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수 시인의 대표 시 「꽃」,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김춘수 시인의 꽃을 함께 읽으려 합니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해설 및 주제 분석
이 시는 존재의 인식과 관계의 형성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시의 중심에는 호명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단순한 호출이 아닌 존재의 재인식과 의미 부여의 행위를 상징합니다.
김춘수 시인은 이렇게 ‘이름 부르기’를 통해 관계의 시작, 존재의 완성 그리고 기억의 탄생을 그렸습습니다.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는 타인과의 단절을 넘어, 존재가 존재로서 드러나는 결정적 순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마지막 구절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은 존재의 지속성과 관계의 진정성을 시적으로 함축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살아가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의미 있게 존재하고 싶은 인간의 본질적인 갈망을 드러냅니다.
이 시는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도 해석되며, 관계 속에서 나의 존재가 의미를 가지는 과정을 간결하고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 하나의 감상
시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준 적이 있나요?"라고.
오늘 저는 이 시에서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말을 건넨다는 것을 너무 가볍게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제대로 불러주는 순간, 그 사람은 내 마음의 공간을 차지하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됩니다.
이런 생각 들지 않으신가요?
나도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가 내 이름을, 내 진심을, 기억해주길.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오늘, 당신은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엔 나태주의 풀꽃을 함께 읽어보려고 합니다.
작고 소박한 시 한 줄이 건네는 위로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