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파이 - 아빠는 나를 정말 사랑하나 봐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26
마이클 에스코피어 글, 크리스 디 지아코모 그림, 임 나탈리야 옮김 / 꿈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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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을 일삼는 아기 두꺼비에게 아빠 두꺼비는 민달팽이를 먹이고 싶다. 맛나 보이는 파이 속에 민달팽이가 감춰져 있지만 아기 두꺼비는 이미 꿰뚫어 보고 있는 상황! 아빠는 달팽이가 아니라 요정 파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요정인데 왜 날개가 없냐는 반응에 날개를 떼어냈다고 하는 아빠. 

요정파이 요리 과정을 보여주지만, 레시피에는 사실 민달팽이 요리 방법이 적혀 있다. 


민달팽이 파이가 요정 파이로 둔갑한 것처럼, 두꺼비 가족은 드래곤으로 둔갑한다. 아들의 상상력은 아빠의 허무한 장담이 한몫 했을 것이다. 드래곤이 맞다고 큰소리 치는 아빠! 요정 파이를 다 먹으면 날아 보겠냐는 아들의 제안에 아빠는 콜!을 외친다. 그러나 날개 없는 아빠 두꺼비가 어찌 날 것인가! 어어어, 그런데 날고 있다. 이 무슨 일???



날개가 새로 돋은 것은 아니었다. 날 수 있는 존재가 등장했을 뿐. 이름하여 파이가 아니라 진짜 요정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요정들, 드래곤 요리가 먹고 싶다고 한다. 아빠 두꺼비, 이제 자신은 드래곤이 아니라 두꺼비라는 것을 또 얼마나 열심히 설명할 것인가!


이전 꿈터 시리즈와 다른 느낌의 책이어서 엇! 하고 놀랐는데 외국 그림책 번역이었다. 그래서 스타일이 달랐구나.


편식하는 어린이에게 영양가 있게 음식을 먹이기 위해서 엄마 아빠들은 소소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가끔 그런 하얀 거짓말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요정 파이를 만들려고 요정 날개를 떼어냈다는 설명은 조금 꺼림칙했다. 그럼에도 마지막 반전이 재밌어서 하하하 웃게 만든다. 


그나저나, 난 개구리일 거라고 여겼는데 두꺼비였다. 내가 두꺼비 어떻게 생겼는지 사실 모르는 게 아닌가... 잠시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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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팝업북.
겁쟁이 아기 곰 하하! 호호! 입체북
키스 포크너 지음, 장미란 옮김 / 미세기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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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친구 집에 다녀왔다. 지난 2월 초에 아기를 낳고 분유를 전혀 먹지 않는데 모유라고 많이 먹지도 않는 아기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아주 피폐해진 친구였다. 친구가 밖으로 나오기는 당분간은 힘이 들터, 내가 집으로 찾아갔는데, 도착하고 나서 생각났다. 아뿔싸! 아기 주려고 사둔 책을 안 가져왔네...;;;;;


친구 집에는 키스 포크너의 팝업북이 하나 있었다. 아기가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 팝업북은 아기와 놀기 좋은 책이지! 역시 팝업북으로 사두길 잘했어! 안 그래도 아기한테 매일 같은 책을 읽어주다보니 본인이 지겨워서 못 견디겠다는 친구에게 책을 몇 권 보냈다. 책은 어제 출발했고, 리뷰는 오늘 쓴다.ㅎㅎㅎ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자다가 깨어난 아기 곰이 집을 뒤흔드는 어마어마한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대체 이 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기 곰은 자신이 알고 있는 무서운 동물은 다 떠올린다. 사자와 고릴라, 코끼리와 코풀소... 무섭기보다 일단 체격이 큰 동물들 같다. 팝업북으로 펼쳐지는 커다란 동물들과 이불 뒤집어 쓰고 벌벌 떠는 아기 곰이 대조적으로 보인다.



무서워진 아기곰은 엄마 아빠 방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그리고 소리의 정체가 아빠의 코고는 소리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안도해 버린다. 이제까지 무서웠던 그 소리는 이제 자장가쯤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제 7개월 된 아기가 코고는 소리를 알겠으며 사자 고릴라를 알겠느냐마는, 펼치면 무언가가 파다닥 나오는 이런 입체적인 책이 있다는 것으로도 즐거울 것이다. 움직이는 모빌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처럼.


