때마침 그 시간에 공강이었어요.
게다가 오픈한다고 문자도 날아오구요. 그래서 거의 충동적으로 예매!
하핫, 두 배우의 케미를 기대해 보자구요.
전 예전에 안유진 헤드윅을 재밌게 보아서 이번에 만나고 싶었는데 연이 안 닿네요.
서지영은 몬테크리스토였나? 어디서 보고 굉장히 별로였는데 제목도 기억이 안 나네요. ;;;;;
우리 겨울 방학하면 전시회 하나 같이 봐요. 뭐 있나 슬슬 찾아봐야겠어요.^^

순오기 2013-12-2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땀 한땀 장인의 정신으로 쓴 포토리뷰~ 공감 꾹! ^^

마노아 2013-12-22 23:2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이번 달에는 그림책도 거의 못 봤어요. 어휴, 얼른 시간 좀 내야겠어요.^^
 
남대문의 봄 - 숭례문 600년 이야기
이현숙 지음, 유기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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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이어 대한민국까지 600년을 이어온 숭례문의 이야기다. 숭례문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새롭게 태어난 600년의 삶을 이야기 했고, 그것을 아주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해냈다.
숭례문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시간 순서대로 이어지는데, 그 각각의 이야기를 사계절에 맞추었다.

파루, 새벽 4시다. 종루에서 시작된 종소리가 서른 세 번 울리고, 꽁꽁 닫혀 있던 남대문이 열리면 통행금지가 해제된다. 이른 아침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이 문을 통과한다.

사대문과 사소문을 표현한 그림이 정겹다. 지금과 비교하면 아주 자그마했던 서울의 옛 모습도 그려보게 된다. 서울을 둘러싼 네방위의 산 이야기도 같이 해주면 좋겠다. 유난히 지대가 낮아서 한글자를 더 보태어 '흥인지문'이 된 동대문 이야기도 덧붙이면 또 좋겠다.

지붕 위 잡상 친구들을 소개해 주자.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와 사오정이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이 작품에는 여러 사건들 속에서 이들 잡상 친구들의 추임새가 양념처럼 끼어드는데, 각각의 캐릭터를 잘 살려서 필요한 말들을 해주고 있다.

지금이야 광화문 앞 세종로 주변에 큰 건물들이 많아서 남대문이 보이지도 않지만, 그 옛날에 높은 건물 없던 시절에는 남대문에서 광화문까지 다 보였을 것이다. 그야말로 주작대로의 느낌으로! 여유가 있다면 피맛골과 같은 짜투리 이야기도 더 보태주면 좋겠다.

한양이 도읍으로 정해지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다시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에 밀렸던 적도 있고, 국난도 몇 차례 겪었다. 한마디로 한양의, 조선의 희노애락을 모두 지켜본 남대문 되겠다.
거드름 잔뜩 피우며 남대문을 통과했을 사신행렬들. 잡상 친구들은 구경거리가 많아서 신났겠지만, 행사를 준비해야 했던 사람들은 무지 힘들었을 것이다.

남대문의 개축 공사에 대해서도 언급해 주었다. 세종임금님, 성종임금님...
비가 오지 않아서 모두가 고생하던 시절에 남대문을 닫고 시장을 옮겨야 한다는 상소가 올라왔다고 한다. 이런 에피소드는 작가님이 실록에서 남대문으로 검색을 해본 다음에 발췌한 게 아닐까, 혼자 짐작해 보았다. 하핫^^

과거 급제자들이 벌이는 시가행진 삼일유가. 임금이 내려준 어사화를 머리에 꽂고, 하얀 말을 타고 위풍당당하게 거리를 누빈다. 광대들이 재주 넘고, 악공들은 풍악을 울린다. 동네방네 사람들 몰려와서 구경을 하고, 남대문의 지붕 위 잡상들도 구경에 여념이 없다. 과거 급제를 이야기하면서 슬쩍 사림 이야기를 내비친다. 그렇게 성종 시절까지 진행된 것이다.

