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걷듯이 읽고, 읽듯이 걷고

* 반 년 만에 찾은 속초. 오늘의 목적지는 <문우당> 서점. 2층으로 올라가는 벽면 가득 액자형태로 붙어있는 명문들은 언제 보아도 좋다. 



>>>>내가 잠시 그대를 잊고 있었구나. 인도여.




>>>> 어려워요.


* 읍내에 있는 중국집에서 점심으로 유산슬밥과 잡탕밥을 주문했다. 드디어 짜장면과 짬뽕을 벗어난 선택에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는데 종업원이 우리 테이블로 돌아와 재차 주문을 확인한다. "뭐 주문하셨어요?" "유산슬밥과 잡탕밥 주문했는데요. 안 되나요?" "그런 게 아니고...저쪽 손님들도 같은 걸 주문해서요." 그러고는 주방을 향해 "유산슬밥과 잡탕밥 맞아요." 하면서 총총 사라져간다. "?????" 궁금해서 고개를 돌려 보니 우리 내외와 대각선을 이룬 저쪽 구석 테이블에 백발의 부부가 앉아 있었다. 백발의 정도가 우리 부부와 비슷한데 나이는 우리보다 더 들어보이는 듯? 저분들은 분명 우리가 더 들어보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묘하다. 백발의 두 부부가 한날 한시에 똑같이 구석진 자리에서 똑같은 음식을 먹고 있다니. 음식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시 한번 그분들을 건너다 보았다. 흡족하게 먹은 표정이다. 분명히 우리처럼 유산슬밥과 잡탕밥은 처음이었으리라. 이 식당에서만큼은. 



* 오두막 옆 다소곳하게 땅에서 솟아난 야생화.



처음 보는 꽃으로 은난초라고 한다. 한뼘 크기의 자그마한 꽃이 당당하고도 우아하다. 아름답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