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나 1 - 애장판
라가와 마리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워낙 유명했고, 대충 내용도 짐작이 갔고, 그래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역시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많다고 믿는 나는 지나치질 못했다.

얼마나 잘 차려놓았는지 궁금했으니까.^^

결과는, 대만족~!

진작 진작 찾아 읽어볼 걸, 아쉬워 했다.

엄마 없이 아버지와 동생을 데리고 사는 주인공 타쿠야(사실 난 진이라는 이름이 더 정감이 간다^^;;;)는 아주아주 조숙한 초등생.

그러나 초등학생이 주인공이라고 내용이 유치할 거라고 짐작하면 오산!

그들이 사는 세계 안에서도 엄연히 룰이 있고 질서도 있으니까.

타쿠야가 어린 동생을 키우며 겪게 되는 성장통과 나름의 고민, 사춘기 시절의 방황과, 해방되고픈 욕구가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는데... 하며 감탄하게 만들 것이다.

어린 동생은 유치원(어린이집이라고 해야 하나?)에서 또 나름의 세계와 질서 속에 편입되며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고 있었고, 아버지는 회사라고 하는 공동체 안에서 또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영역 안의 살고 있는 그들이지만 공통된 이야기는 곧 '사람'에 관한 것이다.

함께 부대끼며 아웅다웅, 그리고 서로를 보듬으며 피워나가는 이야기들이 소박하고 순수하면서 아름답다.

가족의 소중함이란 주제는 지극히 진부하지만, 그래도 그 진실성의 아름다움을 우리는 의심할 수가 없으니, 결국엔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관건인 것이다.

작가 마리모 라가와는 이 작품 말고도 여러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데, 각각의 성격이 모두 달라 이 작품의 이미지만을 떠올린다면 많이 놀라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느끼게 하는 거은 역시 그 따뜻한 '시선'일 것이다.

그리고 종국에 바라는 것은 '희망'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은 시간이었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많이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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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8-2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딩시절에 보다가 울었는데... 걸려서(?) 부끄러워했던 기억이..ㅎㅎ

마노아 2006-08-2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감성에 박수를~ 울고 싶은데 참고 안 우는 것도 너무 안 솔직하잖아요. 물론, 저도 울다가 들키면 쬐매 부끄럽습니다^^;;;
 
남성해방대작전 7
이미라 지음 / 시공사(만화)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역설적인 설정이었다.  여성들이 군림하고, 힘도 세고, 모든 기득권을 차지하고..

그래서 남자는 그 사회에서 노예에 불과하고, 여자 잘 만나 호강하는 게 최고의 꿈이고, 대부분은 죽도록 일을 해도 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파라제국... 그래서 그들 남성을 해방하기 위한 반란군이 조직된 나라...

작가 이미라는, 2천년대 들어서서는 그닥 활동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 90년대에는 최고의 히트 메이커였다.

스트리가 치밀하거나 아주 섬세하다고 느낀 편은 별로 없지만, 동화같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연출했으며, 때로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어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현실 세계에 대한 치열한 반영은 별로 없었지만, 때로 이렇게 사회의 모순된 장면들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도전했었다.

이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 몹시 신기했더랬다. 결정적으로 1편에서 남성 해방군으로 만들기 위해 현실 세계에서 데려간 주인공이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는 사실에 경악하는 장면과, 그녀를 데리러 온 예쁘장하게 생긴 소년이 사실은 이 나라에서 황제가 총애하는, 심지어 별명조차 '경국지색'인 가네샤였다는 게 밝혀지는 장면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가발이 두토막 나면서 길게 치렁치렁 휘날린 머리카락과 뭔가 체념한 듯한 메마른 눈길이 주는 느낌이 몹시 애달펐기 때문이다.

이후, 가네샤의 과거, 즉 아버지때의 비극적인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그가 웃음을 잃은 이유, 그렇게 절망에 담긴 눈빛을 하는 이유,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모질게 살아가는 이유를 알아가니, 그들의 해방을 나 역시 절실하게 바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설정은 독특하고 재밌지만, 이 작품이 우리 현실 속 여성의 문제에 대해 정면도전한 투쟁의 책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걸 바란다면 차라리 김미영 작가의 "왔다"가 더 본질에 가까이 다가갔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좀 더 심각하게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준 것은 고무적이다.

여자주인공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한 게 흠이지만, 그가 해방군에서 큰 역할을 해낼 거라고 의심치 않으며... 그나저나 완결은 대체 어디메이냐고 울며 묻는다. 나의 책들도 너무 오래 먼지를 타는 것 같은데 조만간 청소를 해줘야 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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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진 1 - 완전판
다카하시 츠토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빨간 띠를 두르고 나온 책이다. 특별히 야하거나 심하게 폭력적이진 않지만(그렇다고 아주 순하지도 않지만) 내가 보기에 이 책이 성인용 책이 된 것은 작품 근저에 깔린 차갑고 섬뜩한 현실 세계의 풍자와 반영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은 여백이 많은 편이고 대사도 많지 않다. 그림은 시원시원하게 넘어가지만 그렇다고 메시지가 없거나 종이 낭비를 하지도 않는다.

여러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짧은 에피소드마다  움찔움찔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오히려 파장과 여운은 깊은 편이다.

