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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게 물을

나는 지금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할겁니다.


같이 일하는 레지던트와 나란히 한약도 지었답니다.


냉장고를 열면 한켠에 나란히 자리잡은 두개의 한약 바구니가 우리를 보고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출근하면 서로 몸무게를 재고, 


어제 얼마나 많은 운동을 했으며 음식은 뭘 먹었는지 이야기가 오갑니다


몸무게가 줄면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고, 반대가 되어도 소리를 질렀습니다. 슬퍼서...


하지만 레지던트나 저나 입으로 나온 비명이 기뻤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침울한 레지던트 입에선 한탄이 역시나 침울한 저의 입에선 찰진 욕이 비명에 딸려나왔죠.


그래도 레지던트는 한때지만 저에 비해선 꽤 성공하긴 했습니다.


그게 말 그대로 한때여서 지금은 저와 같은 종류의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그건 뭐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그리 될 거 였으니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어제였죠.


한약을 마시는 레지던트를 따라 저도 잊었던 한약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스크림 먹을까요?


아니 선생님 어떻게 그런 불손한 말을 하세요!


레지던트가 대답하며 고개를 떨구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일어설 준비를 합니다.


제가 다가갔고, 손을 내밀었고,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답니다.


그렇게 불손한 말을.. 어떻게 그런 말을... 레지던트가 거듭 말하며 내 손에 끌려 따라나옵니다.


매점에 갔고, 아이스크림을 골랐고, 진료실에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말합니다. 


상기된 목소리로 말입니다.


선생님 그래도 이거 생각보다 칼로리가 안 높아요.


다음날인 오늘 아침에도 체중계에 올랐는데 나오는 비명소리는 제가 굳이 설명을 안해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점심 미팅에 나온 간식을 제가 둘씩 챙깁니다.


커피도 있었는데 선배가 자기는 마시질 않는다면 저에게 본인 것을 줘서 두개가 되었습니다.


다이어트 중이라서 안 먹는다는 마음이 따르지 않는 말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챙겨온 과자를 레지던트 책상에 하나 둘 놓아둡니다. 


오후 진료에 내려온 레지던트가 체중계로 먼저 향합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 체중계에서 내려오는 그녀에게 내가 말합니다.


선생님 미리 말해두는데 죄송해요.


뭐가요? 라고 묻는 그녀에게 난 책상을 고개짓을 합니다.


내 시선을 따라간 그녀가 그걸 발견합니다.


그녀가 웃습니다. 분명히 방금 전 체중계에선 웃지 않았는데...


환한 미소로 그녀가 말합니다.


선생님 괜찮아요. 과자 봉지를 뜯었고, 다시 말합니다. 선생님 괜찮아요. 먹고 운동할거에요.


조용히 파이팅을 외쳐주었습니다.




하... 올해가 가기전에 나는 성공할 수 있을까? 


캐비넷의 커피는 그런 일은 없을거라고 말하고 있다. 


커피는 말을 못하지만 분명히 나는 그리 말하는 걸 느꼈어






  

  개정판을 사야하는 건지 계속 고민만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구입 해버렸다.

  대신에 종이북이 아니라 e-북으로.


  지른김에 그냥 다 지를까? 고민도 했다.

  그래서 그냥 질렀다. 

  사실 큰 고민은 안했다..


  3부이후로는 개정판이 아니라는 점이 걸리긴 했는데 

  뭐 어쩌겠어? 라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런데 나는 종이책도 다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죄다 읽었다.


동생들이 전자책이 있으니 종이책을 달라는 벼락 맞을 소리를 하길래 꺼지라고 했다.



드라마를 다 본 후였고, 심지어 몇번을 돌려 본 상황인지라 


얼음과 불의 노래 1부를 전자책으로 다시 보면서 드는 생각은 드라마가 원작에 꽤나 충실 했구나였다.


그리고 미처 알지 못한 (처음 책으로 읽었을때는 발견 못 한) 인물들과 스토리들이 보다 명확해진다.


조금은 전자책 보는게 익숙해질만도 한데 아직은 완전치 못하다. 


그래서 2부는 진도가 느린데 이건 뭐 다른 책과 겹치기로 읽는 것도 이유인지라...




엇그제던가? 

교수님이 나에게 묻던데. 일년에 책 몇권 읽느냐고 

예년만 못한 70~80이라고 대답하는 내 가슴이 방망이질 친다. 

2017년이 절반 이상이 지났는데 그 숫자의 도달하려면 아직도 많은 수의 책을 읽어야 해.

한편으로는 슬프고 한편으로는 기쁜게 이상한 기분이 든다.


좋아 이제 좀 뭔가 목표가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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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버벌 이사람아! 다이어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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