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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저자 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24-04-24

시 > 한국시




끝까지 사랑하려면, 끝까지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책 속 밑줄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시들어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

기차역에서 울어본 적

이 감정은 병이어서 조롱받는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대수인가 싶었던 적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

이렇게 어디까지 좋아도 될까 싶어 자격을 떠올렸던 적

한 사람을 모방하고 열렬히 동의했던 적

나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들고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조차 상실한 적

마침내 당신과 떠나간 그곳에 먼저 도착해 있을

영원을 붙잡았던 적



■ 끌림의 이유


사랑이 끝난 뒤에도 남는 감정들에 대해 말하는 책입니다.

또한 끝났다고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어떻게 사람 안에 머물러 있는지를 조용히 풀어냅니다.

이병률 작가 특유의 리듬감 있는 문장들이 진부함 없이 감정의 섬세한 결을 지켜냅니다.

분명 시집인데, 읽는 내내 어떤 페이지는 편지 같고 어떤 문장은 마치 오래된 일기 같았습니다.

이 책은 사랑을 끝낸 사람에게도,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언어를 건넵니다.



■ 간밤의 단상


사랑이 끝났다는 말은 감정이 사라졌다는 뜻일까요.

어쩌면 끝났다는 건 그 감정을 데리고 살아가는 법을 천천히 배워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병률의 시는 그저 감성적인 사랑 이야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사랑을 바라보는 깊이, 사람을 대하는 거리감 그리고 사랑 안에서 우리가 배워가는 감정의 태도들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건넵니다.


말하지 못하고 결국 놓친 사람부터 진심이었지만 끝내 헤어졌던 사람까지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이 시집은 그런 감정들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흘러가고 어떻게 나를 만들고 있는지를 가만히 바라보게 해줍니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지나간 사랑이 여전히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남겨진 조용한 따뜻함이 되어줄 것입니다.



■ 건넴의 대상


이병률의 문체를 좋아하는 분

사랑의 감정을 말로 옮기기 어려운 분

누군가를 여전히 마음속에 품고 있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으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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