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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어느 누구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하지 않았다. 집권 전에 무력으로 기존 정권을 위협하거나 집권 후에 (곧 보겠지만) 무력을 동원해 정부를 독재 체제로 변환시키기는 했지만,
어느 쪽도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가장 신중한 저자들도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권력 강탈‘ 이라는 표현을사용하지만, 이 표현은 이 두 파시즘 지도자들이 정권을 잡게 된 과정보다는 정권을 잡은 후의 행동을 묘사하는 데 더 적절할 것이다.
무솔리니와 히틀러 두 사람 모두, 군사부문 고문과 민간부문 고문의 조언을 받으며 합법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국가원수에 의해 정부의 수장으로 ‘초대‘ 받았다. 즉, 두 사람 모두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와 힌덴부르크 대통령이 헌법에 기초- P225
해 정당하게 권력을 행사한 결과 정부의 수장이 된 것이다.- P226
파시스트들은 좌파와 권력을 나누지 않고도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정권을 유지해 나갈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고, 이 방법은보수 세력의 사회·경제적 기득권이나 정치적 지배권에 위협을 가하지도 않았다. 또 보수 세력은 그들대로 권력의 문을 여는 열쇠를쥐고 있었다.- P241
비교를 통해 살펴보면 파시스트들의 집권 성공 여부는 파시즘지식인층의 명민함이나 파시즘 지도자들의 자질보다는 위기의 심각성이나 잠재적인 동맹 세력의 절박함 정도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파시즘이 뿌리를 내리는 첫 단계에서는 기존체제가 정통성을 상실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지성사(intellectualhistory)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집권 단계에서는 이는 제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다. 파시즘 이전의 교착 상태, 좌파의 성장, 보수계층의 불안이라는 위기에서 어떤 종류의 정치 공간이 생겨났는지, 왜 다른 세력이 아닌 파시즘 세력이 그 공간을 메우게 되었는지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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