남대문 앞에 있었다던 연못 그림도 예쁘다. 이런 풍경을 날마다 보았다면 남대문은 하루도 지루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산군 편에서 등장한 용 그림이 무시무시해 보인다. 나름 민심을 반영한 그림?
하지만 아무렴 전쟁 때의 민심 같을까?
어느새 시간은 조선이 세워지고 200년 뒤로 흘렀다. 임진왜란이 난 것이다. 도성이 불타고 궁이 불타고, 백성들이 피흘리는 온갖 모습들을 남대문은 그 자리에 서서 모두 지켜보았을 것이다. 마음이 많이 아팠을 테지...

전쟁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정묘호란도 모자라 병자호란까지...
한겨울에 길게 이어진 피난길이 차갑고 서럽기만 하다.
조선백성들, 임금 복도 참 없지...

다시 시간이 흘렀다. 전쟁의 상처도 아물고 남대문 앞 시전은 활기를 되찾았다.
대동법의 시행으로 시전 상인들은 선금으로 물품을 사오니 얼마나 신이 나는 거래였을까.

영조 임금은 자주 시전 상인들을 만나는 자리를 갖곤 하셨다. 그때 올랐던 곳이 남대문의 문루. 남대문은 백성을 바라보는 임금님과, 임금을 바라보는 백성의 모습을 모두 목격했을 것이다. 임금님의 잦은 눈물까지도...

화성으로 곧잘 행차하곤 했던 정조 임금님, 그럴 때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격쟁이 벌어지곤 했다. 이 요란하고도 놀라운,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심장한 장면들을 모두 지켜보았을 남대문! 배다리 구경은 나도 해보고 싶구나...

엄마 손 잡고서 장구경 하다가 엄마를 놓쳐버린 어린 아이 하나. 남대문 칠패 시장에서 벌어진 놀이패의 재주넘기를 넋을 잃고 본다. 엄마 찾을 생각도 안 하고 저래도 괜찮나 싶었는데, 다행히 아이가 사라진 걸 알아차린 엄마가 남대문 앞으로 온다. 혹여 놓치기라도 하면 이 앞에서 만나자고 미리 약속해 두었나 보다. 그 시절이라면 무엇보다도 더 찾기 쉬운 이정표가 되어주었을 테지. 남대문은 이런 상징으로도 꽤 중요한 동반자가 되어 주었구나. 우리 역사 속에서...

시간은 어느덧 고종 시절까지 흘러왔다. 고종 임금님과 흥선대원군. 서로 등동린 부자의 모습에서 골 깊은 애증이 느껴진다.

이야기는 일본의 침략까지 이어졌다. 그야말로 남대문의 '겨울' 시절이다.

전차가 깔렸고, 그 전차에 아이가 깔려 죽었다. 남대문에서는 백성을 향한 대포가 설치되었고, 성벽이 허물어지기까지 했다. 일제의 만행이다. 뿐인가. 학생들이 끌려가고 소녀들이 정신대로, 위안부로 끌려갔다. 비참하고 끔찍한 역사의 흔적이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온다. 해방을 맞았고, 새 나라가 들어섰다.
전쟁이 있었지만 다시 회복의 시간이 온다고 믿었다. 그런데...
2008년 2월 10일,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대문은 까맣게 타서 재가 되어버렸다.
온 국민의 마음도 까맣게 타버렸다.
늘 말없이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지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존재였다.
전 국민의 관심 가운데 남대문은 다시 세워졌다.
남대문의 진정한 봄이 온 것일까?
최근의 소식을 생각한다면 아직은 좀 멀어 보인다.
한번 크게 사단이 났던 걸 생각하면 복원은 좀 더 세심하게, 신중하게 단계단계를 밟아야 할 터인데 그 놈의 조바심이 문제다. 공기를 단축시키고 무리를 한 터라 여기저기서 균열이 보인다. 제발, 한번에 제대로 하자. 사고는 그만 치고....;;;;;

남대문을 화자로 빌려서 사실은 조선의 역사, 그리고 오늘에 이른 우리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600년을 이어온 도읍 한양, 서울의 이야기 말이다.
조선의 역사를 공부한 아이들이 읽는다면 재밌게 볼 수 있겠다. 아직 조선사를 전혀 모른다면 다소 지루할 수 있겠다. 사전 공부가 좀 필요하다.