로버트 사부다의 환상적인 팝업북이 더 아름답지만, 그건 아직 앉지도 못하는 아기에게 주기엔 너무 고가의 작품이 아니던가! 이 정도가 딱 적당하다.ㅎㅎㅎ

이 무렵에 나는 '깜짝깜짝 색깔들'로 꽤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친구는 그 책이 별로라고 한다. 오랜만에 해당 책의 리뷰와 당시 찍은 다현이 동영상을 보니 다시 좋다. 난 여전히 좋은 걸~


팝업북을 직접 만드는 것도 태교에 좋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보다가, 아이 성질이 나빠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또 불쑥 들었다. 하여간! 이 책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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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푸른숲 생각 나무 3
배성호 지음, 허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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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 워낙 큰 인기를 끌었었다. 이제 눈을 돌려 그 배경을 '우리나라'로 만들어 보자. 세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실상도 눈에 확 들어오게, 쉽게 파악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우리나라는 2012년에 인구 오천 만명을 넘어섰다. 이 책은 2012년을 기준으로 통계를 잡은 2013년 자료를 가지고서 만들었다. 그러니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100명'의 마을 사람들은 실상 1명이 50만 명을 의미한다. 그러니 숫자 하나의 가치를 적게 보아서는 결코 안 되겠다. 


그렇게 인구 오천만의 우리나라를 인구 100명의 작은 마을로 설정을 해버리면 모든 것이 아주 간결해진다. 

인구 10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50명은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이중 24명은 경기도에, 20명은 서울특별시에, 그리고 6명이 인천광역시에 살고 있다.

인천 인구가 생각보다 적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여기서 50만 명을 곱해야 실제 인구수가 나오는 거니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


나머지 50명의 분포도 살펴보자.

7명은 부산광역시

6명은 경상남도

5명은 경상북도

5명은 대구광역시에 살고 있다. 부산 경남권에 사는 인구가 23명. 전체 인구의 23% 이곳 주민이다. 우리나라의 투표 결과가 항시 어떻게 나오는지 피부에 확! 와닿는 수치다. ㅜ.ㅜ


전라남도와 북도에 각 4명씩, 

충남에 4명, 강원도에 3명,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에 각 3명, 충북에 3명,

울산광역시에 2명이고 제주특별자치도에 1명이 살고 있다

인구가 50만에 많이 못 미치는 세종특별자치시는 여기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저 숫자를 한반도에 그려놓고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색칠하면 아주 볼만하겠다...;;;;


아파트 거주자는 47명이고, 단독주택이 40명,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에 10명, 그리고 여관이나 고시원, 쪽방이나 비닐하우스에 사는 사람이 무려 3명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숫자에 50만을 곱해야 실제 숫자가 나온다. 그러니 여관이나 고시원, 쪽방이나 비닐하우스에 사는 사람은 무려 150만 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한숨 나오는 수치다.ㅜ.ㅜ


게다가 이중 10%나 수세식 화장실이나 입식 부엌이 없는 집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21세기 한국에서 말이다.


마을 사람 100명 가운데 54명은 자기 집에서 살고 있고 46명은 자기 집이 없다. 만약 순수하게 자기 자본으로, 그러니까 대출 없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을 다시 통계 잡는다면 이 숫자는 아주 극단적으로 갈라질 것이다. 


이 마을에선 10세 아래 어린이가 9명이고, 10세에서 19세까지의 청소년이 13명, 20대가 13명, 30대가 16명, 40대가 18명, 50대가 15명, 60대가 8명, 70대 이상 고령 인구가 8명으로 잡혀 있다. 아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고령층은 자꾸 늘어나고 있다. 투표의 보수화를 다시 설명해 주는 지표라 하겠다. 지금과 같은 속도와 비율이라면 2050년에는 이 마을의 60세 이상의 인구는 무려 42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2050년이면 바로 내가 그 나이에 속하게 되어 있다. 어찔어찔하다!



이 마을의 주식은 밥이다. 단연코 밥!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한 해 평균 70kg의 쌀을 먹고, 고기는 41kg, 과일은 62kg을 먹는다. 우와, 고기보다 과일을 더 많이 먹는구나!


1970년의 이 마을 사람들은 한 해 평균 136kg을 먹었다. 40여 년 동안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신 고기와 과일 소비는 엄청나게 늘어났다. 

예전에 비해 쌀 소비가 많이 줄어들었고, 농사짓는 사람도 압도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주식이 바뀌진 않는다. 쌀시장을 무조건 개방하겠다는 대책 없는 정부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게다가 윗마을 북한은 요즘도 쌀이 모자라는데, 이 마을은 남쪽 마을과 달리 인구가 49명 수준이다. 절반에 못 미친다.

