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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할매 방랑 일기

저자 남경희

지식과감성#

2025-06-02

에세이 > 한국에세이




걸음마다 기억이 새로 피어나고, 그 길 위엔 여전히 내가 남아 있다.




■ 책 속 밑줄


한 세대도 아니고 두 세대나 지나간, 나이가 심란하다.

지난해 12월 말에 런던행 비행기표를 덜컥 예매했다.



암이 새로 전이되었다고 하면 영국 갔다 와서 치료를 시작할 것이고, 문제없다 하면 룰루랄라 다녀올 요량으로 4월 6일 출발하는 비행 편으로 무작정 예매부터 해 버렸다.

울다가 죽기에는 남은 생이 길지 않으니 이판사판이다.



새벽이다.

어제저녁,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고, 어마어마한 숫자의 입국자들 때문에 무려 두 시간을 입국 심사장에서 기다리고, 우여곡절 끝에 Heathrow express를 타고 패딩턴역에 도착했다.



25년을 워킹맘으로 살면서 스트레스와 노동이 너무 힘들어 거의 죽을 것 같았다. 그때 마침 명예퇴직 공고가 떴길래, 남편과 상의하고 이틀 만에 결정하여 다음 해 2월부터 집에 있었다. 삶에 지치니 친구들의 만류와 학생들, 동료 교사들의 안타까운 표정들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 끌림의 이유


일상을 떠나 홀로 떠난 여행은 그 자체가 모험이면서 관찰이기도 합니다.

Sophie 할매는 젊은 시절 꿈꿨던 모험을 이제야 걷기 시작합니다.

읽다보면 여행의 감각과 설렘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 간밤의 단상


삶의 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이제는 진짜 나로 살아보고 싶다고 말하는 한 사람의 용기 있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Sophie 할매 방랑 일기』에는 영국 어학연수와 파리 석 달 살기라는 낯선 여정이 담겨 있지만 그보다 더 낯선 건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25년간 워킹맘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는 결국 너무 지쳐버렸고 어느 날 사표를 던지며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생 제2막은, 오로지 해야 할 일만 하며 살아온 자신에게 건네는 작은 응원처럼 보였습니다.

저 역시 문득 생각했습니다.

과연 나는 이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나이도, 상황도, 여건도 완벽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 후반부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외국으로 떠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어쩌면 지금의 나를 버티던 틀에서 나오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의 여정은 말해줍니다.

삶은 언제라도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요.

그리고 그 시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한 번의 결심, 한 장의 비행기 티켓 그리고 내가 나로 살고 싶다는 조용한 선언일지도 모릅니다.



■ 건넴의 대상


평소 늘 그곳에서만 살아왔다는 느낌이 드는 분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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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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