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사랑이라기에는 BL에서도 잘 팔리는 공식 패턴이 있고 그게 퀴어인 것으로 착각되는 게 문제임. 한국에서도 남남상열지사처럼 퀴어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BL소설을 썼으나, 대체로 잘 팔리지 않음. 지금도 강간같은 강제적인 성관계를 다룬 BL이 뒷세계에서 잘 팔리는 경우가 있음. 정해진 스킬이 있다는 얘기임. 이 작품의 대사들이 영 씁쓸한 이유임. 반면 혼인은 묘하게 현실화된 면이 있음. 사실 결혼제도의 유일한 희망은 동성혼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었던 적이 있었음. 지금은 그것도 뭔가 지나가는 것 같긴 한데, 오히려 만들어지지도 않았기에 볼장다본 이성혼보다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아이러니함.
그런 의미에서 부남자로 시작해 그들끼리 동성애를 시작하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사실은 동성애 책을 읽는다고 하여 진짜 동성애를 할 거란 잘못된 시선이 있을 순 있다. 그러나 자신이 이성애자라고만 믿고 있던 그들이 진지하게 동성애와 관련된 책을 보고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는 일은 장려하는 편이다.
또한 츠치야 마오의 1인칭 시점에서 시작하여 점점 다른 인물들의 사랑관계에 대해 추적하는 옴니버스적 전개가 꽤 새롭다. 주인공 외 주변 인물들의 사랑 관계를 다루는 이런 작품은 흔한 편이다. 그러나 이치카와 기이치와 키쿠치하라 진의 이야기는 서브커플이지만 오히려 주인공 커플보다도 더 매력적이라는 점에서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