그 중 15명이 굶주리고 있다니... 쌀시장 개방과 함께 굶주리는 북쪽 마을 사람들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하는 게 마땅하겠다. 


이 마을의 평균 수명은 81세다. 하지만 질병이 없는 건강 수명은 73세다. 질병에 시달리며 8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 건, 참으로 안타깝고 또 끔찍하다. 


종교는 어떨까? 100명의 사람들 중 불교는 23명, 개신교가 18명, 천주교를 믿는 사람은 11명이다. 그밖에 1명의 사람이 원불교나 천도교, 그밖에 종교를 믿고, 종교가 없는 사람은 47명이다. 숫자적으로 불교 신자가 더 많음에도 기독교도가 더 많은 것처럼 보여지는 것은, 그들이 너무 극성스러운 짓을 많이 해서일까? ㅡ.ㅡ;;;;;


이 마을의 학생 숫자는 모두 19명이다. 

6명이 초등학생이고, 중고등학생이 각 4명, 대학생이 5명이다. 수업 연한을 반영한 것이지만 점점 초등학생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느껴진다. 


이 마을의 교육열은 전 세계 탑이라고 할 만하지만,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말하자니 눈물 난다.ㅜ.ㅜ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은 9시간이지만 이 마을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이다. 

입시생들의 수면 시간으로는 7시간은 사실 택도 없지만....;;;;;


19%나 되는 학생들인데, 그들의 생각과 의견은 그들의 학교 현실에 과연 얼마나 반영되는 것일까. 이것도 고민해볼 문제다.



이 마을의 남녀 성 비율은 딱 50 대 50이다. 기본 단위가 무려 50만 명이니까 동비율로 나올 테지만, 더 자세한 숫자로 파고 들면 남자가 더 많지 않을까, 짐작한다. 


아무튼, 현재 이 마을의 대학 진학률은 여자가 남자보다도 높다. 그러나 일자리를 찾는 비율이나 임금에서는 많은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여자의 한달 평균 임금은 158만 원이지만 남자는 평균 239만 원을 받는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고 차별이 발생하는지, 어린이 친구들도 고민하고 해결책으로는 뭐가 있을지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렇게 이 마을의 현실에 눈을 뜨고 한 발자국 더 깊이 들어가 보는 거다. 


이 마을 사람들 중 19명이 반려 동물과 살고 있다. 이 중 개와 고양이의 비율은 9대 2다. 

이 마을에서는 소를 7마리 키우고, 돼지는 20마리, 닭은 294마리를 키운다. 우리가 먹는 고기의 비율을 생각해 본다면 납득이 가는 숫자다.


이런 동물들은 규격화된 농장에서 대량으로 키워지기도 하는데, 동물들은 집단 사육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으로 잦은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인간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마을 사람들과 동물들이 함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과 제도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역시 어린이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해볼 만한 주제라 하겠다.


이 마을은 정보 통신 기술이 꽤 발달한 나라다. 물론, 거기에 따라오는 부작용도 아주 많은 나라지만...;;;;;

하여간! 이 마을에서는 81명이 컴퓨터를, 그리고 무려 98명이 휴대 전화를 가지고 있다. 이중 80명은 스마트폰 사용자다. 


정보 통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지만 새나가는 개인 정보나, 악성 댓글과 같은 사이버 폭력도 판을 친다. 인터넷 중독은 또 얼마나 위험한가. 스마트폰을 잡고서 놓을 줄을 모르는 우리의 어린이들도 여기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 역시! 함께 이야기하기 좋은 소재다.


이 마을에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만 15세 이상의 사람은 84명이지만,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50명이다.

이 중 회사에서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은 36명인데, 정규직이 19명이고, 비정규직이 17명이나 된다. 

같은 노동을 하고도 정규직 노동자가 한 달 평균 255만 원을 벌 때,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 달 평균 143만 원을 번다. 

마을 사람 중 7명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초등 고학년이라면 이제 이런 이야기도 해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이 마을의 현실이니까. 그리고 이런 마을의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마을에서 가장 잘사는 10가구는 한 달에 930만 원을 번다.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10가구는 한 달에 87만 원을 번다. 그리고 이 차이는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역시 현실적이고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설명해 주기 보다, 학생이 직접 생각해 보고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마을 사람 100명 가운데 3명은 외국인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세 배 이상 늘었다. 2040년이 되면 외국인의 숫자는 14명 정도가 될 거라고 한다.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해야겠다. 


