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2 -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일곱 도시 일곱 색깔 러브스토리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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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몹시 인상적으로 보아서 2편은 조금 기대를 하고 본 편인데, 아무래도 전편보다 재미가 많이 떨어졌다.

신선한 느낌도, 애절한 느낌도, 리얼한 분위기도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표지가 따스한 분위기였고, 작가의 서문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런 글을 쓰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는지 짐작할 수 있었고, 역시 '여행'은 사람의 정신을, 마음을 살찌운다고 혼자 고개 주억거리기도 했다.

혼자 하는 사랑이 얼마나 힘이 드는 지는 짝사랑 경험이 있어본 사람이라면 다 알 일이지만, 같이 하는 사랑도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나는 새삼 이 책을 보면서 깨달았다.

그래서 '궁합'이란 말을 쓰는 것일까.  사랑하는데도 잘 맞지 않고, 자꾸 어긋나고, 그래서 끝내 헤어지기까지 하는 연인들.  서로 죽고 못살 것처럼 굴어놓고도, 헤어질 때는 너무도 무섭게, 남남보다 못한 원수마냥 얼굴 붉히고 헤어지는 연인들도 주변에서 보게 된다.  그런 디테일한 연애 감정과 에피소드들이 이 책에 내려앉았다.

방송 대본이었기 때문에 딱 적정 페이지를 유지하고 그 이상 짧아지지도 길어지지도 않는 내용.

때로 그것이 발목 잡아서 더 진행되었으면 하는 내용이 부족하게 읽히기도 하고, 또 반대로 보다 길게 늘어진 글도 있기는 했다.

어쩌면, 그것은 읽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서 다를 지도 모르겠다.  1권을 읽을 때의 나의 마음과 2권을 읽을 때의 나의 마음 상태가 많이 달라서 말이다.   더 외로울 때와, 덜 외로울 때, 혹은 갈급할 때와 전혀 무관심할 때의 감동이 분명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1권이 더 재밌었다. 사실 별점을 보건대, 나처럼 2권이 생각보다 조금 못 미쳤다는 사람이 꽤 있는 것 같다. 3권도 나왔건만, 볼 것인지 말 것인지는 조금 생각해 봐야겠다.  이소라의 음악도시마저 끝난 마당에 추억을 되살리는 의미로 결국엔 보게 될 것도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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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토끼
앤디 라일리 지음 / 거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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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없이 이미지로만 가득한 책이기 때문에, (뭐 그림도 그닥 복잡하진 않지만) 읽는 데에 시간은 조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만, 대체 왜 이렇게 그렸을까를 고민하느라 책장이 더디게 넘어가기는 했다.

도서관에 꽂혀 있던 책을 보고, 제목이 기발해서 보게 되었다.  자살 토끼.... 역설적인 제목인가???? 하며 보는데, 정말 자살하고 싶어 환장한 토끼의 이야기이다.  자살의 방법은 엄청 다양하다.  그리고 엽기적이다.  솔직히, 잔인한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여지도 너무 많아, 절대로 어린이가 보게 해서는 안 되겠단 생각도 했다. 그림책이라고 다 어린이들에게 유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책 소개에 역설적으로 삶에 대한 소박한 열정?  뭐 그 비슷한 글을 읽은 것 같은데, 좀 어이 없다.  이토록 열심히 자살하려는 토끼를 보며 잘 살아야겠다!라고 결심하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이 토끼 귀엽네... 내지 엽기적이네... 라고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도 같지만, 이런 책이 또 잘 팔리는 이유도 몹시 궁금하다.  혹 내가 모르는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ㅡ.ㅡ;;;;

이 책의 뒷 이야기인 듯 돌아온 자살 토끼도 있던데 아직 보지 못했다.  여전히 자살하고 싶어 죽겠는 토끼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이번엔 살아남으려고 아둥바둥하는 이야기일까...

흔히들 죽으려고 하는 그 용기에 왜 살지 못하느냐고 타박을 놓는 말을 한다.  그 역설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미일까?  하여간 죽고 싶어 용쓰는 토끼의 열정이 너무 대단해 놀란 한숨이 튀어나온다.  도서관에서 빌려서는 보겠는데, 내 돈 주고는 절대 못 사겠다.  이런 엽기적 제목도 사실 불쾌하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어느 틈에 이렇게 가볍고 엽기적인 게 되었을까.  사는 것도 고되고 어려운데....ㅡ.ㅡ;;;;(오늘 심사가 좀 안 좋다.  너무 가난한 이야기 '유랑가족'을 읽은 탓일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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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만든 사람 - 백화점 왕 워너메이커
전광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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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생일 선물로, 친구에게 받은 책이다.  어무이께서 먼저 읽으시고 그 다음에 내가 읽게 되었는데, 원래 위인전이나 자서전 류의 책을 안 좋아하는, 게다가 신앙서적은 더더욱 안 좋아하는 나로서는 드물게 재밌게 읽혔다.

