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찬
비평집 『언더스토리』의 저자이며 베스트셀러 『82년생의 김지영』의 편집자이자 문학 평론가이며 민음사의 편집자가 엮고 풀어놓은 소설집이다. 피폐소설 7편의 색다른 맛을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소설가 조예은 추천도서이자 예소연 추천도서라 고른 소설집이다.
비평집 『언더스토리』를 먼저 읽어보았기에 이 소설집에 대한 기대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믿고 무조건 읽어도 실패하지 않을 소설집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중반의 작품에서 불안과 우울, 다채로운 사이코들을 만나게 될 소설집이다. 기괴한 낙오자들을 소설을 통해 읽고 작가가 다시 작품을 설명해 주는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된다. 되새김하며 다채롭게 사유할 수 있는 기회까지 이어지는 소설집이라 너무 마음에 들었던 소설집이다.
소설을 한 편씩 만날 때마다 자문하게 된다. <프롤로그>부터가 예사롭지 않았고 다채로운 싸이코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야겠다는 기획의도가 소설들과 소설가들의 집필된 의도를 더 깊게 조우하게 된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이지만 소설은 매번 새로움의 연속이라 놀라움을 감추기가 어려워진다. 피폐소설 7편도 다르지가 않았다. 부가적인 설명을 읽고 소설의 장면들을 다시 살펴보는 재독의 재미까지 흥미롭게 이어진다.
다채로운 인물들을 통해서 자신을 투영하게 되는데 특히, 프롤로그에서 발견한 글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내내 갇혀 있었던 것이다. 표출하지 못하는 분노, 그런 분노 따위 모르는 척" (8쪽)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일은 흔하고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은 그보다 더 흔하다." (8쪽) 피폐소설 7편이 강열하게 상흔을 남긴다. 그들이 남긴 것들을 하나씩 주워 담는 시간은 자신의 거울을 보는 시간으로 남겨질지도 모른다. 번뜩이는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한 인물들이 환상처럼 경험하는 강한 것들을 독자들도 색다른 맛으로 맛볼 수 있는 피페소설들이다.
"알고 보면 다 아팠다. 모두가 깨진 조각을 손에 쥐고 피 흘리고 있다고 느낄 때 이 '나쁜 소설'들이 떠올랐다."
나는 나의 일진이었다. 강한 내가 약한 나를 따돌리고 괴롭히고 겁박했다... 한순간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격하고 뒤틀리며 망가지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죄다 맛이 갔지." 8
프롤로그 글이 던진 흡인력이 강열하다. 7편의 소설들이 더 궁금해졌던 소설집이다. 소설은 언제나 질문을 남긴다. 더불어 인간을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는지 더욱 모호한 미궁 속으로 밀어 넣어버린다. 소설을 통해 인간을 정의한 프롤로그 글이 있다. 인간은 모순이며 무질서, 혼돈, 느닷없음이라는 인간의 정의를 소설집을 통해서도 찾게 될 것이다.
인간의 심연을 증언한다는 소설의 매력은 더 깊어진다. 다채로운 광기, 나쁜 소설 7편의 피폐소설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읽고 살피는 시간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으며 소설은 한 뼘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7편의 소설 중에서 송경아 소설 『정열』도 기억에 남는 환상소설이다. "그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았으나" (15쪽)를 통해 그의 성향을 파악하게 된다. 작가가 소설을 설명해 주면서 언급한 영화 《베스트 오퍼》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미술품을 최고가로 낙찰시키는 경매사가 자신에게 찾아온 비밀스러운 사랑에는 위조된 감정과 진짜 감정을 감별하지 못하게 되면서 사건이 발생하는 영화이다. 정열과 사랑. 정열이 없는 삶에서 눈뜨게 되는 정열적인 삶을 기괴한 환상적인 짧은 소설로 전하는 소설이 『정열』이다. 작가의 부수적인 설명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이라 좋았다. 한 편씩 읽는 재미, 짧은 소설들이라 긴 여운이 남았던 피폐소설집이다.
정열이,...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참을 수 없는 갈망이고, 존재의 심연에서 치솟아 오르는 불기둥이었다. 그는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초라했다. 세계가, 그가 믿어온 평온하고 투명한 세계가 뒤집히고 있었다. 이제는 불길로 변해버린 그녀가 옳았다. 그가 안온하다고 느낀 세계의 한 꺼풀 밑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열이었다. 35 _ 정열_ 송경아 소설
'다채로운 싸이코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아야겠어.' netflix 드라마 <성난 사람들> 막장 분노. 급발진의 연속 역대급 병맛 내 안의 광기를 자극. "그거 알아? 80년대생들은 죄다 맛이 간 거?" 7
나는 나의 일진이었다. 강한 내가 약한 나를 따돌리고 괴롭히고 겁박했다... 한순간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격하고 뒤틀리며 망가지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죄다 맛이 갔지." 8 _ 프롤로그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일은 흔하고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은 그보다 더 흔하다.- P8
나는 나의 일진이었다. 강한 내가 약한 나를 따돌리고 괴롭히고 겁박했다... 한순간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격하고 뒤틀리며 망가지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죄다 맛이 갔지." - P8
나는 내내 갇혀 있었던 것이다. 표출하지 못하는 분노, 그런 분노 따위 모르는 척 - P8
정열이,...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참을 수 없는 갈망이고, 존재의 심연에서 치솟아 오르는 불기둥이었다. 그는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초라했다. 세계가, 그가 믿어온 평온하고 투명한 세계가 뒤집히고 있었다. 이제는 불길로 변해버린 그녀가 옳았다. 그가 안온하다고 느낀 세계의 한 꺼풀 밑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열이었다.- P35
알고 보면 다 아팠다. 모두가 깨진 조각을 손에 쥐고 피 흘리고 있다고 느낄 때 이 ‘나쁜 소설‘들이 떠올랐다.- P8
나는 나의 일진이었다. 강한 내가 약한 나를 따돌리고 괴롭히고 겁박했다... 한순간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격하고 뒤틀리며 망가지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죄다 맛이 갔지."- P8
절망, 폭력, 거짓, 기만, 회피, 중독 ......, 통제할 수 없는 삶의 현장에서 드러나는 왜곡된 욕망... 그들의 실패한 욕망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살아 있는 정의였다. 인간이란 모순, 무질서, 혼돈, 그리고 느닷없음의 동의어였다.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