이 마을에는 일년에 외국인이 24명 찾아오고, 이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30명 정도가 여행을 다녀온다. 


이 마을의 에너지도 살펴보자. 85%가 화석 연료를, 11%가 원자력을, 그리고 1%는 수력에서, 3%는 자연 자원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생각보다 화석 연료를 많이 쓰고 있다. 각각의 에너지들의 장단점들을 비교해 보고,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도 되짚어 보고, 우리나라의 위태위태로운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서도 아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야 하겠다.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당면한 현실과제다! 


이제 정리해 보자. 이 마을은 윗마을과 아랫 마을로 갈라져서 살고 있다. 두 마을이 한 마을로 붙어 있던 1500년 무렵의 인구는 19명이었다. 1800년 무렵에는 37명이었고, 1950년 무렵에는 40명이 살고 있다. 만약 통일이 되어 예전처럼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함께 살아간다면 마을 사람들의 수는 149명이 된다. 우리 마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짚어볼 수 있는, 역시나 아주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마무리라 하겠다. 



무척 유익하고 또 의미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 기획도 우수하고 내용도 충실하다. 질문도 훌륭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도 아주 바람직하다. '생각책'이 부록으로 들어 있는데, 앞서 본편에서 설명한 내용들을 도표를 이용해서 한눈에 들어오게 자료를 제시해 주고,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들을 던져준다. 그것들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생각이 더 여물고 추가 질문들을 끌어오게 만든다. 지식과 정보뿐 아니라 철학적인 메시지도 주는 책이다. 그림도 그려 보고, 토론도 해보고, 또 상상의 나래도 펼쳐볼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열리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책이다. 내용은 아주 쉽게 썼지만 사실 청소년들에게도 읽히고 싶은 책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 그리고 우리가 숨기고 있지만 사실은 알아야 마땅한 그런 진실들에 접근하게 해준다. 물론,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가장 쉬운 질문같지만, 사실은 가장 필요한 질문이 이곳에 있다. 우리는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 


과거를 짚어 보고, 현실을 진단하고,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게 만드는 놀라운 책이다. 필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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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머나먼 곳 생각하는 숲 15
모리스 샌닥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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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은 엄마에게 뭘 하나 물어봤어요. 그런데 엄마는 아기를 씻기느라고 바빠 아예 듣지도 않았지요.

마틴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해줄 누군가를 찾아 머나먼 곳으로 가기로 결정해 버렸어요.

가방 속에 챙긴 옷은 꼬마 신사를 연상케 하네요.

마틴은 카우보이 모자에 가짜 콧수염을 붙였어요. 아무도 자기를 못 알아보기를 원했죠.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곳이야말로 머나먼 곳이 아닐까요?



가는 길에 마틴은 늙은 말과 참새를 만났어요. 

아주 머나먼 곳에 가고 싶다는 마틴의 말에 참새는 그곳이 아주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했어요.

말은 말이 꿈꿀 수 있는 곳이라고 했죠. 파란 풀 숲에서 꿈꾸던 걸 떠올리며 말은 울었어요.

그 마음이 어떤지 알 것 같아 마틴도 함께 울었죠. 

동병산련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고양이는 그 머나먼 곳이 하루종일 노래를 불러도 누구도 조용히 시키지 않는 곳이라고 했죠.

그리고 그곳이 어디인지 안다고 했어요. 네 친구는 머나먼 곳으로 가기로 했어요. 

자, 이야기의 2부 시작입니다.



머나먼 곳은 멀지 않았어요. 모퉁이에서 두 번째 창문이 있는 지하실이었죠.

자그마한 친구들은 창을 통해 들어갔지만 말은 머리만 겨우 집어넣을 수 있었어요. 

이제 그들은 행복한 시간을 가질 것만 같았어요. 원하던 머나먼 곳에 왔으니 말이에요.


마틴은 카우보이 모자를 벗고 온갖 질문을 하기 시작했어요. 

참새는 자기가 태어난 곳에 대해 말했지요. 고상하다는 그곳 말이에요.

말은 담요처럼 포근한 풀 위에서 잠들며 꿈꾸던 시절을 생각했어요.

고양이는 끊임없이 노래를 불렀지요. 한 시간 반동안 이들은 모두 행복했어요.

네, 그때까지는요.



한시간 반이 지나자 이들은 다투기 시작했어요. 서로 불만이 생겼거든요.

