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
저자 마이클 노턴
부키
2025-04-02
원제 : The Ritual Effect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삶을 사랑한다는 건, 단순한 일이 반복될 때 그 안에 마음을 담는 일이다.
■ 책 속 밑줄
메이비: 혹시 'T'라고 새겨진 금목걸이 어디서 파는지 아세요?
마이클: 그거 십자가야.
메이비: 짜가라고요?
ㅡ시트콤 <못말리는 패밀리>
나는 어렸을 때 일요일만 되면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였던 부모님과 목청 대결을 버이며, 성 테레사 성당에 미사를 보러 가지 않겠다고 박박 우겼음에도 매번 뜻은 이루지 못했다. 내가 특히 싫었던 것은 설교가 아니라("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라는 말은 늘 지당하다고 생각했다), 대본처럼 짜인 순서였다.
리추얼은 또한 끊임없이 효율을 추구하고 주의를 요구하는 디지털 기술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수단으로 의미를 갖는다. 리추얼을 위한 신성한 공간을 따로 지정함으로써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이 매일 밤의 퍼포먼스를 분석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그것은 내 딸만을 위한 리추얼은 아니었다. 나를 위한 리추얼이기도 했다. 내가 그 일련의 절차를 엄격하게 수행했던 것은 어떤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밤 이 리추얼을 반복하면서, 그 리추얼에 밤을 무르익게 하고 잠을 불러오는 힘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확고한 리추얼 회의론자였던 내가 진정한 리추얼 신봉자가 되어 있었다.
나의 변화를 깨달은 순간, 궁금해졌다.
케이크든, 별것 아닌 CD 보관함이든, 집에서 빚은 맥주든, 공을 들일수록 애정이 더 많이 간다. 누구나 일상 속의 지극히 평범 한 장면을 치르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그렇게 세월에 걸쳐 나만의 것이 된 행위가 바로 우리의 리추얼 시그니처다. 우리는 자신만의 리추얼을 통해 주변 환경에 나름의 정성을 들이고, 동시에 더욱 풍요롭고 깊이 있는 삶을 경험하게 된다.
통과의례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다른 누구 또는 다른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우리 내면의 근본적이고 영속적인 욕구가 충족될 수 있게 해준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우리가 진정 어떤 사람인지를 각인시킬 수 있게 해준다.
리추얼은 긍정적인 면에서든 부정적인 면에서든, 우리의 집단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사회적 접착제로 작용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고 조정함으로써 더 다양한 타인과 관습을 포용할 수 있다. 정체성의 초점을 정치와 같은 양극화된 영역에서 스포츠나 음악 등 문화적 방면으로 옮겨 집단의 경계를 넓힌다면, 갈등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변화를 이루어가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소속의 경험을 넓히는 길이 될 수 있다.
리추얼은 공동의 노력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다. 그러나 리추얼은 자신과 다른 리추얼을 가진 이들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어 사람들을 갈라놓을 수도 있다. 다행히도, 갈등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나면 리추얼이 화해의 도구가 될 수 있다.
■ 끌림의 이유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는 격변이나 성공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감정을 회복하고 삶을 사랑할 수 있을지를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저자는 일과 인간관계 그리고 내외적인 감정의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마음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여러 사례를 통해 따뜻하게 전합니다.
삶을 잘 살기 위한 방법보단 삶과 연결된 감각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서 지금 당장 삶을 단단하게 붙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문장들을 전합니다.
■ 간밤의 단상
정말 힘이 부칠 때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매일 제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봅니다.
"오늘도 버텨낼 수 있을까?"
물론 이에 대한 대답 따위는 없습니다.
대답할 시간이 어디있나요. 일단 샤워하러 가야지요.
그런데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해 아주 조용히 대답합니다.
"삶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사랑할 수도 있어요."
삶이 무겁고 버거운 이유는 그 무게를 지탱할 감정의 리듬을 잃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저도 나름의 작은 의식이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침에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외출할 때 듣는 팝송, 누군가에게 보내는 짧은 인사 그리고 매일 밤 하루를 마무리짓는 일기조차 작은 의식이 되어 제 자신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요.
오늘은 저만의 리추얼을 하나 더 만들어보려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도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한, 아주 사소하고도 다정한 연결을요.
삶을 사랑하는 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냥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낸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작은 의식 하나면,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오늘도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 건넴의 대상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분
일상에 작은 의미를 다시 불어넣고 싶은 분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나를 돌보고 싶은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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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