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1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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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독서는 공감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기술 발전에 대해 전반적인 개략을 보여주기도 하고 저자가 보기에 유의미한 발전 상황과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았거나 낙후된 지역들에 대해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평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AI 전문가이지만 보편적인 상식으로만 무장한 지식인의 단정으로 느껴져 다소 아쉬운 대목들도 있었다.
생물학과 유전자학의 발전으로 의학적 개가를 이루고 있다는 그의 평이나 3D 프린팅 기술로 펼쳐질 상황들, 인간의 마음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복제할 수 있는 미래상들은 미래예측서들을 즐겨 읽으시는 분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큰 이론이 없음과 동시에 공감이나 배움의 자세로 임하기에 적절했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가 대부분에 상황을 기술 발전과 함께 민주주의가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만 같이 묘사하는 장밋빛 전망은 다소 블랙코미디가 아닌가도 싶게 다가왔다. 클린에너지,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그의 견해에는 이미 다수 국가들이 근래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시 원자력에너지로 돌아가는 양상에서도 다소 현실과는 괴리가 있지 않나 싶은 부분도 있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향후 클린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사용의 전망이 더 커지겠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듯 효용을 과장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기도 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사용 후 폐기하는 태양광 패널 처리에서 오히려 환경파괴가 극도로 심각하게 더 커다란 상황이다. 이건 발전이라기보다는 아직 과도기인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빈곤에 대한 그의 낙관이 납득할 수 없는 선이다. 세계인구는 증가했지만 빈곤율은 90 하고도 몇 퍼센트는 더 감소했다고 이 모든 게 풍요로운 경제와 민주주의의 승리인 양 묘사하는 그의 낙관은 오류라고만 보기에는 자기기만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서술을 하기보다 두 권의 책에서 인용하려 한다.
일례로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 전 세계 상위 1%는 나머지 99%가 얻은 소득과 부의 두 배 이상을 얻었다. - P44 [부의 제한선, 잉그리드 로베인스]
많은 경제학자가 빈곤선을 2011년 미국에서의 구매력을 기준으로 하루 7.40~15달러 선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로버트 앨런은 현재 빈곤선인 하루 1.90달러로는 19세기 미국 노예만도 못한 생활 수준밖에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더 현실적으로 10달러를 빈곤선으로 삼으면 어떻게 될까? 세계 인구의 10%가 아니라 무려 3분의 2가 여전히 극빈곤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하지만, 2011년에 미국에서 10달러로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P67 [부의 제한선, 잉그리드 로베인스]
물가 상승률과 달러 절하를 무시하고 빈곤의 기준을 하루 1.25 달러의 수입으로 책정한데 대하여 저자는 이 선으로는 기대 수명이 5세 미만일 때나 가능하며 하루를 겨우 연명하기도 힘든 비용이라고 지적한다. 기대 수명과 최저 생계를 보장하는 적절한 비용은 적어도 1.25 달러의 4배에 해당하는 5달러라고 한다. 1.25 달러를 빈곤 기준으로 삼을 때 세계의 빈곤 인구는 10억 명이 넘는 정도인데 이것 역시 1980년대와 지금의 차이가 없는 인구이다. 그런데도 세계은행이라던가 국제기구들은 비율적으로 빈곤에서 벗어난 인구가 많은 것으로 광고한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처럼 개도국이 빈곤에서 탈출한 경우가 많은 1980년부터 1990년을 기준점으로 다시 잡거나 빈곤을 탈출한 개도국 빈곤 인구만을 기준 삼는 통계 꼼수를 부려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수로는 그대로이지 않은가 하는 것이 저자의 말이며 실제 빈곤 기준일 수 있는 5달러를 기준으로 다시 책정하면 세계의 빈곤 인구는 43억 명이 된다. - [제이슨 히켈의 ‘격차’를 인용한 본인의 리뷰 중에서]
레이 커즈와일은 이 시대의 보편적인 상식으로 빈곤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인용한 내용들과 같이 현실은 보편적 상식과 배치된다. 이 시대에 단지 빈곤 기준을 5달러로만 다시 책정해도 43억 명이 빈곤층이라는 현실을 대부분은 외면하거나 대중이 눈치 못 채도록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발전만 해오지 않았다. 정체되고 퇴보하는 권역도 적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커즈와일이 긍적적인 의미로 말해오던 것을 역설적으로 되짚어 말하자면 그가 말하는 그 ‘정치’ 때문이라는 말이다. 낙관적인 시야에 갇히도록 대중을 호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본주의의 민낯을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대중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려는 골이 깊은 야료가 담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쨌건 교육의 확대로 우리가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지 전 세계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게 된 것만큼은 사실이기에 현 시대를 전방위적으로 문제 상황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과 진실은 결국에는 드러나게 되고 대중이 허위가 아닌 사실과 진실에 눈을 돌릴 때가 분명 오리라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