마틴은 친구들이 자기의 질문에 대답해주기를 바랐지만, 고양이는 노래만 불렀고, 말은 꿈꾸는 것에 방해되는 소리들이 시끄러웠어요. 참새도 자기가 바라던 고상한 곳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결국 이들의 만남은 깨지고 말았지요. 모두들 제 갈길을 찾아갔어요. 

머나먼 곳은 혼자 찾아야 할 거예요. 혼자서 찾아들어갈 때, 그곳은 멀리 가지 않아도 내 안에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마틴은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어요. 어쩌면 엄마가 아기를 다 씻겼을지도 몰라요.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면 계단에 앉아 잠시 기다리지요. 그러고 나면 엄마가 궁금한 것들에 대답해 줄 거예요. 고상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말들은 꿈을 꾸고, 고양이들은 노래할 줄도 모르면서 늘 노래하는지 말이에요. 

마틴의 발걸음은 더없이 가벼워졌어요.


모리스 샌닥의 그림책에 나오는 어린이들은 비슷한 행보를 많이 걸어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 깊은 밤 부엌에서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죠. 아이는 현실에서 뭔가 토라지거나 속이 상한 뒤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요. 그곳에서 놀라운 모험을 하고 신나는 경험을 한뒤, 토라졌던 기억을 다 잊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돌아간 집은 따뜻한 곳이었죠. 엄마가 따스한 밥을 지어서 기다리는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아이는 평화롭게 잠들 준비가 되어 있죠. 이 책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이는 동생만 챙겨주는 엄마에게 토라져서 제 스스로 머나먼 곳을 찾아 떠났지만 결국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말아요. 그곳이 가장 포근하고 안전한 곳이라는 걸, 사실은 아이도 알고 있거든요. 


감정이 볶여서 화가 치밀고 속이 상할 때 잠시 그 공간을, 그 시간을 떠나있는 것은 좋은 치료제일 거예요. 그 잠깐의 일탈로도 우리의 감정은 많이 안정이 될 테니까요. 떠나고 싶게 만든 대상은 일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나일 수도 있어요. 무엇이든, 누구 때문이든... 머나먼 곳으로 잠시 가보자고요. 뜻하지 않은 친구가 반가운 선물이 될 수도 있고, 구관이 명관이야~하고 여기게 할 수도 있죠. 무엇이든 도전해 보아요.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여전히 좋은 친구가 되어 주는 모리스 샌닥 작가님! 오늘도 고마워요.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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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1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01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발레 하는 할아버지 - 제34회 샘터상 동화 부문 수상작 마음이 따스해지는 생활 동화
신원미 지음, 박연경 그림 / 머스트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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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가족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리고 그런 가정사에는 경제사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꽤 클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어린이도 한부모 가정의 아이다. 엄마가 일을 하러 나가시고 할아버지가 손자를 돌보신다. 아이는 할아버지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 창피하기만 하다. 하지만 얼마 전 사고의 위험을 겪었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손주 손을 꼭 잡고 놓을 생각이 없으시다. 힘준 그 손길이 사랑이라는 걸 알아차리기엔 아이에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이는 발레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 마음을 빼앗겨 버린 발레를 배우고 싶어 몇날 며칠을 엄마를 졸랐다. 집안 형편을 고려하건대 선뜻 허락해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엄마는 결국 아이를 발레 학원에 보내주셨다. 언뜻 빌리 엘리어트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기왕 이렇게 된 것 아이가 빌리 엘리어트처럼 멋지게 도약했으면 좋겠다. 


남자 아이가 춤을 춘다니 여러모로 불만이 많았던 할아버지. 손주에게 어울려 보이지도 않고, 또 딸내미 고생하는 것 생각하면 여러모로 할아버지 입장에서 마뜩치 않다는 것이 충분히 수긍이 간다. 그러나 역시 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손주에게도 내리 사랑 꽂히는 할아버지시다. 창밖에 출몰했던 민머리 사건에 할아버지도 사실은 발레에 관심이 많으셨나 싶었는데 뜻밖의 전개에 마음 한쪽이 시큰해졌다. 물론 요즘같은 통신세대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반전이었지만, 아무튼 이야기의 결말이 따뜻하고 훈훈했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자라고, 또 예쁜 아이의 부모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면, 지금 할아버지가 보여주셨던 마음의 크기와 따스함을 분명히 기억할 테지. 그렇게 사랑은 흐르고 또 흘러 전달되고 이어진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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