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현 저자의 신간 『좋은 삶과 자연의 권리』는, 환경 위기 시대의 새로운 법적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인간 중심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자연 자체를 권리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특히 에콰도르 헌법에 명시된 '자연의 권리'와 '부엔 비비르(Buen Vivir, 좋은 삶)' 개념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합니다. 저자는 현대 환경법의 한계를 지적하고,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례에서 논의되는 생태법인과 같이 자연에게 법인격을 부여하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모색하며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법적, 철학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신간 소개
좋은 삶과 자연의 권리
환경보호의 새로운 패러다임
박태현 지음|176쪽|15,000원|2025년 2월 28일
140×205mm|ISBN 979-11-89333-91-1 (93300)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생태/환경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법
국내도서 > 역사 > 아메리카사 > 중남미사
책 소개
인간의 권리를 넘어 자연의 권리로
인간중심주의에 도전하는 에콰도르 헌법,
환경보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도롱뇽, 뉴질랜드의 황거누이 강은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가? 이 책 『좋은 삶과 자연의 권리』는 현대 환경법의 근본적인 한계를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 에콰도르 헌법에 명시된 자연의 권리와 부엔 비비르(Buen Vivir, 좋은 삶) 개념을 제시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의 권리’를 둘러싼 구체적인 쟁점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저자 박태현은 환경 전문 변호사이자 환경법학 연구자로, 국내에 소개된 지구법학 분야의 주요 저서들의 집필에 참여하고, 『야생의 법』(코막 컬리넌 저)과 『최후의 전환』(프리초프 카프라, 우고 마테이 저) 등을 번역했다.
저자는 현대 환경법이 지난 수십 년간 체계적으로 발전해 왔지만, 환경위기가 더욱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것은 현대 환경법이 경제성장, 산업 개발, 개인의 권리에 초점을 맞추는 근대주의 프로젝트의 일부이기 때문이라는, 근본적인 비판을 제기한다. 기존 환경법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자연의 권리’라는 환경보호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저자는 자연의 권리를 헌법에 최초로 담아낸 에콰도르 헌법에 명시된 자연의 권리와 부엔 비비르(Buen Vivir, 좋은 삶) 개념을 참고해, 성장주의를 벗어나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한다.
또한 저자는 ‘자연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검토하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즉, 뉴질랜드의 강에 법인격을 부여한 사례,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한 생태법인(Eco-Personhood) 도입 가능성 등 실질적인 법적 대안을 탐색하며, 자연을 더이상 단순한 자원이나 재산으로 보는 것이 아닌, 고유한 권리를 가진 존재로 인식하는 법적·철학적 변화를 촉구한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미래, 법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 지구적 환경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이 책은, 새로운 시대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환경법을 넘어 생태법으로,
에콰도르 헌법이 가르쳐주는 ‘좋은 삶’과 ‘자연의 권리’
‘들어가며’에서는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발전한 현대 환경법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 한계를 넘어서는 생태법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1970년대 이후, 세계 각국은 환경법을 제정하여 국내외의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 체계의 변화와 서식지의 훼손, 수질・대기・해양 오염 및 멸종 등 지구의 생명 부양 체계의 침식 속도 또한 급격하게 진행됐다. 현대 환경법이 체계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전 지구적 환경위기가 감소・완화되기는커녕 되려 가속화한 까닭에 대해, 저자는 현대 환경법의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한다. 환경법이 적정하게 집행되었더라도 근본적으로 환경위기를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현재와 같은 환경위기를 완화하여, 인간과 비인간 실체가 거주하기에 적합한 ‘관계 공동체’로서 지구를 보전하려 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법, 곧 생태적 상호의존성을 전제하는 생태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논의를 에콰도르 헌법이 제시하는 좋은 삶의 방식과 자연의 권리로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자연의 권리를 인정한 최초의 국가,
에콰도르의 헌법을 읽는다
제1장에서는 에콰도르 헌법에서 좋은 삶과 자연의 권리를 다룬다. 2008년 9월 에콰도르는 자연의 권리 조항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킴으로써 헌법에서 자연의 권리를 인정한 첫 번째 나라가 되었다. 그리하여 에콰도르 헌법은 전문에서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면서 그와 조화하는 방식”으로 안녕을 추구하는 것이 좋은 삶의 방식이라고 보고 이를 성취하는 국가와 사회를 건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자연의 권리 조항이 늘 헌법의 본래 취지에 따라 해석,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자연의 권리 조항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에는 에콰도르의 정치·경제적 개발 구조와 기득 이익집단의 세력, 사법부의 독립성, 법률가들의 자연의 권리에 관한 법적 소양 등 다양한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자연적 실체의 법적 보호를 지지하는 정치적 의지의 향방이다.