존 워너메이커의 일대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은, 가난한 벽돌공으로부터 시작해서 출세가도를 달리는 백화점 왕이 된 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그가 한결같이 놓치지 않고 지킨 원칙은 바로 '성경의 원리'대로, 그리고 성경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는 체신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는데, 주일학교 교사가 본업이고 체신부 장관이 부업이라고 당당히 말하기까지 할 만큼 신앙에 있어서 최선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가 백화점을 세우고 일으키고 발전시키는 과정은 꽤 감탄스러운 부분이었다.  당시로서는 혁명과도 같은 작업이었으니까.  그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모두 동원했고, 당시로서는 전무했던 '서비스 정신'을 기업윤리로 삼았다.  그러니 그의 기업이 발전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YMCA를 후원하여 일본에까지 다녀갔던 그는, 조선의 YMCA창립에도 힘이 되어주었다.   안타깝게도 조선에는 발을 딛지 못했지만....

재벌은 하늘이 내린다...라는 말을 어무이께서 가끔 하시는데, 우리나라의 재벌을 떠올리면 그닥 좋은 느낌이 안 들지만, 오늘만 해도 빌 게이츠의 퇴임 예고와 이후 행보에 대한 기사 등은 매우 존경스러운 행보이다.  이 책을 보면서 재벌은 정말 하늘이 내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인간을 지켜보는 절대자의 입장이라면 이토록 부지런하고 헌신적이고 사회 발전에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늘 행운을 주고 싶을 것 같다.

큼직한 글씨에 페이지도 많지 않아서 책은 아주 금방 읽힌다.  아주아주 깊은 내용은 아니지만, 가볍게 고개 끄덕이며 읽을 수 있는 책.  그나저나 표지의 저 사진... 쉰들러 리스트의 리암 니슨을 닮은 것 같은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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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1
가오싱젠 지음, 오수경 옮김 / 민음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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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부조리극 이오네스코의 수업을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워낙에 '희곡'이란 장르하고 친하지 않은 이유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한 편의 긴 내용이 아니라 몇몇 작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도, 참으로 진도가 나가지 않아 읽은 자리 또 읽고 또 읽고를 반복...ㅡ.ㅡ;;

버스 정류장에 서서 오지 않는 버스를 한없이 기다리는 사람들. 버스는 사람들을 무시한 채 지나가고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고, 사람들은 한탄하고 절망하고 신음한다.

문학의 범주 안에서 그 속의 상징성을 찾고자 애써야 했겠지만, 나는 그저 황당하고 무서울 따름이었다.  나이 먹어갈 수록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 지를 아는 까닭에, 그렇게 무언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동안 시간이 휙휙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해 본 적이 많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말만 앞세우고, 누군가는 지극히 이기적으로 굴고, 모두 우리들 속에 숨어 있고 혹은 거침 없이 드러나는 인간성이건만, 비밀을 들킨 것처럼 읽는 동안 내내 불편했다.

그런데, 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지..ㅡㅡ;;  전에 설국도 그랬지만, 노벨 문학상 받은 작품들 중에서도 나랑 안 맞는 작품들이 종종 있다.  나랑 무조건 맞으란 법도 없지만. 하여간 대중성은 노벨 문학상에 그닥 중요한 덕목이 아닐 지두....;;;;

그렇지만 희곡으로 쓰여진 만큼, 연극 무대에서 보게 된다면 또 다를 것도 같다.

버스 정류장에 서서 말싸움 하는 사람들, 휙휙 지나가는 시간, 계속 기다리기도 어렵고, 이제라도 걸어가야겠다 결심하는 것도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 아마 자기 모습인 것 마냥 감정이입이 잘 될 것도 같다.

그렇지만 문제는, 책으로는 그닥 이입이 되지 않고 오히려 두려웠던 것. 두려움을 느끼게 한 것이 이 작품의 진정한 힘일 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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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에 담긴 중국
고광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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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배우를 좋아하게 되면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유독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 사실을 알고 후배가 책을 한권 좋았다. 덧붙이는 말,

"재미는 없어요. 그냥 가지세요."

헉, 빌려주는 것도 아니고 가지라면서 재미는 없단다. 결코 기대하고 보지는 말아야지. 그래도 애정을 갖고 보면 재밌지 않을까?

그런 나름의 각오를 갖고 보았는데, 후배의 말이 맞았다. 재미 Ÿ졍?. ㅡㅡ;;;;

일단, 제목이 너무 거창하다. 중화요리에 담긴 각 지방색과 중국의 문화 이야기가 쬐금... 나온다. 표지의 느낌과는 전혀 딴판이다.

유명한 네개 지방의 음식문화 특징에 대해서 나열하고 있는데 그냥 보고서 읽는 기분이다.

(그래도 대학 때 동양사 교수님이 '사천' 지방 음식이 가장 맛나다고 했던 기억이 나서 그부분만 조금 관심이 갔더랬다.)

에피소드 중심 서술 형식으로 짧게 짧게 이어지고 있는데 내게는 내용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읽히지 않고 모두 뚝뚝 떨어져서 읽혔다.

그렇게 긴 페이지도 아니건만 너무너무 지루하게 읽었다. 별점 두개 주는 일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인데 애석하게도 별점 두개.

지금도 내 책장에서 쓸쓸히 고독을 씹고 있다. 다시 펼쳐 볼 일이... 그래도 한 번 있을라나? 글쎄..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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