그림이 아주 훌륭하다. 엽서 받고 싶었는데, 구입할 때 같이 받았다. 수채화가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기왕에 책을 보았다면 직접 남대문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다. 너무 멀지만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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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9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21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3-11-25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잘 지내시죠? ㅎㅎ 오랜만에 들어와서 좋은 책 구경하고 가요.
그림도 예쁘고 내용도 좋은 것 같아서 찜해두었어요.^^

마노아 2013-11-27 13:04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지요?
이책 그림 분위기가 참 좋아요. 한폭 한폭 따로 액자에 걸어도 좋을 그림들이에요.
날이 너무 추워졌어요.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고요. 옷도 따숩게 입고 다니셔요.^^

글샘 2013-11-2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왕이면, 왜놈들이 붙인 남대문이란 이름 말고,
숭례문으로 제대로 불러줬으면 좋았을 건데요...

순오기 2013-11-29 21:27   좋아요 0 | URL
책제목을 보는 순간 나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이런 건 편집과정에서 충분히 바꿀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하지만 포토리뷰는 좋아요~ ^^

마노아 2013-11-29 21:32   좋아요 0 | URL
저도 똑같은 생각을 책 보자마자 했어요. 그런데 시작 부분에 원래 이름은 숭례문이지만 사람들은 편히 '남대문'이라 불렀다고 설명하면서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남대문으로 강조하기 전에 백성들도 남대문으로 불렀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죠.
있을 법 하기도 해서요.
이 책은 내용은 좀 나열식이라서 다소 늘어지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림이 워낙 좋아서 단점을 덮어주네요.^^
 
버리데기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3
박윤규 지음, 이광익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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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바리데기 이야기가 참 별로다. '바리데기'가 '버리데기'가 되어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이야기는 같으니까.


내리 딸 여섯을 낳고 일곱 번째 아이도 딸이어서 실망한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애를 버리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그래놓고는 정작 여섯 아이로부터 효도를 받지 못하자 내친 자식을 찾아내어 아비 병을 고칠 약을 구해다 달라고 말하는 이 뻔뻔함이라니! 


게다가 버리데기, 혹은 바리데기가 겪게 되는 고난의 과정들은 얼마나 어마어마한가. 밭갈고 나무 패고 빨래 해준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총각이 결혼해서 애를 낳아도~ 했을 때는 식겁했다. 게다가 그 서방이라는 놈은 약만 찾아주고는 하늘로 가버렸다. 그럼 버리데기는 뭔가! 애만 떨군 채 아비가 사라지다니.... 그야말로 막장이다. 


아무튼! 그렇게 굽이굽이 고난을 거쳐서 버리데기는 아비를 살렸다. 이후 행복하게 살았다는 훈훈한 결말이 나오지만, 내 눈에는 부모가 버린 자식의 뼛골을 빼먹는 것처럼 보여서 마뜩치 않다. 


물론, 행간을 읽어야 마땅하지만, 아무리 백 번 양보해도 이 책은 마음에 들지 않아...;;;

게다가 특별히 그림이 좋았던 것도 아니니 별점이 후하질 않다. 


오히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에서 '신화 편'에 나오는 할락동이와 서천 꽃밭 이야기가 더 생각났다. 더불어 읽으면 좋을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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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주사 맞기 싫어! 병만이와 동만이 그리고 만만이 6
허은순 지음, 김이조 그림 / 보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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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나온 로봇 그림이 재밌다.
이번 이야기가 '주사'를 소재로 한 것을 반영해서 주사 들고 싸운다.
로봇 갑옷을 갖춰 입은 병만이와 동만이가 꼭 아이언 맨처럼 보인다. ^^

겁이 많은 병만이! 주사 맞을 생각만 해도 오들오들 떨린다.
못지 않게 겁이 많은 동만이는 주삿바늘 쳐다만 봐도 바들바들 떤다.
그리고 이들과 오누이 사이가 되어버린 강아지 만만이도 만만치 않게 겁이 많다.
주먹만 한 강아지를 보고도 도망가니까.
바들바들 떠는 동만이와 오들오들 떠는 병만이의 우리말 대구가 재밌다.

