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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6.9. 우는 소리



  서울 복판마을(센트럴시티)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아기를 수레에 태워서 밀고 다니는 어버이가 있고, 아기는 끝없이 옹알이 같은 말을 한다. 어버이는 아기가 말한다고 여길까? 아기가 부디 조용히 자기를 바랄까? 아기는 아직 어른처럼 말소리를 못 터뜨리지만, 늘 마음을 드러낸다. 어버이는 늘 마음을 틔우면서 마음소리를 귀담아들을 노릇이다.


  수레에 누운 아기로서는 보꾹에 달린 불빛에 눈이 따갑게 마련이다. 아기 위쪽에 불빛이 많으면 가려 주거나 품에 안고서 토닥이고서 눈길을 바닥이나 앞으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아기로서는 복닥거리는 이곳이 얼마나 괴롭고 힘겨울까.


  《세속도시》를 읽는다. 시골에서 살아가며 읽자니 사뭇 다르게 느낄 만하다. 책읽는 사람들이 한 손으로는 아기를 안고서 책을 쥐면 확 다르리라. 우리가 어른이라면, 한 손으로 아기를 안는 삶이라고 늘 생각해야지 싶다. 아기를 잊거나 모르거나 멀리하면서 책민 쥘 적에는 살림길하고 등지더라. 여느 일자리와 벼슬과 글도 매한가지이다. 돌봄손으로 일하고 지을 적에 스스로 빛나면서 서로 반갑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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