법은 자연의 권리를 담아낼 수 있는가?
자연의 권리를 둘러싼 쟁점과 해답
제2장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자연의 권리론을 다룬다. 환경법을 포함한 현행 법체계는 살아 있는 존재(living beings)를 단순한 객체 내지 재산으로 취급하는 태도, 달리 말하면 자연을 생명의 원천으로 보지 않고 단지 인간에 대한 효용성에 따라 자원이나 재산으로 그 가치를 평가한다. 그리고 이는 자연 파괴를 동반하는 무한 성장에 터잡은 경제 패러다임을 가속화한다. 따라서 자연을 고유한 이익을 가진 이해당사자로서 우리 인간의 법체계 내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핵심 장치가 바로 ‘자연의 권리’이다. 이러한 자연의 권리론를 둘러싸고 세 가지 쟁점에 대해 저자는 세 가지 답을 제시한다. 첫째 자연의 권리는 개체적 권리가 아니라 집단적 권리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권리가 귀속되는 법 주체성의 문제는 법에서 ‘person(인, 人)’의 인정 문제로 다루어진다. 셋째, 자연의 권리를 인정한다면 이른바 대표(representation)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후견제도 (gaurdianship)로 나타난다.
자연과 비인간은 법적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생태법인을 통한 자연의 법적 권리 보장
제3장에서는 자연물의 법인격을 다룬다. 특정 생태계에 법인격을 부여하거나 전체 자연 또는 특정 종을 권리주체로 인정하는 법체계는 전 세계에 걸쳐 존재한다. 이는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범세계적 흐름으로 자연의 권리 인정은 의사결정에서 자연을 독립한 이해당사자로 인정하고, 자연의 이익과 권리를 대표할 후견 체제를 마련하는 의의를 갖는다. 모든 생명은 존속과 번영이라는 ‘본래 목적성’과 이를 위하여 일정 행위를 수행할 능력인 ‘행위수행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인간 존재와 마찬가지로 본래 가치를 지닌 ‘주체’로 보아야 한다. 권리는 더 이상 인간 존재의 보호에 배타적으로 사용되는 법적 장치일 수 없다. 저자는 생태법인을 활용하여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권리능력, 곧 법인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생태법인을 통해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온전한 삶의 유지를 위한 법적 권리를 보장할 수 있게 된다.
부엔 비비르,
근대성 패러다임을 넘어선 새로운 패러다임
‘나가며’에서는 자연의 권리의 미래로서 부엔 비비르를 다룬다. 남미에서 탄생한 부엔 비비르는 기존 개발에 관한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대안을 의미한다. 남미에서 탄생한 부엔 비비르는 기존 개발에 관한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대안을 의미한다. 이는 서구의, 인간중심적인, 자본주의적 경제 중심의 근대성 패러다임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부엔 비비르는 서로 다른 유래를 가진 지식의 융합을 대표하며 단지 ‘토속적’ 아이디어로 한정될 수 없다. 결국 부엔 비비르는 서로 다른 입장이 개발과 일반적인 근대성에 대한 비판에서 만나는 공통의 플랫폼 또는 분야로 해석되어야 한다.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자연과의 관계의 재정립하며, 그러한 관계 속에서 인간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이 인류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불가결한 요소이다. 부엔 비비르 담론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좋은 안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엔 비비르 총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연구소 HK+사업단은 ‘21세기 문명 전환의 플랫폼, 라틴아메리카: 산업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본 사업단은 라틴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생태 문명으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투여하는 다양한 노력을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추구하는 대안적 세계관과 삶의 방식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물을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부엔 비비르 총서’를 기획해 출판하고 있다. ‘부엔 비비르(Buen vivir)’는 안데스 원주민이 추구하는 삶을 표현하는 단어로 그 핵심 내용은 공동체에서의 조화와 공존이다. 부엔 비비르 총서에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이 융합해 라틴아메리카의 생태 문명을 탐구한 결과가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 소개
박태현
2001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환경운동연합에서 환경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지금은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환경법을 강의하는 한편 포럼 지구와사람(지구법학회)에서 동료와 함께 지구법을 공부하며 기후·생태 헌법안 마련과 생태 법인의 창설 등 지구법의 사상과 가치를 인간 법과 제도에 반영하려는 실천 활동을 하고 있다.
