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게무스는 갤로웨이에게 머큐리 우주선 캡슐 모양의 라펠핀을 건네주면서 다소 멜로드라마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이 면담을 시작했다. 그 라펠핀은 머큐리 우주복에 대한 연구로 올게무스가 상으로 받은 것이었다.

올게무스는 우주복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비슷한 종목의 회사에게 헤드헌팅당해 이직을 함. 근데 지금 읽어도 이 분 약간 모자란 게 직속상사에게 보고하고 나서 직장 동료한테 찾아가서 이직했다고 알리며 저런 짓을 함. 박봉 블랙기업이라면서 그냥 얌전히 탈주할 것이지 왜 굳이 다른 흑우의 속을 긁음? 결국 저러고 싸워서 소송까지 들어갔다는 챕터임. 회사 기밀을 빼간게 잘못되었다는 판결까지 가지만 내 생각엔 초반에 저딴 식으로 싸움 안 걸고 조용히 갔으면 그보단 관대한 처벌이 내려졌을 듯함. 뭐든지 말을 어떻게 하느냐 혹은 하지 않느냐에 따라 다름. 내 생각인데 저 갤로웨이란 친구는 라펠핀 못 받았음.
당연히 시발 이 새끼 뭐야? 회사가 나한테 라펠핀을 안 주니까 지가 주겠다는 거야?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음. 아님 라펠핀 없이 옆에 가서 '내가 이런저런 집안 사정이 있어서 이직하게 되었다. 인수인계 착실히 하겠다.'라고 하면 남의 일에 뭐라하는 사람 생각보다 많지 않음. 기업도 정치도 다 사람이 하는 일임. 결국 인간관계에 기반해있음. 인간관계라고 해서 딱히 친하란 얘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쟁하란 얘기도 아님. 웬만하면 좋게 원만하게 일을 처리하는 게 가장 좋고, 이 책은 그걸 확인하는 계기가 된 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