흔히 생각하던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주인공을 기대한다면 이 책은 피해야 한다. 아주 차갑고 인간미 없는 사람이 주인공이니까.(그런데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작가가 조금씩 조금씩 던지는 메시지들, 그림으로 표현해주는 현실의 차가움가 매스꺼움이 이토록 적나라하게 드러난 작품을 전에도 보았었는지 의문이 갔다.  이건 몬스터를 보면서 느끼는 차가운 공포와는 또 다른 기분이다.  좀 더 질척질척한 느낌.

그래서 개인에 따라 아주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어린아이조차도 순수함의 대상이 아닌, 어리다는 것을 무기로 영악을 떨고 위악을 떠는 모습에 흠칫 놀랄 지경이었다.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눈하나 까딱하지 않는 킬러의 모습이란, 영화 속에서 자주 보곤 했지만 흔한 느와르 속의 개폼만 잡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 정말 킬러들은 저런 마인드를 갖고 있지 않을까 싶게 만드는 섬뜩함들은 작품 곳곳에서 독자들을 놀래킨다.(그리고 그들 못지 않게 차갑기 그지 없는 주인공 형사에게 또 놀라고 만다...;;;;;)

생각해 보니, 제목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서늘하고 날카로운 눈매를 한 주인공의 얼굴이 담긴 표지, 그리고 한자로 쓰여진 제목이 느낌은 내용을 미리보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순정만화 아니고는 못 봐! 주의가 아니라면 이런 책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사실은 적극 추천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겐, 정말 놀라운 충격이었으니까.  경계 하나를 뛰어넘은 그런 느낌이었다. 내가 가보지 못한 영역으로... ^^

너무 추상적인 말들로만 채웠다. 직접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들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가슴으로 판단하시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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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10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익히 소문을 들었지만 기대를 훨씬 능가하는 감동이었다.

단순히 찡한~ 감동이라기보다는, 몹시 유쾌한, 그리고 우아한 감동이었다.

음악에 대해서, 더군다나 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작품을 보면서는 내내 클래식 음악에 심취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품 속에서 캐릭터들이 좋은 음악과 연주, 지휘를 보고 들으며 감동을 받는 장면에선 꼭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면서 찐한 여운을 느꼈다.

더군다나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엽기적인 캐릭터에 있는데, 지극히 샤프하고 스마트하며 게다가 핸썸하기까지 한 남주인공은 사실상 소심하기도 하고 성격이 고르지도 못하고 나름 컴플렉스도 있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고, 여주인공은 5일에 한 번 머리를 감고 방은 쓰레기장이고 뻔뻔하기 이루말할 수 없는 스타일인데도 너무 재밌고 웃기고 유쾌하기까지 하다.

5편에선 '강간 당했어요'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세상에 이렇게 심각한 문장을 놓고도 그토록 적나라한 코미디가 나올 수 있다니 작가의 감각이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처음에는 일본을 무대로, 그리고 이제는 프랑스... 그렇게 영역을 넓혀가면서 토너먼트전처럼 실력을 입증하고 친구를 만나고 서로의 음악 세계에 흠뻑 빠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몹시 매력적이었다.

제목처럼 노래하듯이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는 힘이 작품 전반에 걸쳐 계속 이어진다.

아직 14권까지만 나와 있는데, 완결작이 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동시에 오래오래 이 작품의 맛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게 아니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수작. 적극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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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연하 1
한승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뒤늦게 굿바이 솔로에 올인했다. 방송에서 할 때는 제대로 못 보다가, 나중에 챙겨보기 일쑤지만, 이번에도 나의 늦은 사랑에 그나마 안도한다.

오늘 13회까지 보았는데, 많이 감동받았고 싸아했고 안쓰러웠다. 그리고 노희경 작가가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웠다.

그처럼, 삶에 대한 끊임 없는 애정과 투쟁을 절묘하게 조화시킬 수 있는 작가가 몇이나 될까 생각했다.

상처를 이야기하지만 결국엔 치유를 이야기하는, 홀로 아파하지만 더불어 위로받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나는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리고, 이 작품이 떠올랐다.

연상연하. 한승희씨는 이 작품 이전에 보다 청소년 취향의 작가였다.

헌데, 이 작품을 경계로 성인 취향의, 혹은 성인들도 기꺼이 빠질 수 있는 작품 세계로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나는 기억한다.

연상 여자와 연상 남자의 동거, 상처를 가진 여자의 홀로서려는 발버둥과, 힘이 되어주고 싶은 남자의 오랜 해바라기.

강렬한 그림체도 그렇지만 간간히 심금을 울리는 대사들이, 나는 영화를 보듯 드라마를 보듯 감각적인 영상미를 느끼며 흠뻑 빠졌었다.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이(ㅡㅡ;;) 품절이 되어 있지만, 나는 소장하고 있으니 안도의 숨을 내쉰다.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지 못하는 아쉬움에 여전히 한숨이 나온다.

스무살 나이를 넘어, 그리고 서른을 목전에 둔 지금은, 이렇게 삶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주제로 한 책을 보면, 모두 내 이야기 같고 내 마음 같아 울컥할 때가 많다.

쉬운 인생 그 누가 있겠고, 상처 없는 삶 그 누가 가졌을까. 때로 남의 아픔에 나 자신이 위로받기도 하는 지극히 이기적이기도 한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이지만, 그조차도 자연스러운 인간다움은 아닐까.

끝으로, 상현이 같은 남자 어디 없는가 두리번 두리번....

여자들이 지극히 좋아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캐릭터일 게다. 단순히 꽃미남 캐릭터를 상상하지 마시라.

그의 캐리어가 그렇다는 것이니까. ^^(물론, 인물도 한 인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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