공저로 『공동자원론, 생태헌법을 제안한다』, 『지구를 위한 법학』, 『지구법학: 자연의 권리선언과 정치 참여』 등을 썼고, 『야생의 법』과 『최후의 전환』을 번역했다.
차례
들어가며 환경보호의 새 패러다임, 자연의 권리
1장 에콰도르 헌법에서 좋은 삶과 자연의 권리
2장 자연의 권리론
3장 자연물의 법인격: 생태법인
나가며 자연의 권리의 미래: 부엔 비비르 혹은 수막 카우사이
참고문헌
부록 자연의 권리 연표
책 속에서
나는 성장주의의 자장에서 벗어나는 좋은 출발점은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이 시대에 적합한 ‘좋은 삶’에 대한 관념을 갖는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은 각자 자신의 세계관, 인생관, 종교관, 가치관, 역사관에 따라 자율적으로 좋은 삶을 정의하고 이러한 삶을 추구할 수 있다. 한 사회 또한 집단적으로 좋은 삶에 관한 이상을 가질 수 있고 또 이를 법(특히 헌법)에서 표현할 수 있다(물론 이러한 입장에 반대하는 정치철학도 존재한다). 나는 이 연구에서 환경, 생태,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려 한다. 이를 위하여 에콰도르 헌법이 제시한 좋은 삶의 방식에서 시작하여 자연의 본래 가치와 고유한 이익의 인정을 전제로 자연의 권리를 법체계에 반영하자는 주장을 거쳐 다시 서구 근대성 패러다임과는 다른 좋은 삶의 방식에 관한 발언인 부엔 비비르(Buen Vivir)에 관한 논의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들어가며 환경보호의 새 패러다임, 자연의 권리, 10-11쪽
부엔 비비르는 물질적으로 또 영적으로 안녕을 암시하면서, 충만하고 균형 잡혀 있는 삶과 인간 존재의 다양한 차원에서의 조화를 특징으로 한다. 부엔 비비르의 정확한 의미와 함의에 관하여 일치된 견해는 없지만, 몇 가지 기본적 요소에 관한 동의는 존재한다. 즉, 자연과의 조화, 원주민의 가치와 원칙의 존중, 기본적 필요의 충족, 국가의 책임으로서 사회 정의와 평등, 그리고 민주주의다. 이는 서구의, 인간중심적인, 자본주의적 경제 중심의 근대성 패러다임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1장 에콰도르 헌법에서 좋은 삶과 자연의 권리, 29-30쪽
자연의 주체성을 전제로 ‘권리 부여’를 통하여 그 당사자성 내지 주체성을 법체계 내로 받아들이자는 제안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하며 다음과 같은 하위 질문들이 잇따라 제기될 것이다. 자연에 권리를 부여한다는 것은 실제 어떤 것일까? 구체적으로 자연에 어떠한 내용의 권리를 부여한다는 것일까? 자연의 권리를 인정된다면 그것이 침해되거나 침해가 우려되는 경우 누구에 의해 어떻게 권리가 방어되고 또 회복될 수 있을까? 세계에서 처음으로 헌법에서 자연의 권리를 인정한 에콰도르 헌법 조항과 이 조항에 근거하여 일어난 소송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구체적인 실마리를 얻고자 한다.