선생님은 뇌염 예방주사를 맞고 오라는 숙제를 내주셨다.
주사 맞는 게 두려운 아이들의 표정이 재밌다.
뇌염 예방 주사를 왜 맞아야 하는지 영상 자료를 보았나보다.
뇌염에 걸리고 싶지 않지만 주사 맞는 건 너무너무 싫은 병만이는 오줌이라도 지릴 기세다.

아무리 떼써도 병원에 아니 갈 수 없었다.
아무리 핑계를 대어도 간호사 누나의 주사기를 피할 수 없었다.
병원 대기실의 액자에는 병만이의 로보트가 'v'자를 지어 보였지만 병만이는 현재 보이는 게 없다!
이것저것 핑계를 대보았지만 먹히지 않았다.
콧물이 나도, 코피가 많이 났었더래도 소용이 없다.
그런데! 두드러기는 달랐다.
두드러기 다 낫고 다시 오라는 간호사 누나!
병만이 눈에는 나이팅게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차례를 기다리며 오들오들 떠는 다른 아이들은 주사 맞지 않고 돌아가는 병만이가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너희들은 모른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것을...^^

병만이와 마찬가지로 주사를 맞아야 했던 동만이의 호들갑은 요란했다.
그에 비해서 주사 몇방 맞고 피도 뽑아야 했던 만만이는 차분하기만 했다.
주먹만한 강아지를 보고도 놀라서 도망치던 만만이 같지 않다.
강아지들도 주사 맞으려면 병만이 동만이처럼 요동치는 애들이 있을 테지?
그럼 옆에서 꽉 잡아주려나?

주사 맞는 건 싫지만 뇌염에 걸리는 건 더 싫은 병만이!
모기장 안에서 일상사를 모두 해결한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형아를 놀려 먹는 동만이!
얄밉지만 나가서 때려줄 수도 없다.
그러다가 뇌염 모기에 물리면 안 되니까.

난 어려서부터 주사 맞는 걸 두려워하지도 않았고, 사실 별로 아파하지도 않았다.
놀이기구 타는 걸 무서워하지도 않았고, 당연히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도 그리 두렵지 않았다.
그래서 주사 맞는 것에 오만가지 인상을 쓰는 아해들의 공포는 모르지만, 이해는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책 속의 병만이와 동만이 같으니까.
그런데 어른 되고 나서도 이렇게 주사 맞기 싫어하는 건 좀 웃겨보인다.^^
아무튼! 예방 주사 맞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위로와 어쩔 수 없다는 비장함을 느끼지 않을까. 아무렴 뇌염에 걸리거나 다른 병에 걸리는 것보다는 주사 한방 맞는 게 더 나을 테니까.

올테면 와보라고 모기향으로 무장한 병만이의 표정이 재밌다.
근데 병만아, 그 모기향도 몸에 좋지는 않단다. 그냥 주사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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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10-21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닥 무서워 하는건 없었던거 같아요. 주사도, 높은 곳도 귀신도 뭐....
그런데 지금은 가끔씩 경사가 높은 계단에서 내려 올땐 왠지 넘어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릎에 힘이 빠질때가 있어요. 무릎에 힘이 빠지는 나이라 무서워지는건지 무서워서 무릎에 힘이 빠지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마노아 2013-10-21 13:34   좋아요 0 | URL
저는 귀신은 무서워요.(>_<)
작년부터 무릎이 안 좋아져서 계단은 조심하려고 해요.
특히 아침에 출근길에 계단 내려올 때 뻣뻣한 무릎에 더 긴장하게 되더라구요.
우리집 계단은 가파르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