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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가니 서재에서 헤드폰을 끼다
  • 문학과 사회 149호 - 2025.봄 (본책 + 하이픈...
  •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 16,200원 (10%900)
  • 2025-03-07
  • : 2,900

유리 광장에서 중에서

윤은성

기억하니

우리는 음악과 지구과학을 같은 날 배우고

함께

옥상에 올랐잖아

구름 사이로 빛이 보이면 무언가 알아챈 것만 같은

기분도 들고

소나 강아지의 이마를 만지는 것 같은

부드러운

떠가는 시간을 촘촘히 알 것 같았잖아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하면서

엎드려 울기밖에 할 수 없더라도

시간에 맞추어 책상에 앉아 이어폰을 나눠 끼었잖아

그때도 이걸 알았던 기분이야

내가 사는 도시에선 자주 광장으로 사람이 모이고 흩어져

계속 말하려고 하는데 어쩐지

여기에서 외치는 기도가 멀리까지 가닿지 못하는 기분도 들고

(......)

내 목소리가 지상에서

또 지하에서 잠시 울리고 사라져

우리가 붙들고 모이는 게

미래를 등지고 선 사람들이 몸을 되돌려보려고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된

조용한 기도라고 하자

유리와 안개를 동시에 깨뜨리고

밖에서 안으로 집어넣는

손들을 알아채려 잠시 모였다고 하자


글 보시는 분들은 광장에서 노래부르는 게 저지되었다는 하림의 소식 들었음? 어쩌면 이번 예술인을 통제하는 상황은 어떤 대통령이 뽑히더라도 계속되리란 생각이.. 시 계열은 점점 메르헨과 비유로 접어드는 것 같아. 자유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이렇게 흘러가는 현상이 좋진 않아보여. 반박시.. 모르겠다 착잡하네. 이랑도 그렇고 내가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는 밥먹고 살기 힘든갑다. 와중에 윤은성의 이 시는 좋았다. 최근 좋은 메세지의 시를 쓰는 게 매우 능숙한 시인을 간혹 본다. 그도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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