⏤1장 에콰도르 헌법에서 좋은 삶과 자연의 권리, 37쪽
왜 권리인가? 그것은 ‘권리’가 힘의 불균형을 교정하는 도구 또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인권사에서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그리고 사회적・경제적・정치적・법적 지위가 박탈된 사람이 부당한 상황에 맞서 자신의 존엄과 가치 등을 지키고자 할 때 권리는 거듭 호명돼 왔다. 살아 있는 존재로서 자연이 더 이상 인간의 이익을 위한 단순한 자원 또는 재산으로 ‘편의적’으로 취급되지 않도록 법 주체로 법 지위를 부여하고자 권리를 다시 호명하는 것이다.
⏤2장 자연의 권리론, 63쪽
첫째, 자연의 권리는 개체적 권리가 아니라 집단적 권리로 이해해야 한다. (……) 둘째, 권리가 귀속되는
법 주체성의 문제는 법에서 ‘person’의 인정 문제로 다루어진다. 법에서 사람은 권한과 의무를 가질 수 있는 실체로 정의된다. (……) 셋째, 자연의 권리를 인정한다면 이른바 대표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후견제도로 나타난다. 자연의 권리는 현실에서 후견인에 의해 행사된다.
⏤2장 자연의 권리론, 93-94쪽
인간 법체계에 자연의 권리를 수용하려면 자연 자체와 인간 아닌 다양한 형태의 생명 존재를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을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 전환은 근본적으로 문화의 문제인데 여기서 “법의 전환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법이 ‘전체로서 자연’ 또는 특정 생태계나 생물종 등 이른바 ‘자연물’을 권리를
갖는 주체로 인정하고 이를 선언한다는 것은 이제 전체 자연 또는 자연물을 단순한 자원이나 재산이 아닌 본래 가치와 고유 이익을 지닌 어떠한 실체로 여기고 그것에 합당한 지위 또는 권능을 부여하겠다는 의도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로써 전체 자연 또는 자연물에 대하여 우리의 개별적, 집합적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자연의 본래 가치와 고유 이익을 존중하고 보호・보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체 자연 또는 자연물에 법인격을 부여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출되었는데, 이것이 이른바 생태법인(legal eco-person)이다.
⏤3장 자연물의 법인격: 생태법인, 104-105쪽
생태법인은 재산 관계의 구분 처리나 법률관계의 간명한 처리 등 실용적인 의도로 구상된 법 제도가 아니다. 살아 있는 자연물의 실체성을 인정하며, 그 실체로서 지닌 본래 가치와 고유 이익을 보호하고자 법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창출된 새 유형의 법인(제도)다. (……) 자연물은 자신의 고유한 이익에 근거해 법인격을 갖
는다. 이와 달리 회사와 같은 법인은 다른 법 실체, 즉 인간의 이익에 근거해 법인격을 갖는다
⏤3장 자연물의 법인격: 생태법인, 114쪽
우리가 에콰도르 헌법에서 각별히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자연의 권리를 명문으로 인정했다는 점을 넘어서 자연의 보호, 자연의 권리 인정, 그리고 자연과 조화하는 삶을 인간의 좋은 삶의 방식으로 규정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자연과 조화하는 삶이 당위 명제가 아니라 그냥 그것이 좋은 삶의 방식이라는, 선조들로부터 전승돼 온,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생태위기 시대에 이르러 더 각별한 의미를 갖게 된, 인생관 내지 세계관을 에콰도르 헌법은 담대하게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나가며 자연의 권리의 미래: 부엔 비비르 혹은 수막 카우사이, 149쪽
모든 생명은 존속과 번영이라는 자기 목적성과 일정한 행위를 수행할 능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인간 존재와 마찬가지로 ‘주체’로 보아야 한다. 권리는 더 이상 인간 존재의 보호에 배타적으로 사용되는 법적 장치일 수 없고, 모든 형태의 생명을 보호하는 장치가 되어야 한다. 자연(전체 자연이든 자연물이든)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를 인간 법체계에 반영한다는 것은 자연이 인간 이익을 위해 단순히 사용되는 자원에 불과하다는 관념을 거부하고, 자연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존재하고 번영하며 진화할 권리를 가짐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가며 자연의 권리의 미래: 부엔 비비르 혹은 수막 카우사이, 154-155쪽