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살아가는 이들 중 특히 젊은이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종교를 믿는 이가 대한민국의 경우 40%가 채 되지 않는다. 그 중 20대와 30대는 20%도 안된다.
이렇게 종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합리적, 이성적 사고방식을 중시한다는 점과 탈권위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진 성향을 그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휴식의 필요성, 개인적 성취의 중요성, 재미의 추구라는 측면에서 종교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에 최근 불교계에서는 '뉴진스님'과 같은 젊은 층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지만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경향을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불교를 종교적 측면이 아니라 수행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현대인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 많아 보인다. 즉 기복적 관점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참고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참고서로서 붓다의 삶은 큰 도움이 된다. 종교가 없는 나로서도 붓다라는 한 인물의 여정은 경이롭고 흥미롭다.
이 책 법륜 스님의 <혁명가 붓다>는 부처의 실재 삶의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기적을 행하는 성인으로서의 붓다가 아니라, 우리 삶의 고민을 해결하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실천가로서의 붓다가 그려져 있다. 2000여 년 전의 성차별을 비롯해 계급제도 하에서도 그 역사적 맥락을 벗어나 인류 보편의 권익과 평등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붓다는 혁명가에 가깝다. 이 혁명가 붓다는 현대의 문명 속에서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반대로 지극히 괴로워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현재의 나를 점검해 보게 한다. 우리가 붓다와 같은 혁명가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내가 괴로움에 갇혀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운다. 내가 홀로 '나' 인 것이 아니라, 세상 모두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모두가 함께 괴로움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더불어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만든다.
혁명가 붓다를 친구로 둔다면 오늘 하루도 나는 괴롭지 않은 삶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른다. 더불어 현대가 갖고 있는 맹점에 대한 고민과 그 해결에 대한 실천의지를 불태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